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후, 경찰로 부터의 전화 "김준식씨 인가요?" "네,,,,맞습니다" "서울 도봉 경찰서 이진호 경감입니다." "네 무슨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오늘 살해로 추정되는 사체에서 김준식씨 연락처가 나와서 연락드렸습니다." " 네? " "사망자의 유일한 소지품인 휴대폰에서 김준식 번호를 알아냈습니다.' "......" "사망자의 휴대폰에서 검색되는 유일한 번호가 김준식씨 입니다. 현재 사망자의 사채는 도봉구 한일 병원에 안치 중이며 금일 오전까지 신원 확인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가죠...."
급하게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준식. 병원에서 확인한 사채는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으며, 누군지 알아 보기가 힘들다. "힘드시겠지만, 확인을 해주셔야 수사가 진행됩니다. 천천히 다시 한번 봐주시죠." 다시 한번 시체를 천천히 확인하는 준식. 유난히 넓은 이마가 눈에 들어온다. "저희가 조사한바로는 사망자의 추정나이는 이십대 중반에서 후반, 성별은 보시다시피 남자이며...." "이 사람 핸드폰 번호가 뭔가요? 제 번호가 저장되어 있으면 저도 저장한 번호일 수도 있는데..." "예...잠시만요...." 이진호 경감은 바쁘게 서류를 넘긴다. "번호가...010에 9919 XXXX 이네요." " 010...9919...XXXX " 준식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번호를 검색한다. 핸드폰 화면에 뜨는 이름. 노 민 우 삼일전, 15년만에 연락이 온 중학교 동창이다. 순간 민우의 유난히 넓었던 이마가 떠오른다. "아......." 한동안 말이없는 준식. "검색이 안되나요?" "아....이 사람...노민우라고...제 친구인데요..." 경찰관은 준식의 말을 듣고 재빨리 서류에 기록한다. "노민우씨....거주지는 어떻게 되나요?" "......몰라요....저도 삼일전에 15년 만에 연락이 와서....몇마디 나눈게 전부거든요..." 갑자기 옆에 있던 의사가 끼어든다. "아직 부검을 해보진 않았지만, 육안으로 부패정도를 보았을때, 사망한지 최소 15일은 되었습니다. 저도 담당 형사한테 삼일전 통화기록이 있다고 들었지만, 도무지..이해가 안가는군요." 가만히 듣고 있던 준식이 입을연다. "분명히 삼일전에 저랑 통화를 했구요. 아무리 15년전 친구라지만, 민우 목소리는 기억하고 있어요. 일년내내 짝궁이었거든요. 그때 목소리가 하나도 안변했다라는 말까지 했는데.." "사망자의 나이와 출신학교를 말씀해 주시죠." "81년 아니면 빠른 82년생 이겠죠? 학교는 광남중학교를 같이 다녔구요. 2학년때 같은반이였고, 뭐 이정도면 신원파악 가능하시죠? 저는 더이상 여기 못있겠네요...냄새도 그렇고, " "예.일단 나가시죠."
병원 사무실. " 대포폰 아시죠?" " 예...불법으로 명의 도용해서 핸드폰 개설하는거 말씀하시는 거죠? TV에서 본 적 있는데..." " 예 맞습니다. 사망자의 핸드폰이 바로 그 대포폰 입니다. 그래서 신원확인이 어려웠구요. 어쨌든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다시 협조 부탁을 할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준식은 병원을 나와 길을 걸어간다.
며칠 후, 다시 경찰로 부터의 전화. "아..김준식씨? 자꾸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별말씀을..." "오늘 노민우씨 부검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게......사망한지 20일 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결과가 이상하네요.. 분명히 저랑 통화를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그리고 저도 그때 크게 대화를 나눈게 없어요...뭐라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없겠네요...민우 부모님이나 형제들한테 물어보시는게 빠를 듯한데요.." "그게....노민우씨는 중학교 2학년때 부터 일가 친인척 없이 혼자 지내왔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조사중이고요....현재로선 유일한 지인이 김준식씨 밖에...." " .........휴......" 준식이 긴 한숨을 내뱉고 다시 입을 연다. "근데....저도 15년만에 갑자기 연락을 받은지라...민우에 대해서 아는게 전무해요....그나저나...제 핸드폰 번호를 알려준 사람이 있을텐데...." "예....바로 그겁니다. 혹시 김준식씨 중학교 동창중에 특히 2학년 때 같은반이였던....친구들 중에 김준식씨 핸드폰 번호를 아는 사람이 있나요?" "지금 연락하고 있는 중학교 친구들이 대부분 3학년때 친구들이라...보자...2학때도 같은반 이였던 친구가......없는거 같은데요....그렇지 않아도..오늘 중학교때 친구들 만나기로 했거든요...3학년 때 친구들이지만...어쨌든 오늘 애들 만나서 한번 물어볼께요." "예 그래주시겠어요?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서울 강남 고급 BAR 준식이 친구들과 앉아 대화를 나눈다. "애들아...니네들 혹시 노민우 라고 기억나냐? 중학교 동창이였는데..." "노민우? 같은 반 이였냐? 기억 안나는데...." "아는 사람 없어? 2학년 때 나랑 같은 반 이였는데...." 곁에 있던 친구 태우가 입을 연다. " 얌마..니 2학년때도 나랑 같은 반 이였잖아...노민우라는 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니 짝꿍 아니였냐?" "맞어 맞어...내 짝꿍 이였어...태우 니가 2학년때도 나랑 같은반이였냐? 암튼,,, 그 노민우 있잖아...얼마전에 죽었어...." " 뭐? 죽어? 진짜?" 준식은 친구들에게 최근 며칠간 있었던 일을 천천히 설명해 준다. 이야기를 다 들은 태우가 입을연다. "불쌍한 놈. 그나저나 어떻게 니 연락처를 알고 연락을 했을까? 그리고 통화날짜랑 사망일자도 안맞고..좀 이상한데?" 건너편에 앉은 재선이가 끼어든다. "이야...이거 흥미진진한데? 살해되기전에 15년전 친구와의 통화라...스릴러다 스릴러..." "이자식..사람이 죽었는데...흥미를 느끼냐....그나저나...태우 너 나랑 같이 내일 경찰서 좀 가자..." "아...내가 왜...? 귀찮아...." "야 그래도...친구인데...억울한 죽음을 밝혀줘야되지 않겠냐? 뭐 현재로선 큰 도움은 주지 못하겠지만.." "뭐 알겠다...토요일이고 하니...한번 출두해 주지.."
