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2

방랑객2011.01.24
조회27,262

 

 

 

이 친구 보니까, 대충 알고 있는 대로, 대시 꽤나 받아본 차도녀입니다.

 

도대체 자기를 얼마나 잘 알고 그렇게 추파를 던지는 지...

 

그런 것에 짜증남과, 약간 노이로제 비슷하게 걸려있던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그때 제가 야근하면서 먹을 저녁메뉴를 물어본 것에 그만,

 

지 꼬시는 줄 알고 발끈 했던거죠. -_-

 

제가 혼자 저녁 먹고 들어오는 걸 보고서야,'

 

자신의 착각에 대한 민망함, 그렇다고 두번 권하지도 않는 저의 무정함, 밀려드는 배고픔과,

 

ppt 작업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고루 섞여 그만 서글픔에 눈물이 흘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군... 근데 그래서 뭐?...

 

 

 


총무팀장이 등짝을 치는군요.

 

 

 


에라이 무심한 넘아. 그렇다고 남의 직원 델다가 일시키면서 울려!!

 

저도 피해자라구요. 어쨌든 지민씨도, 지원해서 온 것 아니에요?

 

 

 


헐...

 

우리 팀장은 분명 총무팀에서 아무나 한 명 올거야 라고 말했는데,

 

지민이 듣기에는 자기 이름을 콕 찍어서 말했다는군요.

 

그래서 가 본 회의실에는 저 혼자 덩그러니 있고,

 


그녀에게 바로 물어본 말이 저녁엔 약속 없는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께 뭐 먹을래...
- 다정하게 얘기했습니다. 야근시키는 게 미안해서-_-

 


하는 말들에 대해 오해를 할 수 밖에 없기도 하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팀장의 얘기를 전해들은 총무팀 직원이 작당해서

 

지들끼리 짜고 막내를 보낸 거더군요.
-금욜에 야근하기는 누구라도 싫을테니.

 

 


암튼 너 땜에 돈 많이 들었어. 나중에 보상해.

 

네?... 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지민 알았다고 하더군요.

 

 

 


이제 그만 일어설까?

 

 

 

니가 우리 지민이 잘 데려다 줘라. 글고 같은 방향인데, 낼부터 웬만하면 카풀 해. -_-+

 

 

 

한 마디 날리더니 언제 불렀는지, 도착한 대리와 함께 차를 타고 휑~하니 갔습니다.

 


웃기셔...

 

 

 


그녀 집은 저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지하철을 타고, 저는 차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지만,

 

 

조용한 택시 안에서, 침묵...

 

을 깨고 말을 던지는 그녀.

 

 

 

 

 

별과장님, 항상 차 가지고 다니세요?...

 

 

 

 

 

응?... 응... 심드렁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랑 카풀 안 하실래요? 글쎄... 난 출근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제가 기름 값 드릴께요. 아침에 지하철 타기 너무 힘들어요. 오늘도...

 

 

 

 

 


무슨 애가 벌써부터 이렇게 일신의 안일(安逸)-_- 을 추구하나.

 

이런 애들이 꼭 남자 소개받을 때 차 있니, 무슨 종류니 이런 거 따지던데.

 

짜증이 확 올라왔습니다.

 

 

 

 

 


그냥. 지하철 타.

 

 

 

 

 

단호하게 말을 자르고, 다시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내려서 담배를 한 대 피우니, 새삼 누그러졌던 취기가 올라왔습니다.

 

 

 

 

 

 

 


최대리. 너네집. XX쪽이지?...

 

네. 아뇨, 거기서 좀 더 들어가는데요?

 

암튼 XX쪽으로 해서 출근하잖아?

 

네, 뭐 그쪽으로 가기도 하죠. 왜요?

 

카풀 좀 하자. -_-

 

네?..

 

 

 


이제 막 대리를 단 그 녀석 얼굴에 인상이 써집니다.

 

 

 


나 말고, 총무팀 지민씨 말야.

 

 

 

 

 

갑자기 만면에 가득해지는 웃음. -_-

 

주변에 남직원들이 들고 일어섭니다.

