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글 하나를 적었는데; 그거 적고 저도 잠을 잘 못잤네요; 예전에 들어서 잊었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니까 소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나 더 들은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참고로 이번 이야기는 안동에 있는 ㅁㅁ대학교를 다니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학과는 밝히지 않겠으며 이름은 가명으로 하겠습니다. 이번거 역시 들은 입장이 아니라 들은걸 토대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실화 90%에 픽션 10%정도를 섞어서 각색한 이야기 입니다. 뭐, 각색이라고 해도 대화 정도? 이야기 줄거리는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 그 해는 참 더웠다. 난 원래 부산에 살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안동이 부산보다 더 더운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선풍기도 없고, 방 하나 달랑있는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자취를 했던 나는 정말 죽을것 같이 더운 날에는 친구들과 모여서 PC방에 가서 밤을 새곤 했다. 그 달도 찌는 듯한 더위로 인해 해가 떨어진지 한 참이 지났는데도 땅에서 아지랑이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날이었다. 돈이 별로 없던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집에누워 소설책을 보고 있었다. -따르릉. "왜?" -더워 디질따. 피방 가자. "나 돈이 없는데... ..." -내가 대 줄테니까 가자. 친구의 구원에 나는 신이나서 피시방으로 달려갔다. 가니까 벌써 그 친구는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있었다. 친구 이름은 박영훈(가명)이며 나는 '논골' 이라 불리는 학교 뒷문 쪽에서 살았고 영훈이는 '솔뫼' 라고 불리는 남자 기숙사 뒤쪽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모이는 피방은 그 당시 제일 성능이 좋다고 하는 논골에 있는 피시방이었다. "언제 왔노?" "방금. 야 오늘 졸라 덥제?" "디질따. 집에 못있겠다 진짜." 우리는 서로서로 떠들며 그 때 유행하던 FPS인 스페셜 포스를 즐겼다. 그러던 중 영훈이가 갑자기 나에게 엉뚱한 제한을 해왔다. "야, 졸라 재밌는거 안해볼래?" "뭐?" "내 요번에 엠티(오리엔테이션) 가따 왔잖아. 거서 장기자랑할때 썼던 여자 가발이랑 속옷 같은거 우리집에 있거든? 그걸로 장난 한번 치자. 날도 더운데." 영훈이의 말은 이랬다. 일단 자기집에있는 여자가발과 하얀 속옷등을 입고 학교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놀래주자는 말이었다. 어짜피 더우니까 당하는 사람들은 더위를 잊어서 좋고 우리는 신 나니까 좋지 않냐는 말을 덪붙였다. 웬만하면 귀찮은 짓을 하지 않는 나지만, 그 날은 왠지 영훈이의 제안에 솔깃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밤 10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우리는 영훈이 집에가서 일명 '귀신 놀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야. 난 겁나서 귀신역도 못한다. 니가해라." 영훈이는 자기가 제안한 주제에 나보고 귀신으로 분장하라고 했다. 영훈이랑 비슷하게 겁이 많은 나였지만, 옥신각신 실랑이 끝에 결국 내가 분장을 하기로 했다. 얼굴에 컬러 로션을 떡칠 한 다음에 밀가루를 쳐발랐다. 그리고 눈에는 잉크펜으로 관자놀이 끝까지 아이라인을 그렸다. 가발을 쓰고 속옷을 입은 다음에 거울을 보고 둘다 뒤집어 지는 줄 알았다. 대박 무서웠다. 그래도 더욱 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손에도 컬러로션과 밀가루를 떡으로 칠했다. 입에는 고추장과 초장을 번갈아서 발라봤는데 너무 따갑고 쓰라려서 관두기로 했다. "야. 대박이다. 내가 무섭노." "... ...야 난 내얼굴인데 무섭다." "크크큭. 진짜 재밌겠다." "근데 막 진짜 심장마비 걸리고 거려면 어쩌지? 그러면 우리 잡혀가는거 아니야?" "설마... ...내가 수습할 테니까 닌 니가 할 꺼나 해." 걱정반 들뜬 마음 반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우선 귀신 놀이를 할 장소를 물색했다. 사람이 다니기는 하나 한적하고 은밀한 곳. 이곳저곳 찾아다니다가 사회대 옆 공사중인 건물을 발견하고 그 쪽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처음엔 무슨 건물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신축 여자기숙사 라고 함). 