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이는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눈을 크게 치켜뜨고 모니 터에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화면의 사진은 모두 4장이었다. 첫번째 사진은 머리. 두번 째 사진은 몸통. 세번째 사진은 두팔과 다리. 네번째 사진 은 그 모두가 찍혀 있었다. 사람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지만 모두 따로따로 떨여져 있었다.
"이게 뭐냐?"
나는 사진이 완전히 이해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모두 4장 의 사진은 한 사람을 찍은 것이었다. 분리되어 있는 한사람 을 찍은 사진이었다. 토막난 사지를..
"잘 만들었는데."
화석이 말했다. 은식이도 사진에 충격을 먹었는지 입을 열 지 못했다. 화석이만은 별 반응이 없었다.
"이게 뭐냐니깐?"
내가 다시 물었다.
"야 금방 봤잖아. 금방 보고 까먹었냐? 시체사이트라잖아"
화석이 대답했다.
"시체사이트?"
"이런 취미가진 놈들이 있지.. 특히 미국에.. 시체를 꺼내 서 시간(屍姦)하는 놈들부터 시체가지고 이런 사진찍는 놈 들.. 전에 공포소설 쓸때 자료 좀 구할려고 여기 저기 뒤적 이다가 이런 비슷한 사이트를 본적이 있지. 하지만 여기 사 진이 더욱 멋진걸. 선명하고.."
감탄해야 될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속이 메슥거 워지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 다. 세간에도 꽤나 알려진 일이다.
내가 상병때 일이다. 우리 옆 소대에 녀석중 한명이 훈련중 에 야산에서 불발된 박격포탄을 주어 왔었다. 병장이었던 이녀석은 내무반에서 주어온 박격포탄을 가지고 장난을 쳤 다. 하지만 장난은 장난으로 끝나지 않았다. 불발인줄 알았 던 박격포탄이 터져 버린 일이 벌어졌다.
우리 내무반까지 엄청난 폭음이 들려와 나는 졸다가 전쟁이 난줄 알고 놀라서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옆 내무반 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접근도 하지 못했다. 무너져버린 내무반 앞에 떨어 져 있는 발한쪽에 말이다. 주인과 떨어져 버린 발한쪽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워커가 신겨져 있었고 골반과 연결되어 있 었을 부분에는 허연 살점과 시뻘건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 다.
우리 내무반과 툭하면 내기 축구시합을 했던 녀석들이 한 꺼번에 여덟이나 죽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설치곤 한다.
[읍~~~]
나는 헛구역질을 했다. 비위가 약한 편은 아니지만 사진과 군대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 혼합되면서 역겨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야!! 야!! 너무 그러지마라..이런거 다 사기야."
내가 헛구역질을 마치자 화석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미국의 어떤 연쇄 살인범은 자신이 살인한 장면을 캠코터 녹화해 인터넷사이트에 올렸던 적도 있었다지만 대부분 이 런 사이트는 사기야.
영화를 찍기 위해 잘만들어진 모형이나 컴퓨터 조작으로 만 들어 낸거지.."
"아.. 그래.."
화석이 말에 약간 가슴이 진정되었다. 은식이는 이미 별 반 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그런거야.. 하지만 전에 보았던 것들보다 사진의 깨끗하네.. 누군지 몰라도 이 사이트 만든 변태새끼 신경 좀 쓴 모양이야.."
화석이의 말에 나는 만들어진 모형이라고 확신하고 다시 사 진을 들여다 보았다. 만든 모형치고는 너무나 사실감이 있 었다.
"동양여자 얼굴이네.."
화석이는 첫번째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말했다. 나도 화석이의 말에 그 첫번째 사진을 주목했다.
"소녀같은데. 잘 만들었다. 너덜거리는 목뼈까지.. 섬세하 게. 하긴 요즘 보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이 정도까지 안만들면 욕 먹지. 너희들 라이언 일병 구하기봤냐?"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거기 나오는 모형들도 이정도는 될걸.."
만든거라고는 하지만 나는 더이상 보기가 싫어졌다. 사진 속의 소녀의 눈이 꼭 나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모형 이라고는 하지만 공포에 완전히 사로잡힌 얼굴처럼 보였다.
