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화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주변은 어두웠다. 나는 마 루에서 깜빡 잠이 든것을 깨달았다. 아직도 어두운 것을 보 니 한밤중인 모양이었다. 나는 현광등을 켤까하다가 먼저 요란하게 울려대는 전화를 받아 들었다. 주완이였다. "응 자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몇시냐?" "어. 그래.. 그런데 어디냐?" "너가 지금 이 시각에 왜 가게를 보냐?" 원래 주완은 야간에는 가게를 보지 않았다. 아버지친구분 의 아들이라는 믿을만한 사람이 대신해서 아르바이트로 야 간에 가게를 보고 있었다. "아 그래.. 심심해서 전화했구나?" "비오냐?" "그래. 나 잠 다 잔거 같으니.. 너 가게로 놀러 갈께.." 주완이는 내가 간다는 소리에 기쁜듯이 되물었다. 무척이 나 심심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주완은 나와 다른것도 원 하는 눈치였다. "알았어.. 은식이한테 전화해보고 갈께.." 나는 전화를 끊고 혹시 은식이도 주완이에게 갈 마음이 있 는지 알아보기 위해 은식이 핸드폰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핸드폰을 꺼 놓은 듯 했다. 자는 모양이었다. 하긴 2시가 넘은 시간이니.. 나는 창을 열어 보았다. 정말로 비가 조금식 내리고 있었 다. 노란 우의를 꺼내 대충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스쿠터에 올라탔다. 이 50CC 스쿠터는 군대에서 제대하고 나오자 마자 정보지 에 난 것을 산 것이다. 성능에 비해서는 싸게 산 편이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약간 도로를 적시면 세차게 내릴때보다 길은 배나 미끄럽다. 나 는 천천히 골목을 빠져 나와 큰길로 나갔다. 가는 도중 편 의점에 들러 주완이가 부탁한 맥주와 먹을 것을 조금 샀다. 손님이 한동안 없었는지 점원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 는 맥주와 안주거리를 싸들고 편의점을 나와 다시 PC방으로 향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꼭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좋 지 않았다. 그리도 오늘따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 다. 지금까지 오면서 딱 지나가는 차 한대만 보았을 뿐이어 다. PC방 건물 앞에는 주완이의 자가용이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 오른쪽 옆에다가 스쿠터를 세웠다. 그리고 건물 현관으 로 향했다. 이 5층 빌딩은 1층은 전자대리점이고 2층에 있 는 상가는 이 계단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생각없이 현관문을 잡아 당겼다. 이 커다랗고 튼튼한 유리 로 만들어진 현관문은 잡아 당겨서 여는 문이었다. [덜컹~~~] 문은 잠겨 있었다. 나는 다시 옆 문을 잡아 당겼다. 마찬 가지였다. 밀어도 보았지만 역시나 열리지 않았다. 문이 잠 겨져 있었다. "쳇.. 이거 뭐야? 장사를 하겠다는 말겠나는 거야?" 나는 현관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서 2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야.. 김주완!!!" 몇 번 크게 소리를 지르자 겨우 사람얼굴 하나정도만 나올 수 있는 PC방의 작은 창으로 주완이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야!! 문열어.. 이거 잠겼어.." 나는 건물 현관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게 무슨 소리야?" "빨리 내려오기나 해!! 임마!!" 주완이는 뭐라고 툴툴거리면서 창문에서 사라졌다. 몇 초후 계단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러고 정말로 문이 잠겨 있는 것 을 확인한 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위로 뻗어 자물쇠 를 돌려서 열었다. "이거 뭐야? 이거 언제 부터 잠겨 있었던거야?"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우의를 벗었다. "쳇!! 그걸 나한테 물어보냐? 임마!!" "어쩐지 1시 반에 손님 나간 다음부터 한명도 안 온다 했다.. 참내.." 우리는 PC방안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아무도 없었다. 야간 이어서 현광등 대신 누르스름한 빛을 내뿜은 전등이 켜져있었다. "이러다 망하는거 아니냐?" "웃기지마.. 