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십시오. 당신도 도둑맞을 수 있습니다. 진짜 인터넷이나 책이나 이런데서 자기들 뭐 도둑맞고 뭐 강도를 만나고 이런 얘기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나에게..?!?!? 나나..난데?!? 나에게도 실제로 이런 해프닝이 닥칠줄은 몰랐다. 강도, 도둑, 소매치기 이런건 강건너 불구경, 남일인줄만 알았거늘... 여행 가기 바로 몇일 전 한국에서 디카를 하나 구매햇다. 물론 이번 여행을 위해... 사실 그닥 최신형 모델이라거나 디에스엘알같은 비싼 카메라는 아니었다. 중고나라에서 경품으로 받았다며 십만원에 내놓은 후지 카메라였는데......... 그래도....아무리 싸게 산거였어도.................. 이럼 안되자나 도둑아 차라리 돈을 훔쳐가 돈을 십만원을 훔쳐갓어야지 십만원 짜리 디카는 놔두고!!!! ㅜㅜ 너가 생각이 있는거니 지금 하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우리집 숙소 바로 코앞에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작은 식당하나가 있다. 숙소에 짐을 푼 첫날 저녁을 먹으려고 숙소집 주인아저씨에게 식당 좀 추천해달라 했더니 추천해준 곳이 바로 거기였다. 가격도 착하고 음식도 괜춘타며. 한번 갔는데, 종업원이 너무 서글서글하니 정말 가격도 착한거다. 그 후로도 우리는 그 식당을 정말 미친듯이 애용했다ㅋㅋ 하루에 두번도 가고, 암튼 하바나에 있는 동안은 거의 하루에 한번씩은 꼭 간듯 그 식당의 모든 종업원들과 안면이 텃음은 물론이요 서로 하이파이브 하고 농담따먹기 하는 사이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날도 어김없이 우리는 점심 먹으러 그 식당으로 궈궈궈궈 대문밖을 나서는데 갑자기 라민이 앗!한다. 왜? 그러니깐 신발을 가리킨다. 운동화를 안신고 방안에서 신던 슬리퍼를 그대로 신고 나온것이다. 신랄하게 비웃어 주고 다시 들어갓다오라고 했는데, 이미 문도 다 잠근 후라서 됬다고 뭐어떠냐고 그냥 간다고 한다. 이 땐 몰랏다.....이게 그렇게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줄,,,,,,,,,,,,, 식당에 가서 맨날 앉던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그 식당의 테라스석을 설명하자면....어려우니 밑의 사진을 참고고고고고. 바로 우리의 그 단골식당. 보다 시피 완전 테라스는 아니고 낮은 담벼락이 둘러져 잇으며 출입문이 저 남자 바로 뒤로 있다. 우리가 바로 저 출입문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우다우다우 라민과 서로 메뉴를 주문한 후. 음식이 나오고, 라민은 자기 카메라로, 나는 내 카메라로 음식 사진을 일단 한컷 촬영. 아 또 여행의 한페이지가 메모리카드에 입력되었구나 ^^* 뿌듯함과 함께 둘다 카메라를 테이블위에 고대로 올려놈. 서로 음식에 집중하기 시작. 쳐묵쳐묵 모드................ 막 먹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꺼먼 손 하나가 덥썩!!!!!!!!! 내 카메라와 라민의 카메라를 동시에 집는 것이다. 라민은 그를 등지고 있었고 나는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라민은 이 때까지도 아예 상황파악 제로임 나 역시 그 까만 손을 보고도 응?이게 뭐지?? 했지만 그게 도둑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 상황에 내가 떠올린 것이란 고작..'종업원 중 한명이 우리가 찍은 사진을 보고 싶은가보다~' 였음. 내가 싫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게 삼초동안의 일이었음.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봤는데..잉? 종업원이 아닌거임!@!!오나전 스트레인져!!!!!!!!!!! 그때까지도 그를 잡을 기회는 있었다. 얼굴을 본 바로 그 순간 바아로 그 손목을 딱 잡았어야 했는데!!!!!!!!!!!!!!!!!!!!!!!!!!!!!!!!!!!!!!!!!!!! 그 순간 그가 나와 라민의 카메라를 들고 출입문 밖으로 냅다 튀어감ㅜㅜ 라민은 그제야 상황파악ㅋㅋㅋㅋㅋㅋ 라민도 냅다 뛰기시작한다. 나는 너무 놀라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뛰어가는 라민의 뒷모습을 따라 고개가 스윽 돌아간다. 식당 종업원들이 모여든다. 무슨일이야? 뭐야 뭐야? 방금 카메라 도둑 맞았어. 그 사람이 도둑일 줄이야. 대략 이정도의 말들이 웅성웅성 오갔던 것 같다.......(물론 그들은 에스파뇰로 쏼라쏼라 나의 어림짐작ㅋㅋ) 가장 친했던 직원인 데미안이 다가와 이게 무슨일이냐며 어떡하냐며 괜찮냐고 물어온다.