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시체싸이트 2

농구왕김타자2011.03.18
조회2,117

집을 나오자 저녁놀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7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다.

화석이 집에서 까지는 버스로 2정거장 거리
정도이다. 내 스쿠터로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다.

은 전에 그 자리에서 당구장을 했었기 때문
에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지만
사장인 주완이가 우겨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역시 센스
라고는 찾아볼래도 찾아볼수 없는 녀석이다.

PC방은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5층건물의 2층에 자리하
고 있다. 바로 근처에 진성중학교와 진성고등학교가 자리잡
고 있어서 하교시간에는 자리가 없을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나는 주완이 소유의 자가용옆에 스쿠터를 새워놓고 pc방으
로 올라갔다.

방음이 잘된 pc방 안으로 들어가자 시끄러운 소리가 실내를
가득메우고 있었다.

[피유~~~ 퍼버어엉~~ 으아아악~~]

카운터에는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현
미라는 여대생이 앉아 있었다. 여름방학때부터 새로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인데 키는 작지만 귀여운 얼굴이었다.

그는 우리를 보고 인사를 했다. 나이는 비슷해도 사장의 친
구니깐 대접을 해주는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화석이는 무척이나 친한척 했다. 나는 그런 화석이를 내버
려두고 카운터에서 가장 가까운 컴퓨터 두대에 붙어 앉아서
한창 공격에 열중하고 있는 주완이와 은식이에게 다가갔다.

"잘 되냐?"

"어 왔냐?"

주완이와 은식이는 거의 동시에 나를 보고 0.1초 정도 아는
척을 한후 다시 컴퓨터 화면을 향했다.

"사장이 매일 이러고 있느니 장사가 되냐?"

나는 주완이에게 장난반으로 말했다.

"어차피 곧 군대갈건데 무슨 상관이냐."

주완이와 은식이는 오른손은 마우스를 왼손은 키보드를 붙
들고 쉴사이없이 클릭해댔다.

"야. 은식아.. 케리어(carrier) 좀 없냐? 여기 밀린다.. 빨
리 와서 같이 공격하자.."

"5대 보냈으니깐 기다려봐.. 지금 나도 땅개들이 쉴사이 없
이 밀고들어와서 정신없단 말이야.."

"으야!! 이녀석들 꽤 하는 녀석들인가 보다."

두 녀석은 아마도 배틀넷(battle net)에서 2:2로 싸우고 있
는 모양이었다. 둘이 고전할 정도면 상대편 녀석들도 상당
히 오랜밤을 pc방에서 보냈을것이다. 이녀석들이 그랬던것
처럼..

나는 pc방을 둘러 보았다. 30여대가 넘는 컴퓨터에 거의 빈
자리가 없었다. 다들 모니터만을 주시한채 정신없이 몰두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재미있나?'

하긴 재미있긴 하다. 나도 제대한지 한달쯤 되었지미나 이
게임에 푹 빠져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문제이긴 하지
만말이다. 그리고 군대에서도 가끔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를
했을 정도이다. 휴가 갔다온 녀석들은 휴가나가서 pc방에서
자신이 세웠던 전적을 자랑처럼 이야기 할 정도였다.

화석이는 윤미와 대화가 잘 되지 않았는지 어느새 와서 두
녀석의 치열한 전쟁을 구경하고 있었다. 조언도 아끼지 않
았다.

"새끼.. 템플러도 데리고 가야지.. 전기로 지져버려.."

화석이는 서울에 사귀는 아이도 있다는데 윤미에게 계속 관
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키도 크고 명문대생인 녀석이니..
솔직히 화석이 정도면 킹카에 속하는 녀석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화석이가 윤미에게 찝적거리는게 영 못 마땅했
다. 내심 윤미가 화석이에게 쌀쌀맞게 구는것도 기분좋았
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의 마음에도 윤미에 대한 호감이 있
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표현할수 있는 능력도 용기도 없었다.

"야 우리도 하자.."

"어. 너 먼저 해. 난 잘 못하잖아.."

