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카다피 “석유생산시설 폭파하라”

대모달201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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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11-02-23]

 

퇴진을 거부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수령이 리비아내 주요 석유생산시설의 폭파를 지시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2일 보도했다.

리비아내 주요 유전지대인 동부지역에 있는 알 주와야 부족 등은 정부의 폭력진압에 항의하며 석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주요 석유기업들이 생산을 중단, 리비아를 떠나고 있다.

타임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카다피 수령이 보안군에게 석유 관련 시설들을 파괴(사보타주)하라고 명령했고, 보안군이 일부 송유관을 폭파하고,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원유 수송도 일시 중단함으로써 서방의 압력도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도 이날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리비아 내 대부분 석유 수출항과 정유시설이 문을 닫았다”며 “세계 석유기업들도 생산을 중단하고 철수하고 있어 원유 생산이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리비아 내각에서 서열 두 번째인 압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부 장관이 사임을 공식 발표하며 시위대에 합류하겠다고 선언, 고위관리와 군 등의 ‘반(反)카다피’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유네스 장관은 보안군과 경찰이 더이상 시위대에 발포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혁명대열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다피 수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75분간의 대국민연설에서 “사임할 이유가 없고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며 사실상 내전을 공식 선언했다. 카다피 수령의 대국민연설 이후 전투기 등을 동원한 무차별 폭력 진압이 더욱 심해지면서 수도 트리폴리 등은 현재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트리폴리 시내는 온통 시신들로 뒤덮여 있고 사망자가 10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카다피 정권의 강경진압을 규탄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안보리는 리비아 사태 관련 긴급회의를 연 뒤 이사회 15개국이 모두 동의한 언론 발표문을 내고 “리비아 정부는 자제심을 갖고 인권과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제인권단체가 리비아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