(그는 이 가게에서 유일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콩글리쉬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몸짓발짓 대화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울고 싶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괜찮겠니?!!??!?! 한번에 두개를 털린 심정, 눈앞에서 놓친 심정,..가슴이 아림ㅋㅋㅋㅋㅋㅋ 너무 쉽게 털려서 어이가 없음. ㅋ ㅋ ㅋ 절로 욕이 나왔다. 아 씌발....................!!!!!! 화나는 것도 잠시, 그넘을 신발도 벗고 맨발로 따라간 라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흙인이고 여긴 쿠반데, 뭔일 날수도 있잔아?! 그넘이 칼이라도 갖고 있으면 어쩌나 요런 걱정이 확 스치고 감. 자꾸 라민이 뛰어간 쪽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몇분 후 그가 터덜터덜 걸어온다. 쳐진걸 보니 도둑은 못 잡은 모양이지만 살아돌아와서(?)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안도. 오자마자 내 어깨를 잡더니 잊어버리자! 라고 말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겟니...분명 지도 열받겠지만 그렇다고 이사건땜에 오늘 하루, 아니 여행전체를 말아먹을 순 없으니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달래는 것 같다. 난 또 송이 언니에게 배운 모든상황에서의 모든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그래.. 적어도 도둑으로 끝났잔아, 다친사람은 없으니 됬다며 마인드 컨트롤..ㅜㅜ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 뭐 할 수 없지 잊자! 라고 쿨한척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산하려는데 데미안이 손사래 치며 오늘 식사값은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게 데미안 잘못도 아닌데.. 계속 돈을 내려했지만 자꾸만 됬다기에 그냥 고마운 마음으로 식당을 나왔다. 숙소로 돌아가 한숨쉬는데 라민이 아까 나한테 한 말하고는 딴판으로 졸라 열받아하기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서 자꾸 주먹으로 침대를 내려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아까 신발만 갈아신고 나왔어도!!!!!!!!! 라며... 생각해보니...정말 그런거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도둑이랑 라민이랑 진짜 가까웠는데... 라민이 뛰어갈 때 슬리퍼가 자꾸 걸리적거려서 초반에 슬리퍼를 벗느라 그 도둑에게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었다. 간간히 독일어로 욕도 하기 시작ㅋㅋㅋ 더불어 쒸발! 개새끼야!를 연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국 욕도 익히 잘 알고 있음. 나름 진지한 역정인데 라민이 쒸발, 개새끼야 할 때마다 어눌한 발음에 개폭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메라는 원하지 않으니 카메라 안에 있는 사진만이라도 되찾고 싶다고 말한다. 아, 진짜 왜 아침에 나올때 신발을 갈아신고 나오지 않았을까? 이 모든일이 작정하고 일어나려고 그랬던 것만 같다. 나는 한시간동안 그를 다독였다. 심지어 라민의 카메라는 본인것도 아니고 친구것을 빌려온 것이었으므로.. 하아 어쩌누 아무리 열받아도 그 도둑놈을 다시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가 카메라를 마음속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카메라가 여행하나, 내가 여행하지. 정작 중요한 것은 내 몸뚱아리 하나일 뿐이다. 사진이 여행의 전부인 냥 호들갑 떠는 어리석은 관광객처럼 굴지 않을 테다. 라민과 나는 한시간만에 마음 정리를 끝냈다. 그리고 다음날도 우리는 변함없이 웃으며 그 식당으로 간다. 식당이 뭔가 달라진 걸 느낀다. 담벼락위에도 창살을 다 달고, 출입문도 불편하지만 늘 잠가놓고 손님이 왓다갓다 할때만 열어주고 있었다. 데미안이 우릴 보고 웃는다. 잠긴 출입문을 가리키며 for you 라고 한다. 아, 이 식당 안 올수가 있겠냐구. 그 사건 이후로 그 식당 사람들과의 인연이 더 끈끈해진건 전화위복인가.
