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오늘도 어김없이 뼛속까지 애리는 한파가 몰아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이걸 아침에 썼는데, 제가 글 쓴 걸 몽땅 날려서 이젠 점심이 되어버렸네요.) 저는 톡커님들이 올려놓은 글들을 읽으며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찾는 23세 취준생입니다. 공부하면서 지칠 때마다, 가끔씩 여기 들어와서 사는 이야기를 읽어보면, 힘이 나곤 해요. 매번 웃음만 얻어가다가, 이번엔 저도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그냥, 평범한 가족 이야긴데요. 음, 요절복통까진 아니더라도, 입가에 미소는 지을 수 있는 그런 이야깁니다. 그럼 저도 약간은 어색하지만 음슴체로 gO 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0년에서 2011년으로 넘어가면서 조금 달라진 풍경이 있다면, 아빠가 백수가 됐다는 거임. 정말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왔던 아빠. 하지만 승진하지 못한 고참 부장이라는 딱지와, 거듭되는 회사 경영난으로 아빠는 3년 내리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엄동설한에 몸담았던 회사를 나오게 됐음. 우리가족은 매서운 한파와 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느꼈음. 그래도, 우리는 모두 욜씨미 발로 뛴 아빠를 위해 웃어주기로 했음. 우리는 약간은 우울하지만, 힘차게 새해를 시작하기로 다짐함. 한편, 혼자만 일을 나가게 된 엄마는, 이제 집에 남게 된 아빠에게 새롭게 주부직을 임명함. 하지만 그 때부터 주방의 수난이 시작되었으니.... 1. 지난 주 수요일이었음.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아빠. 아빠 : 딸래미, 아빠가 따땃하게 된장찌개 끓여놨어.^-^ 얼어서 깨질 듯한 손을 호호 비비던 나는, 얼큰한 된장찌개에 따뜻한 밥 한술로 몸을 녹일 생각을 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음. 오, 아빠~~~ 싸랑해!!!! 하트를 뿅뿅 날리며 나는 주방 의자에 앉았고, 아빠는 자신이 끓인 대망의 된장찌개를 개시했음. 그런데 이게 뭥미?!! 이런 신선한 된장찌개의 조합은? 하얀색 네모반듯한 두부들과 함께 누런 오뎅이, 오뎅이, 오뎅이!!!!!!! 늠름하게 배영을 하고 계신 것 아니겠음?!!!!!!!!!!!!!!!!!!!!!!!!!!!! 하지만, 끝이 아니었음. 오뎅과 함께 수줍은 듯 발그레한 얼굴을 내미는 자네는, 자네는! 햄님이 아닌가?!!!!!!!!!!!!!!!!!!!!!!!!!!!!!!!!!!!!!!!!!!!!!!!!!!!!!!!!!!!!!!!!!!!!!!!!!!!!!!!!!!!!!!!!!!!!!!! 사실 나는 걱정을 하지 않았음. 엄마가 아침에 손수 멸치와 다시마 우린 물 만들어놓고 가, 포스트잍에 된장과 마늘 어느정도 풀어놔야 할 지 친절히 적혀 있어, 락웬락엔 파송송 가지런히 썰어서 담겨 있어, 아빠는 그저 두부만 넣고 팔팔 끓이며 되는 거였음. 나는 오열했음, 아빠 왜 도대체 된장찌개에 햄을 넣은거야!!!! 아빠 : (웃으며) 동생이 고3인데, 된장찌개를 안먹잖아. 그래서 녀석이 좋아하는 햄을 넣었지. 이건, 절대, 네버! 아빠의 심오한 계산이 들어간 된장찌개가 아니었다고 봄. 님들이 고3이라면 된장찌개에 들어간 햄, 먹겠음?;;;; 하지만 나는 아빠의 성의를 생각해 다 풀어지지 않은 된장덩어리와 오뎅님과 햄님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된장찌개를 먹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음. ㅠ-ㅠ (물론 동생은 거들떠도 안봄) 2. 지난 주 주말이었음. 표도 안나는 집안일의 짜증스러움, 하루 끼니를 어떻게 때울까 하는 주부의 고민을 조금씩 배워가는 가운데 아빠는 꾀를 내어,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를 먹자고 제안함. 