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밥안먹여 주더라..

슬퍼요.2003.12.13
조회1,683

안녕하세요..

제 얘기듣고 냉정하게 판단을 해 주세요.

사실 이런 얘기를 익명으로나마 올릴수 있다는게  해답을 구할수 있다는 희망과 더불어 약간 자존심이 상하네요..솔직히....

 

여기서 많이 읽는 여러가지 중 아내는 명문대 출신의 능력가인데 남편은 무능하다...라는 내용을 심심찮게 읽을수 있습니다.

읽으시는분 니가 얼마나 잘났길래..하시지 마시고 그냥 아..그렇구나..하고 들어 주세요..

제가 그렇거든요.

소위말하는 명문대 출신이구요,전문직 여성은 아니지만, 꾸준히 제 밥벌이는 하고 있어요.

남편과는 연애로 만났구요, 세련되고 잘생긴 외모에 혹해서 결혼했다고 해도 거짓말은 아니예요..

물론 외적인 부분으로 인한 마음의 동요인지 몰라도 사랑해서 결혼했습니다.

 

연애할 당시에는 남편이 유명한 회사에서 월급과 수당이 많은 능력있는 사원이었지만, imf 이후로 직장에서 나와서 결혼할 때에도 뚜렷이 내 세울것 별로 없는 상태였었지요.

제 부모님 반대 엄청 심했지만, 항상 저를 믿어주시는 마음이 많으신지라 결국 승낙하셔서 행복하게 결혼했습니다.

 

전 사랑했고, 그때 당시에는 내가 벌어서 함께 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고, 곧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중간 중간 살면서 남편은 취직했었고, 개인적인 사정과 회사사정으로 인해 1년이상 꾸준히 다닌 직장이 여태껏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일을 안한지 (냉정히 말해 돈을 안벌어다 준게..) 8개월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과외며 번역이며 틈틈히 돈되는 건수를 찾느라 바쁘고, 남편은 항상 집에서 인터넷으로 무협지를 읽고 있어요.

제가 과외비나 번역비 받는걸로 요즘은 생활하고 있구요...

 

친구들과 한번씩 만나도 전 남편 일안하고 있다는것 절대 내색하지 않아요.

자존심 상하잖아요..물론 친구들 다들 잘 나가는 남자들께 시집갔구요..

며칠전 친구와 만나서 슈퍼마켓에 갔는데 어떤 젊은 남자가 나온것 보고 친구왈 "이렇게 평일 대낮에 나온 남자들은 도대체 뭐야??" 하는 말듣고 집에서 무협지 보고 있을 남편 생각 나더군요...

 

남편도 이런 시선들이 싫어서 그런지 거의 집에서 인터넷과 티비를 친구삼아 있습니다.토요일 일요일에만 밖에 좀 나가구요..

 

사실 남편이기 때문에 안된 맘이 더 큽니다.

제가 보기에는 부족한 면도 많지만, 정말 자기에게 맞는 좋은 일이 있으면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사람인데,,하는 생각도 많구요...평상시에는 저에게 참 좋은 남편이거든요..반찬 없을때만 빼고요..

제가 아무리 밖에서 피곤하게 들어와도 먹을것 잘 챙겨주지 않고 맛있는 반찬없으면 금방 삐져요..스트레스 받습니다..

 

한번씩 내가 벌어야만 입에 풀칠 할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답답해요..

남편의 신분이 불확실하니 미국비자도 없구요..

윗분이 백마탄 왕자 운운하셨는데, 첨에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이런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나인데,,하는 맘도 많구요..

어쩔때 너무너무 내 자신이 불쌍해 눈물이 납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남편에게 잘못한 부분은 상의 없이 가까운 친척에게 돈을 빌려주고( 5000만원)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는것 밖에 없어요..물론 거의 제가 처녀적부터 가지고 있던 돈이지만요..

이런 부분이 남편이 놀면서도 당당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래 놀아서 그런지 이제는 정말 당당하고, 한번씩 제가 빌려준 돈 언제 받을거냐고 닥닥하는데..미치겠습니다..

저도 받고 싶지 왜 아니겠어요..(줄 사람이 돈 없어요..ㅠㅠ)

 

가끔 제가 답답해서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면 계획이 있다고만 얘기합니다..어떤 계획이냐고 물어보면 화를 내구요..

36인 남편 계속 이런다면 점점 일할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드는것 아닌가요..

 

남자는 눈뜨면 무조건 밖에나가야 되는지 알았는데...

 

아직 애도 없어요..

이혼하는게 좋을까요??

전 정말 이렇게 평생사는게 싫어요..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