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후 1년이 다 되어갑니다.

shineunder2008.07.26
조회50,588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렸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실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긴 글 읽어주신분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4만6천여분의 귀중한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자알.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고마워요 모두.

 

------------------------------------------------------------------------------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막바지의 직장인입니다.

사실, 이런류의 조언들 많이 듣고 들었지만 그냥 웃어넘기고 말아버리는 타입이었는데

약속없는 토요일 느즈막한 저녁, 이렇게 모니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안쓰러워보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한 여인 때문입니다.

 

그녀와 처음 만난건 2007년 초였습니다. 당시 그녀와 저는 같은 직장의 다른부서에 근무하고 있었지요. 그녀는 저보다 두살이 많고요. 어떠한 프로젝트 일로 인해 그녀와 연관업무를 진행하기 시작하였고 그 부분에서 크고 작은 트러블도 많았습니다. 저는 기획쪽이고 그 분은 실무쪽이라서 부딪혀서 감정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프로젝트가 커져서 별도의 팀을 두게되었고, 이제 그녀와 저는 다른팀이 아닌 같은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해외쪽 지사나 업체들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시차 덕분에 새벽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고, 저의 경우도 디자인 툴을 다루거나 이것저것 레퍼런스를 찾다보면 새벽까지 남아있기 일쑤였습니다. 둘이 사무실에 남아있는 빈도가 많아질 수록 그녀와 저는 이야기를 할 경우도 많아졌고, 가끔은 새벽녁 커피라도 한잔 마시러 나가는 경우도 생기고는 했지요. 아마 그때부터 제가 그녀를 맘에 두고 있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동네도 얼추 비슷한 곳에 살고 있어서 새벽에 제가 항상 그녀의 댁까지 데려다주고도 했지요. 심지어는 전 일이 일찍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데려다주기 위해 잔업을 마다앉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 뭐 그러면서 서로 많이 친해졌지요. 깊은 이야기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업무외적인 이야기도 하기 시작했고요. 주말 같은 때 만나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그랬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고백하려고 했지요. 사실 그 분에 대한 회사분들의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아서, 제가 맘을 터놓았던. 저와 친분이 두터운 몇몇 분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저를 말렸습니다만, 좋은걸 어떡합니까. 그런게 하나도 안들어오더군요. 그리고는 고백을 했지요. 좋아한다고 말이죠. (뭐 실제로는 더 로맨틱하려고 노력했겠지요 --;) 그랬더니 그녀는 자기가 지금껏 사귀어 온 남자 이야기를 제게 하더군요. 그리고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 거절을 했습니다. 다만 친구로서의 저를 잃기 싫으니 친구로 지내자고요. 못난놈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그리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죠. 제가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때가 아니라면 1년을 기다려보겠다고, 1년후에도 제가 그 마음 그대로라면 다시 한번 그녀에게 고백하겠다고.

 

그 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동료로서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는 퇴사하고 다른 직장으로 일자리를 옮겼지요.

이직을 하고 나서도 가끔씩 만나 서로간의 업무라던지 생활, 각자의 취미등을 이야기하며, 차도 마시고 지냈지요.

 

사실 어느정도 그녀와 저는 비슷한 부분도 있는 듯 느껴지지만 어느정도 다른 부분도 많습니다. 음악이나, 책, 이것저것 문화적인 마인드등은 비슷한데 기본적인 생활패턴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요. 뭐 예를들어 '좋아하는 음식' 따위 말이죠. 뭐 그래도 나름 조절하며 저를 그녀에게 많이 맞췄습니다. 심지어는 하루에 담배를 한갑정도 태우는 제가 그녀와 같이 있는 식사자리나, 따로 만날때는 담배를 한모금도 태우지 않을정도로 노력하니까요. (뭐 노력도 아니라고 느껴지기도 하겠습니다만 ; )

 

어느덧 1년이 지나. 다음주 금요일이면 그 날이 되는군요.

주변 지인들은 정말 다양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연애도 기술이니 그날 따로 만나되 절대 고백하지 마라, 다른 여자를 한번 사귀는 악수를 두어봐라 라는 의견등 자기 일 아니라고 모두가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많은 조언을 주지요 ;

 

하지만 그녀에게 까지 그런 작업적 요소들을 써가며 사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그냥 단지 그녀를 좋아하는 것 이니까요. 그 이유를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재고 계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라는게 간사한 동물인지 그 날이 가까워지면 가까워 질 수록 초조해지네요.

 

그녀가 제가 했던 고백을 기억이나 해줄까. 라는 생각부터 들면서 의기소침해집니다.

어떡해야 될까요. 정말 그녀가, 날짜까지는 모르겠지만 제 말을 기억이나 해줄까요.

진심은 통한다고들 하지만, 그 진심을 다시 내비치는건 쉬운일이 아닌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