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하는 저녁-에쿠니가오리

박미애2011.03.18
조회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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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돌아오지 그랬어"


나도 하나코의 얼굴을 보지 않고 말했다.


하나코가 얼굴을 들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돌아와?"


말도 안돼는 소리라는 듯. 하나코는 맥빠진 목소리로 되물었다.


"한 번 밖으로 나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거야."


강경한 말투였다.


------------------------------------------------------------------------<낙하하는 저녁>가운데-------------


 


 


 


요새 갑자기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이노래가 이슈다.


가사가 너무 아름다운 노래.


예전부터 나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에쿠니 가오리의 <낙화하는 저녁>의 리카가 생각나곤 했다.


 


8년동안 사랑했던 사람.


아직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던 사람.


그 사람이... 어느 따뜻한 봄날, 이별을 얘기한다.


그리고 리카는 담담히 받아들인다. 가슴이 무너지고 있어도.


현실의 모든 것이 무너질까 겁이나 처절하지만 오롯이 이별과 이별뒤의 하루들을 받아들인다.


심지어 자신의 연인을 뺏어버린 여자, 하나코를 받아들일 만큼.


리카는 충분히 괴롭다.


잃어버린 현실과, 돌아오지 않을 추억과 온갖 질투 그리고 그와의 작은 끈이 될 그의 새로운 여자.


하지만 하나코.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진 여자.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고,


어느 상황에도 차분하며,


언제나 함께  있어도 없는 것같은, 없어도 있는 것같은,


끊임없이 도망치려는 ,


투명한, 하지만 누구에게나 맑고 아름다운 존재의 울림으로 다가오는 여자.


 


1년여를 걸쳐 한 남자와 이별하는 리카의 슬프고도 빛나는 일상들을 바라보면서..나도 조금은 가슴벅찬 눈물이 흘렀다.


또 하나코라는 미워할 수 없는 한 여자를 만나면서,


과연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또한 사랑을 받는 것은 무엇인지.


추억에 갇힌 채,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아픔에 익숙한 영혼과,


가슴떨림과 두근거림...그리고 차분하고 조용한 오후의 공기같은 편안함의 기억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마음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자기 것인데도 정체를 알 수 없어 때로 두렵기만 합니다.


내 마음은 저녁 나절에 가장 맑고 냉철합니다....


나는 냉철함을 좋아합니다. 냉철하고 명석하고 차분하고 밝고, 그러면서도 절망하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곱지 못한 마음이란 미련과 집착과 타성,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


곱지 못한 마음의 하늘에, 조용한 저녁이 내리기를.


                                            -작가의 말 가운데-


 


......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