 

 

 

 

 

왜요!왜요!,

 

저도 차 있어요!

 

전 조금만 돌면 돼요!

 

지민씨가 최대리님이랑 카풀하고 싶대요?

 

 

 

 

 


쳇! 조용히 얘기할 껄 그랬나?

 

 

 

 

 


회식한 다음 날, 해장이나 하자며 총무팀장이 점심 때 부르더군요.

 

 

 

 

 


얼마 전, 지하철에서 변태를 만났거든...

 

아니, 요즘 변태는 아줌마랑 아가씨랑 구분도 못하나봐요? ㅎㅎ

 

나 말고, 지민이!-_-그래서 말인데, 별과장이 카풀 좀 해주면 안 되니? 근처라며?

 

 

 

 

 

뭐... 유쾌한 경험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위해서 출근시간에 부담을 갖기는 귀찮았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시는 칸트-_-같은 분들 존경함...

 

그리고 카풀해보신 분들 잘 아시죠?

 

이거 아예 상대방을 까뭉개고 무시하는 사람 아니면,

 

은근 약속시간의 정확성에 대한 부담입니다.

 

 

 

 

 

뭐 암튼,

 

지들끼리 합의보라 하고, 제가 부른 그 최대리는 애인이 있다고 하더군요-_-

 

그래서 다른 사람이 가게됐습니다. 엄청 좋아합니다. 그게 그렇게 좋아할 일인가?...-_-

 

오후에 거래처에 볼일이 있어 외근을 나갔다가,현지에서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

 

 

 

 

 


별과장님. 저 지민인데요!!

 

 

 


약간, 신경질적인 말투입니다.

 

 

 


아니 본인이 싫으면 그만이지 뭘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고 그러냐고, 자기가 무슨 차 못타서

 

환장한 여자로 보이냐고 합니다.

 

 

 


이게 뭐... 화낼 일 인가? 살짝 기분이 상했습니다. 원래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간섭 따위

 

싫어하는 저이지만,

 

나름, 특별히 부탁한 겁니다.

 

 

 

 

 


그럼 안 탄다고 하면 되잖아. 그게 지금 이렇게 급하게 전화해서 따져야 하는 건이야?

 

 

 

 

 


사무적이며 담담한, 그러나 저의 나빠진 기분이 전달될만한 침착한 어조로 얘기했습니다.

 

 

 

 

 

잠시 말이 없던 그녀,

 

아무튼, 기분 어짢으셨다면 죄송하다며 조심히 들어가라 하는 군요.

 


이래서 내가 남일에 안 나설려고 하는 건데 쯧...

 

 

 

 

 

 

 

 

 

 

가을 맞이 야유회가 됐습니다.

 


야유회도 어릴 때나 신나게 술마시고 꽐라됐지,

 

어느샌가 조용히 바베큐 그릴에서 고기 굽는 내 모습이 발견됩니다.

 


엄청난 귀차니즘을 가진 터라,

 

친구들과 만나면 절대 고깃집 안 갑니다. 아무도 안 구울려고 하기 때문에.

 

그래서 횟집만 간다는...ㅋㅋ

 

 

저희 회사는 나이대가 많거나 적거나로 갈려 30대인 제나이 부터 40대중

 

사의 나이가 별로 없습니다.

 

애들 사이에서 놀기는 좀 뭐하고, 그렇다고 노친네들 틈에 끼는 것도 그닥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고기 굽기.

 

 

열심히 구웠습니다.

 


하나씩 늘어가는 술병.

 

 

 

 

고기 더?

 

네~ 더주세요~

 

 

 

 

또 늘어가는 술병. 하나 둘씩 사라지는 사람들.

 

 

고기 더?

 

조금만 더요...

 

 

 


또 늘어가는 술병. 이제 삼삼오오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베큐 그릴을 치우고 불을 껐습니다.

 

고기 구우면서 한 두점씩 먹은게 꽤 배가 불렀습니다.