"야.. 그만보자.."
나는 더이상 보기 싫어 의자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두녀석 은 계속 볼 모양이었다. 화석이야 원래 이런것에 취미가 있 는 녀석이지만 은식이도 잠자코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 이라는 이상한 동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호기심을 가진..
동물중에 자신 동족의 시체를 보면서 즐기는 동물이 있을 까?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집에 가기 전에 청소를 하려고 하는 현미를 보았다. 자정부터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윤미를 대신한다. 그래서 윤미는 12시가 되기전에 간단하게 pc방 청소를 한다.
pc방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이제 스타크래프트라는 오락의 열풍도 약간 식은 모양이었다. 구석자리에서 고등학생정도 로 보이는 몇몇 녀석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청소하실려구요?"
나는 윤미에게 다가갔다. 윤미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 려고 하고 있었다.
"예.. 교대시간이 되어서요."
그녀는 짧게 말하고 구석으로 가 빗자루로 쓸기 시작했다.
'쌀쌀맞군..'
여대생이어서 그런가? 하긴 명문대생인 화석이에게도 그런 데 나한테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약간의 오기가 발동해 화장실로 가서 대수건를 빨아 물기를 짜낸 후 윤미가 쓸어낸 자리를 대걸 레로 닦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가 대수건 질을 하기 시작하자 나를 한번 힐끔 쳐 다본 후 뭐라고 이야기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내가 거의 바 닥 청소를 마치고 카운터와 출입구를 닦고 있을 때 집에 다 녀 온다던 주완이가 다시 돌아왔다.
"여. 친구 왠일인가? 시키지도 않은 청소를 다하구.."
주완이가 내가 대수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했다.
"그냥."
"그래.. 하는 김에 박박 좀 문지르지.. 대충 하지 말구.."
"어쭈.. 이게.."
나는 대수건를 들어 그 녀석을 한대 쥐어 박으려고 했지만 그만 두었다. 주완이는 돈을 내고 나가려는 손님을 받기 위 해 카운터에 잠시 앉았다. 나는 대수건를 들고 화장실로 가 서 다시 깨끗이 빨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언제 왔는지 대수건를 신경질적으로 벅벅 빨아 대고 있는 나에게 윤미가 인사를 했다.
"고맙긴요. 별일도 아닌데.."
대화는 여기서 또 끝나버렸다.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윤미는 나머지 15분여정도의 아르바이트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 에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윤미 다음 새벽 타임 아르바이트 하는 녀석은 복학생 이라는데 가끔 늦는다 고 한다.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주완이는 어느새 일어나 화석이와 은식이가 정신없이 쳐다보고 있는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저자식들.. 아직도.."
나도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은식이와 화석이는 자리 까지 바꾸어 본격적으로 그 사이트를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7. 이 사이트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역시나 붉은 화면에 자그마한 글자가 보였다. 무슨 질문같 았다.
"뭐하는 거냐?"
나는 은식이에게 물었다.
"응.. 이 사이트 본격적으로 보려면 회원으로 등록을 해야 한대서 화석이가 등록하고 있어.."
"돈 드는 거 아니냐?"
"글쎄.. 돈 든다는 이야기는 없는데.."
화석이는 매우 빠른 놀림으로 자판을 두드렸다. 두 손을 더 듬더듬 치는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처럼 느껴졌다.
[유치하다. 모형은 상당히 신경을 쓴 듯 하나 사이트 자체가 유치하 다. 너 바보지..]
"그렇게 까지 쓸거 있냐?"
은식이가 말했다.
"내맘이야.."
질문은 끝난 모양이다. 나는 나머지 1번부터 6번까지 질문 들도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7번질문이 끝나자 다시 한 줄의 글자가 떴다.
[정말 등록하시겠습니까?]
화석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예"를 눌러 버렸다. 잠시 후 화면에는 껌껌해지는 지는 듯 하더니 집게 손가락을 펴 고 있는 손목이 하나 나왔다. 손등이 부분적으로 썩은 손목 이었다.
"이번에는 아담스 페밀리군.."