첫 손님을 맞이했을때는 만이 긴장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어색한 포즈로 건물에서 불쑥 튀어나가자 내가 놀란만큼 비명을 질러댔다.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여자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주저앉을 정도로 놀랐었다. 나중에 영훈이가 설명을 하고 좋은 분위기로 그 여자들은 갔고 그 뒤로 몇몇 사람들이 걸려들어서 비명 을 지르거나, 놀라는 등(어떤 어른한테는 맞을 뻔 했다) 당하는 이들의 행동에 우리는 더욱 재미를 붙여 귀신 놀이에 빠져들었다. 새벽 1시가 넘어 갈 무렵.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았다. 우리는 이만 접을까 하고 주섬주섬 정리를 하며 낄낄 웃었다. 그러던 중 공사중인 건물 밑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어떤 아줌마 한 명이 걸어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저 사람 한 번만 더 하자고 서로 눈을 맞추고 숨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가 계단을 다 오르자 마나 어떻게 알았는니 우리 있는 쪽으로 와서 마구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우리가 밖으로 나오자 아줌마는 마구 화를 내며 우리 손을 잡아 끌었다. "어이구. 이 미친 놈들! 거기서 그러고 놀면 안돼! 살 맞는다! 이놈들!" 우리는 너무 놀라서 아줌마 손을 뿌리치고 공사장 위로 도주 했다. 아줌마는 공사장 앞에서 자꾸 '아이구! 아이구 이놈들! 빨리 내려와! 얼른!'하면서 소리를 쳤다. 다행이 올리오지는 않고 밑에서 소리만 치다가 뒤돌아 가는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는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공사중인 건물은 10층 정도? 되는 건물이었는데 철근을 새우로 콘크리트만 매워놓은 상태라서 횡하고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놀 때는 몰랐는데 집에 가려고 정신을 차리니까 그렇게 무서워 보일 수가 없었다. 4층 정도를 계단을 타고 도주한 우리였기에 서로 무섭니 어쩌니 하면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4층과 3층, 그리고 2층을 지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다다랐을 때다. 밑에서 어렴풋이 어떤 그림자가 보였다. 아줌마의 말도 있었던 터라 우리는 순간 멈칫 하며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무언가 희고 조그만 것이 1층 계단 앞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배구공 같이 새하얗고 동글동글했다. 우리는 저게 뭔가? 하고 뚤어쳐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게, 그 동그란 그게 계단을 거꾸로 데굴데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악! 시발 저거 뭐야!" "으악! 야! 뛰어! 올라가라고!!" 중력을 무시하고 우리쪽으로 굴러 올라오는 그 하얀물체에 머리카락이 쭈뻣 서는것을 느끼고 미친듯 뒤돌아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처음에는 토록, 토륵 하면서 천천이 굴러오던 그게 올라가면 트르르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서운 속 도로 뒤쫓아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비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계단을 뛰어올라가던 우리는 6층 부터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는 걸 보고는 6층 건문 구석에 자재가 쌓여있는 곳으로 뛰어들어가 포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몸을 웅쿠리고 숨을 죽이고 기다리자 따라 올라오건 그 무언가가 6층에 멈춰서더니 주위를 뱅글뱅글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가까지서 들어보니 동그랗고 매끈하다기 보다는 뭔가 각지고 딱딱한 것이 굴러 다니는 그런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입을 막고 소리없이 울었고 친구는 기절 직전까지 갔다. 한참을 그렇게 미동도 없이 있었다. 다리가 저리다 못해 감각이 없어질 때 쯤 도르륵 거리면 굴러다니던 소리가 멈췄다. 다시 찾아온 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저히 포대를 들쳐 내고 앞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막고 있던 입에서 손을 띠고 거친소리로 헉헉 댈 뿐이었다. 