 

 

 

 

배도 좀 꺼트릴겸, 펜션 일대에 산책이나 할 셈으로,

 

캔 커피를 따서, 담배를 하나 물고, 후드티 주머니에 커피를 두 개 더 넣었습니다.
- 전에 얘기했죠? 헤비 커피어(?) -_-

 

 

 

 

 


조용한 산 속에 자리 잡은 넓은 팬션.

 


길따라 2~30 정도를 걸으니, 조그마한 호수가 나오더군요.

 

 

 


오호.. 이런곳이 있었네,

 

 

 


잠깐 쉬었다 갈 요량으로 벤치에 앉았습니다.

 

이내 들리는 부스럭소리에 쳐다보니,

 

저 뒤에 우리팀 여직원인 은주(가명-_-)와 지민이 앉아있더군요.

 

절 보고 일어서려고 하길래.

 

 

 

 

아, 그냥, 산책 중이었어. 갈테니깐 볼일 봐.

 

 

 

 

하고 가는데,

 

 

 

 

과장님.

 

 

 


부르는군요. 안 가셔도 돼요. 저희도 잠시 술좀 꺠려고 나온거예요... 합니다.

 

 

 


응. 그래... 다시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녀 둘도 옆에 앉는군요.

 

담배를 꺼내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담배 갑을 내밀며 필래?...

 

 

 


잠시 둘이 쳐다보더니, 전 제꺼 필께요... 은주가 그러더군요.

 

 

그래. 그럼...

 

 

저와 은주를 번갈아 쳐다보던 지민,

 

 

 


과장님은 여직원이 담배피는 거 별말 안 하시네요?...

 

여기 금연구역도 아닌데 뭐, 글고 지 폐 썩을 건데 내가 뭐라 그래 -_-

 

거봐 우리 과장님 쿨하시다고 했지?

 


혼자 피우기 민망했는지 은주가 한 마디 거듭니다.

 

 

 

 

 

커피 맛있어요?

 

아, 너희도 마실래?...

 

 

 


주머니에 커피를 꺼내 건네자, 도대체 커피를 얼마나 드시는 거예요. 이러고 잠이 와요?...

 

궁시렁 거리면서 받습니다.

 

 

 


둘이 동기라고 하더군요.

 

뭐 동기고 어쩌고 따질 정도로 큰 회사는 아니지만, 입사년도도 같고, 나이도 동갑이고,

 

동향(절라도 라더군요)이라 많이 친한가 봅니다.

 

 

지민이는 늦둥이랍니다. 오빠와 언니가 있는데, 오빠랑은 13살 언니랑은 11살 차이.

 

 

거의 언니 오빠가 키웠겠군. 했더니

 

그렇죠. 그래서 과장님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보였나봐요. 처은엔...

 

그렇게 두런 두런 이런 저런 얘기하고있는데 울리는 핸드폰,

 

 

 

 

총무팀장이더군요.

 

 

목소리가 좀 풀린듯. 이 사람은 취하면 호칭을 편하게 합니다.

 

 

야. 너 어디냐?

 

술좀 깨러 산책 나왔어요?

 

그래? 나 이제 한잔 하려고, 우리 같이 함 마셔야지.

 

이미 많은 한 잔 하신 거 같은데요-_-

 

뭐 암튼 빨리 와라. 여기 어디어디다... 하더니,

 

 

 


지민이 못 봤냐하더군요.

 

아... 지민씨요... 하면서 그녀들을 돌아보니 둘이 서로 손을 내젓습니다.

 

 

글쎄, 못봤는데요... 하니, 지금 여기 남자직원들이 빨랑 지민이 내 놓으라고 아우성이랍니다. -_-

 

오다가 보면 좀 데리고 오라고 하더군요.

 

 

전화를 끊고, 어쩌지?.. 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너희들은 여기 더 있다가 사람들 자면 그때 올라오던지..

 

 

둘이 얘기하는 걸 뒤로 하고, 몇 발자국 떼는데 뒤에서 부르더니 쪼르르 쫓아오는군요.