밤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였어.. 오늘 비가 와 서 그런거지.. 그리고 어떤 새끼가 문까지 걸어잠궈 놓아 가지고... 재수없게..." 나는 카운터 탁자위에 사온 맥주와 안주거리를 올려 놓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수건으로 비에 젖은 얼굴과 목을 닦았다. "그러나 저러나 누가 문을 잠궈 놓은거야? 3층부터는 다 문 닫았잖아. 너 24시간 영업하는거 다 아는데 문 걸어잠 궜을리는 없고.." 내가 물었다. "그러니까 내말이 그말이야. 어떤 새끼가 장난 친거야? 잡 히기만 해봐라.." "것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분명히 건물의 현관문은 안에서 잠그게 되어 있었다. 물론 밖에서도 열쇠로 열수는 있지만 뻔히 PC방이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것을 아는 다른 가게 주인들이 건물 현관을 잠글리 가 없었다. 주완이는 씩씩거렸다. "너무 흥분하지마.." 나는 흥분하는 주완이에게 캔맥주 하나를 따서 건네 주었다. "이거나 마셔라.." "그래.." 주완이는 내가 건네준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 지금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사장님 티가 나는 것 같았다. "혼자서 뭐하고 있었냐?" "응. 스타크 좀 하다가 심심해서 인터넷 좀 하고 있었지." "너가 그런것도 할줄 아냐?" "장난하냐?" 주완이는 어느새 캔맥주 하나를 다 비우고 다시 하나를 땄다. "당근이지.. 내가 그래도 사장인데.. 배워야 사는거야.." "하긴.." "인터넷에서 뭐하고 있었냐?" "아하.. 이거.." 주완이는 카운터 바로 뒤쪽에 있는 컴퓨터의자에 앉았다. 나도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저번에 본 시체사이트 그거 보려고.." "또??"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괜한 생각이지만 그 장난같은 사 이트에 화석이가 등록한 다음에 화석이가 실종된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상상 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번에 우리가 찾을 때는 뭐라고 그러다라? 맞다 뭐 업그레이든가 뭘 추가하느라 링크가 안되어 있다고 했 잖아.. 내가 저녁무렵에 했더니 이번에는 들어가더라구.." 주완이는 현미가 해준 말을 인용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미 까먹었다. 서버가 어쩌고 하는말 말이다. "그래서 아까전에 등록했지..." "쳇.. 기딴데 왜 가입하냐?" "그냥 심심하잖아.." "쳇..." 나는 툴툴거리면서 저 만치에 있는 등받이 없는 의자를 끌 어와 카운터 앞에 앉았다. 주완이는 신이 났는지 등뒤에서 열심히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다. "음.. 이제 등록되었을라나.." 나는 별 흥미가 없었다. 나는 다시 맥주를 집어 들었다. 도 데체 화석이는 어떻게 된거지? 이제 걱정하기도 지겨울 정도였다.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장부를 들여다 보았다. 오늘은 얼마나 벌었을까? 영업비밀이겠지만 사장이라는 작가는 등 뒤에서 희덕거리니 나는 아무런 꺼림낌 없이 장부를 뒤적거려 보았 다. 하지만 계산이 쉽지 않았다. "쳇..." 나는 계산을 포기하고 그냥 장부를 앞에서부터 주르륵 넘겨 보았다. 그 때 순간적으로 윤미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최윤미 : 017-234-XXXX] 우연히 뒤적거리던 장부의 한면에 윤미의 연락처가 적혀 있 었다. 나는 뒤를 힐끔 한번 쳐다 보았다. 주완이는 고개를 거의 키보드에 파묻고 두 손가락으로 더듬더듬 키보드를 두 드리고 있었다. 쳇.. PC방 주인이 독수리타법이라니.. 나는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물론 화석이의 핸드폰이었다. 그 때 이후로 계속 내가 가지고 다녔다. 물 론 한통화도 쓰지는 않았다. 몇번 화석이의 학교 친구들에 게 전화는 왔었다. 나는 그냥 나도 모르게 윤미의 번호를 눌렀다. 애써 관심 없는 척 하고 있었지만 나는 윤미를 무척이나 마음에 두고 있었다. 윤미의 연락처를 보자 외워야 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에 윤미의 번호를 하나씩 꼭꼭 눌렀다. 번호가 따 찍 히자 내 오른손 집게 손가락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통화 버튼을 눌러버렸다. [삐리리리~~~]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받으면 어떡하지? 목소리라 도 듣고 끊어 버릴까? "야!! 