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천직인 초보선생의 가슴설레는 교단이야기

생날선생2011.01.09
조회45,053

아하하;; 톡을 써 놓은것도 잊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제가 음슴체를 쓰지 않겠다고 하구선 쓰담쓰담, 개깜놀.. 등등의 말을 써서.. 거슬리시는 분들이 계시나봐요..ㅎ

중학교에서 살아남기위해선.. 중딩들의 언어는 필수랍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너무 익숙해져서 저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옵니다.. 이해부탁드려요

첨엔 올해에 있었던 일들을 써보려구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4년 전 신규때 일들을 쓰게됐네요.

임고 준비하시는 분들 많으신거 같은데.. 임고붙고 정식 선생님이 되면 교생때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생활이 펼쳐질 거에요..ㅎ

물론 힘든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아이들과의 행복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힘내세요 ^ㅡ^

 

========================================================================================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못해.. 학교에서까지 안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네요..

학생들의 교사폭행, 교사의 학생 성폭행..등등..

 

저는 이제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지 4년차되는 아직은 초보선생인 여자사람입니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로써 학교 또는 교사에 대한 기사만 나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악플을 써대는 네티즌들을 보며.. '나두 학창시절엔 저랬는데..'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슬함을 감출수가 없네요..

 

아직은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교사를 천직이라 여기는 교사들이 더 많이 있다는거..

그리고 선생님을 강아지들처럼 따르며 예쁘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걸 알려드리고싶어 이렇게 톡을 써봅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니까 음슴체는 쓰지않겠습니다.. 아하하;;

 

 

그럼.. 제 교단이야기.. 조금 써볼까요..ㅋ

 

-------------------------------------------------------------------------------------------

1년차

 

이때는 정말 어리버리 바보스러웠던 신규시절입니다..ㅋ

남자중학교로 첫발령을 받고 부푼가슴을 안고 출근했습니다. 담임을 맡습니다.

선배선생님들이 겁을 줍니다. 처음부터 방긋방긋 웃으면 아이들이 얕잡아본다구요.

 

무서운 얼굴을 해봅니다. 거울을 보고 연습도 합니다.

그런데 교실에 들어가서 꼬물거리는 귀여운것들을 보니 자꾸만 빙구웃음이 납니다..

첫눈에 아이들과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무서운 얼굴. 그게 가당키나 합니까..ㅋ

그래서 저는 첫날부터 그렇게 빙구웃음을 날립니다. 카리스마는 저기 안드로메다로......ㄷㄷㄷ

 

아이들이 너무 예쁩니다... 뭘해도 이쁩니다.. 궁디팡팡도 해주고.. 머리도 쓰담쓰담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합니다. 함께 음악도 듣고, 아이들 초대를받아 생일파티에도 갑니다.

주말이면 우리집에 찾아와서 함께 놀러가자고 조르는 아이들도 종종 있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합니다.ㅋ

 

그러던 어느날.. 한녀석이 사고를 칩니다.

이 아이를 때려야하는 상황입니다. 생전처음 매를 손에 들어봅니다.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나는 눈물을 흘립니다. (난 이때 빙구웃음뿐 아니라 눈물도 많은 선생으로 유명했습니다..ㅋㅋ) "내가.. 너를 .. 어떻게.. 때리니.. 흑..." 막 이러면서 드라마 한편을 찍습니다.

아이도 맞으면서 잘못했다구 웁니다. 우리는 같이 흑흑 흐느낍니다..

 

이때 전 아이들을 혼내킬때 감정이 격해져서 종종 눈물을 보이곤 했었어요. 근데 아이들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날 우습게 보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제 진심이 느껴졌었는지 다행히 아이들은 제가 눈물을 보이며 혼내키면 함께 울며 잘못했다고 안그러겠다고 다짐을 해주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첫 시험이 다가왔습니다.

고생하며 셤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니 뭔가 해주고싶습니다.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조그만 쪽지에 한마디씩 씁니다. 시험날 아침 쵸코렛 같은것과 편지를 줍니다.

