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많이 먹으면 살 못뺀다? 육류섭취를 무조건 피해야할까?

비타민MD201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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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많이 먹으면 살 못뺀다? 육류섭취를 무조건 피해야할까?


<영국 BBC뉴스 인터넷판에 소개된 기사. '살 빼려면 고기섭취 줄여야...'>


스테이크 좋아하는 사람에게 충격(?)적인 뉴스가 나왔습니다. 고기 많이 먹으면 살 빼기 힘들다는 군요.


유럽 10개 나라의 37만명을 대상으로 5년 이상의 기간을 갖고 수집한 자료를 이용한 연구이니 결과의 신뢰도는 아주 높다고 봐야 합니다.


고기 많이 먹으면 살 못뺀다? 육류섭취를 무조건 피해야할까?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 최신판에 실린 문제의(?) 논문. Meat consumption and prospective weight change in participants of the EPIC-PANACEA study>


평소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고기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보다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기는 기름기가 많아 칼로리가 높으니까 당연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연구팀들은 통계적 기법으로 섭취칼로리를 보정했는데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똑같은 칼로리로 음식을 먹어도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이 살이 더 찐다는 얘깁니다.


고기만 먹어서 살을 뺀다는 ‘황제 다이어트’와 전면 배치되는 결과인데... 


 

연구 디자인을 보면 음식섭취량은 설문조사를 근거로 계산했고 체중은 처음 조사 때에는 직접 측정했지만 나중의 체중변화는 측정없이 환자가 직접 기입한 수치를 이용했습니다.


연구팀은 하루 평균 육류 섭취에너지(칼로리/일)과 5년 후 체중변화 (kg/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나이, 성, 총섭취에너지, 운동량 등 관련 변수들도 고려했습니다.


결과는 육류 소비량이 높을수록 체중증가와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관련 변수들을 보정하고 보니 육류를 매일 250g 정도(스테이크 한 피스) 먹는 사람은 육류섭취를 거의 안하는 사람들에 비해 5년 후 체중이 2kg 정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의 결론은 “육류섭취를 줄이는 것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박용우의 견해


1. 연구의 제한점 


본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체중의 변화입니다. 연구팀도 지적했지만 처음 체중은 직접 측정했고 추후의 체중은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 응답자가 작성한 기록을 근거로 통계를 돌렸습니다. 본인에게 직접 체중을 기입하게 하면 실제보다 낮게 작성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체중의 변화를 봐야 하는 수치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면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체중변화 자체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이나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이나 똑같이 체중을 실제보다 적게 기입했다면 그 오차는 작아지겠지요. 하지만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의 특성이 일반적으로 채식주의자가 많고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라면 자기 체중변화에 대해 더 민감할 수 있고 따라서 실제보다 더 적게 기입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들이 5년동안 똑같은 형태의 다이어트를 꾸준히 유지했느냐입니다.  논문에서는 연구시작 시점에 설문조사를 1회 실시한 결과를 가지고 대상자를 분류했습니다.


사실 하루 평균 250g의 육류를 5년간 꾸준히 섭취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평소 육류를 즐기는 사람도 체중이 늘거나 몸이 불편하면 식습관을 바꿀 수 있고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다이어트하기위해 식습관을 채식 위주로 바꿨는데 이런 사람들이 육류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그룹에 포함되어서 체중변화를 (-) 방향으로 끌고가는데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체중증가의 폭이 큰 순서가 닭고기, 칠면조 고기 같은 가금류>가공육류>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색고기 로 나와 우리의 상식과는 조금 어긋납니다. 베이컨이나 햄 같은 가공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에게서 체중증가의 폭이 가장 커야 할 텐데 말이죠. 무언가 연구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여집니다.


2.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생길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육류섭취를 많이하는 사람이 나중에 체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를 인정하고 왜 그런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황제 다이어트(앳킨스 다이어트)’와 이 연구결과를 대비해서 얘기하는데 이것은 논점이 조금 다릅니다.


앳킨스다이어트에서 육류를 마음껏 먹게 한 것은 육류에 초점이 맞춰진게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라는 얘깁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억제하면 케톤이라는 물질이 많이 생성되어 메스꺼운 증상과 식욕저하로 많이 먹지 못하게 됩니다.  이 연구에서 육류섭취가 많은 사람들은 앳킨스 다이어트의 신봉자들이 아닙니다. 그냥 탄수화물과 육류를 다 많이 먹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육류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탄수화물 총섭취량은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용우의 생각은 육류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은 채식주의자이거나 아니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높은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채소, 과일, 곡류의 섭취가 많을 겁니다.  이런 식품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칼로리로 섭취해도 몸에 흡수되는 칼로리는 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사람들은 채소류 섭취가 적고 탄수화물도 빵이나 청량음료 등 질낮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육류 때문이라기 보다는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이 원인일 가능성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하나 가능성은 적지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이 연구는 체중의 변화 만을 봤는데 체중 변화에는 지방의 변화와 근육의 변화가 다 들어 있습니다. 육류섭취가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섭취가 많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근육손실이 적다면 실제 체지방의 변화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기 많이 먹으면 살 못뺀다? 육류섭취를 무조건 피해야할까?


어쨌든 가공육류든 일반육류든 육류섭취가 많은 것이 비만의 원인일까요?  아니면 육류가 아니라 육류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 때문일까요?  아니면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문제 때문일까요?


학자들이 연구를 더 해야 할 문제겠지만 이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무조건 고기를 안먹어야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껍질벗긴 닭고기, 소고기 안심살코기, 돼지고기 보쌈 살코기는 양질의 단백질 급원이면서 근육손실을 막고 포만감을 주어 건강유지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제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습니다.


고기 많이 먹으면 살 못뺀다? 육류섭취를 무조건 피해야할까?


蛇足...


미국사람들은 유럽사람들보다 스테이크를 더 좋아해?


위 논문은 얼마전 미국심장학회의 저널인 지에 소개된 것으로 심혈관질환, 뇌중풍,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은 가공육류(베이컨, 햄, 소시지 등)이지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가 아니라는 내용입니다. 


스테이크는 맘편히 먹어도 된다는 메시지인데 이번에 유럽 연구팀에서 발표된 논문과 조금 차이가 있는 듯...^^ 


본 글은 비타민MD:전문집필진 '8방미인' 박용우님의 글 입니다. 더 많은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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