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니 추천을 네 분이나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당 ㅋㅋㅋㅋㅋㅋ 약속대로 실습 기간에 만난 분들을 써볼께용. 바로 음슴체 ㄱ ㄱ 1. 그녀의 슬픈 전설. 본과 1~2학년이 수업-시험-수업-시험-수업-시험의 무한반복이라면.. 3학년 2학기때부터는 실습 기간임. 내가 실습때 처음으로 가게 된 과는 내과... 내과중에서도 .... (주로 자살을 목적으로) 독극물을 드시고 오신 분들이 있는 과였음.. 독극물의 종류가 워낙 많고 다양한데다가.. 기전이 다 다르고... 또 워낙 치명적인 경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비록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 분들을 전문적으로 보는 과가 있었음... 그곳에서 내가 보게 된 첫 환자분은.. 30대 초반의 여성분이셨는데... 조심스레 챠트를 보니 (과의 특성상 기본적인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함...) 락스를 드시고 온 분이었음... 가끔 이렇게 우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가정에 있는 위험해 보이는 물질을 드시고 오시는 분들이 계심... 하.... 나는 마음이 무거웠슴... 그 분의 마음속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길래... 그런.. 일들 시도하신 걸까.... 게다가 나는 완전 초짜.... 내가 허튼 말이라도 해서... 그 분의 마음을 더 다치게 하면 어쩌나... 차마 그 분이 계시는 병실로 쉽게 들어갈 수가 없었음... 챠트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짜내어 그 분이 계시는 병실에 들어갔음. 어렵지만 물어보아야 했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나: 저... 환자분.... 안녕하세요 몇가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 환자분: 네 그러세요... 그 분은 상념에 잠긴 듯 창밖을 바라보며 대답하셨음... 나는 힘겹게 말을 꺼냈음.. 나: 저... 락스를 드셨다고 되어 있던데... 왜 그렇게 하셨는지 얘기해주실수 있나요... 환자분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셨음. 환자분 : 저....그게....제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나: 네.... 마음이 많이 힘드셨나봐요... 환자분 : 술이 많이 취해서... 화장실에 갔는데... 락스가 컵에 담겨있는 걸 보고............... ................... 목이 말라서... 물인줄 알고 마셨어요. 나 : 네.....................??????????? .........네??????????????...................아............... 네....... 갑자기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꺾이는 기분이었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 다행이다.... 마음이 많이 다치신 것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 후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본적인 병력 청취를 진행할 수 있었고, 그 분은 한모금 정도만 드시고 오신 것이라서... 며칠 입원해서 검사 하신후 무사히 퇴원하셨음. 2. 미안해요....... 이건 좀 마음이 무거운 이야기임... 그 이후에... 다른 내과인 종양학과를 돌 때 일임.. 의사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분들은 환자분들인데.. 그분들은.. 의사가 하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으실 수도 있고, 또 힘을 얻기도 하고 그러심... 그래서 늘 좋은 말만 하고 싶지만... 의사가 해야 되는 일중에 하나가.. 정확한 정보 (때로는 그것이 절망적일지라도)를 환자분과 가족분들께 알려야 하는 일이므로... 가능한한 그 분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함.. 학생들이 실습을 돌면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환자분들과 대화하는 방법일 거라고 생각함.. 나도 실습돌기 전까지는 친구들하고 농담이나 따먹으면서 지내다가... 실습을 시작하면서.. 환자분들을 만나서, 그 분의 질병이나 상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늘 조심스럽고 어려웠음.. 혹시나 내가 그 분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그렇게 조심 조심 지내다가... 