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 feeling

김미애2011.03.11
조회30

쿠바에서의 전체의 추억 중 라민과의 추억을 빼면 아마 절반도 채 남지 않을 것이다.

정말 솔직해져 보자면

쿠바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내 머릿속은 이미 '와 쿠바다!' 보다도 '라민이!'였다.

 

쿠바와 자메이카에 대한 동경심은 일년전부터 내안에서 무럭무럭 자라왔고,

드디어 이번 여행을 결정했을 때, 이건 누가뭐래도 요지부동으로 꼭 가야 하는 플랜이었다.

그래서 나 이번에 쿠바에 가 라고 라민에게 말했을 때,

라민이 독일에 들렸다가면 안되냐고 했을 때, 들리면 좋긴 하겠지만 굳이 어떻게든 들려야 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못가겠다고 했다. 너무 복잡하다고ㅋㅋ

그랬더니 만 하루만에 그럼 자기가 쿠바로 가겠다며, 또 그 말한지 만 하루만에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을 때는

이미 그 행동,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여자가 되있었다.

 

쿠바에서 사실 우리는 별로 알찬 여행자는 아니었다. 거진 집근처만 돌아다니고 가던데만 가고 그랬다.

그래도 좋았다. 당시에는 별별 생각 많이 하긴 했지만 지금와 돌이켜보면 다 좋았다.

여기에 더 많은 얘기를 쓸까도 생각했지만

이건 그냥 둘만의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다.

함께한 일주일은 정말 정말 말그대로 길고도 짧았다.

안그래도 낭만가득한 쿠바를 더더욱 낭만적으로 즐기다 왔다.

 

일주일이 훌쩍 지나고 라민이 떠나는 날이 왔을 때, 아침까지도 덤덤했다. 물론 끝까지 덤덤했다.

철벽녀 근성 어디 안간다ㅋㅋ

그래도 두번 정도 울컥하긴 했다. 단 두번.

그러나 절대 참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약없는 이별이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 한 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한 덕에 그는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쿠바에서 남은 돈 205cuc를 환전할 시간도 없었고, 제대로 작별인사를 할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205cuc를 덥썩 내 손에 떠넘기더니

이거 니가 가지고 있다가 다음에 만날 때 줘!안녕!

이러고는  바로 탑승 게이트 안으로 뛰어 들어가버리는게 아닌가..

대답할 타이밍도 없이 얼떨떨하게 그 돈을 손에 쥐고 게이트로 뛰어가는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대체 우리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는데?!

 

라는 반문이 먼저 떠올랐지만, 한편으로 내심 고마웠다.

넌 참...된 놈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를 보내고 나는 다시 람세스네 숙소로 돌아왔다.

모든게 예전 같지 않았다. 혼자 있는다는 게 원래 이렇게 썰렁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