그것은 옆에 있던 영훈이도 마찬가지 였다. 서로가 서로의 숨소리로만 확인이 가능한 상황. 잠시 후 용기를 낸 영훈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야... ...괜찮나." "... ...어." "갑자기 소리가 안들리네. 확인 좀 해봐라." "시발 미쳤냐. 니가 해봐라. 되도 않는 소리 하지마." 서로 그렇게 숙덕거기며 욕지거릴 내뱉었지만 차마 덮어쓰고 있던 포대를 들쳐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에에에에엑엑!!!" 그 순간 사람이 낼 수 없는 고음이 우리 바로 앞에서 들려왔다. 엄청나게 크게. "으아아악!"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으로 지르며 엉겹결에 포대를 확 들쳐내고 벌떡 일어난 우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그 하얀게 우리 바로 코 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동글동글하다고 생각된 것은 사람 머리였다. 그것도 머리카락도 없고, 눈, 코, 귀도 없이 오로지 입만 있는 머리가 우리 앞에 우뚝 서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봤다는 것 만으로 기절하지는 않았다. 사람은 왠만하면 기절하지 않는다. 기절이란 것은 보통 평범한 사람은 잘 격지못하며, 나 자신도 생에 단 한 번도 말만 들었지 실제로 기절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그 동그랗고 핏기없는 얼굴이 엄청난 소리를 지르면서 땅을 박차고 위로 튀어올라 왔을 때 우리는 기절 할 수 밖에 없었다. ------------------------------------------------------------------------------ 대략 여기까지 이야기 하다가 뭔가 일이 겹쳐서 그 뒤에는 못들었습니다. 무척 무서웠던 이야기였는데 제가 옮기니까 그저 그렇네요.ㅎㅎ 적다보니 저도 궁금해져서, 한 번 시간나면 만나서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163
[실화 공포]귀신 놀이
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글 하나를 적었는데;
그거 적고 저도 잠을 잘 못잤네요;
예전에 들어서 잊었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니까 소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나 더 들은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참고로 이번 이야기는 안동에 있는 ㅁㅁ대학교를 다니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학과는 밝히지 않겠으며 이름은 가명으로 하겠습니다.
이번거 역시 들은 입장이 아니라 들은걸 토대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실화 90%에 픽션 10%정도를 섞어서 각색한 이야기 입니다.
뭐, 각색이라고 해도 대화 정도? 이야기 줄거리는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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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는 참 더웠다. 난 원래 부산에 살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안동이 부산보다 더 더운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선풍기도 없고, 방 하나 달랑있는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자취를 했던 나는
정말 죽을것 같이 더운 날에는 친구들과 모여서 PC방에 가서 밤을 새곤 했다.
그 달도 찌는 듯한 더위로 인해 해가 떨어진지 한 참이 지났는데도 땅에서 아지랑이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날이었다. 돈이 별로 없던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집에누워 소설책을 보고 있었다.
-따르릉.
"왜?"
-더워 디질따. 피방 가자.
"나 돈이 없는데... ..."
-내가 대 줄테니까 가자.
친구의 구원에 나는 신이나서 피시방으로 달려갔다. 가니까 벌써 그 친구는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있었다. 친구 이름은 박영훈(가명)이며 나는 '논골' 이라 불리는 학교 뒷문 쪽에서 살았고
영훈이는 '솔뫼' 라고 불리는 남자 기숙사 뒤쪽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모이는 피방은 그 당시 제일 성능이 좋다고 하는 논골에 있는 피시방이었다.
"언제 왔노?"
"방금. 야 오늘 졸라 덥제?"
"디질따. 집에 못있겠다 진짜."
우리는 서로서로 떠들며 그 때 유행하던 FPS인 스페셜 포스를 즐겼다. 그러던 중 영훈이가 갑자기
나에게 엉뚱한 제한을 해왔다.