다음날 도봉경찰서. "반갑습니다. 이진호 경감입니다." "네 안녕하세요..강태우라고 합니다." "일단 유감스럽지만, 친구분인 노민우씨가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전력을 다해 살해범을 추적하고 있으며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예...예.." "일단 김준식씨.." "예?" "중학교 2학년때 노민우씨와 같은 반 이였고, 또 강태우씨 역시 같은반이였죠?" "네.." "중학교 2학년때 친구분들 중에 현재 김준식씨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강태우씨 뿐인가요?" "네 맞습니다. 태우 밖에 없습니다." "그럼 강태우씨는 노민우씨랑 연락을 해오고 있었습니까?" "아니오..중학교때도 민우랑은 별로 안친했는데요...여기 준식이도 중3와서 친해졌어요..." "휴......" 이진호 경감은 난처한듯 한숨을 짓는다. "이것 참...수사에 갈피를 못잡겠네..." 듣고있던 태우가 입을연다. "형사님...신원이 밝혀졌으면 거주지도 알 수 있을 것이고...거주지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하는게...." "그게....노민우씨는 거주지 파악이 안됩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이미 다른 분이 거주중 이구요...그게 노민우씨 중학교 2학년때 거주지인데...그 이후로는 집없이 떠돌아 다닌거 같아요..." "집없이 떠돌아 다녔다구요?...말도 안돼..." "노민우씨는 중2를 마치고 학교를 자퇴하였고...그 이후는 전혀 파악이 안돼고 있습니다. 뭐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했을 수도 있을텐데..일정한 직업이 아니여서...파악하기 힘들고...지금 현재 유일한 연결고리가 김준식씨와 강태우씨 두 분밖에 없습니다.." "허....참..." 태우가 기가 막힌 듯 웃는다. "그럼 저희가 연결고리인 동시에 용의자일 수도 있겠네요.." "일단은 그렇게 되겠지만, 제가 따로 준식씨를 조사해 본 결과. 좋은 직업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부모님도 유명하신 분들이고...뚜렷한 살해동기가 없어요...강태우씨는 하시는 일이?" "변호사 인데요." "아....." 이진호 경감은 놀라운듯 태우를 쳐다본다. "뭐 두 분이 용의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두 분밖에 연결되는 부분이 없어서 그런겁니다. 기분나쁘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두 분이 노민우씨를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앞으로 수사계획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뭐..이렇다 정해진건 없지만, 일단 가장 큰 초점은 왜 노민우씨가 15년만에 김준식씨에게 전화를 했느냐 입니다. 그 번호를 어떻게 알았으며, 또한 통화 날짜와 사망 추정 일자가 상이한 점도..." "제가 변호사를 하면서 이런 사건 많이 봐왔는데요..미안한 얘기지만, 이런류의 사건은 대부분이 미결종료 나더라구요. 형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계실텐데..." "그래도 해볼때까진 해봐야죠!"
준식과 태우는 경찰서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다.
차에 시동을 걸며 태우가 준식에게 말을 한다. "귀찮게 됐어. 저 형사 내심 니를 유력 용의자로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나를? 뭔소리야? 아니라잖아..." "크크 잘 들어봐. 노민우 사체에서 니 번호가 나왔지? 분명 삼일전에 통화를 했었고, 근데 부검결과 노민우는 사망한지 20일이 넘었단 말이야. 딱 드는 생각 없냐?" "거야...요새 날씨가 더워서..시체 부패가 일찍 되었을 수도 있지..." "아니 아니..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3일동안 그렇게 부패될 순 없어. 내가 잘알지..이런 사건 한 두번 맡아보냐? 배테랑 형사라면...... 당근 죽은 사람은 노민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아.....그럴 수도 있겠다." "그럼...죽은 사람의 신원을 뒤에서 열나게 캐고 있겠지...근데 그걸 너한테 말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냐..." "뭔데?" "용의자거든!...니가 말이야...이원 조사라고도 하지..이게 말이야..." "이원조사?" "유력한 용의자한테 뚜렷한 살해동기가 없을 때 용의자 앞에서 수사 협조를 구하면서 헛점을 찾고, 뒤에서는 그 용의자를 열나게 캐는거지..이해되냐?" "아..씨...기분 더러운데..." "열라 귀찮게 할거다...아마도...하지만 걱정마라...이 몸이 도와주마...근데 너 진짜 살인자 아니지? 크크" "미쳤냐? 내가?"
