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저씨 같았던 유괴범...(1편)

나비2011.01.22
조회303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톡을 쓰게되었네요.

 

굳이 할 필요없는 제 소개를 하자면,

18살의 흔남 입니다.

 

톡을 열심히 읽다가, '아, 내게도 진귀(?)한 경험이 하나 있지!'라는 생각에

이렇게 적어 봅니다.

 

다,요 체로 쓸게요.

 

 

----------------------------------------------------------------

 

 

때는 2001년, 제가 8살이 된 해의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어요.

 

공감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우연히 엄마 앞에서 세자릿수 덧셈을 하다가 그만...

 

영제교육과 친구를 맺게 되었죠 ㅠㅠ...

 

제가 처음 배우게 된 것은 다름아닌 피아노!

 

 

이쯤에서 저희 동네 지리 소개를 해드릴게요.

 

제가 살던(지금은 이사) 아남아파트는 언덕의 중턱에 위치해 있었고, 언덕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두갈래 길이 나옵니다.

 

왼쪽길은 빙 돌아서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로 향하구요, 다른 한쪽 길은 그대로 쭉 내려가서

 

교대역쪽에서 강남역쪽으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제 피아노 학원은 왼쪽길로 가면 있었어요.

 

 

그렇게 전 여느날 같이 룰루랄라 피아노 학원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두갈래길 조금 지나고 있을 때 즘, 앞에서 왠 검은 승용차 한대가(잘 기억은 안나는데 검은색 같았어요) 다가오더니

 

제 앞에서 속도를 줄이더라구요.

 

창문을 내리고 모습을 드러낸 분은 어떤 안경쓴 착해보이는 아저씨였습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이정도 나이로 보였구요.

 

이때 제가 나름 귀티나는 베이지색 오리털 롱코트를 휘날리며 영재포스를 흘리고 있었거든요.

 

그거 때문에 '아 쟤 잘 사는구나!'하고 떡밥을 무셨던거 같아요ㅋ

 

어쨌든 모습을 내비친 아저씨의 첫 한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얘... 차에 타렴."

 

 

........?

 

뜬금없죠, 그쵸?

 

하도 어이가 없어서 조수석에 올라 탔습니다.

 

??

 

게다가, 교육받은 면모를 뽐내기 위해 안전벨트까지 착용하는 센스까지 보여주었죠.

 

스스로 포박을 한 것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누가보면 아들 픽업해주러 온 아버지 같이 보였겠지만...

 

유괴였슴돠 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그것보다

 

이 아저씨는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속으로 '어떡하지? 말 안들으면 기절시켜서 강제로 태워?'

 

이런 생각 하고 있었을텐데, 제발로 차에 걸어들어오니...

 

 

전 차에 타자마자 아저씨께 물어봤어요.

 

"근데 누, 누구세요?"

 

왠지 말과 행동의 순서가 바뀌었다고 느껴지는건 나뿐인가.

 

아저씬 차를 출발시키며 "엄마 친구"라고 말하더래요.

 

 

근데 생각해보세요.

 

이 나이 대엔 남자라면 아빠, 여자라면 엄마 밖에 모르잖아요.

 

근데 아저씨의 주장에 의하면 자신이 엄마의 '남자친구'라는 거잖습니까.

 

헐...

 

별 생각 없이 그렇구나, 했어요 ㅋㅋㅋ 순진무구한 자식.

 

 

아저씨는 차를 몰고 좌회전 해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헐레? 제가 다급해져서 외쳤죠.

 

"아저씨, 저희집 그쪽 아닌데요!" -(이 말 한거 완전 생생히 기억남 ㅋㅋㅋ)

 

아저씬  "나도 알아."(이것도 생생) 이러시며 얼버부렸는데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계셨던거 같아요.

 

얼마나 병맛 돋았겠어요.

 

몸소 차에 타는것도 모자라 집 까지 알려주고있는데 ㅋㅋ

 

 

근데 피아노학원은?

 

아웃오브안중ㅋㅋㅋ

 

 

내리막길을 가던 차는 교대-강남 도로가 나오기 전에 또 자회전 했어요.

 

그리고 어떤 마트 앞에서 멈추시더라구요.

 

그리곤 저에게 물어보더라구요.

