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만난 스페인 녀석ㅋㅋㅋ

까미노2011.01.30
조회8,701
별거 없는 이야기 들고 나타나는 까미노임미다~~~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스압쩌네요.......쓰다보니 생생한 기억에 막 몰두해가지고 쓰느라고..........왜케 길어진거야! ㅋㅋㅋㅋㅋ쓰고나니 이거 뭐야!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잠저도 많이 내성적인 편이라서 북흐....이거 내려버릴지도 모르겠어요.윽............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 스돌이 집.부끄밤이고 비도 오고~ 
4일전 일인데이건 올렸다가 지우고 싶을지도 모르겠....더위그런거 있지 않음?같이 행복해하고 싶다가도 나만 간직하고 나만 행복하고 싶은 그런 일들......사랑하면 다 경험하는 일이지만내껀 나한테 너무 소중한 그런 것들......음흉

근데 판에 이런 거 쓰게 될 줄은 몰랐음;;;



 
그 전날밤 녀석은자기 머리가 책으로 꽉 찼다면서 자기 미치기 전에 아무데나 나가자고 했음.밤 1시에 메일로....
-그리고 니 생일 얼마 안 남았잖아ㅋ
2월 초 어느날이 나님 생일임.녀석은 내 생일 때 며칠 동안 마드리드에 돌아갈 일이 있음.
-내 생일 때문이냐? 니가 답답하니까 나가자고 하는거지 ㅋㅋㅋㅋ
-나 차끌고 나갈건데 ㅋㅋㅋㅋ 안 좋아?
이것저것 안따짐.

나님은 바다를 외쳤음.물론 야밤에 뛰쳐나가자는 건 아니고담날.......ㅋㅋ

녀석은 굉장히 헌 중고 피아트 푼또 차가 있음.몇달전에 생긴 거임.여기서 일하는 스페인사람이 아주 오래 타던 차를완전 주워오다시피 했음.녀석이 말하기를 여름에 에어콘 틀면 차가 안 굴러갈지도 모른다고 했음 ㅋㅋㅋㅋㅋㅋ아무튼 많이 헌 차임.뭐 그래도 날쌔게 굴러가긴 함.기름값이랑 시내 통행 제한 때문에 많이 끌고다니지는 않음.

아무튼 나님 돈도 보태서 기름 꽉 채워넣고그거 끌고 라티나를 갔음.짱
녀석이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들으면서 갔음.중요한 건 라티나 바다같은 게 아니고;;;나님도 벌써 라티나 바다같은 건 잊어버렸음.
아니 바다는 좋았음 ㅋㅋ 날씨는 그저그랬지만....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었던 파스타랑 와인도 비싸지 않고 좋았음.녀석이 '블루' 영화 오스트를 막 불러제낌.녀석 목소리에 비해 노래는 좀 아님 ㅋㅋㅋㅋㅋ그 오스트는 사랑을 노래하는 엄숙한 그리스말 노래던데 녀석이 부르면 차차차같이 됨 ㅋㅋ파안
녀석의 노래실력은 나님이 그냥 포기 ㅋㅋㅋㅋㅋ
밥먹고 나와서 바닷가에 한 번 더 감.바다라는게 좋아서 서로 말도 안하고 각자 이리저리 돌아다녔음.
녀석이 걸어다니다가 멈춰서 있길래 그쪽으로 가서 이제 집에 갈까? 생각하는데
녀석이 조용히 있었음.보통 때도 딱 붙어 서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생각 안했음.근데 한참 가만히 있는 거임.
-.....??? 왜 이렇게 조용해?놀람
-니 생일에 너한테 한 가지 말해도 돼?
나님은 녀석이 축하한다고 하면서 괴성을 지르거나물어뜯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음.그래서 일부러 두 손을 모으면서 
-말로 해준다니 다행이야. 아주 길게 말해줘. 축하한다고ㅋㅋㅋㅋㅋ
근데 가만 보니....수염투성이 입은 웃고 있었는데눈빛이 초진지한 거 아님???
-넌 내가 영원히 사랑할 유일한 아이야.  sei l'unica bambina che amerò per sempre.
-......????
나님 원래 반응 좀 느림.스돌이 계속 말했음;;;;
-너를 위해서 이탈리아말로 했어. 나를 위해서 스페인말로도 할 거야.
그러더니 마구마구 진지한 얼굴로다음의 말을 스페인말로 했음.스페인 왕국 자존심 돋네 ㅋㅋㅋ