아이들은 먹을것에 환장하며 좋아라합니다. 편지를 버리는 놈들도 눈에 보입니다.. ㅠㅠ

하지만 소중하게 지갑에 넣어두는 녀석들도 보입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ㅎ

 

봄소풍입니다.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사진찍기바쁩니다.

못생기지 않았고 뚱뚱하지도 않은 평범한 여자사람인 제가 아이들 눈에는 예쁘게 보이기도 했던지 학교에서 제법 인기인이었던 나는 휴게소에서 아이들에 둘러싸입니다.

 

아이들은 외칩니다. "쌤!! 통감자 사줘요!! 난 아이스크림!!" 전 도망다니기 바쁩니다.. ㅠㅠ

 

소풍을 다녀온 후 첫번 째 생일파티를 준비합니다.

부푼가슴을 안고 먹을 것도 사고.. 꼬깔모자도 준비하고.. 신나게 준비합니다.

생일파티날입니다. 책상을 세팅하고 과자들을 나누어주는 순간.. 이건 뭐.. 질서도 뭐도 없습니다.

과자한봉지들고 밖으로 튀는 놈, 콜라 한병 지가 다 마시겠다고 옷 안에다 숨기는 놈..

과자를 뜯어 흡입하는 놈.. 저는 개깜놀합니다 >_<

 

중1 남자아이들과 생일파티는 상극이라는 것을 깨닫는 1년차 교사입니다...ㅠㅠ

 

그렇게 그렇게 여름방학이 옵니다.

방학이 겨우 1주일 지났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진심입니다.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전화를 합니다. 보고싶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보고싶다고 찡찡거립니다.

우린 그렇게 사랑에 빠져있었습니다..ㅎ

아이들이 학교에 청소하러 오는 날 저는 보충수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지만 뛰쳐나가 아이들을 만납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아이들도 반가워합니다. 2주만의 상봉이었습니다.ㅋ

 

이제 2학기가 시작됩니다.

 

시험때 나의 이벤트는 이제 아이들에겐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시험날 제가 앞문으로 들어가면 입벌리고 어미새를 기다리는 아기새들처럼 우리 아이들은 입을 벌리고 제 손만 쳐다봅니다. 그러면 전 그 입속으로 쏙쏙 먹이를 넣어줍니다. 궁디팡팡과 함께..ㅋ

더이상 고마워하지 않는것 같아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지만.. 어느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달은 저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을소풍을 갑니다.

소심하고 낯을 가려 처음엔 서먹했던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졌습니다.

사실 인터넷의 힘을 많이 빌렸습니다..ㅋㅋ 메일도주고받고 싸이일촌도 맺고 하면서요.. 제 싸이의 투데이와 스크랩수는 언제나 아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중딩들은 투데이에 목숨겁니다..ㅋㅋ)

 

소풍지에 도착해서 아이들은 초딩들처럼 제 양옆으로 손을 쭉 잡고 일렬로 다닙니다.

전 중앙에 자리잡습니다. 아이들은 '합체'를 외칩니다. 웃기지만.. 챙피하지만.. 뿌듯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이때 완전 울보선생이었습니다.ㅋ

아이가 잘못했을 때 때리면서..."어쩜.. 너 이렇게 선생님한테 실망을.. 흑..." 울고

우리반 아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000 아버지가 오늘아침 돌아가셨..흑..." 울고..

우리반 아이 전학갈 때 .. "000 이 00으로 전학가게..흑.." 울고

수업시간에 너무 떠든다고.. "너네.. 정말.. 너무.. 흑.." 울고

 

너무 서툴렀지만 너무 행복했던.. 제 신규시절입니다ㅋ

이때 아이들과 주고받은 편지만 한박스입니다. 크리스마스카드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써주는 진심어린 편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합니다..  

 

좀 더 구체적인 교단일기를 쓰고싶은데 4년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대략적으로만 쓰게되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