다시 경찰서.
이진호 경감이 부검의와 앉아 대화를 하고 있다. "선생님. 사체가 정교하게 잘라졌다가 다시 붙힌 거라고 하셨죠?" "그렇죠. 정확히 네 군데. 팔 두쪽과 다리 대퇴부 위 쪽으로 두 쪽. 근육 경직도를 봤을땐 사망자가 온전한 정신상태에서 잘려졌다가 붙혀진걸로 보이네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고통이였을거예요. 그야말로 사지를 찟은거죠." "악랄한 놈이군요." "그나저나 용의자는 윤곽이 나왔나요?" "김준식. 좀 전에 신원확인하러 온 사람있죠?" "아...그 사람..사람은 참 선해보이고 깔끔하던데..." "선생님. 근데 그 김준식이가 의.사 입니다." "의사라고요?....이런...." "저는 일단 김준식의 주변인물 조사를 할 겁니다. 선생님께선 사체 절단 소행이 전문적인 의사만이 할 수 있다는 것과 증거가 될 만한 걸 다시한번 조사해 주세요."
다시 차 안. 준식과 태우. "태우야.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이 뭐냐..?" "아...이자식...당연히 알리바이를 만들어 놔야지.." "그 다음엔?"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 같이 있던 사람이라던가. 근데...너 노민우랑 진짜 전화한거 맞어?" "맞다니깐, 내가 1년동안 걔랑 짝이여서 목소리는 기억해. 통화 분명히 했고, 다짜고짜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미안하다고...? 왜?" "나야 모르지...." "......노민우....이 새끼 게임하자는 건가?" "게임?" "우리 중학교 2학년 종업식 기념 반회지 만든거 기억나냐?" ".....어....그런거 만들었던것 같은데....애들한테 글 받아서...반장이 정리해서..." "이 새낀...어떻게 의대 갔는지 모르겠다.....그때 내가 반장이였어..." "크크 그러냐? 근데 그 반회지가 어쨌는데..." "내가 어제 니네들이랑 술마시고 집에서 그 반회지를 찾아서 봤단 말이다. 노민우가 어떤 애인지 궁금해서....근데 민우 그 자식 완전 똘아이더라고.."
광남중학교 2학년 13반 교실 당시 반장이였던 태우가 교탁에 서서 말을 하고 있다. "야 야...주목...우리 반 회지 아직 글 안낸 애들 명단 불러줄테니깐. 좋게 좋게 말할때 빨리 나한테 제출해라...김민호, 김주현, 노민우, 백상진 이상 네 명 내일 아침까지 제출해. 안내면 빼고 그냥 만들거야." 태우가 말을 끝내자 다시 교실안은 시끄러워진다. 다음날 아침. 노민우가 태우에게 회지글을 제출하려고 다가온다. "반장. 여기" "어. 노민우." 태우는 민우가 건네준 종이를 받으며 명단에 동그라미 표시를 한다. 그리고 민우가 건네준 종이를 확인한다. "나 가도 돼지?" "어...그래...." 민우가 돌아서려는 순간 태우가 민우를 불러 세운다. "야 노민우. 근데 이게 뭐야?" "뭐....?" "너 회지글에 뭘 적은거야? 영어도 아니고, 일본말도 아닌거 같고, 뭐냐 이게? 그냥 낙서한거냐? 선생님한테 혼나 임마~" "낙서 아니야.." "그럼 뭔데? 암호냐?" "내가 반애들한테 주는 수수께끼다." "수수께끼?...재밌는데? 어쨌든 니가 만든 암호 풀어보라는 거 아니야...풀면 상품 주는거야?" "............주지....상품..." 민우는 살짝 웃어보이고는 이내 자리로 돌아간다.
다시 태우 차안. " 그 암호 아마 준식이 니가 풀었을걸?" "아~ 기억나...노민우가 낸 수수께끼...내가 풀었어..그거..근데 무슨 말이였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일단 우리집에 가자. 보여줄께."
태우 집 서재.
태우가 준식에게 반회지를 건넨다. "니가 한번 다시 풀어봐라. 난 모르겠더라" "보자..보자.." 회지를 유심히 살펴보던 준식이가 살짝 웃는다. "태우...거울 가져와봐.." 태우가 방안에 걸려있는 거울을 떼서 준식에게 건네준다. "잘봐...." 준식이가 거울로 암호문을 비추자 거울에 비춰진 암호문이 한글로 변한다. "이게 거울 암호라는 건데...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개발한 암호지...글자를 뒤집어서 흘겨쓰면 쉽게 알아내기가 힘들어..." "크크...이걸 수수께끼라고 낸 새끼나...그걸 또 진지하게 푼 새끼나...암튼 뭘라고 쓰여있는 거냐?" "거울 들고 있어봐...내가 읽어볼께..." 준식은 천천히 소리내어 암호문을 읽는다. "은빛의 강을 따라....여섯물결...."