화석이가 말했지만 나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아무튼 손목 이 천천히 화면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붉은 선이 검은바탕 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혈서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천천히 시뻘건 글자가 모니터의 왼쪽부터 시작되 어 오른쪽으로 써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나오는 글자가 모두 끝나고 그 말의 뜻이 전달되었 을때 등부터 온몸으로 오싹함이 퍼져나갔다.
"하하하~~~"
하지만 주완이와 화석이는 자지러지게 웃었다.
"하하. 이 사이트 웃긴다.."
"그러게.. 꼭 무슨 3류 공포영화에 나오는 설정을 써 먹고 있네. 열어서는 안될 악마가 들은 상자를 열어버린 것처럼 .."
하지만 나는 찝찝했다.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화면에 나온 글자는 무척이나 소름끼쳤다. 분명히 웃고 있는 주완이와 화석이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렇 게 크게 웃었을 것이다.
"그래도 재미있긴 하다."
"야.. 그만 하고 나가자. 술이나 먹자.."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아 그만 나가자고 재촉했다.
"잠깐만.. 이제 등록했으니깐.. 좀 더 좋은 사진을 볼수 있 을거야."
"그만 나가자니깐.."
나는 그만 울컥하는 마음에 컴퓨터의 RESET버튼을 눌러버렸 다. 이런 사진을 보며 킥킥거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 다. 나는 실제로 이런 장면을 보았었다. 죽어서 널부러져 있는 사람의 몸은 절대로 웃고 즐길 것이 못된다는 것을 너 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녀석들이 그런것을 알리 없었다.
"야.. 왜그래?"
세 녀석 모두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술이나 먹자구."
"앗. 그냥 꺼버리다니.. 종료해야 되는데.. 컴퓨터 고장나 면 어떻할려구.."
"엇.. 그냥 끄면 고장나냐?"
컴퓨터 주인인 주완이의 말에 나는 놀라서 물었다.
"농담이야!!"
나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모두들 술먹자는 의견에 친성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그럼 니가 사라.."
화석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지갑에 들어 있는 금액을 떠올 렸다.
"순대국에 소주라면 가능할지도.."
나는 충분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가장 비싼 메뉴를 말 했다. 모두들 좋다는 표정이었다.
<펌> 시체싸이트 3
"오호.."
화석이는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눈을 크게 치켜뜨고 모니
터에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화면의 사진은 모두 4장이었다. 첫번째 사진은 머리. 두번
째 사진은 몸통. 세번째 사진은 두팔과 다리. 네번째 사진
은 그 모두가 찍혀 있었다. 사람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지만
모두 따로따로 떨여져 있었다.
"이게 뭐냐?"
나는 사진이 완전히 이해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모두 4장
의 사진은 한 사람을 찍은 것이었다. 분리되어 있는 한사람
을 찍은 사진이었다. 토막난 사지를..
"잘 만들었는데."
화석이 말했다. 은식이도 사진에 충격을 먹었는지 입을 열
지 못했다. 화석이만은 별 반응이 없었다.
"이게 뭐냐니깐?"
내가 다시 물었다.
"야 금방 봤잖아. 금방 보고 까먹었냐? 시체사이트라잖아"
화석이 대답했다.
"시체사이트?"
"이런 취미가진 놈들이 있지.. 특히 미국에.. 시체를 꺼내
서 시간(屍姦)하는 놈들부터 시체가지고 이런 사진찍는 놈
들.. 전에 공포소설 쓸때 자료 좀 구할려고 여기 저기 뒤적
이다가 이런 비슷한 사이트를 본적이 있지. 하지만 여기 사
진이 더욱 멋진걸. 선명하고.."
감탄해야 될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속이 메슥거
워지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
다. 세간에도 꽤나 알려진 일이다.
내가 상병때 일이다. 우리 옆 소대에 녀석중 한명이 훈련중
에 야산에서 불발된 박격포탄을 주어 왔었다. 병장이었던
이녀석은 내무반에서 주어온 박격포탄을 가지고 장난을 쳤
다. 하지만 장난은 장난으로 끝나지 않았다. 불발인줄 알았
던 박격포탄이 터져 버린 일이 벌어졌다.