아빠가 후라이팬에 마가린을 두르고, 빵을 굽기 시작했음. 못미더운 엄마, 아빠에게 '치즈까지 구울 생각하지 마."라고 한마디 하고, (아빠는 이전에 사각의 얇은 앙팡 치즈를 후라이팬에 구워, 치즈가 눌러붙은 후라이팬을 만든 전력이 있음) 아빠는 이사람아, 다신 그런 실수 안하네 하며 식빵 8장을 구웠음(우리 가족 4인가족) 문제는 엄마가 아빠가 구워놓은 식빵을 찢어, 요거트 드레싱과 키위드레싱에 찍어 먹으며 "얘, 이렇게 먹으니까 진짜 맛있네. 너도 먹어봐' 하며 나에게 건넬 때 시작됐음. (모양은 이상하지만 나름대로 맛있음.) 아빠, 급흥분하며 "이거 굽는 데 얼마나 힘들게 구웠는데!!!!!!! 그렇게 짝이 안 맞게 먹으면 어떡해!!!!!!!!!! 토스트 다 만들어서 먹어야지!!!!!!!!!!!!!!!!!!!!!!! 이 미친 여자야, 미친여자야, 미친여자야!!!!!!!!!!!!!!!!!!!!!!!!!!!!!!" 엄마, 빵 한쪽 뜯어먹었다고 졸지에 미친여자됐음. 아 완전 엄마와 나, 빵 뿜고 뒤집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이 안하던 일을 하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그렇게 평온한(?) 아침이 지나감. 3. 오늘 아침이었음. 부부의 정겨운 도마질이 시작됐음. 7시 반에 나가야 하는 엄마는, 출근준비로 바쁘지만, 항상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같은 아빠 때문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계란 부침 반죽을 준비함. 통에 계란 풀고, 소금 약간, 설탕 약간, 다진 양파, 호박, 햄, 각종 야채들을 섞으면 끝이지만 파래김 하나도 제대로 못구워 화르르 태우는 아빠에게는 고난이도일 것임을 알기에. 의욕만 앞서는 아빠는, 엄마가 극구 말리는데도 김굽고, 달래간장 만든다고 설쳤음. 나는 옆에서 콩나물국을 끓였음. 결국, 엄마의 출근시간은 지체됐고, 제대로 한 술 뜨지도 못한 엄마가 나가며, "이따가 아들래미 깨면, 계란 반죽한 거 후라이팬에 부쳐서 주기나 해."라고 주문했음. 아빠는, 저번에 계란을 부쳐본 경험이 있음. 엄마가 가고, 이어서 한시간 뒤 고3 동생이 일어남. 아빠, 부산스럽게 활동 개시함. 아~~ 우리 아들래미를 위해서 아빠가 계란 부침을 마~싰게 부쳐 주겠어용. 불안한 스멜이 풍겨왔음. 아빠, 내가 아침 차려줄까? 했지만, 아빠는 나에게 "회사에서도 일을 뺏었는데, 집안일마저 뺏으면 아빠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하며 부엌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함. ㅠ-ㅠ 후라이팬에 올려놓은 계란 부침이 타들어가는 걸 보며, "거 참 음식 한 번 희한하네. 금세 안뒤집었다고 이렇게 타는가."하고 어안 벙벙하게 서 있던 아빠를 본 적이 있던 터라, 난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를 믿기로 함. 그런데, 얼마 뒤, 아빠가 "딸래미, 계란부침이 자꾸만 부숴진다."하며 날 부르기 시작했음. 나 : 후라이팬 안좋은거 써서 그런거 아냐? (우리 집엔 후라이팬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밑판이 다 벗겨져서 생선같은 거 튀길 때만 사용함) 아빠는 아니나다를까 밑판 떨어진 후라이팬에 계란을 붙이고 있었음. 아빠, 내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름을 더더더더 뿌리고 있었음. 나 : 그러지 말고 내가 할게. 아빠 : (아빠는 경상도 남자임) 치아라. 내가 한다니까!!!! 고집부리던 아빠는 제대로 안부쳐지자 성질을 버럭 내며, 스크램블을 만들어버렸음. 아빠 : (동생 식탁에 앉히며) 모양이 중요한 게 아냐. 배고픈 대로 이거라도 먹고 있어. 하며 식탁을 차림. (거 참 반죽 많이도 쓰셨소...ㅠㅠ) 난 아빠를 살살 달래서, 부엌에서 내보냄. "아빠. 내가 할게" 휴, 한숨 쉬고, 후라이팬을 바꾸고, 기름을 둘러 계란을 부치려던 나는. 