아버지의 비밀

고민녀 2011.01.06
조회1,474

언제나 말이 없고 무뚝뚝한 아버지...

어려서부터 대화가 많지 않았기에 서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퇴근 길, 집으로 돌아오실 때면 귤이며 군고구마며

어머니와 저희가 좋아하는 음식을 두 손가득 들고 들어와

아무 말 없이 식탁 위에 올려 놓으시는 아버지의 모습만으로도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술에 취해 들어오시는 날이 많아 졌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축쳐진 어깨와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차마 아는 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맣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

"애들 엄마한테 말해야 겠지..아직 들어 갈 돈도 많은데.. 대학 등록금이 문제다."라고..

잘은 못 들었지만 말로만 듣던 실직을 저희 아버지께서 겪고 계신 듯 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사실을 알면 아버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까 두려워,

아버지가 제 눈에서 안 보일 때까지 밖에 서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아버지는 또 아무렇지 않게 양복을 입으시고 출근을 하셨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날 어디서 혼자  힘들어하고 계실지...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 처하신 아버지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아무에게 말 못하고 실직의 고통을 겪고 계신분들 있으시면 가족들이 어떻게 해야

자존심 안 상하고 고민을 털어 놓고 함께 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지 조언 좀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