우리 내무반까지 엄청난 폭음이 들려와 나는 졸다가 전쟁이
난줄 알고 놀라서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옆 내무반
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접근도 하지 못했다. 무너져버린 내무반 앞에 떨어
져 있는 발한쪽에 말이다. 주인과 떨어져 버린 발한쪽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워커가 신겨져 있었고 골반과 연결되어 있
었을 부분에는 허연 살점과 시뻘건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
다.
우리 내무반과 툭하면 내기 축구시합을 했던 녀석들이 한
꺼번에 여덟이나 죽었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설치곤 한다.
[읍~~~]
나는 헛구역질을 했다. 비위가 약한 편은 아니지만 사진과
군대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 혼합되면서 역겨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야!! 야!! 너무 그러지마라..이런거 다 사기야."
내가 헛구역질을 마치자 화석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미국의 어떤 연쇄 살인범은 자신이 살인한 장면을 캠코터
녹화해 인터넷사이트에 올렸던 적도 있었다지만 대부분 이
런 사이트는 사기야.
영화를 찍기 위해 잘만들어진 모형이나 컴퓨터 조작으로 만
들어 낸거지.."
"아.. 그래.."
화석이 말에 약간 가슴이 진정되었다. 은식이는 이미 별 반
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그런거야.. 하지만 전에 보았던 것들보다 사진의
깨끗하네.. 누군지 몰라도 이 사이트 만든 변태새끼 신경
좀 쓴 모양이야.."
화석이의 말에 나는 만들어진 모형이라고 확신하고 다시 사
진을 들여다 보았다. 만든 모형치고는 너무나 사실감이 있
었다.
"동양여자 얼굴이네.."
화석이는 첫번째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말했다. 나도
화석이의 말에 그 첫번째 사진을 주목했다.
"소녀같은데. 잘 만들었다. 너덜거리는 목뼈까지.. 섬세하
게. 하긴 요즘 보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이 정도까지
안만들면 욕 먹지. 너희들 라이언 일병 구하기봤냐?"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거기 나오는 모형들도 이정도는 될걸.."
만든거라고는 하지만 나는 더이상 보기가 싫어졌다. 사진
속의 소녀의 눈이 꼭 나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모형
이라고는 하지만 공포에 완전히 사로잡힌 얼굴처럼 보였다.
"야.. 그만보자.."
나는 더이상 보기 싫어 의자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두녀석
은 계속 볼 모양이었다. 화석이야 원래 이런것에 취미가 있
는 녀석이지만 은식이도 잠자코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
이라는 이상한 동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호기심을 가진..
동물중에 자신 동족의 시체를 보면서 즐기는 동물이 있을
까?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집에 가기 전에 청소를 하려고 하는 현미를 보았다.
자정부터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윤미를 대신한다. 그래서
윤미는 12시가 되기전에 간단하게 pc방 청소를 한다.
pc방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이제 스타크래프트라는 오락의
열풍도 약간 식은 모양이었다. 구석자리에서 고등학생정도
로 보이는 몇몇 녀석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청소하실려구요?"
나는 윤미에게 다가갔다. 윤미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
려고 하고 있었다.
"예.. 교대시간이 되어서요."
그녀는 짧게 말하고 구석으로 가 빗자루로 쓸기 시작했다.
'쌀쌀맞군..'
여대생이어서 그런가? 하긴 명문대생인 화석이에게도 그런
데 나한테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약간의 오기가 발동해 화장실로 가서
대수건를 빨아 물기를 짜낸 후 윤미가 쓸어낸 자리를 대걸
레로 닦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가 대수건 질을 하기 시작하자 나를 한번 힐끔 쳐
다본 후 뭐라고 이야기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내가 거의 바
닥 청소를 마치고 카운터와 출입구를 닦고 있을 때 집에 다
녀 온다던 주완이가 다시 돌아왔다.
"여. 친구 왠일인가? 시키지도 않은 청소를 다하구.."
주완이가 내가 대수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했다.
"그냥."
"그래.. 하는 김에 박박 좀 문지르지.. 대충 하지 말구.."
"어쭈.. 이게.."
나는 대수건를 들어 그 녀석을 한대 쥐어 박으려고 했지만
그만 두었다. 주완이는 돈을 내고 나가려는 손님을 받기 위
해 카운터에 잠시 앉았다. 나는 대수건를 들고 화장실로 가
서 다시 깨끗이 빨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언제 왔는지 대수건를 신경질적으로 벅벅 빨아 대고 있는
나에게 윤미가 인사를 했다.
