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동생의 10살차이 남친

첫째딸2011.03.14
조회4,273

안녕하세요. 딸 셋 있는 집 첫째딸인데
막내 동생때문에 걱정이 되서 조언 구합니다.

이거 어느 카테고리에 올려야 하는 글인지 한참 고민했네요 -_-;;

여기 쓸 글은 아닌 거 아는데 그래도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구하고자

실례를 무릎쓰고 올립니다 ㅜ_ㅜ


일단 저희 자매들. 엄청 사이 좋습니다.
저랑 둘째 동생은 어릴 때부터 싸운 적도 손에 꼽는 친구같은 사이고
막내는 저랑은 띠동갑 차이나는 늦둥이지만,
나도 딱히 어린애처럼 대하지 않고 걔도 언니들하고 편하게 농담하고 장난치고 잘 지냅니다.

 

사실 자매들 뿐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고 하면 맞겠네요.


근데 이 막내 녀석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하나 둘 비밀이 생기더군요.
특히 최근들어 매일같이 친구 만난다고 나가고 늦게 들어오고 해서 가족들이 신경은 쓰고 있었는데
남자친구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했고, 어쨌든 9시 쯤엔 들어오고
정도를 넘은 적도 없었기에 그냥 별말없이 넘겼습니다.

 

 

그 남자친구가

 

둘째 친구인 남자애란걸 '확실히' 알게 될 때까지는 그랬습니다 -_-
(그 전에 심증은 있었지만 에이, 설마 했거든요.)

 

그 남자애랑 막내가 같이 있다가 저희한테 딱 걸렸는데
남자애가 우릴 발견하고 도망을 치더군요.;;


막내, 올해 2월에 중학교 졸업했습니다.

 

그 남자애는 작년에 제대했습니다. (군대를 일찍 간 것도 아닙니다)

 

 

 

하... 어이가 없었지만
헤어지라고 길길이 뛰어봤자

이것들이 로미오와 줄리엣마냥 애정만 불타오르지 바뀔 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먼저 막내동생이랑 얘기를 한 후,

동생시켜 다음 날 약속 잡고 저랑 둘째가 그 남자애를 만나서 얘기하고 밥먹었네요.

 

 

[아빠한테 말하지 않겠다.
너도 순수한 아이란 거 잘 알고,
니가 나이가 많지 않았다면 진영이가 누굴 사귀든 전혀 신경 안썼을거다...


하지만 너도 우리가 왜 이 교제를 싫어하는지 알거다.
특히 정현이(둘째)는 너랑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더 이 관계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냐, 헤어진다고 헤어지지도 않을테고

우리가 절대 안된다고 엎어봤자 뻔히 보이는거 슬금슬금 너 만나러 다닐 텐데 그것도 싫고,

우리 자매사이 깨질 것도 싫고, 진영이가 상처받을 것도 싫다.
우리가 뭐 걱정하는지 알지.
걱정 안하도록 니가 연장자니까 우리한테 많이 오픈해주고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노력해다오.]

 

 

최대한 좋게 얘기했습니다.
동생한테도 같은 맥락으로 얘기했구요.

 

아예 또라이같은 놈이 아니란 것도 알고 있고,
저희 집에서 몇번 자고 간 적도 있는 앤데
나이만 먹었지 고딩같은 녀석입니다.;

 

아무튼 속은 안좋았지만 일단 우리는 두고보기로 했죠.

그런데 그 후에도 별 반 달라진 게 없이 오히려 더욱 신나게 매일 만나서 놀고
(동생 야자하는데 야자 끝나는 시간부터 둘이 한 시간쯤 밖에서 놀다 들어오더군요)
그 남자애가 우리집에서 몇정거장 옆에 자취를 하는데 그 자취방 열쇠도 갖고 있더라구요.

 

 

이 뇬넘들이 내 말을 콧등으로 들었나
신뢰를 쌓기는 커녕 몰래몰래 연애질하는 게 짜증나던 터에

어제 대박사건이 터졌습니다.

 

막내동생년 가방에 사후피임약이 있더군요. -_-;

 

아 정말 내일 출근해야 해서 빨리 잘려고 하는 와중에 제대로 스팀받아 잠이 다 깨버렸습니다.

 

바로 일주일 전 막내한테 한번 더 얘기 한 참이었거든요.

[사실 우리가 제일 걱정하는 건 스킨쉽이다. 걔 자취방도 있고 너도 지금 몸은 다컸는데 호기심이 없겠냐.
일단 니가 제발 꼬리치지 말고, 걔도 니 나이를 생각해서 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음 좋겠다.]

 

 

이때 말하더군요. 오빠 많이 나 생각해주고 있다고.
자취방 들락거리는 거 알고 밤에 아파트 복도 계단에서 노는 거 봤기에 했던 말이었는데
신경쓰고 있다길래 아 그렇구나, 다행이다 했습니다.


근데 사후피임약? 와 이건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

 

 

이건 언니들 선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아버지는 딸들에게 사랑을 늘 표현하시고 막내도 엄청 이뻐하십니다.
남자친구가 이러저러해요! 라고 말씀드리면 당연히 반대하실 텐데
또 워낙 바쁘신 분이라 그렇게 철저하게 둘 사이를 막진 못하실 거예요. (어머니가 안계십니다.)


관계를 끊을려면 아예 팍 폰 압수하고 만날 기회를 끊어내야 하는데

그도 아니면 애끓는-_- 사이를 부채질할 뿐일 테니까요.
 
게다가 그 남자애랑 저희 집이 인연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아버지가 그 아이한테 막 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 남자애랑 저도 친하다면 친합니다. 밤새서 천피스 퍼즐을 맞출만큼 -_-)

 

이대로 두자니 이미 상황은 가장 내가 싫어하는 방향으로 갈만큼 간 것 같고,
반대하자니 관계를 차단할만한 사람이 없어 이것들은 뒷구멍에서 만날대로 만나고

가족들간에 의심과 불화만 생길 것 같고,

아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되네요.


동생 일에 오지랖도 넓다 하실 수 있겠지만

일찍 어머니 잃은 어린 동생이라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