 

아무래도 아직 어린 신참 직원인데, 팀장이 찾는 걸 외면할 수는 없었나 봅니다.

 

 

 


아마 내일 되면 생각도 못 할거야. 했더니 괜찮다고 따라옵니다...

 

 

 


이미 총무팀장은 뻗어서 자러가고,

 

아직 살아남은 몇 몇 직원이 반색합니다.(지민, 은주에게-_-)

 


뭐... 그럼 나도 이만 가서 잘께. 잘들 놀아... 하는데 지민이 옷자락을 잡더니 한잔만 하고 가라는 군요.

 

잠시 쏘아보는 남직원들 눈총이 갑자기 못마땅해져, 자리에 앉았습니다.

 

술먹기 게임하는데 제가 처음 걸렸습니다.

 

 

 


갑자기 제 잔을 들어 원샷하는 지민.

 

 

 


영문을 몰라 쳐다보니, 흑장미 해줬으니까 소원 말하면 되죠? 합니다.

 

 

아니 이게 무슨... 누가 해달랬어? 라고 말하려는데 문득 스치는 카풀-_-

 

급하게 대꾸했습니다. 좋아. 물론 1회성에 한하는 거야. 하는데,

 

 

 

 

저 내일 과장님차 태워주세요. 아니... 소원이니까 탈께요.

 

 

 


이럽니다.

 

아 뭐. 그정도야...

 

알겠다고 했습니다.

 

잔이 몇번 더 돌아가고, 화장실 핑계로 먼저 자리에서 빠져서 방으로 왔습니다.

 

 

 

 

워크샵이 아닌, 야유회 명목이었기 때문에 일정은 널널했습니다.

 

오전에 남직원들 족구, 여직원들 발야구 하고, 점심먹고 출발.

 

 

 

 

가는데 지민이 다음 주에 이사한다고 하더군요.

 

 

 


아. 그래...

 

 

 


잠시 사이,

 

어딘지 안 물어봐요? 무슨 사람이 말을 하면 항상 그렇게 무덤덤한 대답일색이예요-_-

 


핀잔을 줍니다.

 

 

 


그래 어딘데-_-

 

 

자기 살던 동네의 조그만 독신자 아파트라고. 그동안 원룸 살았었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언니 오빠한테 손좀 벌리고, 대출받아서 전세로 얻었다고 합니다. 원래 출퇴근

 

힘들어서 차를 먼저 살까 하다가...

 

하면서 말을 흐리더니 슬쩍 제게 눈치를 줍니다.

 

그냥 출퇴근은 잠시고 아무래도 집의 안전성에 더 고려를 했다나 뭐래나...

 

 

저희 동네가 서울도 아닌데다,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도 아닙니다. 물론 당시 한창 짓고 있는 것들은 좀

 

있었지만,

 

아마 제가 사는 단지로 이사하게 될 거 같더군요. 근처에 복도식 작은 평수는 그것 하나라.

 

좀 낡고 오래되긴 했지만(한 20억년 정도-_-) 그래서 가격도 저렴합니다.

 

 

 

 

 


주말에 아직 따스한 햇살을 쬐면서 담배를 한대 물었습니다.

 

제가 냄새에 조금 민감한 편이라, 집에서는 잘 안 피웁니다.

 

복도의 턱에 기대어 연기를 뱉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지민이 짐을 들고 오더군요.

 

아침에 저 끝에 집 이사가나... 했더니, 거기로 들어오는구나...

 

 

 


어. 왔냐?

 

 

 


지민, 손에 든 짐을 내려놓고 놀란 토끼눈을 하더니,

 

 

담배를 두 모금 더 빨고 들어가려는 저한테, 어 왔냐? 라뇨.

 

 

무슨 아침에 나간 동생 대하듯 하네. 합니다.

 

 

 


응? 음...그래 뭐. 그럼 반가워 ^^)//

 

 

 

 

이러고 들어가는 제 옷자락을 잡습니다...

 

 

 

 

저도 반가워요. 근데 여자 혼자 짐 나르는데 모른 척 하기예요?