통 벽을 타고, 약간 걸쭉하게 내려오는 기름에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확인 들어감. 아빠는, 식용유가 아닌 요리 올리고당!!!!!!!!!!!!!!을 뿌려제끼고 있었던 것이었음.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형체 불명의 스크램블을 밥에 얹어 먹었던 동생의 얼굴이 썩어가기 시작했음. 아빠는, 벌개진 얼굴로, 당신께서 다 드시겠다고 했지만, 잠시 뒤, 나는 몰래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맛탕 계란부침을 발견했음. ---------------------------------------------------------------------------------- 조금은 웃으셨는지:)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 화이팅입니다. 실수 연발하지만, 그래도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일품 요리사 못지 않은 아빠. 웃음 끝이 왜 이렇게 짠한 건지 모르겠네요. 취준생 여러분들. 우리 모두 힘내요~ 그리고, 정말, 젤 불쌍한 고3들, 수능 대박 나시길. 말 지지리 안듣고, 물한방울, 음식물 쓰레기 하나 안버리는 얄미운 동생(그런건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함. 나중에 아빠처럼 되면 어떡하려고..ㅋㅋㅋㅋ)이지만 그래도 고3되니 조금은 불쌍하더군요. 새해, 모두들 복받으시고!^^ 우리, 거친 바람 이겨나가요.
주방을 사수하라! 요절복통 백수아빠의 살림기
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오늘도 어김없이 뼛속까지 애리는 한파가 몰아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이걸 아침에 썼는데, 제가 글 쓴 걸 몽땅 날려서 이젠 점심이 되어버렸네요.)
저는 톡커님들이 올려놓은 글들을 읽으며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찾는 23세 취준생입니다.
공부하면서 지칠 때마다, 가끔씩 여기 들어와서 사는 이야기를 읽어보면, 힘이 나곤 해요.
매번 웃음만 얻어가다가, 이번엔 저도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그냥, 평범한 가족 이야긴데요. 음, 요절복통까진 아니더라도, 입가에 미소는 지을 수 있는
그런 이야깁니다. 그럼 저도 약간은 어색하지만 음슴체로 gO 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0년에서 2011년으로 넘어가면서 조금 달라진 풍경이 있다면, 아빠가 백수가 됐다는 거임.
정말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왔던 아빠.
하지만 승진하지 못한 고참 부장이라는 딱지와, 거듭되는 회사 경영난으로
아빠는 3년 내리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엄동설한에 몸담았던 회사를 나오게 됐음.
우리가족은 매서운 한파와 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느꼈음.
그래도, 우리는 모두 욜씨미 발로 뛴 아빠를 위해 웃어주기로 했음.
우리는 약간은 우울하지만, 힘차게 새해를 시작하기로 다짐함.
한편, 혼자만 일을 나가게 된 엄마는, 이제 집에 남게 된 아빠에게 새롭게 주부직을 임명함.
하지만 그 때부터 주방의 수난이 시작되었으니....
1.
지난 주 수요일이었음.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아빠.
아빠 : 딸래미, 아빠가 따땃하게 된장찌개 끓여놨어.^-^
얼어서 깨질 듯한 손을 호호 비비던 나는, 얼큰한 된장찌개에 따뜻한 밥 한술로 몸을 녹일 생각을
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음.
오, 아빠~~~ 싸랑해!!!! 하트를 뿅뿅 날리며
나는 주방 의자에 앉았고,
아빠는 자신이 끓인 대망의 된장찌개를 개시했음.
