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졸귀

노란네모20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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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글을 긁적인다는 것은

자판을 두드릴 때 보다

확실히 마음의 여운이 다르다.

 

바쁘거나...혼돈이거나...깨어 있거나...

 

 

 

오줄 봉다뤼라,,,

 

오줄 없다.

푼수라 할 수도, 바보라고 부를 수도,

봉다리(봉지, 또는 봉투) 챙길 것이 없다.

내 질긴 목숨 하나 챙기기에도,,,버겁다.

 

 

아버지

 

왼쪽 목에 구멍을 내어

온 몸의 피를 뽑아

마땅한 물질을 투여한 후

오른 쪽 목에 내어 진 구멍을 통해

투여하는 주렁주렁 달린 피 봉다리 보았고...

 

 

남편

 

추운 겨울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도시락을 싸 들린 사무실

예쁘게 생긴 여자 직원과 엉겨 붙은

끈적한 땀과 처참한 욕정

나도모르게 부들거리는 손에 쥐어 진

떨리는 땡땡마트의 노란 비닐 봉다리...

 

 

오줄이 남아 있을 턱이 없다.

목숨 줄이 질기더라.

 

머리에 꽃을 못 꽂을 정도로 미치지 못해

그냥,,,살아보기로 했다.

 

살아 가면서 채우기 보다는

느끼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미안해 하고

솔직해지기로 했다.

 

 

이젠,,,

 

봉다리는 챙기지 않기로 했다.

내 숟가락 하나 안주머니에 꽂고도

 

내 발 길 닿은 곳 친구가 있어

소박한 밥상 한 귀퉁이 내어 줄

그런 벗이 있도록

 

숨이 붙어 있는 동안

참으로 살기로 했다.

솔직하게 살기로 했다.

 

 

친구들을 만나는 날~ 참 좋은 아침~

좋은 생각을 해 주게 소재를 제시한

박하사탕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