 

여자 혼자라니, 저기 이삿짐 아저씨들 있네.

 

암튼! 좀 도와줘요.

 

-_-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또다시 열린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은주-_-

 

 

 

 

어. 과장님 여기 웬일이세요?

 

 

 

 

무슨 여자 혼자 사는데 이렇게 짐이 많아.

 

투덜거리면서 한 마디 하려하는데,

 

 

 


너 정말 짐 없다. 응. 그렇지? 집에서 많이 안 가져왔어...

 

뭐라고? -_-

 

 

 


뭐 암튼, 대충 절리하고 수고하셨어요. 맛있는 거 사드릴께요.

 

 

짜장면 사주더군요. 맛있죠? 응. 겁나 맛있다.-_-

 

 

 

 

오랜만에 좀 무리했더니 피곤했습니다.

 

곤하게 자는 일요일 오전.

 

벨이 울리더군요.

 

우리 집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벨 누르는 사람은 택배 아니면 세탁소 아니면 도를 아십니까-_-입니다.

 

일요일이니 택배나 세탁소도 아니고, 도-_-를 찾기엔 넘 이른시간인데...

 

암튼 늘 그렇듯이 사람 없는 척 했습니다.

 

 

 

 

 


과장님!!!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

 


일어나기도 귀찮아 같이 소리쳤습니다.

 

 

 

 

왜!!!

 

 

 

 

잠깐 좀 나와보세요.

 

왜.

 

빨리요.

 

할말 있으면 들어와서 해.

 

 

 

 

비밀번호 알려줬습니다. -_-

 

현관에서 기웃거리던 지민,

 

아직도 안 일어났냐며, 자기 집에 놀러오지 않겠냐고 합니다.

 

 

 


응. 안가. (난 시크하니까. 쿨럭... =-_-)

 

맛있는 거 해드릴께요.

 

어제 맛있는 자장면 먹었잖아.

 

어휴, 그거 말구요.

 

뭐야. 본론만 말해.

 

 

 

 

침대에서 빠져나오기가 싫어 고개만 빼곰히 내밀고 현관에 있는 지민과 계속 대화를 했습니다.

 

 

 

 

자기 어제 냉장고 샀다고,

 

어 그래. 축하해.

 

 

집에 좀 와달라고 하는 군요.

 

 

나 기계 잘 볼줄 몰라.

 

자기가 잘 보고 샀답니다.

 

그래서!!

 

 

 


이제 배송 올건데 자기 혼자 있기 무섭-_-다고,

 

그래서 같이 좀 있어달라는군요. 썅 -_-

 

 

 


알았다고, 옷 입게 나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까치집 진 머리에, 목 늘어난 면티, 좀 먹은 츄리닝을 입고 복도 끝 그녀 집으로 갔습니다.

 

10분 쯤 있으니까 냉장고가 오더군요.

 

그녀 쇼파에 누워있다가, 설치 기사 가고 난 다음에 천천히 몸을 일으켜,

 

이제 됐지? 나 간다. 하고 나가는데

 

 

점심 식사하고 가세요.

 

먹었습니다. -_-

 

 

생각보다 요리 솜씨가 좋더군요. 역시 음식은 전라도!

 

잘 먹었다. 잠도 깨고 깍아준 사과도 먹고 식탁에서 일어서는데,

 

 

 

 

저... 과장님. 응? 티비도 좀 보고 가시면 안 돼요? 티비? 어디?

 

 

티비도 곧 배송올거랍니다. -_-

 

 

 

 

아니 얘가 지금. 너 원룸에서 tv도 없이 살았어?

 

 

 

 

 


냉장고는 간이용 작은 거고, tv도 집에서 보던 조그만 거라 이번에 이사하면서 큰맘 먹고 바꿨답니다.

 

참네... 점심 먹인 이유가 있었군.

 

또 한 30분을 쇼파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너무 무료해서 집에 있겠으니 tv오면 부르라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쇼파에 누워 tv를 보다 깜빡 잠이 들었나...

 

또 철문 두드리는 소리.