-내 말과 행동을 선입견없이 받아준 건 네가 유일해. 너는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해줬어. 나를 자유롭게 놓아 줬어(lasciarmi libero). 나는 내가 나인 그대로(così come io sono) 너에게 받아들여졌다고 확신해. 나는 네 옆에 있으면 영혼에 자유로움을 느껴. 네가 나와 영원히 함께 있어 준다면 난 너라는 날개를 가진 사람이 될거야. Amo la tua anima, bramo il tuo sangue e la tua carne, di tutto. 너의 영혼을 사랑하고 너의 피와 살 전부를 갈망해.
그리고 나서 물론 이동네 말로 다시 했음.윽.............써놓고 보니 문학전공 돋네;;;;;;직역으로 써놓으니 느낌이 팍 죽었음;;;;;; 연설문 같아ㅠㅠㅠ으으
'피와 살'은 녀석이 특별한 의미로 사용하는 거임;;;; 그 사람 전체를 뜻함 ㅠㅠㅠ나님은 녀석만의 단어사전에 적응했지만 적응 안된 님덜을 위해 통역 ㅋㅋㅋㅋ


혹시 읽기 지루하신 님덜은 아래 회색부분 스킵하셔도 됨;;;;그냥 주절거리는 거라서......

왜 이런 고백에 자유타령이냐면........
언젠가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었음.
녀석이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이래서 나님도 대답해줬음.
-나도 그래. 내 자신이 자유롭게 살길 원하는 만큼 너도 자유롭기를 바래.
솔직히 나님이 별로 달달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건 사실임.......그런 건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고 천성인 거 같음.......아무리 많이 부러워해도 그게 절대로 되지가 않음.......이건 콤플렉스였을 때도 있었음........실망실망
대신에 자유방임에는 재능이 충만했음 ㅋㅋㅋㅋㅋㅋ그러니 자유롭고 싶다는데 옛다, 니 맘대로 하세요, 라고 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음 ㅋㅋㅋㅋ여기에는 나님도 자유롭고 싶다는 이기심도 깔려있긴 함 ㅋㅋ너한테 자유를 줬지? 그럼 내 자유도 존중해 주삼, 뭐 이런 거.메롱


한국에서 cc였을 때나님과 전남친의 갈등도 이 자유문제였음.그냥 '그'라고 하겠음......악~~별거 다 털어놓는 중;;;; 나 이래도 되는지;;;;그래도 읽어주시는 소중한 님덜을 위해서.....
사귀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까그는 나님이 자신을 소홀히한다고 섭섭해했음.나님은 그가 바라는 기준에 좀 맞춰보려고 노력했음.왜냐면 그가 섭섭해 할 때마다 나님이 무지무지 잘못하는거 같은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임.그러다가 왜 나만 오빠한테 맞춰줘야 하지? 하는 의문이 들어서 이의제기를 시작했음.나님은 그가 '이런 저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라고 할 때마다'온 세상 사람이 다 오빠하고 똑같아? 왜 오빠한테 당연한게 나한테도 당연해야 되는데?'이러면서 언쟁이 시작됨........그러니까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것을 좋아하면서 같은 것을 하는게 너무 당연한 그에 비해나님은 너는 너, 나는 나, 나는 공부도 해야 하고 과외도 해야 하고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고.지금까지 지내면서 서로 다르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왜 나님만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가 느끼는 것처럼 느끼고 그가 바라는 대로 챙겨주고 그걸 다 해야 하는데? 그리고 그게 왜 다 오빠 쪽에서는 당연한 건데? 그 당연이 왜 당연한 건지 내가 이해되게 설명좀 해 봐.나님은 이렇게 따지고 그는 '니 마인드가 별난거야' 이러고그럼 나님은 더 화가났음. 다양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별나다고 생각하면서 그 기준은 맨날 '다들 그렇게 하는거야'라는 안일한 기준이라니!!!!...........이러면서 다툼.우씨버럭
아무튼 그는 처음에는 '너는 참 묘한 데가 있어' 라고 했고나님은 '오빠는 참 자상한 것 같아' 라고 하면서 시작했지만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힘들어짐. 굳바이 하고나서 그는 다른 여친을 만나서 잘 지냄.나님 여기 온 후로 연락 안 됨.
생각해 보면 그가 나쁜 사람은 절대 아니었음........뭔가가 맞지 않았을 뿐. 원하는게 서로 달랐을 뿐..................쳇.취함