내과 중 하나인 종양학과를 돌때.. 나하고 생년월일이 같은 남자 (*-_-*) 환자를 보게 된 거임!!!!! 게다가 전공의 샘이 나한테 그 환자를 만나서 병력청취를 해보라고 하지 않으셨겠음???? ㅎㅎㅎㅎㅎ 아니.... 내가 뭐...흑심이 있다거나 그런것이 아니고.... 그냥.... 동갑인 것도 신기한데 생일까지 같으니까... 어쨋든... 그래서 그 환자분하고 좀 친해져서...오가며 농담도 좀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음. 근데 무슨 얘기 끝에... ( 아마도 그 분이 자기가 하던 운동 얘기하던 중이었을 거임.. 그 분 운동선수였는데 병때문에 쉬고 계셨던걸로 기억함...) 내가 "나중에 아들 낳아서 같이 하시면 되겠네요 ㅎㅎ" 라고 했는데 그 분 표정이 어두워지는 거임.... 나는 읭? 이런 마음이 들어서 몇마디 더 나누다가 나왔는데.. 나중에야 알게되었음... 그 분이 치료받고 있는 항암제의 부작용중에... 불임이 있다는 것을.. ㅠㅠ ㅠㅠ ㅠㅠ ㅠㅠ 물론... 100% 불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ㅠㅠ ㅠㅠ ㅠㅠ 아마 그 분은 치료 시작 전에 그 설명을 들으셨을 테니까.. 내가 아들 얘기하니까 마음이 어두워지신 거임... 아 ㅠㅠ ㅠㅠ ㅠㅠ ㅠㅠ ㅠㅠ 진짜 얼마나 후회하고 또 후회했는지 모름.... 바보같이...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그 날 진짜 뼈저리게 깨달았음... 의사의 무지는 단순히 몰라서 챙피한... 그런 것이 아니라... 환자를 죽일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잘못이라는 것을... 물론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아직까지 스스로를 학생이라고만 생각했던 내게, 그래서 지식이 없음은 그저... 나쁜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던 내게 의사의 지식은 그 이상의 것임을 몸서리치게 깨닫게 한 사건이었음.... ------------------------------------------------------------------------------------ 휴... 쓰다보니 마음이 또 약간 무거워지네요.. 그 남자 환자분 지금쯤 아들 딸 많이 낳고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기를.. 기원해봅니다.. 추천 해주시면 다음번에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인턴 생활에 대해 올려볼께요.. ㅎㅎ 뿅 ! 13
☞☞☞☞ 의대의 추억 (3) - 실습 기간에 만난 분들☜ ☜ ☜ ☜
으아니 추천을 네 분이나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당
ㅋㅋㅋㅋㅋㅋ
약속대로 실습 기간에 만난 분들을 써볼께용.
바로 음슴체 ㄱ ㄱ
1. 그녀의 슬픈 전설.
본과 1~2학년이 수업-시험-수업-시험-수업-시험의 무한반복이라면..
3학년 2학기때부터는 실습 기간임.
내가 실습때 처음으로 가게 된 과는 내과...
내과중에서도 .... (주로 자살을 목적으로) 독극물을 드시고 오신 분들이 있는 과였음..
독극물의 종류가 워낙 많고 다양한데다가.. 기전이 다 다르고...
또 워낙 치명적인 경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비록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 분들을 전문적으로 보는 과가 있었음...
그곳에서 내가 보게 된 첫 환자분은..
30대 초반의 여성분이셨는데...
조심스레 챠트를 보니 (과의 특성상 기본적인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함...)
락스를 드시고 온 분이었음...
가끔 이렇게 우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가정에 있는 위험해 보이는 물질을 드시고 오시는 분들이 계심...
하....
나는 마음이 무거웠슴...
그 분의 마음속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길래... 그런.. 일들 시도하신 걸까....
게다가 나는 완전 초짜....
내가 허튼 말이라도 해서... 그 분의 마음을 더 다치게 하면 어쩌나...
차마 그 분이 계시는 병실로 쉽게 들어갈 수가 없었음...
챠트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짜내어 그 분이 계시는 병실에 들어갔음.
어렵지만 물어보아야 했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나: 저... 환자분.... 안녕하세요 몇가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
환자분: 네 그러세요...
그 분은 상념에 잠긴 듯 창밖을 바라보며 대답하셨음...
나는 힘겹게 말을 꺼냈음..
나: 저... 락스를 드셨다고 되어 있던데... 왜 그렇게 하셨는지 얘기해주실수 있나요...