도봉경찰서 강력계.
이진호 경감이 그의 후배 최진철경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경감님..어제 말씀하신 최근 실종 사건이요. 강남쪽에 하나 올라와 있는데요?" "20대 후반 남자 실종인가?" "예..28세 백상진..미혼에 임대업.." "당장 해당 경찰서 담당자에게 전화넣어."
다시 태우의 집 서재. "이게 뭔 말이야?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 " 가만히 있던 태우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연다. "아...나 이거 생각나...거울 암호는 니기 풀었고...이 암호문은 내가 풀었던 것 같은데....학교 운동장에 노민우가 뭘 새겨놨었어." "가보자. 학교." "뭐? 아 귀찮은데...." "빨리 가보자..니네 집앞이잖아..." "좋아..노민우 수수께끼 받아주지. 콜."
도봉경찰서 강력계.
최진철 경사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다. ".........28세....예....강남에....예.... " 최진철 경사는 전화를 끊고 이진호 경감에게 다가간다. "그래 뭐래?" "백상진씨 실종신고가 어제 들어왔구요.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본 게 8월 24일 지금으로부터 23일 전 이네요.." "23일전? 사체 사망시점하고 얼추 맞아떨어지는군...그나저나 실종신고는 왜이리 늦게 한거야?" "그게 실종된 백상진씨가 워낙 바쁜 사람이라 원래 집을 잘 비운다고 하네요. 강남에 빌딩 5개를 갖고 있는데...뭐 여하튼...중요한 것은 출신학교가 광남중학교..." "뭐? 광남 중학교? 김준식과 노민우가 나온 학교잖아......"
준식이 교문을 들어서며 태우에게 소리친다 "태우! 빨리와..니가 풀었잖아 그 암호…" "아무리 내가 천재라지만, 낸들 그게 기억이 금방 나겠냐…" "아이고, 얼마나 대단한 천재길래..사법고시를 3번이나 떨어지셨을까…크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그건 이 몸 컨디션이…" "됐고…이제 한번 풀어보자…노민우 수수께끼…"
15년전으로 돌아가 같은 운동장의 중학생의 준식과 태우가 서있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이라…태우야 감좀 잡혀?" "글쎄…어딘가에 뭘 새겨놨다는 거 같은데.." 태우가 운동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준식은 옆에서 암호문을 계속 되뇌인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잠깐…은빛의 강? 물결?"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광남중학교. 태우와 준식이 서로 마주보며 동시에 소리친다. "그래! 가스배관!" "맞아..운동장 담벼락 밑에 은색 가스배관..그게 마치 파도같이 구불 구불 생겼었잖아.." "나도 기억나..그 가스배관 아직도 있을까? …가보자…" 태우 뒤를 준식이 다급히 쫒아간다.
도봉경찰서안. 이진호 경감이 상사인 유필한 반장한테 보고를 하고 있다. "반장님. 이거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구요..토막살인 이예요…토막살인…" "글쎄 알겠는데…좀 힘들지 않겠나?..피해자가 노민우가 아닌거 같다며? 그럼 아직 신원불명이잖아..그럼 광역수사대로 넘기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오..이 건 제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휴….그게 내가 결정해줄 수 있는 사항도 아니고…아무튼..자신있나 보지? 뭔가 알아낸거라도 있나?" "일전에 말씀드린 김준식이라는 사람..." "아…그 잘생긴 의사양반?" "네…지금 강남서에 실종사건하나가 올라왔는데요…실종시간이 피해자 사망 추정일과 비슷해요…무엇보다 김준식, 노민우와 동창입니다…" "그래서 의사양반이 실종자를 죽이고 시체를 훼손해서 노민우로 둔갑시켰다 이건가?? 이봐 진호..너무 비약이 심하지 않나?? 잘나가는 의사양반이 무슨이유로.." "그게 반장님...중요한건…" "중요한거??" "실종자 백상진이 김준식씨 병원의 건물주 입니다…" "뭐?!..."