디카를 도둑맞다ㅏㅏㅏㅏㅏㅏ
조심하십시오.
당신도 도둑맞을 수 있습니다.
진짜 인터넷이나 책이나 이런데서 자기들 뭐 도둑맞고 뭐 강도를 만나고 이런 얘기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나에게..?!?!? 나나..난데?!?
나에게도 실제로 이런 해프닝이 닥칠줄은 몰랐다.
강도, 도둑, 소매치기 이런건 강건너 불구경, 남일인줄만 알았거늘...
여행 가기 바로 몇일 전 한국에서 디카를 하나 구매햇다.
물론 이번 여행을 위해...
사실 그닥 최신형 모델이라거나 디에스엘알같은 비싼 카메라는 아니었다.
중고나라에서 경품으로 받았다며 십만원에 내놓은 후지 카메라였는데.........
그래도....아무리 싸게 산거였어도..................
이럼 안되자나 도둑아
차라리 돈을 훔쳐가 돈을
십만원을 훔쳐갓어야지 십만원 짜리 디카는 놔두고!!!! ㅜㅜ
너가 생각이 있는거니 지금
하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우리집 숙소 바로 코앞에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작은 식당하나가 있다.
숙소에 짐을 푼 첫날 저녁을 먹으려고 숙소집 주인아저씨에게 식당 좀 추천해달라 했더니 추천해준 곳이 바로 거기였다. 가격도 착하고 음식도 괜춘타며.
한번 갔는데, 종업원이 너무 서글서글하니 정말 가격도 착한거다.
그 후로도 우리는 그 식당을 정말 미친듯이 애용했다ㅋㅋ
하루에 두번도 가고, 암튼 하바나에 있는 동안은 거의 하루에 한번씩은 꼭 간듯
그 식당의 모든 종업원들과 안면이 텃음은 물론이요 서로 하이파이브 하고 농담따먹기 하는 사이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날도 어김없이 우리는 점심 먹으러 그 식당으로 궈궈궈궈
대문밖을 나서는데 갑자기 라민이 앗!한다. 왜? 그러니깐 신발을 가리킨다.
운동화를 안신고 방안에서 신던 슬리퍼를 그대로 신고 나온것이다.
신랄하게 비웃어 주고 다시 들어갓다오라고 했는데, 이미 문도 다 잠근 후라서 됬다고 뭐어떠냐고 그냥 간다고 한다. 이 땐 몰랏다.....이게 그렇게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줄,,,,,,,,,,,,,
식당에 가서 맨날 앉던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그 식당의 테라스석을 설명하자면....어려우니 밑의 사진을 참고고고고고. 바로 우리의 그 단골식당.
보다 시피 완전 테라스는 아니고 낮은 담벼락이 둘러져 잇으며 출입문이 저 남자 바로 뒤로 있다.
우리가 바로 저 출입문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우다우다우
라민과 서로 메뉴를 주문한 후.
음식이 나오고,
라민은 자기 카메라로, 나는 내 카메라로 음식 사진을 일단 한컷 촬영.
아 또 여행의 한페이지가 메모리카드에 입력되었구나 ^^* 뿌듯함과 함께 둘다 카메라를 테이블위에 고대로 올려놈.
서로 음식에 집중하기 시작. 쳐묵쳐묵 모드................
막 먹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꺼먼 손 하나가 덥썩!!!!!!!!! 내 카메라와 라민의 카메라를 동시에 집는 것이다.
라민은 그를 등지고 있었고 나는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라민은 이 때까지도 아예 상황파악 제로임
나 역시 그 까만 손을 보고도 응?이게 뭐지?? 했지만 그게 도둑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 상황에 내가 떠올린 것이란 고작..'종업원 중 한명이 우리가 찍은 사진을 보고 싶은가보다~' 였음.
내가 싫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게 삼초동안의 일이었음.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봤는데..잉? 종업원이 아닌거임!@!!오나전 스트레인져!!!!!!!!!!!
그때까지도 그를 잡을 기회는 있었다.
얼굴을 본 바로 그 순간 바아로 그 손목을 딱 잡았어야 했는데!!!!!!!!!!!!!!!!!!!!!!!!!!!!!!!!!!!!!!!!!!!!
그 순간 그가 나와 라민의 카메라를 들고 출입문 밖으로 냅다 튀어감ㅜㅜ
라민은 그제야 상황파악ㅋㅋㅋㅋㅋㅋ
라민도 냅다 뛰기시작한다.
