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천직인 초보선생의 가슴설레는 교단이야기2

히히201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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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불규칙적인 생활때문인지 새벽에 잠이 깨어버렸네요.. -_- 졸린데 잠이 안와요.. 흑.. ㅠㅠ

 

처음 톡을 쓸 때 4년전 신규시절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1년차 때의 일만 주저리 주저리 쓴거 같아 올해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몇몇 이야기들을 써 보려고 합니다.

 

선생이 천직인 초보선생의 가슴설레는 교단이야기 - http://pann.nate.com/talk/31037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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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지 4년차가 되는 저는 3학년 담임을 맡게 됩니다.

여전히 남자 중학교에 근무하는 저 입니다. 남자 중학교 3년이면 거의 남중학생들의 수준이 되곤합니다..

말투나.. 취향이나.. 아하하;; 아이들과 아이유가 이쁘네.. 이민정이 여신이네.. 이러면서 살고 있답니다.. ㅎ

 

저는 운 좋게도..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의 배려로  많은 선생님들이 침발라 놓았던 예쁜 반을  맡게됩니다.

(여기서 예쁜 반의 기준은 아무래도 구성원..이겠지요..ㅎㅎ 우리반에는 밝고 명랑한 아이들이 유독 많답니다..^ㅡ^)

 

처음 담임발표를 하는 날.. 전 너무 긴장해서 ㅎㄷㄷ이었어요. 선생이 된지 4년차인데도.. 여전히 아이들 앞에 서는 일은 떨리고 긴장되는 일입니다.. 특히 이번에 만난 아이들과는 1, 2학년때는 함께 수업을 하지 않았던 new face들 이었거든요.. 아이들도 저도 호기심반, 긴장반 이었지요..ㅋ

 

사담이지만 전 아직 방학 후 개학날, 긴 연휴 후 처음 아이들과 만나는 날.. 등등은 교단에 서는것이 어찌나 부끄러운지..ㅋ 저도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그렇더라구요..ㅋㅋㅋㅋㅋ

 

이렇게 만난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들과의 정말 행복한 1년이 시작되었습니다.

 

Ep1.

생일

 

저는 아이들의 생일을 학급달력에 모두 기록해 두고 생일아침이면 반 아이들에게 롤링페이퍼를 쓰게 해서 카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주 약소한 선물을 준비해서 종례 때 전달식을 가지곤 합니다. ( 저 롤링페이퍼.. 중딩 남학생들에겐 거의 화려한 육두문자 혹은 비속어의 장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특별관리를 해 줘야만 합니다.. 사전에 주의 또 주의 또는 협박이 필요하답니다..ㅋㅋ 전 매년 카드 한장이상씩은 아이들 앞에서 찢습니다. 이런식으로 하면 앞으로 생일이고 뭐고 없다고 협박을 하면 조금 효과가 있답니다..ㅋ)

이렇게 아이들의 생일을 챙겨주면 별 것 아닌 선물과 정성에 아이들은 너무나도 기뻐해준답니다. 가끔씩 어머님들을 통해 듣는 얘기에 의하면 집에가서 자랑도 하고..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그럴때면 뿌듯...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제 생일은 1학기 시험 중간에 껴 있습니다. 항상 그렇더라구요...

시험기간.. 전 아이들에게 청소를 시키지 않기 땜에 아침엔 교실이 좀 지저분하답니다. 그래서 시험날 아침에 저는 빗자루를 들고 교실 여기저기를 쓸고 다니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앞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한눈에... 우리반 반장임을 깨달았죠~~♬ ㅋㅋ 반장님께서 케이크에 불을 붙여 들어옵니다. 그 뒤에 한놈은 큰 박스를 들고 들어오구요. (아이들 사이에서는 생일날 큰 박스에 각종 과자를 넣어서 선물하는 것이 흔한일이거든요..)

그때 받은 과자 인증샷이네요.. 케잌은 그때 먹어버려서 못찍어서 아쉬운 맘에 과자만..ㅋㅋ

 

아이들이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러줍니다.. 우왕.. 완전 감동했습니다. ㅠ_ㅠ

시험기간이고.. 남중학생들이 이런 짓을 하리라곤.. 상상을 못했거든요..  거짓말 조금 보태서 눈물을 주륵흘리며 저는 아이들과 케잌을 나누어 먹자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이쁜 것들이 얼른 교무실로 가져가서 다른 선생님들께 자랑하고 나누어 먹으라며 등을 떠밉니다.. 착한 선생인 저는 아이들의 마을 그대로 따릅니다. 선생님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습니다.. ^------^

 

갑자기 어제 종례시간에 종례 좀 빨리 끝내달라고 .. 종례 후 에는얼른 좀 나가라고 성화를 부리던 녀석들이 떠오릅니다.. 선생님 몰래 서프라이즈를 하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한 예쁜 녀석들.. 정말 감동이었답니다..ㅎㅎ

 

 

Ep2.