근데 스돌이의 경우.
녀석과 점점 가까워지면서방목이 힘들었다는 것도 고백해야겠음......슬픔
녀석을 좋아할수록보고 싶고 옆에 있고 싶고 나만 보게 하고 싶고....뭐 그런 마음이 아주 많이 드는 거 아니겠음? 녀석이 자기 친구들하고 나가지 않고 나하고도 좀 놀았으면 좋겠고....녀석이 바쁘다고 할 때도 그래도 좀 보면...싶고......비관적인 내용의 시(그놈의 파베제....) 하나 메일로 날리고 며칠 잠수타면무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약간 되고......연락 없다가 '여기 카타니아임' 이런 메일 받으면가기 전에 얘기 안 해 준게 속으로 쪼금 섭섭하고......그런 감정이 내 맘 속에 다 있더라는 거임.
그치만 또 뒤집어서 생각하니깐나도 어떤 때는 다른 친구를 만나야 하고.....과제나 시험이 산더미같으면 신경이 곤두서서전화나 안부메일도 거추장스럽고....바쁠땐 녀석이 만나자고 그래도 일끝나면 만나자고 자르고....조용히 내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나님은 아예 예고도 없이 잠수타 버리고....당황

내가 이럴 때 녀석도 참아 줌.멋적게 다시 만나면 나님 머리 위에 자기 주먹을 턱 얹으면서
-괜찮아?
하고는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음.나는 이래도 되고 녀석은 그래선 안된다는 건 불공평하지 않음?
모르겠음. 이제까지 만났던 인간들과는 달리녀석과는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합의같은게 있음.그걸로 둘이 버텨온 건지도 모르겠음........달달함이 없으면 쿵짝이라도 맞아야 하는데녀석과 나님은 쿵짝이 잘 맞는 거 같음 ㅋㅋ윙크

암튼 저 자유를 부르짖는 고백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거임.
다시 돌아가서.

녀석의 고백에 나님 역시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돋는 말빨로 대답을 잘 해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음....?그치만 나님은 당황하면 입에서 말이 안 나옴.....
뭐라고........?놀람
이동네 말 다 날라감.......스돌이 진지한 얼굴이랑 눈빛밖에 안 보임.놀람놀람




그래 다 좋아.
근데
나도 스돌이가 옆에 있어서 좋았는데스돌이가 없었어도 괜찮았을까?하는 질문이 문득 떠올랐음.

스돌이가 없다고 생각하니깐
헐..........
갑자기 숨을 쉴수가 없었음;;;;;;;
그리고 너무 슬퍼서 눙무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통곡우띠, 그럴 생각은 아니었뜸!

