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은퇴 선언 “첫 번째 죽음 맞는 기분”

대모달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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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2011-02-15]

 

브라질의 축구 황제 호나우두(35·코린치안스)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짧은 인사로 입을 뗐다. 준비해 놓은 원고를 꺼냈지만 읽지 않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이어나갔다. 중간 중간 팔짱을 낀 채 초점을 잃은 눈으로 한 곳을 멍하니 응시하기도 했다. 목이 메었는지 목소리를 가다듬는 소리와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인생 모든 것을 축구에 바쳤다. 후회는 없지만 부상 때문에 가장 큰 행복이던 축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그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1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회견.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호나우두는 그렇게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커리어는 전설로 불릴만했다. 35년전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빈민가인 벤투 리베이루에서 태어나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온 소년. 17세가 되던 1993년 크루제이루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벤치에 머물렀지만 이후 4년간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1996년 역대 최연소인 스무 살에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1997년 당시 최고 이적료(2천790만 달러)를 받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인터밀란에 둥지를 틀었다. 이해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휩쓸었다. 호나우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바우두·호나우지뉴와 더불어 '3R'로 불리며 브라질에 통산 5번째 월드컵을 안겼다. 이 대회에서 무려 8골을 넣어 득점왕이 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통산 15골을 기록하며 게르트 뮐러(독일)가 보유하고 있던 월드컵 개인 최다골 기록(14골)을 32년 만에 바꿨다.

영웅을 주저앉힌 것은 부상이었다. 인터 밀란 시절이던 1997년 오른 무릎을 다친 그는 1999년 브라질을 코파 아메리카(남미 축구선수권) 우승으로 이끈 뒤 수술을 해 2년 동안 필드를 떠났다. 레알 마드리드(2002~2007년)와 AC 밀란(2007~2008년)으로 팀을 옮겼으나 부상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09년 브라질로 돌아가 코린치안스에 입단, 커리어를 정리해나갔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뛰었던 팀의 이름, 자신을 지도한 감독, 스폰서의 이름을 나열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축구 인생이 "매우 아름다웠고, 환상적이었고, 흥분됐다"며 마지막을 정리했다.

〔일간스포츠 이정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