 

"엄마 전화번호가 몇번이니??"

 

매우매우매우매우 허술하지 않음?

 

엄마 친구라매요ㅋㅋㅋ 번호도 모름?

 

수상함을 느낀 저는 친절하게 번호를 알으켜줬어요.

 

사실 이나이에 엄마 번호 외우고 있단 사실에 나름 벅차고 뿌듯했어요.

 

 

아저씬 차에서 내리셔서 마트 옆에 있는 공중전화박스 중 왼쪽 칸으로 들어가셨어요.

 

그리고 전화를 하더라구요.

 

당연히 엄마란걸 그때의 저도 알아챘죠.

 

순수한 저로서는,

 

아저씨/ 친구야, 잘지내?

어머니/ 어! 오랜만이다~!!

아저씨/ 응, 진째 오랜만이다. 근데 오는 길에 나비(작성자) 만났다.

어머니/ 오, 지짜?

아저씨/ 데려갈게. 어디?

 

이런 통화를 예상하고 있었어요.

 

아저씨/ 아들을 데리고있다. 1억을 요구한다.

 

이런 내용일줄은 상상조차도 못했죠.

 

엄마는 제 목소릴 들려달라고 했나봐요.

 

아저씨가 저에게 오더니 전화를 받으라네요.

 

받았냐구요?

 

 

네버네버...폭풍 도리도리도리ㅋㅋㅋㅋ

 

아니... 피아노를 땡깠는데 무슨 깡으로 엄마와 통화를 합니까?ㄷㄷ

 

이건 나중에 엄마한테 들은 얘긴데, 그 아저씨가 전화로 무지 답답해 했다고함.

 

얼마나 애를 엄하게 키웠길래.. 애가 무서워서 전화를 안받냐고 ㅋㅋㅋㅋㅋㅋ

 

아 눈물좀요...

 

 

한 5분간 더 통화를 하던 아저씨는 전화를 끊고 편의점에 들어가더군요.

 

유괴한 아이를 ㅋ 차에 ㅋ 냅두고 ㅋ 혼자...ㅋ

 

그렇게 전 도망칠 절호의 기회를 얻었고 아저씨를 기다렸습니다.

 

마트에서 나온 아저씨는 제게 뭔갈 건네는데...

 

!!!

 

Twix(트윅스) 바!!!!!!!!!!!!

 

지금도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바로 그것!!!! 당시엔 6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전 굳은 결심을 했죠.

 

안그래도 엄마 친군데, 나도 아저씨랑 친구 먹어야겠다고...

 

전 아기미소와 함께 고맙습니다난발을 했습니다.

 

음식 앞에 약해지는건 알아가지고 ㅋ

 

 

그렇게 다시 시동이 걸리고 전 아저씨와 함께 어딘지 모를 미지의 셰계로...

 

(어디로 갔는지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ㅋ)

 

 

잠깐 잠들었나 봐요...

 

창 밖을 힐끔 보니 하늘엔 주황빛 노을이 일렁이거 있더군요.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딴에 남자라고, 눈물 보이기 싫어서 고개 돌리고 크읍훅트흡크ㅎ입큽ㅡㅂ틉거렸어요ㅋㅋㅋㅋㅋ

(아 방금 기억났는데, 아저씨가 어느새 의자를 뒤로 젖혀놨더라구요)

 

로맨틱 가이가 되버렸...

 

왜 울었냐구요?

 

무서워서?

 

ㄴㄴ 겁없는 유딩이었음.

 

이유라면 피아노 빼먹어서 혼날까봐ㅋㅋㅋㅋㅋ

 

강조하지만 전 유딩이었음.

 

이것이 유딩의 한계였나 봐요.ㅋㅋ

 

쨌든, 이렇게 고요히 눈물을 쏟아내다가 다시 잠들었어요...

 

애기도 아니고 뭘 이렇게 쳐자대니...

 

 

정신 차려보니 이젠 완전히 땅거미가 진 어두컴컴한 밤이었고, 차는 세워져있었어요.

 

그리고 옆자리가 휑~

 

내 눈가에 눈물은 핑~

 

 

울먹거리면서 밖을 내다보는ㄴ데 바로 앞에 공중전화 박스가 있고, 아저씨가 안에 계시더라구요.