다시 광남중학교 운동장. 준식과 태우가 운동장 구석진곳에서 땅바닥을 훓고 있다. "여깄다..은빛의 강!" "찾았어? 가스배관?" 준식이가 태우에게 성급히 다가간다. "자 봐봐…벽을 따라..가스배관이 학교 건물로 이어지고 있지?" "그럼 여섯 물결이라는건…?" "멍충아..쭉 봐봐..담벼락 기둥마다 U자 파이프를 썼잖아…기둥마다 출렁 출렁...즉 여섯물결이라는건 여섯번째 기둥을 말하는거지…" "오오…천재…강태우…" "짜식…이제 알았냐?" "알았어…인정.. 그럼 빨리 여섯번째 기둥으로 가보자…여기가 시작점 이니깐…하나 둘…셋…" 준식과 태우가 천천히 여섯번째 기둥쪽으로 다가간다. "준식..이제 다음 문구가 뭐냐?"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태우는 바로 좌측편을 바라보고 한동안 쳐다본다. "흙빛호수…흙빛호수…" "태우야..나 이거 어렴풋이 기억 나는데..흙빛호수…" "그래? 뭔데??" "흙빛호수..저기 화단 이였던거 같아.." "화단? 화단이라..왜 화단이 흙빛 호수지?" "그러게…분홍색 호수라던가…노란색 호수라던가…바닥은 흙이라서 그런건가?" "아…맞아…그거였어…바닥이 흙…아..아…이제 기억났다…흙빛호수…"
다시 도봉경찰서안. "건물주? 실종자가 김준식이 병원 건물주라고?..이거 이거…가능하구만..그래서 원한관계..채무관계…조사해봤나?" "아니요…조사 전에 아까 말씀하신 광역수사대…확실히 해주셔야…" 유반장이 벌떡 일어나 이진호경감의 뒷통수를 갈긴다. "이 자식이…이게 광역에 넘길 건이냐? 그 정도 꼬리 잡았으면 이 참에 우리도 큰 건 하나 올려봐야지... 정말 김준식이가 범인이라면… 이거 정말 큰 건이야…" 이진호는 뒷통수를 부여잡고 대답한다 "네..반장님..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정식으로 강남서에 협조요청하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잘해봐..그리고 진호..!" 이진호경감은 자리로 돌아가다 다시 유반장을 쳐다본다. "네?" "믿는다." "아 네.." 이진호는 유반장 자리에서 황급히 나와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최진철 경사를 부른다 "들었지? 반장님 허락 떨어졌다..우선 강남서에 협조 공문날리고 백상진이 김준식이 관계파악부터 확실히 하자.." "네…선배님!...간만에 탐문인가요?...일할맛나는데요.."
광남중학교. 준식과 태우가 운동장 한가운데를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태우....그러니깐, 예전에는 6번째 기둥에서 정확히 일직선상에 있는 화단만 비어있었단 말이지?" "어...그때 그쪽 화단만 바꾼다고 기존 꽃들을 전부 뽑아내고 새로 씨를 뿌렸었어..." "그럼 호수라는 말은 왜 붙은걸까?" "이런 중학생 만도 못한놈...새로 씨를 뿌리면 그 바닥이 그냥 흙이겠어? 맨날 물을 뿌릴거 아냐...그래서 그 쪽 화단만 항상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지..." "아...그래서 흙빛호수...." "그러니깐....그 흙빛호수에서 다섯 발자국을 걸어가면 답이 나올거야...크크 중학생이 낸 수수께끼 따위...." "그럼 여기 거대한 돌산 이건 뭘까?" "일단 가보자...가면 돌산이던, 나무산이던 뭔가 보이겠지..." 준식과 태우가 바쁘게 화단 쪽으로 걸어간다. 곧 화단 앞까지 온 두 사람은 천천히 그리고 정확한 보폭으로 다섯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 "뭐야 이거..." 준식이 다섯 발작국을 나아가서 태우를 돌아보며 소리친다. 태우는 준식에게 다가가며 입을연다. "뭔데? 거기 있어? 거대한 돌산?" "돌산은 무슨....그냥 벽인데....학교 벽... 아무것도 없잖아..." "다시 한번 노민우 암호문 봐봐..." 준식이 품에서 태우의 서재에서 적어온 종이조각을 꺼내어 또박또박 읽는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이게 전부인데..." "거대한 돌산...거대한 돌산...." 태우가 되뇌이며 나즈막하게 말을 잇는다. "그때도 분명 여기서 엄청 해맷던거 같긴 한데..."
15년 전 광남중학교. 어린 준식과 태우가 화단 앞 학교 외벽 앞에 서있다. "태우야...어딜봐도 돌산은 없는데? 그냥 벽 뿐이야....여기 안은 학교 박물관인가..." 준식이 까치발을 들어 창문 안을 바라본다. "그러게...노민우...이 자식...역시 장난친건가?" "아...몰라...나 학원 가야돼...그만 할래...." 준식이 한참 창문안을 바라보다 이내 포기한듯 몸을 돌려 화단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뭐야...김준식...니가 이거 풀어보자고 해서 난 학원도 땡땡이 치고 왔건만..." "넌 학원 안가도 일등 하잖아..." 준식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태우에게 말을 한다. 태우는 한참을 벽 앞에서 창문안을 바라보고 있다가 "잠깐! 준식아!" 하고 준식이를 급하게 부른다. 준식이 태우에게 다시 뛰어온다 "왜? 찾았어 거대한 돌산?" "우리 학교 만든 그 할아버지...그 할아버지...있잖아...맨날 교장선생님이 조례 시간에 말하는..." "아마...이재춘 선생이라고 했던가...?" "이름말고 이름앞에 붙히는 '호' 석산? 석산 이재춘 맞지?" "어 맞을걸?..석산 이재춘...근데 그게 뭐..." "석산...돌산...이잖아..." "아...그렇네...돌산....근데 여기 그 할아버지가 없잖아..." 태우는 대답하지 않고 창문 안을 가르킨다. 준식은 다시 발을 들어 창문을 바라본다. 준식이 바라본 창문 안에는 석산 이재춘 선생의 거대한 초상화가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준식을 바라보고 있다.