스돌이가 자기 손가락으로 눈물 닦아주고웃으면서 입에 뽀뽀해 줬음..........
눈물을 핥길래 그게 싫었음.나님이 머리를 돌리니까 녀석 한 3초 멈춰 있더니 하하거리면서 말했음.
-니 눈물 새싹 맛임ㅋㅋㅋㅋㅋ
대체 새싹 맛이 뭐임?(비 냄새, 토요일 냄새에 이은 새로운 공감각적 표현 ㅋ)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쳐다봤음;;;나님은 훌쩍대면서도 그 사람들을 쳐다봤고스돌이도 같이 쳐다봤음.아마 그 사람들은 스돌이가 나님을 나쁜 일로 울렸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름.
스돌이랑 나님이 쳐다보니까그 관광객들은 모른 척 하고 서로 떠들면서 저쪽으로 갔음......

녀석 다시 즐거워함.
-자, 이제 착한 아이 차례야. 나한테 말해 봐ㅋㅋㅋㅋㅋㅋ
나님 손목을 잡아 끌더니 왁-이러면서 손등을 물어뜯는 시늉을 했음.

그럼 그렇지;;;;;;
팔뚝을 줘팼음.....녀석은 나님을 꽉 끌어안고 등을 쓰담쓰담해 주면서하하거렸음............
-난 너한테 뭐야? 나도 너의 날개야?



집에 돌아올 때 스돌이가 좋아하는 스페인 노래 들으면서한 마디도 못하고 옆좌석에 앉아서 어두운 창 밖 내다보면서 그냥 실려왔음.
나님 생긴게 이럼. 어쩌라고......나님도 드럽게 재미없고 내성적인 인간임.잠
차에 탈때안전벨트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음.스돌이가 아무 말 없이 안전벨트 잡아당겨서 매줬음.
나님은 녀석한테 이따위 말이나 하고 있었음.
-너도 안전벨트.....ㅠㅠ


뭔가 짜릿한 리액션을 기대하셨다면 죄송여.
나님 생긴게 이런데 소설같은 대사와 리액션이 나올리가 없음.실망

고마운 건 
스돌이도 나님의 멍청한 상태를 방해 안하고모르는 척 조용히 운전해서 집까지 왔다는 거..........
나님같은 인간은정작 중요한 일에서자기 감정을 잘 모름.......
나님도 잘 알고 있음.이런게 인간관계나 사랑이 깨지는 이유였을 때도 있었다는 거.....
벗뜨!지금 내 곁에 있는 인간이  이걸 다 받아줬다는 걸 알게됨.

나님 집 근처에 도착해서 나님은 어색하게
-내리지 마. 잘가.
이랬음.되게 부끄러웠음. 완전어색 ㅋ슬픔
녀석이 머리를 갸웃하더니 씩 웃으면서 이마랑 볼에 뽀뽀해 줬음.그러면서 
-꼭 우유에 꿀 타 마시고 자, 미 닌냐.
라고 했음, 우띠........(우유에 꿀 타 마시는 거는 나님과 스돌이가 잠이 안 올 때 하는 일)




여전히 멍한 채로 뜨거운 물 잔뜩 틀어서 샤워하고자기 전에 메일 열어보니 녀석이 한 줄짜리 메일을 보냈음.
-Buona Notte piena di uccelli bianchi.......  하얀 새들이 가득한 밤 되길.....

여기서 잠만....완전 돋는 소리 해도 됨?
나님 그때 정말로밤하늘에 가득 날아가는 하얀 새들을 눈앞에서 환상으로 봤음.죄송여. 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 됨....땀찍

스돌이 야행성이고 나님도 야행성이라밤 11시-2시 사이에 지메일을 보내면 완전 실시간 채팅처럼 됨;;;(그런데도 채팅은 하지 않음 ㅋ)


답장에다가 
-Buenas Noches!
이 정도 쓰고 .......