"야, 졸라 재밌는거 안해볼래?"
"뭐?"
"내 요번에 엠티(오리엔테이션) 가따 왔잖아. 거서 장기자랑할때 썼던 여자 가발이랑 속옷 같은거
우리집에 있거든? 그걸로 장난 한번 치자. 날도 더운데."
영훈이의 말은 이랬다. 일단 자기집에있는 여자가발과 하얀 속옷등을 입고 학교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놀래주자는 말이었다. 어짜피 더우니까 당하는 사람들은 더위를 잊어서 좋고 우리는 신
나니까 좋지 않냐는 말을 덪붙였다.
웬만하면 귀찮은 짓을 하지 않는 나지만, 그 날은 왠지 영훈이의 제안에 솔깃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밤 10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우리는 영훈이 집에가서 일명 '귀신 놀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야. 난 겁나서 귀신역도 못한다. 니가해라."
영훈이는 자기가 제안한 주제에 나보고 귀신으로 분장하라고 했다. 영훈이랑 비슷하게 겁이 많은
나였지만, 옥신각신 실랑이 끝에 결국 내가 분장을 하기로 했다.
얼굴에 컬러 로션을 떡칠 한 다음에 밀가루를 쳐발랐다. 그리고 눈에는 잉크펜으로 관자놀이 끝까지
아이라인을 그렸다. 가발을 쓰고 속옷을 입은 다음에 거울을 보고 둘다 뒤집어 지는 줄 알았다.
대박 무서웠다. 그래도 더욱 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손에도 컬러로션과 밀가루를 떡으로 칠했다.
입에는 고추장과 초장을 번갈아서 발라봤는데 너무 따갑고 쓰라려서 관두기로 했다.
"야. 대박이다. 내가 무섭노."
"... ...야 난 내얼굴인데 무섭다."
"크크큭. 진짜 재밌겠다."
"근데 막 진짜 심장마비 걸리고 거려면 어쩌지? 그러면 우리 잡혀가는거 아니야?"
"설마... ...내가 수습할 테니까 닌 니가 할 꺼나 해."
걱정반 들뜬 마음 반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우선 귀신 놀이를 할 장소를
물색했다. 사람이 다니기는 하나 한적하고 은밀한 곳. 이곳저곳 찾아다니다가 사회대 옆 공사중인
건물을 발견하고 그 쪽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처음엔 무슨 건물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신축 여자기숙사
라고 함).
첫 손님을 맞이했을때는 만이 긴장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어색한 포즈로 건물에서 불쑥 튀어나가자
내가 놀란만큼 비명을 질러댔다.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여자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주저앉을 정도로
놀랐었다.
나중에 영훈이가 설명을 하고 좋은 분위기로 그 여자들은 갔고 그 뒤로 몇몇 사람들이 걸려들어서 비명
을 지르거나, 놀라는 등(어떤 어른한테는 맞을 뻔 했다) 당하는 이들의 행동에 우리는 더욱 재미를 붙여
귀신 놀이에 빠져들었다.
새벽 1시가 넘어 갈 무렵.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았다.
우리는 이만 접을까 하고 주섬주섬 정리를 하며 낄낄 웃었다.
그러던 중 공사중인 건물 밑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어떤 아줌마 한 명이 걸어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저 사람 한 번만 더 하자고 서로 눈을 맞추고 숨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가 계단을 다 오르자 마나 어떻게 알았는니 우리 있는 쪽으로 와서 마구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우리가 밖으로 나오자 아줌마는 마구 화를 내며 우리 손을 잡아
끌었다.
"어이구. 이 미친 놈들! 거기서 그러고 놀면 안돼! 살 맞는다! 이놈들!"
