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식구들... 언제쯤 편해질까요...

시금치안먹을테야..2011.02.09
조회1,183

오늘 톡을 보다가 시댁 손주타령이란 글을보고

답답한 내 마음도 털어내볼까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32살, 결혼 4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시부모님은 두분다 안계시고

시누이 한분 아주버님 한분 계시고

시아버님 형제분들 작은아버님들, 작은어머님들 계십니다.

모임이나, 행사, 명절엔 아주버님댁으로 가는데

모든 시댁식구들이 한동네 사셔서 한번 가면 다 마주칩니다.

 

남편은 3남매중 막내고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없이자라서 그런지

책임감도 강하고, 성실하고 가정적입니다.

결혼할때 다른건 생각지 않고

남편만 보고 결혼했습니다.

 

 

우리부부는 아직 애기가 없습니다.

일부러 애기를 안낳을려고 한건 아니고

4년동안 4번의 임신과 4번의 유산을 했습니다.

 

처음 임신은 허니문베이비였습니다.

솔직히 반갑지 않은 임신이기도 했습니다.

양쪽집안 도움 없이 결혼해서

몇년은 이 악물고 돈 벌어서 전세자금대출금이라도 다 갚은후에

임신하길 원했었거든요.

하지만 남편은 표현불가능할정도로 기뻐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작은아버님댁을 전전하면서 살아와서

자기만의 가정을 꾸리길 원했었습니다.

 

12월에 결혼하고 2월말 구정이 다가왔습니다.

구정 2주전쯤 애기 심장소리를 들었는데

그전까지만해도 내가 지금 우리 상황에서

이 애기를 낳으면 이 애기를 정말 원없이 사랑할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끔 했었습니다.

하지만 애기 심장소리를 듣는순간 그런 생각이 다 사라지고

그동안 그런 고민을 했던게 미안해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임신초기이니 구정 장거리 여행은 피하는게 좋고

장거리를 가게되더라도 2시간 차에 앉아있으면 꼭 휴식을 길게 취해주고

산모가 몸이 약한거 같으니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시댁은 평소에도 5시간 거리인데 명절에 막히면 답이 안나오는 거리입니다.

시누이가 미리 전화해서 결혼하고 첫명절이니 꼭 내려와야한다고 해서

안내려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애기도 걱정되고 자가용이 없어서 버스타고 갈일이 너무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결혼하고 첫 명절이니 다들 기다리시겠지란 생각도 들고

임신했으니 힘든일은 안시키실꺼라는 믿음으로 내려갔습니다.

 

근데 왠걸..

내려가보니 어른들은 제가 임신한 사실조차 모릅니다.

그당시엔 아주버님이 결혼을 안하셨을때라서

시누이가 아주버님 속상할까봐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어쩐지 시댁식구 어느누구도 축하한다는 전화가 없었더랬습니다.

남편이 내려가서 임신했다고 말하는데도 반응은 그닥 그랬습니다.

 

그동안 시댁의 모든 제사, 행사때 음식은

제일 큰 작은어머님이 전부 하셨었는데

제가 내려가니 이제 새식구도 들어왔으니 음식에서 손을 떼시겠다고 하십니다.

속으론 안돼는데.. 조심해야하는데란 생각이 들었는데

시댁식구들이 맞장구치네요. 이젠 좀 쉬셔도 되겠다고...

 

네..그래서 음식했습니다.

물론 전부다 한건 아닙니다.

둘째 작은어머님이 나물이나 생선같은거 해주셔서

저는 튀김, 부침 이런걸 맡아서 했드랬죠

음식하는동안 남편이 도와주고 있는데

시누이한테 전화가 옵니다.

구정이라서 가게 대청소하니 남편보고 와서 도우라네요

누나가 부모님 대신인 남편은 거절을 못하고 가서 음식끝난다음에 왔네요

 

 

그렇게 구정을 보내고 바로 다음날 저는 유산을 했습니다.