문자

 

저는 아이들에게 문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하지만 단체문자도 잘 보낸답니다..ㅎㅎ

뭐 이런식입니다.

 

시험전 주말 : 벌써 자는 건 아니겠지? 화창한 주말엔 역시 공부가 쵝오!

시험 전 날 : 쌤이 깜박하고 말 못했어 ㅠㅠ 내일 컴싸가져올것!!

가사실습 전 날 : 내일 앞치마 준비필수. 쌤은 아침 굶고간다..ㅋㅋ

체육대회 날 : 우리 축구멤버들 완전 수고했어. 니네들 좀 짱인듯..ㅎ

 

학교에서 저에게 문자하고 답문해달라고 조르는 아이들도 제법 있는.. 저는 나름 인기인이지만.. 우리반 아이들에게 있어 제 문자는 그저 스팸문자 수준인가봅니다. 답문해주는 아이들은 평균 5명정도입니다..ㅠ_ㅠ

가끔 도도한 녀석들이 '넹~' 'ㅇㅇ 수고염' 정도의 답문을 보내주면 완전 감동하곤합니다. 저 단순한 여자입니다..ㅋ

단체문제인 티가 나면 저도 잘 답문을 안하기땜에.. 이해는 하고 있지만 조금 섭섭한건 사실입니다..ㅎ

 

 

Ep3.

빼빼로데이

 

아이들에게 이벤트를 잘 해 주는 제 특성상.. 빼빼로데이도 챙겨줄까말까.. 조금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퍼주기만 하는 것 같아.. ;; 좀 자제를 해야겠단 생각에.. 빼빼로데이는 쿨하게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빼빼로데이 당일입니다.

아침에 교실에 들어갑니다. 조회를 마치고 나오는데 몇몇 녀석들이 쭈뼛쭈뼛하며 빼빼로를 내밉니다. 역시... 받는 기쁨도 주는 기쁨 못지않게 큰것인가 봅니다.ㅋㅋㅋ기분이 한껏 좋아집니다.

'에잇.. 빼빼로 사올걸 그랬나..?' 조금 후회도 합니다.

 

그런데 2교시가 지나고 3교시가 지나고.. 한 교시가 끝나갈 수록 제 책상에 빼빼로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빼빼로들에는 내 강아지들이 한자한자 정성들여 쓴 편지들도 붙어 있습니다. 아니 뭐 이런... 이쁜 녀석들이 다 있죠..? ㅠ_ㅠ

역시나 동료 선생님들께서 질투와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십니다. 편지도 들춰보시고.. 칫..칫 거리기도 하시고.. 그럴수록 전 자꾸만 입이 귀쪽으로 찢어집니다..

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마트로 gogosing합니다. 아이들에게 줄 빼빼로를 한가득 사 들고... 급조한 티를 내지 않으려 폭풍메세지를 써내려갑니다. 종례전 무사히 메세지쓰기를 마치고 종례 때 아이들에게 빼빼로를 전달합니다. 역시 오고가는 물질속에 애정이 싹트는 것이라는 진리..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ㅋㅋㅋ

 

 

Ep4.

소풍

 

봄소풍은 어디로 갔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걸 보니... 아무래도 놀이공원으로 갔던 모양입니다.ㅋㅋ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가게되면 아이들 얼굴도 보기 힘듭니다.. 다들 놀이기구타러 다니느라 신나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답니다.

가을소풍은 한적한 곳으로 소풍을 갔습니다. 소풍지에 내려서 저는 조금 고민을 합니다. 우리학년에 제 또래의 선생님은 안계시기 때문에 누구에게 붙어야 하나 ...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우리반 아이들 한무더기가 저에게 다가옵니다. 일단 사진부터찍고 봅니다. 단체사진을 찍고나면 뿔뿔히 흩어질 줄 알았던 우리아이들.. 제 곁은 지켜줍니다.