우리는 너무 놀라서 아줌마 손을 뿌리치고 공사장 위로 도주 했다. 아줌마는 공사장 앞에서
자꾸 '아이구! 아이구 이놈들! 빨리 내려와! 얼른!'하면서 소리를 쳤다. 다행이 올리오지는 않고
밑에서 소리만 치다가 뒤돌아 가는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는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공사중인 건물은 10층 정도? 되는 건물이었는데 철근을 새우로 콘크리트만 매워놓은 상태라서 횡하고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놀 때는 몰랐는데 집에 가려고 정신을 차리니까 그렇게 무서워 보일 수가
없었다.
4층 정도를 계단을 타고 도주한 우리였기에 서로 무섭니 어쩌니 하면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4층과 3층, 그리고 2층을 지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다다랐을 때다.
밑에서 어렴풋이 어떤 그림자가 보였다. 아줌마의 말도 있었던 터라 우리는 순간 멈칫 하며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무언가 희고 조그만 것이 1층 계단 앞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배구공 같이 새하얗고 동글동글했다.
우리는 저게 뭔가? 하고 뚤어쳐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게, 그 동그란 그게 계단을 거꾸로 데굴데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악! 시발 저거 뭐야!"
"으악! 야! 뛰어! 올라가라고!!"
중력을 무시하고 우리쪽으로 굴러 올라오는 그 하얀물체에 머리카락이 쭈뻣 서는것을 느끼고 미친듯
뒤돌아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처음에는 토록, 토륵 하면서 천천이 굴러오던 그게 올라가면 트르르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서운 속
도로 뒤쫓아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비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계단을 뛰어올라가던 우리는 6층 부터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는 걸 보고는
6층 건문 구석에 자재가 쌓여있는 곳으로 뛰어들어가 포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몸을 웅쿠리고 숨을 죽이고 기다리자 따라 올라오건 그 무언가가 6층에 멈춰서더니 주위를 뱅글뱅글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가까지서 들어보니 동그랗고 매끈하다기 보다는 뭔가 각지고 딱딱한 것이 굴러
다니는 그런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입을 막고 소리없이 울었고 친구는 기절 직전까지 갔다.
한참을 그렇게 미동도 없이 있었다. 다리가 저리다 못해 감각이 없어질 때 쯤 도르륵 거리면 굴러다니던
소리가 멈췄다.
다시 찾아온 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저히 포대를 들쳐 내고 앞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막고 있던 입에서 손을 띠고 거친소리로 헉헉 댈 뿐이었다.
그것은 옆에 있던 영훈이도 마찬가지 였다.
서로가 서로의 숨소리로만 확인이 가능한 상황.
잠시 후 용기를 낸 영훈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야... ...괜찮나."
"... ...어."
"갑자기 소리가 안들리네. 확인 좀 해봐라."
"시발 미쳤냐. 니가 해봐라. 되도 않는 소리 하지마."
서로 그렇게 숙덕거기며 욕지거릴 내뱉었지만 차마 덮어쓰고 있던 포대를 들쳐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에에에에엑엑!!!"
그 순간 사람이 낼 수 없는 고음이 우리 바로 앞에서 들려왔다.
엄청나게 크게.
"으아아악!"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으로 지르며 엉겹결에 포대를 확 들쳐내고 벌떡 일어난 우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그 하얀게 우리 바로 코 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동글동글하다고 생각된 것은 사람 머리였다.
그것도 머리카락도 없고, 눈, 코, 귀도 없이
오로지 입만 있는 머리가 우리 앞에 우뚝 서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봤다는 것 만으로 기절하지는 않았다.
사람은 왠만하면 기절하지 않는다. 기절이란 것은 보통 평범한 사람은 잘 격지못하며,
나 자신도 생에 단 한 번도 말만 들었지 실제로 기절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그 동그랗고 핏기없는 얼굴이
엄청난 소리를 지르면서 땅을 박차고 위로 튀어올라 왔을 때
우리는 기절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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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여기까지 이야기 하다가 뭔가 일이 겹쳐서 그 뒤에는 못들었습니다.
무척 무서웠던 이야기였는데 제가 옮기니까 그저 그렇네요.ㅎㅎ
적다보니 저도 궁금해져서, 한 번 시간나면 만나서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