걍 잤으면 되는데










...........나도 니가 말해준 것만큼 너한테 말했어야 하는데난 왜 아무말도 못했던 거야!나도 니가 한 말이랑 똑같은 마음이었는데!
갑자기 나님 빡돔.
죄송. 이순간 잠시 최악의 똘끼 작렬에다가살짝 미쳤었음...








나님은젖은 머리에 수건 두르고 메일에 이렇게 씀;;;

-나 배고파.  빠에야 먹고 싶어.  지금 당장.
























지메일은 메일이 도착하는 걸 바로바로 볼 수 있지 않음?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정확히 5분 만에 답장이 옴.


























-arrivo.  간다.








그때가 밤 11시 20분이었음.
















녀석이 고물차 몰고 나타난 건11시 45분이었음.
고물 푼또가 페라리의 속력을 냈엄ㄷㄷㄷㄷㄷ



나님은 머리 드라이기로 말리는 것도 잊어버리고추리닝 바람으로 빠에야 먹으러 녀석 집에 갔음.허걱
가는 동안 녀석은 들떠서갖가지 빠에야 이야기만 했음.
녀석이 스페인식 악센트와 발음으로이동네말을 떠드니까이게 스페인말인지 이탈리아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음.'빠에야'만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었음.













녀석이 나님 손을 잡고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지나계단을 뱅글뱅글 올라가같이 집에 들어설 때까지나님 머리 속에 아무 생각이 없었음;;놀람
녀석은 나님을 소파에 앉혀놓고자기 놋북 켜서 TV 연결시켜가지고나님 앞 테이블에 갖다 놓고눈치를 슬슬 보면서 
냉장고 털어서 창작 빠에야 해 줌.(대충 있는 재료 다 긁어모은 잡탕빠에야 정도?)



녀석이 쵸리죠 썰어넣은게 보이는빠에야 접시를 놓는 순간

나님 제정신이 돌아옴............헐..........땀찍

녀석은 빠에야 먹고 있는 나님 앞을 왔다갔다 하더니스페인 기타 음악을 틀었음.
나님 귀에는 음악이 들어오지도 않았음.
이 사태를 어쩔거임?으으
.........일단 눈앞에 있는 걸 최선을 다해 먹어치움;;;;;;
글구나서 녀석 눈치를 보면서 말했음.

-Grazie. 넌 최고의 요리사야.
-....뭐 더 먹을래? 아니면 마실 거 더 줄까? 맥주도 있고. 
-아니. 정말 고마워. 네 편안한 밤을 내가 막 방해했지?
-아냐 아냐 정말로. 니가 와서 나도 만족해.
녀석 예의바른 대답은 하지만 내심 촉각을 곤두세운게 눈에 보임;;;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정말 초난감;;;
나님은 정말 상황을 뒤로 돌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었음.얼굴이 완전 새빨갛게 화끈거리는 게 막 느껴졌음.으으녀석 앞에 나님 심장이 막 훤하게 드러나는 것만 같았음.....녀석은 말없이 나님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음.그 말없는 순간이 너무너무 겁이 났음.....으으으으그 긴장한 얼굴을 모른척 하고
-나 배불러서 진짜 졸려. .....소파에서 잘까?
.......................
녀석은 잠시 뻥쪄있더니
-침대에서 맨날 자놓고 웬 소파. 여긴 니 집이야.
-......이닦고 자야지......
나님은 안 움직이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서 욕실로 감.욕실에는 나님 칫솔도 있음.이닦으면서도 정신은 하나도 없었음.
욕실에서 나와가지고녀석 눈치를 막 보면서게걸음으로 침실 쪽으로 들어감.사실은 정말 긴장해 있었음.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까나..... 땀찍과연 침대에 올라가는 게 잘하는 짓인가.....이러면서.
녀석이 뒤따라 왔을 때 쿠구궁......땀찍
심장이 떨어질정도로 오마이갓이었음.휙 돌아보니까 녀석은 나님 표정을 한 번 슥- 보더니이상야릇한 얼굴로
-Sogni d'oro(좋은 꿈 꿔).
이러고 침실 문을 닫아 줬음.밖에서는 뭔가 그릇을 치우는 것처럼 딸그락거리고음악소리가 줄어들고욕실 문을 열고 닫는 소음들이 들리더니

............................잠잠해졌음.