 

 

 


과장님! 왜! tv온대요. 알았어-_-

 

 

 

 

tv 설치하는 동안 또 멀거니 그녀 쇼파에서 뒹굴...

 

 

 

 

자 이제 간다. 다 됐지?

 

 

 

 

에어컨은 겨울 되면 달거라고, 그 때도 또 한 번 수고해 달라는군요.

 

 

 

 

그 전에 이사갈거야. -_-

 

 

 

 

아니, 이 넓은 서울 바닥에 이것도 대단한 인연인데 이 정도도 못해주냐고 합니다.

 

 

 

 

여기 경기도거든 -_- 글고 이게 대단한 인연이면 이 아파트 단지 사람들 다 인연이냐?

 

과장님이랑 저랑은 원래 알던사이잖아요. 호홓.

 

원래 알아서 참도 좋겠다.

 

입을 삐죽거리며 나왔습니다.

 

 

 

 

과장님 근데 거의 식사는 시켜드시죠?

 

아니, 나 거의 해먹어. 입맛이 까다롭지 않거든.

 

아. 그래요. 장은 어디서 봐요?

 

응 저기 좀만 가면 마트 있어. 그래요?

 

언제 가실건데요? 저도 좀 알려주세요.

 

그래. 좀 있다 갈거야.

 

아. 잘됐다 그럼 같이가요.

 

 

 

 

 


아... 왠지 말리는 기분입니다.

 

둘이 각각 카트를 끄는데,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쏟아지는 잔소리

 

 

 


야! 나 지금 엄마랑 장보러 왔니!!

 

 

 

 

 


폭풍-_-같은 한 주가 지났습니다.

 

 

금욜, 오랜만에 만난 동창등과 찐~하게 한 잔 마시고,

 

싸늘하게 식어있는 토욜 아침...

 

 

 

 

과장님!!!

 

 

 

 

철문 두드리는 소리.

 


아... 씨바... -_-

 

 

 


소리지릅니다.

 

 

 


왜!!!

 

좀 나와보세요!!!

 

들어와서 말해. 비밀번호 알지?

 

 

 

 

 

 

 

 

 


인터넷 기사가 설치를 하더니, 연락처랑 뭐... 이것저것 알려줍니다.

 

 

저 여자분-_- 한테 알려주세요.

 

아. 이런 거는 원래 남자분들이 잘... ^^;;;

 

저 이집 주인 아니에요. 저 여자분한테... 제발 좀...-_-;;;;;;

 

 

 


점심먹고 가라는군요.

 

 

됐어. 글고 너 또 한번 현관문 두드리면 혼난다.

 

그러니까 과장님, 전화 좀 받으세요. 아니면 벨소리에 좀 나와보시던가요.

 

너도 혼자 살다 보면 그렇게 돼.

 

그럼 앞으로 그냥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가요?

 

왜, 또 뭐 시켰어? -_-;;;;

 

아니... 오후에 같이 마트 좀... ^^;;;;;;

 

 

 

 

 

 

 

 

 

 

 


세상에는 언제나 흔한 일만 일어난다.

 

자기 자신에게는 대단한 사연 일는지 몰라도 세상 전체로 보면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한 가지도 없다...

 

 

- 은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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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많이 썼습니다. -_-

 

2편으로 마칠려고 했는데, 이게 또 쓰다보니 그나마 최근 일이라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하해 와 같은 칭찬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군요.

 

전 이미 경험한 내용이라, 이게 그렇게 재미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암튼... 무지 감사합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댓가 없이 글을 쓰는군요^^;;;;;;;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될 지 몰라서...

 

드라마나 연속극 처럼 극적인 부분에서 자르기에는 실력도 없고,
-제 얘기라 어디가 클라이막슨지 당췌...-_-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거 같아서요

(성심껏 타자 쳤어요. ㅠㅠ)

 


다음 얘기 시작하지 않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짧은 에피소드 한 두개 정도 더 쓰고 빨리 끝낼게요

 

지금 잠도 안 자고 쓰고 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