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다른나라 얘깁니까?

김동욱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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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용인에 살고있고 저희 아버지는 축산업을 하십니다.


구제역 때문에 한숨만 더해지는 나날을 살고계시는 분들과 이땅의 축산업 종사자분들을 위해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말 부터 발생한 구제역이 1월 24일 오늘까지 꾸준히 발생해서 경기도 북부는 물론 경기도 남부지역도 구제역 바이러스에 의해 거의 초토화 되다시피 했습니다.

  저희 농장은 1월 10일 시청으로부터 공급된 구제역 백신을 갖고 모돈(어미돼지)만 접종을 실시했습니다. 공급량이 부족한 관계로 우선은 모돈부터 백신 접종을 실시하라는 취지였겠지요. 그런데 하루가 지난 1월 11일 점심쯤에 모돈을 옮기다가 절뚝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어미를 발견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전날에 눈이와서 어미돼지들이 걷고있는 길에는 눈이 꽤 쌓여있던터라 절뚝거리는 돼지의 발자국에 피가 묻어있는걸 발견할 수 있었죠. 아버지가 구제역이 확실한 것 같다는 생각에 신고를 하시고 그날 4시쯤에 수의사님이 오셔서 앞발과 뒷발 모두 4개의 발굽에 수포가 삥둘러서 일어난걸 확인하시고 구제역 확진판정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2일날 2천두 조금 넘는 돼지를 모두 살처분했습니다.

  저희 농장에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 약 800m 떨어진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었고 인근 마을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맨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이 저희 농장에서 약 800m 떨어진 농장인데 이 농장의 위치가 마을을 관통하는 길을 지나서 있던터라 그 마을의 모든 한우와 돼지 또한 살처분 대상이었습니다. 인근마을 또한 마찬가지였죠.
  저희농장까지 포함해 이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이 3곳인데 그 후 우후죽순 처럼 이곳저곳 할 것 없이 마구마구 발생했습니다. 도로에 설치되어있는 방역시설이 무색할정도로..정말 마구마구 발생했습니다. 살처분과 백신 그리고 방역활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는 다 퍼져 있을텐데..말이죠.

  그리하여 오늘까지 용인 축산업의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이곳이 몇 곳의 돼지농가들만 남아있을 뿐입니다.(한우와 젖소 농가들을 제외하는 이유는 백신 접종을 통한 항체 형성율이 돼지보다 탁월하기 때문인지 최근 이지역에서 소에 관련한 구제역 의심신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서 1월 10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2주가 지난 오늘은 정부에서 말하는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가 완전히 형성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이 지역 돼지농가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곳에서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습니다. 물론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돼지의 채내에 침투했을 수도 있겠죠.. 위에서도 언급한 바 소와 달리 돼지는 구제역 불활화 백신..(불활화 백신:구제역 항원을 사멸시켜서 항체만 만들 수 있게끔 한 백신을 말합니다.제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문의한 바로는 이 불활화 백신의 사균[항원]에 의한 구제역 발생은 절대 없다고 합니다)..을 통한 항체 형성율이 높지 못하다는 점에서 구제역 발생에 대한 책임을 구제역 백신에 지우려는 것 또한 잘못됬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겁니까..백신에 문제는 없고..방역활동은 그 나름대로 되고있는 것 같은데..바이러스를 멀리멀리 퍼뜨리는 바람에 문제가 있는 겁니까? 구제역을 막으려면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하는 겁니까?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되도록 한 가장 큰 책임이 어디에 있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어디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7월이나 8월은 되어야 농장을 다시 경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추세로는 어미돼지를 들여오는것이 가능한지 조차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비육돈 출하시 돼지값이 1kg에 3~4천원대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7천원대를 웃돌아 한 달 사이에 돼지값이 두배로 올랐습니다. 돼지값이 계속 7천원대를 유지하진 않겠지만 분명히 안정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살처분이 이뤄진 농장은 F1(F1:종자가 다른 두 마리의 순종을 교배시켜서 낳은 제 1대 잡종)을 들여오려 혈안이 될 게 뻔합니다. 게다가 F1은 비육돈과는 달리 새끼를 베고 낳는..그러니까 농장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돼지이기 때문에 그 값이 비육돈의 2배 가량 됩니다(평소에도 2배가량 했습니다). 당연히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죠..F1의 가격이 언제까지 솟구칠지 모르겠습니다. 6월 7월 되도 가격이 안정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대책을..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2조가 넘는 국고를 낭비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세금이 헛으로 쓰이는 일은 당연히 달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구제역에 대해서 국가가 할 일은 살처분에 따르는 피해보상만이 아닙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부수적인 금전적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만일 F1 시장의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F1의 입식자금에 대해서 분명히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구제역 바이러스로 인해 '이쁘다 이쁘다'하며 키우던 돼지들 다 살처분 시키고 다시 농장 시작하려니 어미돼지 값이 보통이 아니니 F1의 입식에 드는 모든 비용에 일정 부분을 지원해달라는 것입니다. 살처분된 모돈의 보상금을 작년 평균에 +X%~Y% 추가해서 보상해준다는데 그 금액이 F1을 들일 때 소비되는 금액과의 갭이 크다면 당연히 보상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땅에 빚없이 돼지나 소 키우는 농가가 몇 퍼센트나 될 것 같습니까....?

정부의 지원없으면..다시는 농장하지 못할 분들이 많습니다....

 


여태까지 발생한 구제역의 여파로 고공행진중인 F1과 출하돈의 시세를 하루빨리 안정시켜주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정말정말 너무 고생하시는 공무원 여러분과 축산업을 하시는 분들..그리고 축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힘내시라는 말..꼭 전하고 싶습니다.

 

어설프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