뭐해?" "어.. 응..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등뒤에서 주완이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그냥 플 립을 닫아 버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윤미가 받기 전에 끊은 것이.. "어.. 그거 화석이 핸드폰이잖아.. 너가 들고 다니는구나." "어.. 응.." "뭘 그렇게 놀라냐? 이리로 와서 이거나 봐봐.." "응.. 그래.." 나는 핸드폰을 다시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주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모니터를 바라 보았다. 척 보아도 저번에 본 그 사이트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붉 은 색 바탕 화면이 나타났다. "등록했더니 다른 것도 나온다." "그래?" 붉은 화면에 저번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목이 나와 글씨를 쓰고 있었다. "신규 등록 자료라?" 옆에 표시되어 있는 날짜를 보고 나는 벽에 걸려있는 달력 을 보았다. 화석이 실종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주완이는 마우스를 그 붉은 검붉은 글자위로 올리고 클릭 했다. 다시 화면이 바뀌면서 잠시 시간이 걸렸다. 보나마다 한심한 인간의 쓸데없는 취미사진이 나올것 같았다. 저번에 본 것과 같은... 나는 미리 속이 울렁거릴 것을 대비했다. "어. 이건 사진이 아니네.. 동영상인가 본데.." 주완이는 첫번째 부분에 클릭을 했다. 그러자 다시 창이 하 나 떴다. 그리고 동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치이이~~~] 지금까지 보아온 포르노 동영상과 비슷한 잡음이 잠시 이어 진후 화면이 나왔다. 나는 순간 흠칫 놀랐다. "저거 뭐냐? 눈알 아니냐?" 바닥에 예전에 입안 가득 물고 녹여 먹던 왕사탕 크기의 구 슬 같은 것이 놓여져 있었다. 하지만 사탕은 아니었다. 주 완이의 말대로 사람의 눈알처럼 보였다. 아니 사람의 눈알 이었다. 순간적으로 탁자를 집고 있던 손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가짜로 만든거겠지.." 주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와 동시에 멈춰 있던 것 처럼 보이던 화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눈알을 크로즈 업하고 있었다. 눈알이 놓여져 있는 바닥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뭐하는 거지?" 나의 질문은 금방 답이 나왔다.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화 면에 나온 검은색 바지에 검은 구두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 었다. [뿌지작~~] 끔찍한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나왔다. 그 소리는 검은 구두에 의해 짓밟혀 버린 눈알에서 나온 소리였다. "윽~~~" 나는 순간적으로 머리속이 번쩍 하는 느낌이었다. 마우스를 쥐고 있던 주완이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시체 사이틀 처음보던 날 화석이 지껄였던 말을 떠올렸다. "주~~ 주완아.. 너 기억해? 화석이가 했던말??" 나의 입에서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더듬어져 나오고 있 었다. "뭐?" 주완은 창백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은식이와 티격태격하면서 말했잖아.. 눈알 밟아본 적 있 냐구? 은식이가 이 사이트 처음에 나오는 눈알 클릭하는 소리가 끔찍하다고 하자 화석이 정말로 눈알 밟은 소리 들 어본적 있냐고 그랬잖아.." "어. 어어... 응.. 기억나?" "그런데 이거..." 나와 주완은 떨고 있었다. 오싹한 기운이 감돌았다. 둘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럼.. 이거 혹시?" "화...화.." 피가 꺼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온 몸의 피가 머리로 몰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비켜봐~~~" 9
<펌> 시체싸이트 11
나는 전화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주변은 어두웠다. 나는 마
루에서 깜빡 잠이 든것을 깨달았다. 아직도 어두운 것을 보
니 한밤중인 모양이었다. 나는 현광등을 켤까하다가 먼저
요란하게 울려대는 전화를 받아 들었다.