나님 계속 깨 있었음.혹시 녀석이 돌변해서 쳐들어오는 거 아닌가 해서.
녀석 성격상 그러지 못할 거라는 예상도 했지만나님이 한 도발이 너무 커서 꽉 쫄아있었음.갖가지 시나리오를 수십개 쓰면서 이불 둘러쓰고 있었음.....슬픔통곡땀찍당황허걱
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하고ㅋㅋㅋㅋㅋ
바깥이 한참 조용해졌을 때 나님도 선잠이 들었음.









담날 아침 일찍 깼음.제대로 잔 것도 아니고 밤을 새다시피 했는데정신이 번쩍 들었음;;
........
녀석은 소파 위에서 옷을 그대로 다 입은채담요를 둘둘 감고 쿠션 하나 받치고 웅크리고 자고 있었음.


..................
미안해 죽을 것만 같았음;;;실망잔뜩 기대한 녀석을 한순간 바보 만들어버린 거임;;나님도 잘 알고 있음.
이 동네에서'나 오늘 저녁에 니네 집에서 파스타 먹고 싶어.'이거는'나 오늘 너랑 자고 싶어'라는 말이랑 똑같다는 거.근데 나님은 것도 한밤중에 난데없이 그랬다는 거.....물론 그때는 갈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이었음;;
녀석한테 가서머리를 쓰다듬해주니까 눈을 떴음.일어나는 녀석 얼굴도 잠을 잔 얼굴은 아니었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녀석 목을 끌어안고 수염난 뺨에다 뽀뽀해 줬음.녀석이 머리를 돌리고 나님을 끌어안는 바람에키스로 변화됨ㅋㅋㅋ
고만 좀 하라고.... 나 이도 안닦고 세수도......더위물론 너도 그렇지만...ㅋ주먹으로 녀석 옆구리와 등을 툭툭 쳤는데진짜 점점 세게 껴안음;;

헐.........너무 세게 끌어안기니까 점점....위기감을 느꼈음;;;;당황함.땀찍
-Basta, basta! Smettila!  됐어 됐어, 그만! 
이정도면 녀석이 나님을 놔주고자기도 하하거려야 하는데
이번엔 꿈쩍도 안 하는 거 아니겠음??녀석의 몸무게가 나님 쪽으로 점점 기울어짐;;;;허걱
물론 녀석이 힘으로 밀어붙인다면나님은...... 힘이 없.......그리고 녀석은 진짜 힘과 에너지로 똘똘 뭉친 야생동물 같은 인간임.
그러게 무슨 정신으로 야밤에 집에 쳐들어와서편하게 퍼져 자는 만행을;;이건 백퍼 내탓임;;통곡막 후회하고 있는데







녀석이 놔줬음.
무서운 눈으로 나님을 막 노려 봄;;;녀석 숨 몰아쉬는 소리가 들려서 허거더ㄷㄷㄷㄷ....