도봉경찰서. 이진호 경감이 서류를 뒤적이다 최진철 경사를 부른다 "최형사...지금 당장...백상진씨 집에 연락해서...사망자 신원 확인해달라고 해..." "네? 노민우..아니 그 시체 말씀하시는 거죠? 너무 이른거 아닐까요?..아직 확실하지도 않은데..." "아니....어차피 시체 훼손정도가 심해서 육안 확인은 힘들테고 DNA 검사를 진행해야돼...그렇게 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부르는게 나아.." "역시...일단 백상진 인지 아닌지 파악하는게 우선 이겠군요..." "그렇지...최형사 니가 시체와 백상진 일치 여부를 책임지고, 나는 김준식과 백상진의 관계를 탐문하겠다...빨리 움직이자..." "네! 선배님!"
광남중학교 준식과 태우. "아직도 있을까? 돌산 이재춘??" 태우가 말을하며 천천히 창문을 안을 들여다 본다. 준식도 태우를 따라 창문을 들여다 본다. 여전히 석산 이재춘 선생의 초상화가 늘름하게 걸려있다. "아직...죽지않고 살아있네...저 노인네...크크" 태우가 나즈막히 웃으며 초상화를 바라본다. "근데 어떻게 들어가지...저 초상화 뒤편만 확인하면 끝인데..." 태우가 고민하고 있을때, 준식이 말없이 창문을 연다. "강태우...이거 열리는데..." 태우는 벙찐 표정으로 준식과 창문을 번갈아 바라보다 "넘어가자.." "뭐?" "넘어가자고..." "진짜? 너 법을 수호하는 변호사가 아니더냐?" "민법 제 185조 26항 모든 공공건물은 국민의 소유이며, 공개된 공공건물은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역시 공공건물" "창문 열려있는게 공개된 공공건물이냐...그리고 여기 사립학교야...짜샤..." 태우는 이미 창문을 반쯤 넘어선 채로 준식에 말을 한다. "이걸로 잡혀가도 너는 꼭 변호해주마...걱정말고 따라와..." "나..참..." 준식은 한숨을 길게 쉬고 태우를 따라 창문안으로 들어간다. 학교박물관 안은 오랜시간 방치된듯 내려앉는 모든곳에 먼지가 쌓여있다. 준식과 태우가 바닥에 발을 딛자 눈에 찍히는 것 마냥 바닥에 발자국이 찍힌다. "잠깐...." 태우가 앞서가려던 준식을 막아선다. "준식..밑을 봐봐" 준식이 내려다본 마루바닥엔 누가 앞서 다녀간듯 초상화 쪽으로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발자국이네...그것도 돌산 쪽으로..." "아...씨...나 무서워...진짜..." 태우가 몸서리 친다. "누군가...우리처럼 암호를 풀러 온건가?" "설마..." "일단 이 발자국을 피해서..." 태우가 다른길로 돌아서 초상화 앞으로 다가간다. 이어 준식이 태우를 뒤따른다. 초상화 앞에 서자 준식이 망설이듯 입을 연다. "이거 뒷편이란 얘긴데...잠깐 떼어봐도 괜찮겠..." 태우는 준식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상화 한 켠을 잡는다. "반대편 잡아" 준식과 태우는 조심스레 초상화를 들어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는다.초상화가 떼어진 부분은 때가 안타 유난히 하얗다. "아...젠장...여기서 누군가한테 잡히면 완전 초상화 도둑인줄 알거 아니야..." "닥치고 뭐가 있나 보자..." 태우가 초상화가 떼어진 벽면에 조심스레 다가간다. "준식아...여기봐봐...여기 진짜 뭔가 쓰여져 있어...그리고..."
15년전, 광남중학교 2학년13반 교실. 쉬는시간, 시끄러운 교실안 무리를 뚫고 혼자 앉아있는 노민우에게로 준식과 태우가 다가간다. "노민우..우리 이거 풀었어…" "아..그래? 그럼 이.름 적었나? 그래야 내가 확인하고 선물을 줄텐데 말이야…" "야..당근 적어놨지..나랑 태우…둘다..." "알았어…그럼 내가 확인해보고 선물 줄께.." "시시한거면 알아서해...노민우...니 수수께끼 때문에 학원 빠져먹고 엄마한테 죽다 살아났으니..." 태우가 엄포를 한다. "알았어...걱정마...꼭...줄께...선.물" 민우는 의미를 알수없는 미소를 띄운다.
-The Game 2화-
미숙한 이야기에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약속대로 하루에 한 Chapter 씩 올릴께요.
예전에 마무리 지어놓은 이야기긴 한데...그때 워드패드에 너무 막 써대서
조금씩 수정해서 올리느라 하루 1편씩 올리는거예요..이해해 주시구요
그리고
이 이야기 아직 제목이 없어서요...
관심 가져주신 분들
괜찮은 제목 생각나시면 댓글로 좀 적어주세요..
일단 어느분께서 지어주신 '비밀의 추억' 이란 제목으로 할께요..
물론 '가제' 입니다 ^^
모든 이야기는 합본으로 나가요. Chapter 1. 보신분들은 바로 2. 보시면 되요
가제: 비밀의 추억
-----------------------------------------------------------------------------------------
중학교 단짝 친구 민우로부터 15년 만의 전화
"미안하다. 준식아..."
여기서 부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Chapter 1.
삼일후, 경찰로 부터의 전화
"김준식씨 인가요?"
