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군대괴담 2

농구왕김타자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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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초소에서 생긴 일]--


내가 이병때 있었던 일이다.

헌병이었던 나는 훈련과정을 수료하고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배치받은 그 곳은 기본군사 훈련단이었다.

즉 내가 어제까지 훈련을 받았던 그 곳이 나의 근무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착찹한 기분이 안 들 수 없었다.

뭐 다른데라고 더 좋다는 법은 없지만 기본군사 훈련과 특기교육을 마치면서 다시는 여기 지긋지긋한 훈련소 땅을 밟지 안겠노라고 다짐했던 것이 몽땅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 지겨운 훈련단을 벗어나지 못하다니...

그러나 그런 푸념따위를 하고 있을 만큼 육체적,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

내무실배치를 받은 다음부턴 상상도 못할 만큼의 고생이 항상 나를 따라다녔으니까...

그로부터 약 한달이 지나고 그 고생들에 어느정도 익숙해 질 무렵, 어느밤.

그날은 내가 01:00~04:00까지의 초소근무를 서는 날이었다.

나는 00시 30분 쯤에 나와 같이 근무를 설 김병장을 깨웠다.
김병장은 당시 나와 20 기수가 차이나는 병장 말호봉의 제대가 얼마 안 남은 왕고참이었다. 나에겐 그야말로 하늘 같은 고참이었다.

아무튼 내가 김병장을 깨우고 그와 함께 근무를 설 초소로 향할떼까지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평소에 김병장은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나에게는 항상 잘 해주었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곤 했었다. 아직 뭐가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김병장은 정말 고마운 고참이었다.

그는 이렇게 야간 근무를 서러 가는 때면 늘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얘기를 해주곤 했었다.

내가 긴장하지 않게끔 하려는 그의 배려였던 것이다. 졸병인 내가 먼저 뭐라고 얘기할순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근데 그 날은 그도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었다.

마치 뭔가에 화가 난 사람처럼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그의 분위기가 나를 상당히 긴장시켰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한게 있는건 아닌가하고 이것저것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기억은 없었다.

도대체 김병장님이 오늘따라 왜 저러지...?

그렇게 묵직한 마음으로 초소에 도착했고 먼저 근무를 섰던 초병들은 이내 내려갔다.

내가 근무하는 초소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2층이었다.
그렇다고 1층이 있는건 아니다.

기다란 나무기둥으로 아래를 받치고 그위에 초소를 지은 것이었다.
일종의 위장용 초소였고 그 위에서 사방을 정찰할 수도 있도록 만들어 진 것이었다.

우리는 초소로 올라왔고 이내 김병장은 초소안으로 들어갔다.
대게 고참들은 초소안으로 들어가 책상앞에 앉아서 전화를 받는 일을 했고 쫄병들은 초소 밖에서 보초를 섰었다.

나는 초소 밖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멀리 사방을 둘러보기도 하며 보초를 서고 있었다.

가끔 뒤돌아 보면 김병장은 책상앞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아하니 화가 난것 같진 않아보여 나는 안심하고 계속 근무를 섰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는데 아래쪽에서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깜작 놀라 아래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그러나 컴컴한 초소아래가 잘 보일리가 없었다.
나는 들고 왔던 손전등을 아래로 비춰 보았다.

그 순간 뭔가가 후다닥 움직이는 게 보였다.

뭐지?

나는 좀 겁이 나기 시작 했다.

토끼나 다람쥐 겠지...

하면서도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아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등뒤에서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뭔가 싶어 뒤를 휙 돌아다 봤는데,

이게 웬인인가!!!!

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것만 같았다.

무표정한 얼굴의 김병장이 바로 내 뒤에 유령처럼 우뚝 서서는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책을 읽고 있었던 사람이, 언제 소리도 없이....

화들짝 놀라는 나를 가만히 노려보고만 있는 김병장!

그런데 김병장의 눈빛이 상당히 나를 원망하고 있는 듯 했다.
왜 저러는 거지?

나는 무서워서 말도 않나오고 그저 김병장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나의 시선이 김병장의 뒤 쪽으로 옮겨지는 순간, 나는 그만 놀라 정신을 잃고 말았다!

 

김병장의 뒤 쪽!

 


그 곳엔 여전히 책을 읽고 있는 김병장이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잃은 나는 그대로 초소에서 떨어져 밑으로 추락해 버렸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난 입원해 있었다.
다행이도 팔만 부러졌을 뿐,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후 나는 문병온 내무실장으로 부터 김병장이 죽었음을 알게된다!

그는 그날 밤 죽은 것이었다.

애인이 변심한 것을 비관했던 김병장은 그날밤 초소에서 준비했던 카터로 손목을 그어서 자살한 것이었다.

나중에 들은 애기로는 김병장의 죽은 모습은 아주 평온해 보였었다고 한다.
손목을 긋고는 죽는 순간까지 책을 보고 있었던지, 의자에 꼿꼿이 앉아서 한 손엔 책을 든 채로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그날 밤 초소에서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김병장은 죽은 것이었다.

아무튼 그일이 있은 후 그 초소에선 밤마다 귀신소동이 끊이질 않았었고, 결국 그 초소는 패쇄가 되었다.

나는 의병 제대(병으로 인한 조기 제대)가 될 줄 알고 좋아했었는데 얄궂게도 내 팔은 석달만에 완치가 되었고 나는 다시 복귀를 해야만 했었다.

대신 다른 부대로 전속을 가게 되었었다.

 

그런데 그날 밤 내 바로 뒤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던 그 김병장은 뭘까?

그건 아마도 죽은 김병장의 혼이었을 게다.

그 때,
죽은 김병장의 육신을 빠져나온 혼이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내가 그 앞을 가로 막고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