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D+73 :) 지진발생 5일차 - 원전 위기

구본승2011.03.15
조회25

현재시각 오전 11시 10분

 

10분전 일본 수상의 대국민회견이 있다.

 

 

"국민여러분, 심각한 상황입니다. 최대한 멀리, 최대한 가능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하고  대피령이라도 내려질까봐 긴장하면서 모니터링을 했으나, 역시나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지진에 의한 데미지로 발전기가 중단, 1호기에 이어 3호기의 수소폭발, 2호기의 완전노출과 현재 격납고의 손상으로 방사능의 노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며, 4호기에서도 수소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것으로 추정된다고...

 

그저, "최선을 다해 이 위기를 해결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또 쨌다 대단하신 수상님은...

 

 

 

적어도 일본은 사회적시스템에 있어서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더 이상 일본을 믿을 수 가 없다.

 

상황을 조금씩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런듯 보였으나 결국 원자로의 상태는

악화되었고 점차 제어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것을 반증하듯,

온갖 수단을 동원하던 일본은 자국력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지원을 요청했다

 

 

원자로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화가 나는 건,

빌어먹을 도쿄전력공사와 일본 정부는 국민에게 명확한 상황과 대비책에 대하여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발생했던 상황에 대해 몇 시간, 심지어는 하루가 지난 후에나 뉴스속보가 뜬다.

 

이렇게 메스컴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조차 통제가 되어 일부분만을 중계해줄 뿐이다. 

 

메스컴에 의해 사실이 밝혀지면 수뇌부는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했던 얘기만 재탕 삼탕, 사골우려먹기를 한다.

 

그리고 뉴스속보를 한두번 보내주고

(아나운서는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기위해 애써 웃고 있다)

 

또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틀어준다.

 

뉴스에서도 위급상황 속보를 한두번 보여주고 나서는

 

쓰나미의 참상속에서 살아남은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를 보여주거나,

 

편서풍으로 인해 일본중심부의 직접적인 방사능 노출은 피할 수 있으며, 피폭자들의 방사능 노출량도 인체에 무해한 정도이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의 매커니즘에 대해서 재탕삼탕, 사골우려먹기를 한다.

 

 

 

 

 

정말 철저한 정보의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적 혼란을 막기위함을 이해하지만서도

 

 

불안한 마음에 티비를 보고 있는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보다 공익광고를 더 많이 보게 되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날 지경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늦장대응은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일본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었다.

(비상발전시스템, 내진설계등 원전의 본질적인 안전성 자체가 부정당하고 있다)

 

오히려 끊임없이 정보가 공유되고 빠른 결단과 대처가 이루어지는 한국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이런 통제된 분위기의 흐름에 도통 적응이 안된다.

 

 

반면 일본인들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속으로는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생활하고 있다. 

(정말 이러다 방사능이 대량 누출되어 뒤늦은 발표에 피폭당할지라도, 이들은 그저 담담하게 집에 머물것 같다)

 

 

 

 

흔히 일본사람들을 말하길,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한다. 실제 혼네(속마음) 타테마에(겉마음)라는 말도 있다.

 

분명 사회적 시스템에 있어서는 속이 어떤 모습이든 겉이 올바른 쪽이 훨씬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 모습은 예의 혹은 매너라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위기상황에서조차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을 대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연료봉이 노출되듯, 원전위기를 통해 숨겨왔던 일본의 단면이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