주완이였다.
"응 자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몇시냐?"
"어. 그래.. 그런데 어디냐?"
"너가 지금 이 시각에 왜 가게를 보냐?"
원래 주완은 야간에는 가게를 보지 않았다. 아버지친구분
의 아들이라는 믿을만한 사람이 대신해서 아르바이트로 야
간에 가게를 보고 있었다.
"아 그래.. 심심해서 전화했구나?"
"비오냐?"
"그래. 나 잠 다 잔거 같으니.. 너 가게로 놀러 갈께.."
주완이는 내가 간다는 소리에 기쁜듯이 되물었다. 무척이
나 심심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주완은 나와 다른것도 원
하는 눈치였다.
"알았어.. 은식이한테 전화해보고 갈께.."
나는 전화를 끊고 혹시 은식이도 주완이에게 갈 마음이 있
는지 알아보기 위해 은식이 핸드폰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핸드폰을 꺼 놓은 듯 했다. 자는 모양이었다. 하긴 2시가
넘은 시간이니..
나는 창을 열어 보았다. 정말로 비가 조금식 내리고 있었
다. 노란 우의를 꺼내 대충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스쿠터에 올라탔다.
이 50CC 스쿠터는 군대에서 제대하고 나오자 마자 정보지
에 난 것을 산 것이다. 성능에 비해서는 싸게 산 편이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약간
도로를 적시면 세차게 내릴때보다 길은 배나 미끄럽다. 나
는 천천히 골목을 빠져 나와 큰길로 나갔다. 가는 도중 편
의점에 들러 주완이가 부탁한 맥주와 먹을 것을 조금 샀다.
손님이 한동안 없었는지 점원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
는 맥주와 안주거리를 싸들고 편의점을 나와 다시 PC방으로
향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꼭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좋
지 않았다. 그리도 오늘따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
다. 지금까지 오면서 딱 지나가는 차 한대만 보았을 뿐이어
다.
PC방 건물 앞에는 주완이의 자가용이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 오른쪽 옆에다가 스쿠터를 세웠다. 그리고 건물 현관으
로 향했다. 이 5층 빌딩은 1층은 전자대리점이고 2층에 있
는 상가는 이 계단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생각없이 현관문을 잡아 당겼다. 이 커다랗고 튼튼한 유리
로 만들어진 현관문은 잡아 당겨서 여는 문이었다.
[덜컹~~~]
문은 잠겨 있었다. 나는 다시 옆 문을 잡아 당겼다. 마찬
가지였다. 밀어도 보았지만 역시나 열리지 않았다. 문이 잠
겨져 있었다.
"쳇.. 이거 뭐야? 장사를 하겠다는 말겠나는 거야?"
나는 현관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서 2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야.. 김주완!!!"
몇 번 크게 소리를 지르자 겨우 사람얼굴 하나정도만 나올
수 있는 PC방의 작은 창으로 주완이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야!! 문열어.. 이거 잠겼어.."
나는 건물 현관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게 무슨 소리야?"
"빨리 내려오기나 해!! 임마!!"
주완이는 뭐라고 툴툴거리면서 창문에서 사라졌다. 몇 초후
계단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러고 정말로 문이 잠겨 있는 것
을 확인한 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위로 뻗어 자물쇠
를 돌려서 열었다.
"이거 뭐야? 이거 언제 부터 잠겨 있었던거야?"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우의를 벗었다.
"쳇!! 그걸 나한테 물어보냐? 임마!!"
"어쩐지 1시 반에 손님 나간 다음부터 한명도 안 온다 했다.. 참내.."
우리는 PC방안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아무도 없었다. 야간
이어서 현광등 대신 누르스름한 빛을 내뿜은 전등이 켜져있었다.
"이러다 망하는거 아니냐?"