 

 

시댁식구 누구한명 안타깝다며 전화한통 해주는 사람없었습니다.

 

 

 

그 후로 아주버님이 결혼하고 형님이 생겼습니다.

형님도 결혼하고 바로 임신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못하게 하시더군요..

명절음식은 작은어머님들, 고모님들이 나눠하시고

형님은 손도 못대게 하시더군요..

더 충격이었던것은

그동안 단 한번도 튀김을 집에서 한적이 없다고 하네요.

튀김집에 맡겼었고 나물만 집에서 했었는데

새식구 들어와서 집에서 튀김을 했었다는겁니다.

저와 너무나도 다른 대우에 말은못했지만 시댁식구들이 참 미웠습니다.

 

그리고나서 저는 두번째 유산을 했고

형님은 애기를 낳았습니다.

형님은 제왕절개로 애를 낳았습니다.

시누이가 전화하더니

형님 제왕절개로 애 낳는데 수술비 많이 드니

50만원 보내라고 하네요.

네 그래서 저 보냈습니다.

그러더니 고맙다고 전화오데요

 

저 임신했을때 누구한명 축하한다는 말해주지 않고

유산했을때 안타깝다 해준사람 없고

수술할때 만원짜리한장 보태준적도 없는 사람들

 

첫번째 임신이후로

단 한번도 애기 심장소리도 듣지 못하고 유산을 했네요

네번째 유산하고 수술할때는

몸은 마취가 됐는데 정신이 안된건지

수술의 고통을 다 느꼈더랬습니다.

마취가 깨고 아팠던 기억이 꿈이겠지 생각했지만

다음날 의사선생님 말씀이

괜찮냐고.. 수술할때 계속 아프다고 했다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게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유산되는 원인을 찾기위해 모든 검사를 다했지만

원인은 알수 없었고

그 이후로는 병원을 가지 않습니다.

병원앞에만 가도 내가 죽을것 같은 느낌이 들고

이유도없이 눈물만 나서 더이상은 병원에 가기 싫습니다.

 

 

근데 시댁에 갈때마다

이젠 시댁식구들이 괴롭힙니다.

병원가봐라.

너 이제 노산이다.

노력은 하는거냐.

이상있는거 아니냐.

 

 

4년동안 정말 임신이 안되서 불임이어서 그런다면 이해하겠지만

그동안 쭉 임신하고 유산하는거 알면서도 저런말을 왜하는지..

 

 

올해 구정에도 여지없이 말씀하시더군요

어른들뿐만 아니라

형님도 거드네요

형님은 저보다 나이가 4살 어립니다.

나이어린 형님한테 병원가보라는 말 듣는게 참...

그래도 같은 며느리 입장이어서 이해하겠지 싶어 말했습니다.

"유산하고 트라우마같은게 생겼는지

병원가면 내가 죽을것 같은 느낌들어서 못가겠네요"

그랬더니 어디 이상있는건 아니냐고 물어보네요

 

 

저 특별히 시댁에 잘한거 없습니다.

열심히는 할려고 했지만 시댁식구들 눈에 자기식구들 같지 않을수 있습니다.

저도 제 피붙이로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첫유산하고 나서부터 시댁가는게 너무 싫습니다.

 

 

지금은 많이 극복했지만

유산하고나서는 부부관계도 무서워서 못했습니다.

임신될까봐..그래서 또 유산될까봐..

제가 그렇다고 혼자 꽁꽁 담아두고만 있는건 아닙니다.

남편한테 풀지요

하지만 남편한테도 다 하지못하는 말이 있네요

지금도 혼자 울때도 많습니다.

특별히 슬프다거나 가슴이 아프다는 감정이 없는데

저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흐른다고 해야하나...

 

 

 

언제쯤 시댁식구들을 미워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시댁식구도 내식구라고 생각할수 있을까요..

저는 언제쯤이면 웃는얼굴로 시댁에 갈수 있을까요..

 

그냥 푸념삼아 적어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