그런데 이게 뭥미?!!
이런 신선한 된장찌개의 조합은?
하얀색 네모반듯한 두부들과 함께 누런 오뎅이, 오뎅이, 오뎅이!!!!!!!
늠름하게 배영을 하고 계신 것 아니겠음?!!!!!!!!!!!!!!!!!!!!!!!!!!!!
하지만, 끝이 아니었음. 오뎅과 함께 수줍은 듯 발그레한 얼굴을 내미는 자네는, 자네는!
햄님이 아닌가?!!!!!!!!!!!!!!!!!!!!!!!!!!!!!!!!!!!!!!!!!!!!!!!!!!!!!!!!!!!!!!!!!!!!!!!!!!!!!!!!!!!!!!!!!!!!!!!
사실 나는 걱정을 하지 않았음. 엄마가 아침에 손수 멸치와 다시마 우린 물 만들어놓고 가,
포스트잍에 된장과 마늘 어느정도 풀어놔야 할 지 친절히 적혀 있어,
락웬락엔 파송송 가지런히 썰어서 담겨 있어, 아빠는 그저 두부만 넣고 팔팔 끓이며 되는 거였음.
나는 오열했음, 아빠 왜 도대체 된장찌개에 햄을 넣은거야!!!!
아빠 : (웃으며) 동생이 고3인데, 된장찌개를 안먹잖아. 그래서 녀석이 좋아하는 햄을 넣었지.
이건, 절대, 네버! 아빠의 심오한 계산이 들어간 된장찌개가 아니었다고 봄. 님들이 고3이라면
된장찌개에 들어간 햄, 먹겠음?;;;;
하지만 나는 아빠의 성의를 생각해
다 풀어지지 않은 된장덩어리와 오뎅님과 햄님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된장찌개를
먹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음. ㅠ-ㅠ
(물론 동생은 거들떠도 안봄)
2.
지난 주 주말이었음.
표도 안나는 집안일의 짜증스러움, 하루 끼니를 어떻게 때울까 하는 주부의 고민을 조금씩 배워가는 가운데 아빠는 꾀를 내어,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를 먹자고 제안함.
아빠가 후라이팬에 마가린을 두르고, 빵을 굽기 시작했음.못미더운 엄마, 아빠에게 '치즈까지 구울 생각하지 마."라고 한마디 하고,
(아빠는 이전에 사각의 얇은 앙팡 치즈를 후라이팬에 구워, 치즈가 눌러붙은 후라이팬을 만든 전력이 있음)
아빠는 이사람아, 다신 그런 실수 안하네 하며 식빵 8장을 구웠음(우리 가족 4인가족)
문제는 엄마가 아빠가 구워놓은 식빵을 찢어, 요거트 드레싱과 키위드레싱에 찍어 먹으며
"얘, 이렇게 먹으니까 진짜 맛있네. 너도 먹어봐' 하며 나에게 건넬 때 시작됐음.
(모양은 이상하지만 나름대로 맛있음.)
아빠, 급흥분하며
"이거 굽는 데 얼마나 힘들게 구웠는데!!!!!!! 그렇게 짝이 안 맞게 먹으면 어떡해!!!!!!!!!! 토스트 다 만들어서 먹어야지!!!!!!!!!!!!!!!!!!!!!!!
이 미친 여자야, 미친여자야, 미친여자야!!!!!!!!!!!!!!!!!!!!!!!!!!!!!!"
엄마, 빵 한쪽 뜯어먹었다고 졸지에 미친여자됐음.
아 완전 엄마와 나, 빵 뿜고 뒤집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이 안하던 일을 하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그렇게 평온한(?) 아침이 지나감.
3.
오늘 아침이었음.
부부의 정겨운 도마질이 시작됐음. 7시 반에 나가야 하는 엄마는, 출근준비로 바쁘지만,
항상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같은 아빠 때문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계란 부침 반죽을 준비함.
