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의자 당신 혼자의 것이 아니에요+ 사진有

노래하는여우2011.02.05
조회1,698

안녕하세요

이 글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으실 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더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국제 도시, 글로벌 도시, 2014 아시안게임 지정도시

이런 멋진 수식어가 달린 인천에 살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

 

그런데 이 거대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에 걸맞는 시민의식이 박혀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여러분들에게 정말 사소한 것일 수 있어요

 

바로 버.스.

 

인천은 물론 다른 지역 시내버스에는

좌석버스의자 형태의 두개의 의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해 되세요?

 

요금을 내고 버스 안에 들어서면

한쪽은 한줄 짜리 의자

한쪽은 두줄 짜리 의자

이렇게 되어있는 버스가 대부분이에요

 

버스회사측에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자리에 앉을 수 있게

그런 아이디어를 냈겠죠

하지만

시민들은 그 의도와는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오늘 겪었던 사례를 말씀 드릴게요

 

 

 

 

-

 

신세계 인천점 앞에서 6시 40분발 21-1 버스를 탔어요

오늘이 설 연휴 주말이라 사람이 많진 안더라구요

요금을 내고 버스 안으로 들어갔는데

한줄 의자 3개는 이미 다 자리가 차서

두줄 의자에 앉으려고 눈을 돌렸어요

근데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있더군요

한.명.씩.

두개가 붙어있는 의자에, 그것도 창문 쪽도 아닌 복도 쪽에

약속이라도 한듯 한명씩 쭈루룩 앉아계시더라구요

 

 

저는 이미 그런 일에 익숙했지만

당황스러울 정도로

안에있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앉아있었어요

어디에 앉아야 할지 두리번 거렸는데

어떤 아가씨? 아주머니? 분이 안쪽으로 들어가셨어요

그래서 저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죠

 

 

근데 문제는 저 다음에 들어온 사람이었어요

어떤 젊은 남자분이 설 선물인지 쇼핑백을 몇개 들고 들어오셨어요

짐도 있으신 터라 자리에 앉으려고 하셨죠

그래서 어떤 한 나이좀있으신 여자분께 옆자리에 좀 앉겠다고 하는거 같았어요

멀리 있어서 말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지만

창문쪽 자리를 가리키면서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여자분의 행동은요,,,

 

여러분 아시나요?

다리를 모아서 바깥쪽으로 돌린다음에 사람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주는 포즈

 

이거였습니다

남자분은 약간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그냥 몸을 돌려버렸어요

그 여자분이요?

그냥 그 자리에 앉아 계셨죠

 

 

 

 

 

위에 보시다 시피

제 바로 앞부터 쭈루룩- 요렇게 앉아계셨구요

제 뒤에도 물론 이었구요

 

오른쪽에 젊은 남자분의 손에있는 쇼핑백들 보이시죠

가벼운 무게는 아닌듯 싶죠?

쇼핑백 말고도 다른 짐이 하나 더 있으니까요

 

뒤쪽에서 두번째 분이

다리를 열심히 오므리신 여자분 입니다

몸이 불편하실 정도의 노인분 아니셨구요

그 분에게 많은 짐들이 있었던건 더더욱 아니었구요 [저랑 같은 정류장에 내려서 볼수 있었어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들어온 사람은 두명이었어요

한분은 나이좀있으신 여자분

다른 한분은 젊은 여자분

그 두분이 나란히 두줄 의자 옆에 서계셨어요

근데 역시나

창문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는 커녕

아까처럼 다리를 바깥으로 해서 들어갈 공간조차 만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나이있으신 여자분은 뒤에 자리가 났는지

뒷자리로 가셨구요

젊은 여자분은 끝까지 그 자리에 서서 가셨어요

 

 

이 사진은 내리는 중에 찍은거라 좀 복잡한데요

저기 안내리고 서 계신 여자분이 그 젊은 여자분입니다

여자분 앞에 앉아있는 분은 서계시는분 보다 젊은 한 20대초반의 여자였는데요

저 여자분이 내리기 전까지 자리에 앉아서 꿋꿋히 아주 잘 가셨어요

멀리있는 저에게까지 느껴지는 따가운 레이저 눈치도 튕겨내시는 능력이 있으신지 하하하:)

 

 

 

 

여러분,

버스타는 손님 더 앉으라고 만든 두줄 의자가

저런식으로 같이 살아가는 시민들사이에서 불편한 상황을 만들다니 공감하시나요?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은 어느지역에서나 기본적으로

다.반.사. 라는 거에요

 

 

두줄 의자가 언제부터

당신 짐꾸러미 앉으라고, 당신 편하라고, 당신이 전세내는 자리였나요?

 

 

똑같은 요금내고

똑같이 비어있는 자리에는 앉을 권리 있는 사회에요

차가운 이기주의를 놓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라고 외쳐봤자

아무짝에 쓸모없습니다

 

 

복도쪽 의자에 앉지 말라는 말도 안되는 유세 아니에요

그 자리에 앉게 되더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창문쪽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앉았던 자리에 일.어.나.서.

편히 들어가 앉을 수 있도록 해주는

훈훈한 사회를 만들자는 거에요

 

 

 

 

저, 사람들이 칭찬할 정도로 도덕적인 사람 아니지만,

오늘 저 분들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에요

 

두줄 의자 하나로

대한민국 시민의식이 바닥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서로간에 따뜻한 정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래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