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의 예의를 상실한 곱등녀를 찾습니다

펄펄끓는구들장2011.02.18
조회3,047

가내두루 평안하신지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음슴체로 고하겠음.

 

 

 

내 오늘 이렇게 붓을 든 이유는 바로 여러분에게

내가 어제 겪었던 서울역의 예의를 쳐 상실해버린 어떤 무개념녀의 행동에

분개하여 어디다 풀고 하소연 할 일이 없어 이를 알리려 함이오.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다 할지라도, 뭐 이런 거에 화를 내 글까지 쓰냐며 어이가 없어진다 할지라도

부디 미천한 이것의 한자락 억울한 마음을 살펴 함께 공감해주시길 바라오.

 

 

때는 어제. 2011년 2월 17일 오후 7시 15분 경이었음.

 

나는 서울에서의 볼일을 마치고 힘겨운 몸을 이끌고 서울역에 도착했음.

서울역에서 집으로 내려갈때 나는 평소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애용함.

서울역에는 승차권 발매기 스무개 정도가 일렬로 쫙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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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발매기에는 저마다 사람들이 한명씩 붙어 티켓을 뽑고 있었음.

나는 멀리서부터 티켓 발매가 거의 끝나가는 사람을 포착,

냅다 달려 그 사람 뒤에 가 줄을 섰음.

 

 

 

 

 

 

 

 

역시 예상대로 내 앞에 있던 사람은 곧 표를 뽑아서 가고 이제 내 차례였음.

한발짝 앞으로 나가 표를 사려던 찰나

 

어떤 검은 덩어리 같은 것이 내 앞으로 휙 새쳐 들어오며

얼굴도 보이지 않은채로

 

"여기 제가 아까부터 기다렸거든요?"

 

 

 

 

말하자면,

 

 이런식으로 내 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임

 

 

 

나는 순간 당황하여 그냔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음.

뭔가 이건 잘못된 거다 정신차렸을때 그 처자는 이미 신나게 발매를 하고 있었음.

나는 하는 수 없이 옆 사람 뒤에 다 시 줄을 섰음.

 

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정말 눈뜨고 코베인 격임.

아까부터 그냔이 내 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건 뭐 화장실 끝줄에 있는 냔이 지가 먼저 똥이 변기를 오래 기다렸다며

내 똥 쌀 차례를 가로챈 경우가 아니고 뭐겠음.

 

한줄서기를 하고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서울역 승차권 발매기는 수가 많아서 한줄서기를 하지 않고 자기가 할 기계 뒤에 바로바로 기다리는 것임.

 

헌데 이 처자가. 내 바로 옆줄에 있었다면 내가 줄을 착각했겠구나 싶었겠지만,

나한테 세칸 떨어져 있던 처자가 갑자기 와서 지가 먼저 가로 챈건 명백한 새치기 아니겠음???????

 

 

물론 기차 시간이 임박해 급한 상황이라면 새치기, 이해할 수 있음.

문제는 그 처자의 그 싸가지를 똥에 말아먹은 그 베라쳐먹을 태도임.

 

 

 

여기 제가 아까부터 기다렸거든요? 여기 제가 아까부터 기다렸거든요?

여기 제가 아까부터 기다렸거든요?

 

 

 

이 시베리아에서 개 열여덟마리를 십 팔년동안 키울 냔 같으니라고...

기본적인 공중도덕 예의라는 것은 이미 초딩때 일치감치 곱게 접어 하늘 위로 올려버린 기세였음.

 

 

 

그처자에게 자리를 뺏기고 물러난 옆자리에서도 나는 또 새치기를 당했는데

그 새치기한 여인은 "죄송하지만 저 차가 바로 30분에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하고 내게 양해를 구하고, 표를 발매하고 나서도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음.

 

이런 경우라면 내가 새치기를 당해 정작 내 기차를 놓친다해도 나는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겠슴.

 

 

 

헌데 이냔은... 이냔은.... !  이냔은!!!!!!!!!!!!!!

 

 

비록 타이밍을 놓쳐 그 처자에게 뭐라 한마디 못하고

떨어졌지만 내 표를 발매하고, 정신을 차리고 점점 분기가 정수리를 뚫고

분수처럼 솟아오를 때에 이르러서는  나는 그 처자를 찾아 귓방맹이를 제대로 한번 날리고 싶은 심정이었음. 

 

 

 

 

 

그녀의 면상 몽타주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단 하나 아쉬움임.

그 처자의 뒷태 몽타주로 말할 것 같으면

키는 약 160cm 전후, 3-4cm 정도의 낮은 검정 구두, 검정 스타킹, 검정 코트를 착용.

검정색 웨이브진 긴 머리, 왼팔에는 주황색 끈의 중간크기 쇼핑백을 걸고 있었음.

 

 

 

그 처자의 종착지는 대략 조치원 아니면 대전일 것으로 사료됨.

 

뻔뻔스러움이 도가 넘는 새치기를 하고서도 그냔은 결국 나와 같은

2월 17일 19시 43분 서울역 출발 대전행 기차를 탔음.

(졸음에 취해 비몽사몽 거리던 중 내 옆을 지나 열차칸을 지나던 이 처자의 뒷모습을 순간 포착.)

 

 

비루한 내가

한가지 미천한 글재주로 이렇게 판에 하소연을 하는 것은

여러분이 선량한 도덕 시민의 마음으로 나와 함께 공감하여

어제의 상심한 소심하기 그지 없는 이 마음을 달래기 위함이요, 부끄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처자가 세상의 욕을 두루 쳐먹어 장수하는 것이외다.

 

마지막으로....

 

 

새치기하지 맙시다 정말... ㅠ

몇 초의 시간을 얻을 수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잃습니다 윙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