"네,,,,맞습니다"
"서울 도봉 경찰서 이진호 경감입니다."
"네 무슨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오늘 살해로 추정되는 사체에서 김준식씨 연락처가 나와서 연락드렸습니다."
" 네? "
"사망자의 유일한 소지품인 휴대폰에서 김준식 번호를 알아냈습니다.'
"......"
"사망자의 휴대폰에서 검색되는 유일한 번호가 김준식씨 입니다. 현재 사망자의 사채는 도봉구 한일 병원에 안치 중이며 금일 오전까지 신원 확인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가죠...."
급하게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준식.
병원에서 확인한 사채는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으며, 누군지 알아 보기가 힘들다.
"힘드시겠지만, 확인을 해주셔야 수사가 진행됩니다. 천천히 다시 한번 봐주시죠."
다시 한번 시체를 천천히 확인하는 준식. 유난히 넓은 이마가 눈에 들어온다.
"저희가 조사한바로는 사망자의 추정나이는 이십대 중반에서 후반, 성별은 보시다시피 남자이며...."
"이 사람 핸드폰 번호가 뭔가요? 제 번호가 저장되어 있으면 저도 저장한 번호일 수도 있는데..."
"예...잠시만요...."
이진호 경감은 바쁘게 서류를 넘긴다.
"번호가...010에 9919 XXXX 이네요."
" 010...9919...XXXX "
준식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번호를 검색한다. 핸드폰 화면에 뜨는 이름. 노 민 우
삼일전, 15년만에 연락이 온 중학교 동창이다. 순간 민우의 유난히 넓었던 이마가 떠오른다.
"아......."
한동안 말이없는 준식.
"검색이 안되나요?"
"아....이 사람...노민우라고...제 친구인데요..."
경찰관은 준식의 말을 듣고 재빨리 서류에 기록한다.
"노민우씨....거주지는 어떻게 되나요?"
"......몰라요....저도 삼일전에 15년 만에 연락이 와서....몇마디 나눈게 전부거든요..."
갑자기 옆에 있던 의사가 끼어든다.
"아직 부검을 해보진 않았지만, 육안으로 부패정도를 보았을때, 사망한지 최소 15일은 되었습니다. 저도 담당 형사한테 삼일전 통화기록이 있다고 들었지만, 도무지..이해가 안가는군요."
가만히 듣고 있던 준식이 입을연다.
"분명히 삼일전에 저랑 통화를 했구요. 아무리 15년전 친구라지만, 민우 목소리는 기억하고 있어요. 일년내내 짝궁이었거든요. 그때 목소리가 하나도 안변했다라는 말까지 했는데.."
"사망자의 나이와 출신학교를 말씀해 주시죠."
"81년 아니면 빠른 82년생 이겠죠? 학교는 광남중학교를 같이 다녔구요. 2학년때 같은반이였고, 뭐 이정도면 신원파악 가능하시죠? 저는 더이상 여기 못있겠네요...냄새도 그렇고, "
"예.일단 나가시죠."
병원 사무실.
" 대포폰 아시죠?"
" 예...불법으로 명의 도용해서 핸드폰 개설하는거 말씀하시는 거죠? TV에서 본 적 있는데..."
" 예 맞습니다. 사망자의 핸드폰이 바로 그 대포폰 입니다. 그래서 신원확인이 어려웠구요. 어쨌든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다시 협조 부탁을 할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준식은 병원을 나와 길을 걸어간다.
며칠 후, 다시 경찰로 부터의 전화.
"아..김준식씨? 자꾸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별말씀을..."
"오늘 노민우씨 부검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게......사망한지 20일 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결과가 이상하네요.. 분명히 저랑 통화를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그리고 저도 그때 크게 대화를 나눈게 없어요...뭐라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없겠네요...민우 부모님이나 형제들한테 물어보시는게 빠를 듯한데요.."
"그게....노민우씨는 중학교 2학년때 부터 일가 친인척 없이 혼자 지내왔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조사중이고요....현재로선 유일한 지인이 김준식씨 밖에...."
" .........휴......"
준식이 긴 한숨을 내뱉고 다시 입을 연다.
"근데....저도 15년만에 갑자기 연락을 받은지라...민우에 대해서 아는게 전무해요....그나저나...제 핸드폰 번호를 알려준 사람이 있을텐데...."
"예....바로 그겁니다. 혹시 김준식씨 중학교 동창중에 특히 2학년 때 같은반이였던....친구들 중에 김준식씨 핸드폰 번호를 아는 사람이 있나요?"
"지금 연락하고 있는 중학교 친구들이 대부분 3학년때 친구들이라...보자...2학때도 같은반 이였던 친구가......없는거 같은데요....그렇지 않아도..오늘 중학교때 친구들 만나기로 했거든요...3학년 때 친구들이지만...어쨌든 오늘 애들 만나서 한번 물어볼께요."
"예 그래주시겠어요?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서울 강남 고급 BAR
준식이 친구들과 앉아 대화를 나눈다.
"애들아...니네들 혹시 노민우 라고 기억나냐? 중학교 동창이였는데..."
"노민우? 같은 반 이였냐? 기억 안나는데...."
"아는 사람 없어? 2학년 때 나랑 같은 반 이였는데...."
곁에 있던 친구 태우가 입을 연다.