나님이 잔뜩 얼어있는 걸 보고완전 옆으로 쓰러지면서 폭소;;
미쳤나.....?놀람
녀석은 나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Mi niña, 다음에 또 한밤중에 빠에야 해달라고 조르면그 밤은 절대 빠에야로 충분하지 않을꺼야ㅋㅋㅋㅋㅋ 오케?
머시라고라?수염투성이 얼굴이 신나게 하하거리는게 얄미워서 한대 팰려고 했더니나님 양팔 잡고
-아 근데 너 아직 말 안했다? Mi ami anche tu(너도 나 사랑해)?
쑥스러워서 소리지름.
-lasciami(놔줘)!
물론 놔주지 않으면 그 힘센 손아귀를 절대 뿌리칠 수 없음.......
-No, anzi. 대답해.
나님 이런데서 마음이 약함.풀이 팍 죽었음.......그 와중에도 스페인말로 그게 뭐였더라? 생각했음.슬픔
-........te quiero......
-Me quieres? !@%$^%&*($#((#@*^#$!(스페인말)!!!!! Bravissima!
녀석 소리지르더니 나님 끌어안고 등을 쓰담쓰담;;;뭐라 그런거야...??? 뭐 대화가 이래.....???왜 bravissima가 나오는건데?땀찍
......근데녀석은 분위기 잡고 말했는데 나님은 녀석의 술수에 말려서 고백한 거 같은 좀 억울한? 그런 느낌이 들었음.녀석은 바닷가에서 예술돋는 멘트 써가면서 고백하고나님은 추리닝 바람으로 자고 일어나서 세수도 안하고 녀석과 실랑이하다가.........얼떨결에.......

말하고 나니 홀가분했음........ㅋㅋㅋㅋㅋㅋㅋ부끄

..............................................ㅠㅠㅠ

사실 고백이고 뭐고빠에야가 아니라 다른 일이 벌어졌어도 나님 할 말이 없었음.......나님이 미쳐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고마워 스돌이.......슬픔



이거 때문에 지금까지 스돌이가 나님보다심리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굴욕적인 이야기임;;;;우띠-
스돌님은 자신이 그 밤에 온갖 고민과 시련을 극복하고ㅋㅋㅋ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 때문에 매우매우 유리해진 위치를마음껏 즐기고 계심.....ㅋㅋㅋㅋㅋㅋ음흉나님........진심 코 꿰었음........ㅠㅠㅠ스돌님하를 상전으로 모시고 있음......며칠동안.ㅋㅋㅋㅋㅋㅋㅋ흐흐











지금 저 책상 앞에 앉아서 무테안경 끼고뭔가 토닥토닥 열심히 쓰고 있는노숙자풍의 수염투성이 스페인 남자를 사랑합니다.
왜케 열심이니......ㅋㅋㅋㅋㅋ방해하고 싶어지게 ㅋㅋㅋ녀석은 제가 하도 이걸 열심히 쓰고 있으니까 (두시간 반째)제가 열공하는 줄 알고 방해안하고 있어요 ㅋㅋ

그냥 아주 아주 평범하게 만났을 때(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전)스페인 사람이라는 낯설음보다편안함을 먼저 느꼈다는 게 뭔가 징조였던 거 같아요.
비가 옵니다.녀석은 비냄새에 미치고나님은 빗소리에 미치고......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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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제밤에 쓴거구요 ㅋ
사실은 이 사건 이후 공부가 잘 안되네요 ㅋㅋㅋㅋㅋㅋ셤쳐야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쓴 걸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정신 차려야지 ㅋㅋㅋ
전에 썼던 판은 지웠어요 ㅠㅠㅠㅠ 녀석의 흔적이기도 해서 ㅠㅠㅠㅠ물론 녀석이 판을 볼 리는 없지만 왠지 미안해서요 ㅠㅠㅠㅠ따뜻하게 달아주신 댓글들은 정말 제 맘속에 남아있습니다.제가 큰일에는 무덤덤하고 작은 표시들에 막 감동하는 인간이라서요.....
저 사실 스돌이 이야기 엄마랑 아빠한테 구체적으로 얘기 안했는데.........아무래도 이제 실토해야 할 듯...........파안걍 예전부터 "거기 친한 남자친구 있냐?" 그럴때"어 뭐.....여기도 다 사람사는 동네임" 이러고 말았는데 ㅋㅋㅋㅋ것도 이동네남자 아니고 스페인남자라고 하면 ㅋㅋㅋㅋㅋ





엄청스압인데 인내심을 발휘해서 읽어주신 님덜 감삼니다!


Arriveder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