"웃기지마.. 밤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였어.. 오늘 비가 와
서 그런거지.. 그리고 어떤 새끼가 문까지 걸어잠궈 놓아
가지고... 재수없게..."
나는 카운터 탁자위에 사온 맥주와 안주거리를 올려 놓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수건으로 비에 젖은 얼굴과 목을 닦았다.
"그러나 저러나 누가 문을 잠궈 놓은거야? 3층부터는 다
문 닫았잖아. 너 24시간 영업하는거 다 아는데 문 걸어잠
궜을리는 없고.."
내가 물었다.
"그러니까 내말이 그말이야. 어떤 새끼가 장난 친거야? 잡
히기만 해봐라.."
"것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분명히 건물의 현관문은 안에서 잠그게 되어 있었다. 물론
밖에서도 열쇠로 열수는 있지만 뻔히 PC방이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것을 아는 다른 가게 주인들이 건물 현관을 잠글리
가 없었다.
주완이는 씩씩거렸다.
"너무 흥분하지마.."
나는 흥분하는 주완이에게 캔맥주 하나를 따서 건네 주었다.
"이거나 마셔라.."
"그래.."
주완이는 내가 건네준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 지금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사장님 티가 나는 것 같았다.
"혼자서 뭐하고 있었냐?"
"응. 스타크 좀 하다가 심심해서 인터넷 좀 하고 있었지."
"너가 그런것도 할줄 아냐?"
"장난하냐?"
주완이는 어느새 캔맥주 하나를 다 비우고 다시 하나를 땄다.
"당근이지.. 내가 그래도 사장인데.. 배워야 사는거야.."
"하긴.."
"인터넷에서 뭐하고 있었냐?"
"아하.. 이거.."
주완이는 카운터 바로 뒤쪽에 있는 컴퓨터의자에 앉았다.
나도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저번에 본 시체사이트 그거 보려고.."
"또??"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괜한 생각이지만 그 장난같은 사
이트에 화석이가 등록한 다음에 화석이가 실종된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상상
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번에 우리가 찾을 때는 뭐라고 그러다라? 맞다
뭐 업그레이든가 뭘 추가하느라 링크가 안되어 있다고 했
잖아.. 내가 저녁무렵에 했더니 이번에는 들어가더라구.."
주완이는 현미가 해준 말을 인용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미
까먹었다. 서버가 어쩌고 하는말 말이다.
"그래서 아까전에 등록했지..."
"쳇.. 기딴데 왜 가입하냐?"
"그냥 심심하잖아.."
"쳇..."
나는 툴툴거리면서 저 만치에 있는 등받이 없는 의자를 끌
어와 카운터 앞에 앉았다. 주완이는 신이 났는지 등뒤에서
열심히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다.
"음.. 이제 등록되었을라나.."
나는 별 흥미가 없었다. 나는 다시 맥주를 집어 들었다. 도
데체 화석이는 어떻게 된거지? 이제 걱정하기도 지겨울 정도였다.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장부를 들여다 보았다. 오늘은 얼마나
벌었을까? 영업비밀이겠지만 사장이라는 작가는 등 뒤에서
희덕거리니 나는 아무런 꺼림낌 없이 장부를 뒤적거려 보았
다. 하지만 계산이 쉽지 않았다.
"쳇..."
나는 계산을 포기하고 그냥 장부를 앞에서부터 주르륵 넘겨
보았다. 그 때 순간적으로 윤미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최윤미 : 017-234-XXXX]
우연히 뒤적거리던 장부의 한면에 윤미의 연락처가 적혀 있
었다. 나는 뒤를 힐끔 한번 쳐다 보았다. 주완이는 고개를
거의 키보드에 파묻고 두 손가락으로 더듬더듬 키보드를 두
드리고 있었다. 쳇.. PC방 주인이 독수리타법이라니..
나는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물론 화석이의
핸드폰이었다. 그 때 이후로 계속 내가 가지고 다녔다. 물
론 한통화도 쓰지는 않았다. 몇번 화석이의 학교 친구들에
게 전화는 왔었다.