 

안도했죠.

 

그리고 안도했던 것도 잠시, 전 봐버렸어요...

 

 

시커먼 남자 두 명이 아저씨를 향해 다가가는 것을.

 

한 명이 아저씨의 옷을 붙잡고 공중전화박스 밖으로 끌어당겼어요.

 

아저씬 전화를 놓치고 휘청거리는데, 그 남자는 1초도 주체하지 않고

 

복부를 주먹으로 퍽!

 

그담 죽빵을 터억!

 

아저씨는 넘어지고, 남자 두명이 아저씰 무차별하게 다굴ㅋ 하더라구요.

 

 

헐....

 

이게 왠 날벼락.

 

어린 나이에 그 광경은 가히 쇼크쇼크를 능가했어요.

 

불쌍한 아저씨를 보고있자 이번엔 진심 폭풍눈물을 ㅠㅠㅠ 으아앙흐와응크허엉!!

 

막 울고 있는데 그 무서운 남자 한 명이 다가오더니 문을 열더라구요.

 

저 그때 진심 죽는줄 알았습니다...( 무서운 남자님 죄송해요 ㅋ)

 

그 남자는 절 들어올리더니 다른 차에 태우더라구요.

 

지금 알고보니 간지나는 위장경찰차 ... 우왕~~

 

 

뒷좌석에 탔는데, 왼쪽에 무서운남자1, 가운데엔 얻어터진 아저씨, 그리고 오른쪽에 무서운 남자2가 앉고 절 그 무릎 위에 앉혔습니다.

 

전 그 와중에도 하늘이 무너진듯이 오열했어요.

 

어린 저에겐 너무 경찰아찌들이 무서웠어요...

 

그런 절 보더니 아저씨가, "나비야 울지마..."(생생함) 이러시더라고요..

 

그러자 경관님이, 뭘 잘했다고 나비한테 입을 놀리냐며 머리를 때리더라구요 ㄷㄷ

 

님들, 저 옆에 있었거든요... 마음여린 7살 애 앞에서 그래도 되는건가여 ㅠㅠ

 

전 또다시 폭풍오열을 시전했죠.

 

그렇게 경찰차는 저와 아저씰 태우고, 사이렌소리보다 시끄러운 저의 울음소리와 함께 경찰서에 도착.

 

전 일곱이라는 어린 나이때부터 경찰서를 들락날락한... 아니다..

 

어쨌든 전 엄마와 상봉을...헐..

 

어머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얻어터진엄마친구+빼먹은파이노 때문에 또 막 울었어요.

 

엄마도 저 껴안고 울었던거 같아요...

 

그렇게 전 피해자로, 아저씬 피의자로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전 별로 한게 없고, 엄마가 말은 다 하셨어요.(사탕만 열심히 먹음ㅋㅋ)

 

전 중간중간에, "그랬니?" 하면, "네." 하는 정도?

 

아저씨가 다 이실직고 하셨던거 같아요...

 

 

이렇게 사건은 급마무리 되고, 전 아늑하고 따뜻한 집에 무사귀환 하게 되었답니다.

 

한 일주일 뒤에, 다시 경찰서로 소환당해서, 또 이것저것 질문에 답하고

 

증거자료?(기억나는건 차에 처참하게 버려져있던 저의 피아노가방 밖에 생각이 안남ㅋㅋㅋ)같은거 확인하고

 

온 것 외엔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평온하고, 긴박감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스토리의 뒷편에선

 

정말 드라마같은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죠.ㅋ

 

최근에야 알게된  비하인드 스토리 2편에 이어서 올릴게요.

 

 

 

 

 

 

-----------------------------------------------------------------ps.

 

총 3편에 나누어 쓸 생각입니다.

 

1편. 내가 겪었던 유괴사건. 7살때의 내 시선으로 바라본,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해석해본 스토리.

 

2편. 불같았던 수사과정. 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나.

 

3편. 당시 큰 파장을 불러이르킨 이슈가 되었던 나의 유괴사건. 이유는? + 옆집 아저씨 같았던 유괴범.

 

이렇게요.

 

왠지 반응이 저조할거 같지만... 그냥 그록이라도 남겨볼 겸 꾸준히 이어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