 

'쌤~ 저쪽으로 가봐요!!' "쌤~~ 우리 여기서 사진찍어요" "쌤~~ 저 외국인한테 말 걸어봐요.." 옆에서 조잘거리는 아이들이 어찌나 이쁘던지요..ㅎㅎ

중학교 3학년 남학생들이.. 선생님 그것도 젊은 여선생님에게 이렇게 살갑게 대하기란 쉽지않은 일입니다. 내 강아지들이.. 정많고 따뜻한 아이들인 것이지요..ㅎㅎ 이렇게 소풍내내 저는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다녔습니다. 덕분에 어여쁜 사진들도 많이 찍었구요...ㅎㅎ 겨우 4년차이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소풍이었답니다.

 

 

Ep5.

마지막 시험

 

우리반은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밝고 명랑한 아이들이 유독 많은 반이랍니다. 그런데 그런 성향이 공부에는 독이 되더라구요. 그저 이쁘다 이쁘다만 할 줄 알았지 아이들의 수업 분위기를 별로 신경쓰지 못했던 터라 2학기 1차고사의 성적이 나왔을 때 저는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상위권아이들의 성적이 뚝뚝 떨어져 있었고.. 대부분의 과목들의 성적이...ㅠㅠ

 

저.. 정말 너무너무너무 속상했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원망스럽더군요. 그런데 그러다보니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해 주지 못한 제가 원망이 되더군요. 하루종일 우울모드인 절 보고 뭔가 눈치를 챈 우리 아이들... 종례 때 교실에 들어가니 쥐죽은 듯이 조용합니다.. 전 할말이 있다며 입을 뗍니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4년차 선생인 저는 눈물따위 보이지 않는 강한 선생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자꾸 눈물이 납니다.

아이들 성적땜에 선생이 눈물을 흘리다뇨..ㅋㅋ 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만 그땐 죄책감? 뭐 그런 마음이 많이 들더군요. 잘 잡아주면 훨씬 잘 할 아이들인데..

그래서 아이들과 약속을 합니다. 유치하지만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떠들면 이름을 써서 한시간씩 남기로..

 

그 다음날부터 아이들은 서로서로 감시에 들어갑니다. 선생님들께 우리반 분위기 많이 좋아졌다는 말이 들려옵니다. 그러시면서도 1주일이나 가겠나며 못미더워 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반 아이들.. 저와의 약속을 꽤나 잘 지켜주었답니다.

2학기 마지막 시험에서는 많은 아이들의 성적이 제자리를 찾거나 많이 올라서 저를 기쁘게 해 주었답니다...

성적이 올라서도 기뻤지만 유치한 저와의 약속을 지켜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저를 더 기쁘게 해 주었지요..ㅎㅎ

 

 

Ep6

편지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항상 우리가 써 드리는 편지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하셨던 말씀..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었답니다.

그런데 교사가 되고 그 말의 진실됨.. 또는 의미를 깨닫습니다. 아이들이 한자한자 저에게 하고싶은 말을 써 준 편지는 어떤 비싼 선물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저 역시 아이들에게 이런 보물을 선물하기 위해 우리반 아이들 모두에게 편지를 써 줍니다. 물론 길게 쓰지는 못하지만 수시로 아이들에게 제 친필 메세지를 보냅니다. 이 메세지들은 아이들의 지갑속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고.. 필통속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답니다. 아이들이 제 메세지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답니다.ㅎ

 

그런데 우리 반 아이들 올해에는 제 편지에 편지로 답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카드 한장씩 써오라는 매년 제가 하는 협박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던 아이들이었건만.. 올해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정성 듬뿍 카드를 가져와서 저에게 내밉니다. 방학식날에도 기대하지 못했던 편지들을 받습니다.. 저는 이 편지들을 읽고 읽고 또 읽고.. 심지어 다른선생님들께 자랑도 합니다.. 아마도 제 옆짝꿍 선생님은 제가 좀 얄미우실것 같습니다...ㅋㅋ

 

저는 편지를 쓸 때나  생일 카드에나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많이 하는 편입니다. 거의 세뇌수준이지요.ㅋㅋ 그랬더니 우리 아이들도 편지에 '선생님 사랑해요' 라는 말을 거침없이 써 줍니다. 정말.. 전 행복한 선생입니다..ㅎㅎ

 

 

이 외에도 소소한 일들이 많았지만.. 졸려서 좀 자야겠네요..

 

지난번 톡을 쓰고서 댓글을 모두 읽어보았답니다. 예비 선생님들이 많으시더라구요..ㅎㅎ

우리학교에도 제 밑으로 몇몇 선생님들이 계신데.. 마음은 있지만 아이들에게 표현을 잘 못해서 저와 우리 아이들 사이를 부러워 하시는 젊은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이 되시면 아이들에게 많이 많이 표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랑은 줄수록.. 표현할수록 커지는 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