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위니펙에서 언니와 알콩달콩 살고 있는 여인네입니다. 저는 'The Old Spaghetti Factory'라는 스파게티 음식점에서 서버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얼마 전, 좀 좋지 않은 경험을 한 기억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캐나다에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가족 전체가 이민 오거나 엄마가 함께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사정상 어린 아이들만 홈스테이에 맡기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 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저녁식사 시간에 주로 일하므로 가족단위, 커플단위가 많습니다. 물론 단체 예약도 굉장히 많지요. 어느 날은 남부아시아 계통(인도인으로 보였습니다) 부부와 그들의 아이 두 명, 아시아계 남자아이 한 명, 모두 다섯 명이 제 섹션으로 왔습니다. 그 날도 다름없이 빵을 가져다 주고 손님들과 농담도 해 가며 즐겁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니 그 아시아 계통의 남자아이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열 한 살이고 열 두 살인 누나와 함께 어학연수를 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그야말로 캐나다의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아이였습니다. 전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맛은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모든 것이 다 좋았습니다. 인도인 가장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조금 과하게 행동한 것을 제외하고는요. 그런데 식사가 끝나고 제가 접시를 치우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자신이 남긴 파스타를 싸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선 남긴 음식을 싸가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포장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부인에게 조용히 하는 소리를 들어버렸습니다. "이거, 저 애 내일 점심으로 싸주면 되겠네."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당황해서 부인을 쳐다보자, 부인은 멈칫하면서 "에이..됐어" 라고 대답하더군요. 처음 음식을 시킬 때부터도 그랬습니다. 한국 남자아이가 주문을 하려고 하자, 어린이 사이즈 말고 보통 사이즈로 달라고 하면서 먹다 남으면 내일 점심으로 싸주면 된다고 하더군요.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아무리 힘 없는 어린 아이라고 해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까? 같은 나라에서 왔다고 하는 서버가 버젓이 옆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집에선 어떻겠습니까? 본인이 먹고 남긴 것을 도시락으로 싸준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데(한국에 있는 부모는 어떤 심정으로 하숙비를 부치겠습니까?) 인도인 할아버지가 먹다 남은, 침이 잔뜩 섞이고 소스만 흥건히 남은 파스타 몇 가닥을 점심으로 싸주겠다고 저한테 포장해달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 남자아이에게 말을 할까 말까.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조그만 아이가, 한 살 밖에 더 많지 않은 누나가, 이 먼 땅에서 자신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주는 대로 먹고, 하라는 대로 하는 거지요.
저는 그날 너무 화가 나서 집에 와서도 도저히 그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외국에 아이들만 보내신 한국 부모님들, 되도록이면 생판 남들보다, 친척이나 친구에게 부탁하거나, 혹은 본인이라도 오셨으면 합니다. 아니, 상황이 안되서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적어도 홈스테이 식구들에 대해 좀 알아보고 아이를 맡기셨으면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홈스테이 가족들이 좋은 사람들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여기서 생활하면서 항상 만나는 유학생들(머리 큰 학생들은 물론 좀 낫습니다) 중에 제가 부모였다면 정말 가슴이 미어질 상황에 있는 아이들, 꽤 있습니다. 아이들은 말도 못하고 혹은 본인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 조차 모르고 그저 타국의 제 2의 부모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유학도 좋지만,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생판 남들에게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보내셨으면 합니다.
유학생 부모님들께
안녕하세요.
캐나다 위니펙에서 언니와 알콩달콩 살고 있는 여인네입니다. 저는 'The Old Spaghetti Factory'라는 스파게티 음식점에서 서버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얼마 전, 좀 좋지 않은 경험을 한 기억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캐나다에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가족 전체가 이민 오거나 엄마가 함께 와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사정상 어린 아이들만 홈스테이에 맡기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 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저녁식사 시간에 주로 일하므로 가족단위, 커플단위가 많습니다. 물론 단체 예약도 굉장히 많지요. 어느 날은 남부아시아 계통(인도인으로 보였습니다) 부부와 그들의 아이 두 명, 아시아계 남자아이 한 명, 모두 다섯 명이 제 섹션으로 왔습니다. 그 날도 다름없이 빵을 가져다 주고 손님들과 농담도 해 가며 즐겁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니 그 아시아 계통의 남자아이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열 한 살이고 열 두 살인 누나와 함께 어학연수를 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그야말로 캐나다의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아이였습니다. 전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맛은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모든 것이 다 좋았습니다. 인도인 가장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조금 과하게 행동한 것을 제외하고는요. 그런데 식사가 끝나고 제가 접시를 치우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자신이 남긴 파스타를 싸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선 남긴 음식을 싸가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포장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부인에게 조용히 하는 소리를 들어버렸습니다. "이거, 저 애 내일 점심으로 싸주면 되겠네."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당황해서 부인을 쳐다보자, 부인은 멈칫하면서 "에이..됐어" 라고 대답하더군요. 처음 음식을 시킬 때부터도 그랬습니다. 한국 남자아이가 주문을 하려고 하자, 어린이 사이즈 말고 보통 사이즈로 달라고 하면서 먹다 남으면 내일 점심으로 싸주면 된다고 하더군요.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아무리 힘 없는 어린 아이라고 해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까? 같은 나라에서 왔다고 하는 서버가 버젓이 옆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집에선 어떻겠습니까? 본인이 먹고 남긴 것을 도시락으로 싸준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데(한국에 있는 부모는 어떤 심정으로 하숙비를 부치겠습니까?) 인도인 할아버지가 먹다 남은, 침이 잔뜩 섞이고 소스만 흥건히 남은 파스타 몇 가닥을 점심으로 싸주겠다고 저한테 포장해달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 남자아이에게 말을 할까 말까.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조그만 아이가, 한 살 밖에 더 많지 않은 누나가, 이 먼 땅에서 자신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주는 대로 먹고, 하라는 대로 하는 거지요.
저는 그날 너무 화가 나서 집에 와서도 도저히 그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외국에 아이들만 보내신 한국 부모님들, 되도록이면 생판 남들보다, 친척이나 친구에게 부탁하거나, 혹은 본인이라도 오셨으면 합니다. 아니, 상황이 안되서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적어도 홈스테이 식구들에 대해 좀 알아보고 아이를 맡기셨으면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홈스테이 가족들이 좋은 사람들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여기서 생활하면서 항상 만나는 유학생들(머리 큰 학생들은 물론 좀 낫습니다) 중에 제가 부모였다면 정말 가슴이 미어질 상황에 있는 아이들, 꽤 있습니다. 아이들은 말도 못하고 혹은 본인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 조차 모르고 그저 타국의 제 2의 부모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유학도 좋지만,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생판 남들에게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