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봉변당한 이야기

전영선201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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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쯤

일본에서 같이 학교 다녔던 대만인 친구, 그 친구의 한국인 여자친구, 여자친구의 동생과 함께

홍대의 명소 커피프린스 1호점에 방문했습니다.

한류를 너무 좋아해서 그 대만인 친구는 커피프린스 드라마만 세번 봤다고 하더군요. 이번 한국 여행의 목적 중 가장 큰 것도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 방문이었죠.

 

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일단 세사람을 내려준 후, 저는 차를 주차를 하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브로닌씨를 보기도 했네요..

여하튼 주차를 마치고 10분 정도 후에 커피프린스1호점에 들어갔습니다.

입구에 써있는 "손님 아니면 들어오지도 말고, 화장실 이용은 더더욱 금한다" 뭐 이런 내용의 안내판이 살짝 빈정상하긴 했지만,

커피 한잔 맛 볼 생각으로 들어간거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는 않았어요.

 

매장안으로 들어가니, 대만인 친구가 혼자 구석에 서 있더군요. 저는 왜 안 앉아있나 물었더니 제가 오면 주문을 같이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알고보니 커피프린스1호점은 주문을 하지 않으면 앉지도 못하고, 무조건 1인 1차 원칙이라 하더군요.

커피 가격도 굉장히 비싸고!! 카페라떼 한잔이 7천원이었나요??

 

여하튼 그렇게 둘이서 자매를 기다리면서 커피프린스 등장인물 중 이언은 사망했다. 드라마랑 꽤 분위기가 다르다..이런 담소를 나누는데,

종업원 중 눈두덩이가 두툼하신 어떤 여자분이 오시더니 우리 둘에게

"저기 손님 아니시면 나가셔야 되는데요" 이러길래

제가 "손님인데, 지금 일행이 화장실에 가서 주문을 못하는거다. 나오면 같이 할거다 걱정마라" 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 종업원이 "그럼 여기 있지말고,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되니까 구석에서 기다려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그때까진 전혀 불쾌한 감정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구석에 서서 자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어떤 모자를 쓰고 마른,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우리 앞을 지나가며

화난 목소리로, 그리고 일본어로 이렇게 말 하더군요

"이녀석들 지금 뭐 하자는거야??"

뭐지? 내가 잘못 들었나? 생각하고 있는데,

두 자매가 화장실에서 나오더군요. 저희는 이제 카운터 앞으로 가서 메뉴를 주문할 생각이었습니다.

커피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쎄서, 저는 7천원짜리 그린티라떼를, 친구는 아이스라떼를..

두 자매도 뭐 라즈베리어쩌고 저런걸 시켰는데, 안에서 아까 우리에게 욕하던 그 아저씨가 커피를 제조 하더라구요.

친구 여자친구가 종업원에게 저분 바리스타세요? 라고 물어보니 종업원은 사장님이라고 말을 해줬습니다.

 

갑자기 여자친구가 화를 팍 내더군요. 자기가 화장실에 있을 때 종업원에게 역시나 일본어로

"손님도 아닌데 왜 화장실에 있어? 빨리 처분해버려" 라고 말했다 합니다.

그때는 일반 손님인줄 알고, 그런갑다 했는데, 커피프린스 관계자인걸 알고 살짝 흥분이 됐는데, 사장이 그런 소리를 했다니까 완전 빈정 제대로 상했죠. 저도 마찬가지고.

저희는 사장님에게 손님 대응을 이런식으로 하냐고 좀 불쾌했다..고 낮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사장이 커피 제조를 멈추고 밖으로 나오더니 종업원에게 저희 커피값을 환불해주고 쫒아내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사장에게 우선 일본인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니라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다 일본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이라 말투를 들으면 대충 아는데, 절대 한국인이 공부한 발음은 아니더군요. 적어도 재일교포 정도는 되는 말투시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사장이라는 사람이 손님을 쫒아 내려 하는게 황당해서,

"이게 지금 뭐하시는거예요? 손님 대응을 이런식으로 해요? 좀 불쾌하네요 사과 하세요"

하니깐 같이 화내면서 영업방해하지 말고 빨리 꺼져라..이렇게 말 하더군요.

화가난 친구 여자친구가 손으로 문을 치고 나갔습니다. 철제 문짝이라 솔직히 소리는 좀 크게 났습니다. 그치만 발로 찬것도 아니고 손으로 치고 나갔는데, 갑자기 사장이

"저새끼가" 하면서 뒤따라 나가더군요.

저도 그 때 완전 화가 나서 같이 따라나갔습니다. 손님으로서, 같은 학교에서 공부했던 동료로서, 또 한국인 오빠로서 너무 화가 났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친구 여자친구를 향해 쌍욕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거 지금 뭐하시는거예요? 여기는 늘 이런식으로 하세요?"하니깐

"넌 부모도 없냐? 어디 어른한테 두 눈 똑바로 뜨고 덤비냐?" 그러더라구요. 저도 더이상 존댓말이 안나와서

"당신이 잘하면 자식같은 나한테 이런 말 듣겠냐?"

하니까 갑자기 손으로 날 치려 하더군요. 저는 용기있으면 쳐보라고 그 사장에게 더 가까이 갔습니다.

치지는 못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욕을 막 했습니다.

저도 같이 욕을 하는데, 정말 그 사장 주먹 쥐고 제 얼굴 가까이까지 주먹을 들이댔습니다.

 

다행히 종업원 한명이 나와서 저희를 말리더라구요. 참으시고 그냥 가시라고..

저도 그 사장이랑 더 말 섞기 싫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몸싸움은 없었지만,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고 해서 도저히 분이 안 풀리더군요.

그리고 일부러 찾아간, 기대에 차 있던 대만인 친구는 완전 풀이 죽어있고, 저는 그 친구에게 또 너무 미안하고..

 

 

커피프린스1호점 사장이 제발 이 글을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같은 사람 때문에 성실히 일하시는 많은 다른 사장님들이 욕 먹는다는걸 아시길 바랍니다.

지금이야 드라마의 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커피프린스를 찾겠지만,

당신같은 그런 마인드로 손님을 대한다면, 언젠간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잊혀지듯 커피프린스 1호점도 잊혀지게 될겁니다.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한 사람이 부디 저와 제 친구들 뿐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