환자분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셨음.
환자분 : 저....그게....제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나: 네.... 마음이 많이 힘드셨나봐요...
환자분 : 술이 많이 취해서... 화장실에 갔는데...
락스가 컵에 담겨있는 걸 보고...............
................... 목이 말라서... 물인줄 알고 마셨어요.
나 : 네.....................??????????? .........네??????????????...................아............... 네.......
갑자기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꺾이는 기분이었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 다행이다.... 마음이 많이 다치신 것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그 후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본적인 병력 청취를 진행할 수 있었고,
그 분은 한모금 정도만 드시고 오신 것이라서... 며칠 입원해서 검사 하신후 무사히 퇴원하셨음.
2. 미안해요.......
이건 좀 마음이 무거운 이야기임...
그 이후에... 다른 내과인 종양학과를 돌 때 일임..
의사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분들은 환자분들인데..
그분들은.. 의사가 하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으실 수도 있고, 또 힘을 얻기도 하고 그러심...
그래서 늘 좋은 말만 하고 싶지만...
의사가 해야 되는 일중에 하나가.. 정확한 정보 (때로는 그것이 절망적일지라도)를
환자분과 가족분들께 알려야 하는 일이므로...
가능한한 그 분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함..
학생들이 실습을 돌면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환자분들과 대화하는 방법일 거라고 생각함..
나도 실습돌기 전까지는 친구들하고 농담이나 따먹으면서 지내다가...
실습을 시작하면서.. 환자분들을 만나서, 그 분의 질병이나 상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늘 조심스럽고 어려웠음.. 혹시나 내가 그 분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그렇게 조심 조심 지내다가...
내과 중 하나인 종양학과를 돌때..
나하고 생년월일이 같은 남자 (*-_-*) 환자를 보게 된 거임!!!!!
게다가 전공의 샘이 나한테 그 환자를 만나서 병력청취를 해보라고 하지 않으셨겠음???? ㅎㅎㅎㅎㅎ
아니.... 내가 뭐...흑심이 있다거나 그런것이 아니고....
그냥.... 동갑인 것도 신기한데 생일까지 같으니까...
어쨋든... 그래서 그 환자분하고 좀 친해져서...오가며 농담도 좀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음.
근데 무슨 얘기 끝에...
( 아마도 그 분이 자기가 하던 운동 얘기하던 중이었을 거임..
그 분 운동선수였는데 병때문에 쉬고 계셨던걸로 기억함...)
내가 "나중에 아들 낳아서 같이 하시면 되겠네요 ㅎㅎ" 라고 했는데
그 분 표정이 어두워지는 거임....
나는 읭? 이런 마음이 들어서 몇마디 더 나누다가 나왔는데..
나중에야 알게되었음...
그 분이 치료받고 있는 항암제의 부작용중에... 불임이 있다는 것을.. ㅠㅠ ㅠㅠ ㅠㅠ ㅠㅠ
물론... 100% 불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ㅠㅠ ㅠㅠ ㅠㅠ
아마 그 분은 치료 시작 전에 그 설명을 들으셨을 테니까..
내가 아들 얘기하니까 마음이 어두워지신 거임...
아 ㅠㅠ ㅠㅠ ㅠㅠ ㅠㅠ ㅠㅠ
진짜 얼마나 후회하고 또 후회했는지 모름....
바보같이...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그 날 진짜 뼈저리게 깨달았음...
의사의 무지는 단순히 몰라서 챙피한... 그런 것이 아니라...
환자를 죽일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잘못이라는 것을...
물론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아직까지 스스로를 학생이라고만 생각했던 내게,
그래서 지식이 없음은 그저... 나쁜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던 내게
의사의 지식은 그 이상의 것임을 몸서리치게 깨닫게 한 사건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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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쓰다보니 마음이 또 약간 무거워지네요..
그 남자 환자분 지금쯤 아들 딸 많이 낳고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기를.. 기원해봅니다..
추천 해주시면 다음번에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인턴 생활에 대해 올려볼께요.. ㅎㅎ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