나는 너무 놀라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뛰어가는 라민의 뒷모습을 따라 고개가 스윽 돌아간다.
식당 종업원들이 모여든다.
무슨일이야? 뭐야 뭐야? 방금 카메라 도둑 맞았어. 그 사람이 도둑일 줄이야.
대략 이정도의 말들이 웅성웅성 오갔던 것 같다.......(물론 그들은 에스파뇰로 쏼라쏼라 나의 어림짐작ㅋㅋ)
가장 친했던 직원인 데미안이 다가와 이게 무슨일이냐며 어떡하냐며 괜찮냐고 물어온다.(그는 이 가게에서 유일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콩글리쉬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몸짓발짓 대화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울고 싶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괜찮겠니?!!??!?!
한번에 두개를 털린 심정, 눈앞에서 놓친 심정,..가슴이 아림ㅋㅋㅋㅋㅋㅋ 너무 쉽게 털려서 어이가 없음. ㅋ ㅋ ㅋ
절로 욕이 나왔다. 아 씌발....................!!!!!!
화나는 것도 잠시, 그넘을 신발도 벗고 맨발로 따라간 라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흙인이고 여긴 쿠반데, 뭔일 날수도 있잔아?!
그넘이 칼이라도 갖고 있으면 어쩌나 요런 걱정이 확 스치고 감.
자꾸 라민이 뛰어간 쪽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몇분 후 그가 터덜터덜 걸어온다.
쳐진걸 보니 도둑은 못 잡은 모양이지만 살아돌아와서(?)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안도.
오자마자 내 어깨를 잡더니 잊어버리자! 라고 말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겟니...분명 지도 열받겠지만 그렇다고 이사건땜에 오늘 하루, 아니 여행전체를 말아먹을 순 없으니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달래는 것 같다.
난 또 송이 언니에게 배운 모든상황에서의 모든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그래.. 적어도 도둑으로 끝났잔아, 다친사람은 없으니 됬다며 마인드 컨트롤..ㅜㅜ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 뭐 할 수 없지 잊자! 라고 쿨한척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산하려는데 데미안이 손사래 치며 오늘 식사값은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게 데미안 잘못도 아닌데..
계속 돈을 내려했지만 자꾸만 됬다기에 그냥 고마운 마음으로 식당을 나왔다.
숙소로 돌아가 한숨쉬는데
라민이 아까 나한테 한 말하고는 딴판으로 졸라 열받아하기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서 자꾸 주먹으로 침대를 내려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아까 신발만 갈아신고 나왔어도!!!!!!!!!
라며...
생각해보니...정말 그런거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도둑이랑 라민이랑 진짜 가까웠는데...
라민이 뛰어갈 때 슬리퍼가 자꾸 걸리적거려서 초반에 슬리퍼를 벗느라 그 도둑에게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었다.
간간히 독일어로 욕도 하기 시작ㅋㅋㅋ 더불어 쒸발! 개새끼야!를 연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국 욕도 익히 잘 알고 있음.
나름 진지한 역정인데 라민이 쒸발, 개새끼야 할 때마다 어눌한 발음에 개폭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메라는 원하지 않으니 카메라 안에 있는 사진만이라도 되찾고 싶다고 말한다.
아, 진짜 왜 아침에 나올때 신발을 갈아신고 나오지 않았을까?
이 모든일이 작정하고 일어나려고 그랬던 것만 같다.
나는 한시간동안 그를 다독였다.
심지어 라민의 카메라는 본인것도 아니고 친구것을 빌려온 것이었으므로..
하아 어쩌누 아무리 열받아도 그 도둑놈을 다시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가 카메라를 마음속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카메라가 여행하나, 내가 여행하지.
정작 중요한 것은 내 몸뚱아리 하나일 뿐이다.
사진이 여행의 전부인 냥 호들갑 떠는 어리석은 관광객처럼 굴지 않을 테다.
라민과 나는 한시간만에 마음 정리를 끝냈다. 그리고 다음날도 우리는 변함없이 웃으며 그 식당으로 간다.
식당이 뭔가 달라진 걸 느낀다.
담벼락위에도 창살을 다 달고, 출입문도 불편하지만 늘 잠가놓고 손님이 왓다갓다 할때만 열어주고 있었다.
데미안이 우릴 보고 웃는다. 잠긴 출입문을 가리키며 for you 라고 한다.
아, 이 식당 안 올수가 있겠냐구.
그 사건 이후로 그 식당 사람들과의 인연이 더 끈끈해진건 전화위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