나는 그냥 나도 모르게 윤미의 번호를 눌렀다. 애써 관심
없는 척 하고 있었지만 나는 윤미를 무척이나 마음에 두고
있었다. 윤미의 연락처를 보자 외워야 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에 윤미의 번호를 하나씩 꼭꼭 눌렀다. 번호가 따 찍
히자 내 오른손 집게 손가락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통화
버튼을 눌러버렸다.
[삐리리리~~~]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받으면 어떡하지? 목소리라
도 듣고 끊어 버릴까?
"야!! 뭐해?"
"어.. 응..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등뒤에서 주완이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그냥 플
립을 닫아 버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윤미가 받기 전에
끊은 것이..
"어.. 그거 화석이 핸드폰이잖아.. 너가 들고 다니는구나."
"어.. 응.."
"뭘 그렇게 놀라냐? 이리로 와서 이거나 봐봐.."
"응.. 그래.."
나는 핸드폰을 다시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주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모니터를 바라 보았다.
척 보아도 저번에 본 그 사이트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붉
은 색 바탕 화면이 나타났다.
"등록했더니 다른 것도 나온다."
"그래?"
붉은 화면에 저번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목이 나와 글씨를
쓰고 있었다.
"신규 등록 자료라?"
옆에 표시되어 있는 날짜를 보고 나는 벽에 걸려있는 달력
을 보았다. 화석이 실종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주완이는 마우스를 그 붉은 검붉은 글자위로 올리고 클릭
했다. 다시 화면이 바뀌면서 잠시 시간이 걸렸다. 보나마다
한심한 인간의 쓸데없는 취미사진이 나올것 같았다. 저번에
본 것과 같은... 나는 미리 속이 울렁거릴 것을 대비했다.
"어. 이건 사진이 아니네.. 동영상인가 본데.."
주완이는 첫번째 부분에 클릭을 했다. 그러자 다시 창이 하
나 떴다. 그리고 동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치이이~~~]
지금까지 보아온 포르노 동영상과 비슷한 잡음이 잠시 이어
진후 화면이 나왔다. 나는 순간 흠칫 놀랐다.
"저거 뭐냐? 눈알 아니냐?"
바닥에 예전에 입안 가득 물고 녹여 먹던 왕사탕 크기의 구
슬 같은 것이 놓여져 있었다. 하지만 사탕은 아니었다. 주
완이의 말대로 사람의 눈알처럼 보였다. 아니 사람의 눈알
이었다.
순간적으로 탁자를 집고 있던 손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가짜로 만든거겠지.."
주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와 동시에 멈춰 있던 것
처럼 보이던 화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눈알을 크로즈
업하고 있었다. 눈알이 놓여져 있는 바닥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뭐하는 거지?"
나의 질문은 금방 답이 나왔다.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화
면에 나온 검은색 바지에 검은 구두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
었다.
[뿌지작~~]
끔찍한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나왔다. 그 소리는 검은
구두에 의해 짓밟혀 버린 눈알에서 나온 소리였다.
"윽~~~"
나는 순간적으로 머리속이 번쩍 하는 느낌이었다. 마우스를
쥐고 있던 주완이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시체
사이틀 처음보던 날 화석이 지껄였던 말을 떠올렸다.
"주~~ 주완아.. 너 기억해? 화석이가 했던말??"
나의 입에서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더듬어져 나오고 있
었다.
"뭐?"
주완은 창백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은식이와 티격태격하면서 말했잖아.. 눈알 밟아본 적 있
냐구? 은식이가 이 사이트 처음에 나오는 눈알 클릭하는
소리가 끔찍하다고 하자 화석이 정말로 눈알 밟은 소리 들
어본적 있냐고 그랬잖아.."
"어. 어어... 응.. 기억나?"
"그런데 이거..."
나와 주완은 떨고 있었다. 오싹한 기운이 감돌았다. 둘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럼.. 이거 혹시?"
"화...화.."
피가 꺼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온 몸의 피가 머리로 몰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비켜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