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히브리어판 어린왕자 (Le Petit Prince in Hebrew)

어른공주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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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가치 200%의 히브리어판 어린왕자책을 자랑 겸 소개할까 한다.

 

2008년 6월, 국가간 청소년 교류 대표단으로 선발되어 이스라엘에 갔을 때, 열흘 간의 혼 빠지는 일정이 마지막으로 향해갈 때 쯤 문득 생각나서 미친듯이 찾아다닌 끝에 얻어낸 완소 어린왕자.

 

1945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유태인들이 제각각 다른 말을 모국어로 쓰고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지금도 상당히 다문화, 다언어가 공존할 것 같지만, 2000여년의 디아스포라를 거치는 동안 사멸되었다시피한 언어를 60년 만에 현대어로 되살려내 쓰고있는 대단한 민족인지라, 실제로 가 보면 젊은 세대로 갈 수록 영어가 잘 안통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우리를 내내 가이드 해 주셨던 할아버지는 60대이심에도 불구하고 가이드 가능 한 수준의 언어만 3개국어(영어, 히브리어, 독일어)라 하셨는데, 중고등학생 아이들의 의사소통은 대충 우리나라 대학생의 실용영어 수준이다. 그래서 느꼈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 갈 때는, 그 나라 말로 '서점'과 '어린왕자'를 뭐라고 하는 지 정도는 예습하고 가야겠다고. 고생고생 손짓발짓 해 가며 찾고 설명하는 것도 재밌고 추억이지만, 그래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 있을 것을 대비해서... 아니, 그 나라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이자 예의로서... -_-

 

 

 

 

히브리어는 한글과는 반대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읽는 언어이기 때문에, 책도 우리와는 반대로 넘기게 되어있다. 마치 일본 만화책처럼.

어...?!... 이상한데... 일본어는 좌에서 우로 읽는데 왜 만화책은 히브리어처럼 넘기나요?! 자,잘 모르게...ㅆ...다. 검색해봐야겠음.

어쨌든 흰 바탕 위에 정복을 차려입은 어린왕자를 세워놓은 깔끔한 앞표지.

사진에서는 잘 안 나왔지만 어린왕자라는 글씨는 금박으로 번쩍번쩍하게 새겨져 있다.

이걸 사 들고 차에 타니깐 가이드 할아버지가 뭐라뭐라 읽어주셔서 어떻게 읽는지 기억하고 있었는데 최근 1년 새 까먹었다 ;ㅅ;

 

 

 

 

라틴계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서 어떻게 읽는지 전혀 감도 안 오는, 눈에도 전혀 익숙하지 않은 히브리어. 내겐 그저 글자도 그림처럼 느껴질 뿐. 펼칠 때 마다 까막눈이란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느낀다.

  

 

 

 

 

 

항상 확인하는 어린왕자와 여우의 첫만남 장면. 

보통은 이 페이지를 통해서 그 나라 말로 '안녕'이 뭔지, '여우'와 '어린왕자'는 뭐라고 하는지 배우는데, 글자를 모르다 보니 찾을 수 조차 없다.

구글 번역기에서 확인 한 바로는, 

여우(שועל), 어린왕자(הנסיך הקטן), 안녕(היי)

대충 이런 글자가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눈에 보이시나요.

어느 줄인지 정도는 감으로 때려맞출 수 있겠는데, 내가 모르는 다른 말로 인사를 하고 있는건가. 외국인이라고 불량품 판 거 아니겠죠. (의심)


내 작은 목표가 있다면 가지고 있는 외국어판 모두 가져다가 이 페이지 딱 펼치면 원어로 줄줄 읽어내려 가는거다. 아니 외워서라도. 딱 이 페이지만.

 

 

 

 

앞표지만큼이나 심플한 뒷표지.

흰 바탕에 파란잉크로 어린왕자가 떠난 사하라 사막 삽화를 슥슥 그려넣은 게 전부지만, 그 흔한 책 속의 명문장 하나 없다는 게 참 맘에 든다.

귀찮아서 이렇게 때운 게 아닐거야. 전문가의 철저히 계산된 디자인일거야(라고 믿고싶다).

 

 

 

당시 영수증을 책 뒷장에 끼워두었길래 확인 해 봤더니 55.30 셰켈이다. 현재 환율로는 18,000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 그 때 환율로 계산하면 20,000원 가까이 됐었던 것 같다.

 

텔아비브의 회사에서 출판한 걸로 나와있지만 구입처는 저 북쪽동네 티베리우스(=갈릴리 =디베랴). 좋은 곳이었다. 서점 찾으러 바쁘게 다닐 때 너무 심한 시선집중을 받았던 기억만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