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있는 오빠라고?

카사노바2011.01.08
조회387
호구 조사가 그리되냐

그녀에게-
물체가 빛을 가리어 반대쪽에 나타나는 거무스름한 현상
빛을 받은 물체가 만들어내는 어두운 단면이자
어두운 곳에 존재하지만 밝은 빛을 그리며
빛에 다가서면 점차 줄어들다 결국 사라져버리고 마는
어둡고 차가운 곳에 살고있는 나머지 어느누구도 초라한 그것을 알지못하는
저는 그림자입니다.


그림자인 제게도 감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엄격한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그리고 동생을 아끼는 오빠
지극히 평범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입니다.
그녀는 이쁘지도, 똑똑하지도, 명랑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미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미소 앞에선 제 어두운 그늘도 조금씩 걷히는
아니 그 그늘의 존재를 잠시나마 잊을수 있게 하는 소중한 미소입니다


지금 그녀는 한층 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녀에게도 사랑이라는 것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그는 멋진 사람입니다.
그는 그녀를 안아줄수 있는 긴팔을 가지고 있고
지친 그녀가 기대어 쉴수 있는 넓은 어깨를 가지고 있으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려가줄수 있는 튼튼한 두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있기에 그녀는 더 행복합니다.
그의 옆에 있는 그녀의 미소는 더욱 짙어집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딘가에 슬픔이 생겼습니다.


반짝이던 그녀의 두눈은 생기를 잃었습니다.
생기를 잃은 빈자리에는
눈물이라는 것이 자리잡았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녀의 어깨가
힘없이 들썩이다 결국 그녀가 제자리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더이상 그녀에게 미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주던 그가 떠나가버렸기때문입니다.
그대여....
돌아와주세요...
당신이 없으면 그녀의 소중한 미소를 볼수 없어요
돌아와주세요....
그녀를 아프게 하지마세요
내 마음 어딘가에 있던 슬픔은 더욱 커졌습니다


힘들어하는 그녀지만 저는 그녀에게 다가갈수 없습니다.
전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그녀의 미소를 머금을수 있는 두눈이 없고,
그녀의 웃음을 담아둘 두귀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오는날 우산을 씌워줄 두 팔이 없고,
그녀가 힘들어할때 옆에 서 있어줄 다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넘겨줄 두 손이 없고,
그녀와 함께 호흡할수 없는 폐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저는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밝은 빛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림자는 빛에 다가갈수 없습니다.
그녀의 빛이 제 그림자를 비춘다면,
전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제 그림자가 그녀의 그늘을 번지게 한다면,
그녀가 빛을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저로 인해서 그녀를 힘들게 할수는 없습니다.
소중한 그녀의 미소를 영원히 세상에서 지워버릴수는 없습니다.
그림자는 빛에 다가가서는 안됩니다.


그녀의 결혼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녀의 미소가 다시금 머물수 있도록 해준 사람
키는 좀 작지만 그렇기에 그녀와 눈을 마주 할수 있는 사람입니다.
어깨는 좁지만 그렇기에 그녀를 안아줄때 더 꼭 안아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화려함 보다는 소박함이 어울리지만 그렇기에
그녀의 미소에 더욱 감사할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이기에
그녀가 미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웃습니다.
잊어버릴뻔했습니다. 그녀의 미소가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그대여 감사합니다.
그녀의 미소가 다시금 이 세상에 존재할수 있게 해주어서...
그대여 감사합니다.
제가 감히 그녀의 미소를 다시금 느낄수 있게 해주어서...
그대여 감사합니다.
그림자인 사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어서...
그대여 감사합니다.
제 가슴속에 슬픔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주어서...



전 이제 빛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야할것 같습니다.
그녀의 미소를 더이상 보지 못하겠지만
그녀는 저란 그림자를 기억 못하겠지만
그녀의 미소가 이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저는 기쁘게 지워질수 있습니다.
한층 더 밝게 빛나는 그대여...
행복하세요
감사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서 행복했습니다.



-독백편-
사람들은 저를 비겁하다고
사람들은 저를 한심하다고
사람들은 저를 불쌍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당신은 모릅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다가갈수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제가 그녀에게 다가갈수 없는 이유....
그녀 앞에서 말할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녀의 거절과 함께 할 비극이 두려워서가 아닙니다.
그녀와 함께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서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결국 행복하게 해줄수 없음을
제 자신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그림자는 작아집니다.
저는 그녀 앞에서 금세 사라질듯한
초라한 제 자신을 확인해야합니다.
그녀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것은
저에게 기쁨이자 고통입니다.
그녀에게서 한걸음 물러나는 것은
저에게 체념이자 안식입니다.


한때
그림자같은 여자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저만큼 빛을 잃은 연인을 바랬던것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잘못된것이었음을 금세
알아차릴수 있었습니다.


그림자같은 그녀에게
단지 같이 존재할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준다는 것은
너무도 이기적이고 잔인한 것이기때문입니다.
제가 그녀의 모자란부분을
빛으로 채워주긴 커녕
그늘진 모습을 나누고 싶어 했으니까요
그녀의 행복할 권리를
앗아갈수는 없음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그림자입니다.
빛에 다가갈수 없고
다른 어둠을 가질수도 없는
저는 그림자입니다.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데서
오는 그리움과 상실감입니다.
하지만 전 아무것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운 누군가를 기억할수 있는 기억이 제겐 남아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