"고맙긴요. 별일도 아닌데.."
대화는 여기서 또 끝나버렸다.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윤미는
나머지 15분여정도의 아르바이트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
에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윤미 다음 새벽
타임 아르바이트 하는 녀석은 복학생 이라는데 가끔 늦는다
고 한다.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주완이는 어느새 일어나 화석이와
은식이가 정신없이 쳐다보고 있는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저자식들.. 아직도.."
나도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은식이와 화석이는 자리
까지 바꾸어 본격적으로 그 사이트를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7. 이 사이트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역시나 붉은 화면에 자그마한 글자가 보였다. 무슨 질문같
았다.
"뭐하는 거냐?"
나는 은식이에게 물었다.
"응.. 이 사이트 본격적으로 보려면 회원으로 등록을 해야
한대서 화석이가 등록하고 있어.."
"돈 드는 거 아니냐?"
"글쎄.. 돈 든다는 이야기는 없는데.."
화석이는 매우 빠른 놀림으로 자판을 두드렸다. 두 손을 더
듬더듬 치는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처럼 느껴졌다.
[유치하다.
모형은 상당히 신경을 쓴 듯 하나 사이트 자체가 유치하
다. 너 바보지..]
"그렇게 까지 쓸거 있냐?"
은식이가 말했다.
"내맘이야.."
질문은 끝난 모양이다. 나는 나머지 1번부터 6번까지 질문
들도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7번질문이 끝나자 다시 한 줄의 글자가 떴다.
[정말 등록하시겠습니까?]
화석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예"를 눌러 버렸다. 잠시
후 화면에는 껌껌해지는 지는 듯 하더니 집게 손가락을 펴
고 있는 손목이 하나 나왔다. 손등이 부분적으로 썩은 손목
이었다.
"이번에는 아담스 페밀리군.."
화석이가 말했지만 나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아무튼 손목
이 천천히 화면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붉은 선이 검은바탕
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혈서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천천히 시뻘건 글자가 모니터의 왼쪽부터 시작되
어 오른쪽으로 써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나오는 글자가 모두 끝나고 그 말의 뜻이 전달되었
을때 등부터 온몸으로 오싹함이 퍼져나갔다.
"하하하~~~"
하지만 주완이와 화석이는 자지러지게 웃었다.
"하하. 이 사이트 웃긴다.."
"그러게.. 꼭 무슨 3류 공포영화에 나오는 설정을 써 먹고
있네. 열어서는 안될 악마가 들은 상자를 열어버린 것처럼
.."
하지만 나는 찝찝했다.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화면에 나온
글자는 무척이나 소름끼쳤다. 분명히 웃고 있는 주완이와
화석이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렇
게 크게 웃었을 것이다.
"그래도 재미있긴 하다."
"야.. 그만 하고 나가자. 술이나 먹자.."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아 그만 나가자고 재촉했다.
"잠깐만.. 이제 등록했으니깐.. 좀 더 좋은 사진을 볼수 있
을거야."
"그만 나가자니깐.."
나는 그만 울컥하는 마음에 컴퓨터의 RESET버튼을 눌러버렸
다. 이런 사진을 보며 킥킥거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
다. 나는 실제로 이런 장면을 보았었다. 죽어서 널부러져
있는 사람의 몸은 절대로 웃고 즐길 것이 못된다는 것을 너
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녀석들이 그런것을 알리 없었다.
"야.. 왜그래?"
세 녀석 모두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술이나 먹자구."
"앗. 그냥 꺼버리다니.. 종료해야 되는데.. 컴퓨터 고장나
면 어떻할려구.."
"엇.. 그냥 끄면 고장나냐?"
컴퓨터 주인인 주완이의 말에 나는 놀라서 물었다.
"농담이야!!"
나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모두들 술먹자는 의견에
친성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그럼 니가 사라.."
화석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지갑에 들어 있는 금액을 떠올
렸다.
"순대국에 소주라면 가능할지도.."
나는 충분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가장 비싼 메뉴를 말
했다. 모두들 좋다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