통에 계란 풀고, 소금 약간, 설탕 약간, 다진 양파, 호박, 햄, 각종 야채들을 섞으면 끝이지만
파래김 하나도 제대로 못구워 화르르 태우는 아빠에게는 고난이도일 것임을 알기에.
의욕만 앞서는 아빠는, 엄마가 극구 말리는데도 김굽고, 달래간장 만든다고 설쳤음.
나는 옆에서 콩나물국을 끓였음.
결국, 엄마의 출근시간은 지체됐고, 제대로 한 술 뜨지도 못한 엄마가 나가며,
"이따가 아들래미 깨면, 계란 반죽한 거 후라이팬에 부쳐서 주기나 해."라고 주문했음.
아빠는, 저번에 계란을 부쳐본 경험이 있음.
엄마가 가고, 이어서 한시간 뒤 고3 동생이 일어남.
아빠, 부산스럽게 활동 개시함. 아~~ 우리 아들래미를 위해서 아빠가 계란 부침을 마~싰게
부쳐 주겠어용.
불안한 스멜이 풍겨왔음.
아빠, 내가 아침 차려줄까? 했지만, 아빠는 나에게 "회사에서도 일을 뺏었는데, 집안일마저
뺏으면 아빠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하며 부엌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함. ㅠ-ㅠ
후라이팬에 올려놓은 계란 부침이 타들어가는 걸 보며,
"거 참 음식 한 번 희한하네. 금세 안뒤집었다고 이렇게 타는가."하고 어안 벙벙하게 서 있던
아빠를 본 적이 있던 터라, 난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를 믿기로 함.
그런데, 얼마 뒤, 아빠가 "딸래미, 계란부침이 자꾸만 부숴진다."하며 날 부르기 시작했음.
나 : 후라이팬 안좋은거 써서 그런거 아냐?
(우리 집엔 후라이팬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밑판이 다 벗겨져서 생선같은 거 튀길 때만 사용함)
아빠는 아니나다를까 밑판 떨어진 후라이팬에 계란을 붙이고 있었음.
아빠, 내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름을 더더더더 뿌리고 있었음.
나 : 그러지 말고 내가 할게.
아빠 : (아빠는 경상도 남자임) 치아라. 내가 한다니까!!!!
고집부리던 아빠는 제대로 안부쳐지자 성질을 버럭 내며, 스크램블을 만들어버렸음.
아빠 : (동생 식탁에 앉히며) 모양이 중요한 게 아냐. 배고픈 대로 이거라도 먹고 있어.
하며 식탁을 차림.
(거 참 반죽 많이도 쓰셨소...ㅠㅠ)
난 아빠를 살살 달래서, 부엌에서 내보냄.
"아빠. 내가 할게"
휴, 한숨 쉬고, 후라이팬을 바꾸고, 기름을 둘러 계란을 부치려던 나는.
통 벽을 타고, 약간 걸쭉하게 내려오는 기름에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확인 들어감.
아빠는, 식용유가 아닌 요리 올리고당!!!!!!!!!!!!!!을 뿌려제끼고 있었던 것이었음.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형체 불명의 스크램블을 밥에 얹어 먹었던 동생의 얼굴이 썩어가기 시작했음.
아빠는, 벌개진 얼굴로, 당신께서 다 드시겠다고 했지만,
잠시 뒤, 나는 몰래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맛탕 계란부침을 발견했음.
----------------------------------------------------------------------------------
조금은 웃으셨는지:)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 화이팅입니다.
실수 연발하지만, 그래도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일품 요리사 못지 않은 아빠.
웃음 끝이 왜 이렇게 짠한 건지 모르겠네요.
취준생 여러분들. 우리 모두 힘내요~
그리고, 정말, 젤 불쌍한 고3들, 수능 대박 나시길.
말 지지리 안듣고, 물한방울, 음식물 쓰레기 하나 안버리는 얄미운 동생(그런건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함. 나중에 아빠처럼 되면 어떡하려고..ㅋㅋㅋㅋ)이지만
그래도 고3되니 조금은 불쌍하더군요.
새해, 모두들 복받으시고!^^
우리, 거친 바람 이겨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