"그러니까 해서 빨리 배워야지.."

화석이는 은식이 옆자리에 앉았다. 나도 그냥 서서 구경만
하고 있기 뭐해서 화석이 옆자리에 앉았다.


[11시 30분.]

우리는 그동안 배고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마우스를 두둘겨
댔다.

우리는 자리를 바꾸어 나와 은식이 그리고 화석이와 주완이
가 편이되어 2대2로 싸웠다. 내가 워낙에 실력이 떨어져 매
일 우리편이 지기만 해서 별로 재미가 없었다.

나는 열심히 건물같은 것만 짓다가 은식이가 보낸 날개를
퍼덕이며 이상한 표창을 던지는 괴물에게 죽거나 총을 쏘는
군인들한테 전멸당하기 일쑤였다.

나 때문에 계속 져서 은식이는 화가 났는지 게임을 그만두
고 인터넷에서 웹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나보고 공부좀 하
라는 구박하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고등학교 다닐때도 죽어도 하기 싫던 공부를 게임하기 위해
서 해야 한다니.. 하지만 나는 오락에 나오는 유니트 이름
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 고등학교때도 영어는 완전히
잼뱅이였으니..

그리고 주완이는 11쯤 잠시 집에 좀 다녀온다고 하면서 나
갔다. 나는 주완이의 아이디를 빌려 통신에 들어가 우스개
란에서 시덥지 않은 우스개를 읽기 시작했다.

"야!! 이거 봐봐.."

한참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은식이는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것
을 발견했는지 나를 불렀다. 나는 흔히 있는 포르노사이트
일것이라고 생각하고 은식이 모니터를 보았다.

"건 뭐냐?"

"몰라.. 봐봐!!"

나는 의자를 은식이쪽으로 바짝 붙여 앉았다. 흔히 보는 포
르노사이트는 아닌 모양이었다. 무슨 공포영화의 첫 장면같
은 분위기의 화면이 나왔다. 약간 으시시했다.

시뻘건 붉은색 한톤에 가운데 라는 기괴한 글
씨가 박혀 있었다. 시체 사이트라는 글씨도 평범하지는 않
았다.

사람의 절단된 팔다리로 교묘하다면 교묘하고 끔찍하다면
끔찍하게 쓰여진 글자에 의 자음 ㅇ는사람의 눈알로 되
어 있었다. 그 눈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주기적으로 힘
겹게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 이런 사이트도 있냐?"

나의 질문에 은식이는 고개를 으쓱해보였다. 나와 은식이가
한 화면을 주시하자 은식의 왼편에서 오락을 열중하던 화석
이도 자신의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은식이 모니터를 주시했
다.

"그거 뭐냐? 유치하군.."

공포매니아 화석이는 별로 화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비
아냥 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이 새끼는 다 유치하데.."

은식이가 자신이 찾은 신기한 사이트를 화석이가 유치하다
고 하자 조금 기분이 상했는지 약간 심한 말이 나왔다. 하
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악의가 있어서 하는 욕이 아
니란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넘겨봐라.."

화석이의 말에 은식이는 화살표를 피를 흘리는 눈알쪽으로
가져가 마우스를 클릭했다.

[뿌지작~~~]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그 소리
에 몸에 순간적이지만 소름이 돋았다.

"꼭 눈알 밟는 소리 같다."

마우스를 누른 은식이 말했다. 정확한 표현같았다.

"너가 눈알 밟는 소리 들어 봤냐? 아님 눈알을 밟아 봤냐?
화면뿐만아니라 소리도 유치하네.."

다시 화석이가 툴툴거렸다. 은식이와 화석이는 원래 의견
다툼이 많은 편이다. 나와 주완이는 원래 의견을 말하거나
남의 의견을 반대하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두녀석은 항상 자기 의견이 옳다고 다투곤 했다.
오랜 버릇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순간적으로 화면이 떴다.
그리고 그 화면의 영상은 나의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되었다.

"윽~~~~"

동시에 나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