" 얌마..니 2학년때도 나랑 같은 반 이였잖아...노민우라는 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니 짝꿍 아니였냐?"
"맞어 맞어...내 짝꿍 이였어...태우 니가 2학년때도 나랑 같은반이였냐? 암튼,,, 그 노민우 있잖아...얼마전에 죽었어...."
" 뭐? 죽어? 진짜?"
준식은 친구들에게 최근 며칠간 있었던 일을 천천히 설명해 준다.
이야기를 다 들은 태우가 입을연다.
"불쌍한 놈. 그나저나 어떻게 니 연락처를 알고 연락을 했을까? 그리고 통화날짜랑 사망일자도 안맞고..좀 이상한데?"
건너편에 앉은 재선이가 끼어든다.
"이야...이거 흥미진진한데? 살해되기전에 15년전 친구와의 통화라...스릴러다 스릴러..."
"이자식..사람이 죽었는데...흥미를 느끼냐....그나저나...태우 너 나랑 같이 내일 경찰서 좀 가자..."
"아...내가 왜...? 귀찮아...."
"야 그래도...친구인데...억울한 죽음을 밝혀줘야되지 않겠냐? 뭐 현재로선 큰 도움은 주지 못하겠지만.."
"뭐 알겠다...토요일이고 하니...한번 출두해 주지.."
다음날 도봉경찰서.
"반갑습니다. 이진호 경감입니다."
"네 안녕하세요..강태우라고 합니다."
"일단 유감스럽지만, 친구분인 노민우씨가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전력을 다해 살해범을 추적하고 있으며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예...예.."
"일단 김준식씨.."
"예?"
"중학교 2학년때 노민우씨와 같은 반 이였고, 또 강태우씨 역시 같은반이였죠?"
"네.."
"중학교 2학년때 친구분들 중에 현재 김준식씨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강태우씨 뿐인가요?"
"네 맞습니다. 태우 밖에 없습니다."
"그럼 강태우씨는 노민우씨랑 연락을 해오고 있었습니까?"
"아니오..중학교때도 민우랑은 별로 안친했는데요...여기 준식이도 중3와서 친해졌어요..."
"휴......"
이진호 경감은 난처한듯 한숨을 짓는다.
"이것 참...수사에 갈피를 못잡겠네..."
듣고있던 태우가 입을연다.
"형사님...신원이 밝혀졌으면 거주지도 알 수 있을 것이고...거주지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하는게...."
"그게....노민우씨는 거주지 파악이 안됩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이미 다른 분이 거주중 이구요...그게 노민우씨 중학교 2학년때 거주지인데...그 이후로는 집없이 떠돌아 다닌거 같아요..."
"집없이 떠돌아 다녔다구요?...말도 안돼..."
"노민우씨는 중2를 마치고 학교를 자퇴하였고...그 이후는 전혀 파악이 안돼고 있습니다. 뭐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했을 수도 있을텐데..일정한 직업이 아니여서...파악하기 힘들고...지금 현재 유일한 연결고리가 김준식씨와 강태우씨 두 분밖에 없습니다.."
"허....참..."
태우가 기가 막힌 듯 웃는다.
"그럼 저희가 연결고리인 동시에 용의자일 수도 있겠네요.."
"일단은 그렇게 되겠지만, 제가 따로 준식씨를 조사해 본 결과. 좋은 직업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부모님도 유명하신 분들이고...뚜렷한 살해동기가 없어요...강태우씨는 하시는 일이?"
"변호사 인데요."
"아....."
이진호 경감은 놀라운듯 태우를 쳐다본다.
"뭐 두 분이 용의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두 분밖에 연결되는 부분이 없어서 그런겁니다. 기분나쁘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두 분이 노민우씨를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앞으로 수사계획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뭐..이렇다 정해진건 없지만, 일단 가장 큰 초점은 왜 노민우씨가 15년만에 김준식씨에게 전화를 했느냐 입니다. 그 번호를 어떻게 알았으며, 또한 통화 날짜와 사망 추정 일자가 상이한 점도..."
"제가 변호사를 하면서 이런 사건 많이 봐왔는데요..미안한 얘기지만, 이런류의 사건은 대부분이 미결종료 나더라구요. 형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계실텐데..."
"그래도 해볼때까진 해봐야죠!"
준식과 태우는 경찰서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다.
차에 시동을 걸며 태우가 준식에게 말을 한다.
"귀찮게 됐어. 저 형사 내심 니를 유력 용의자로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나를? 뭔소리야? 아니라잖아..."
"크크 잘 들어봐. 노민우 사체에서 니 번호가 나왔지? 분명 삼일전에 통화를 했었고, 근데 부검결과 노민우는 사망한지 20일이 넘었단 말이야. 딱 드는 생각 없냐?"
"거야...요새 날씨가 더워서..시체 부패가 일찍 되었을 수도 있지..."
"아니 아니..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3일동안 그렇게 부패될 순 없어. 내가 잘알지..이런 사건 한 두번 맡아보냐? 배테랑 형사라면...... 당근 죽은 사람은 노민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아.....그럴 수도 있겠다."
"그럼...죽은 사람의 신원을 뒤에서 열나게 캐고 있겠지...근데 그걸 너한테 말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냐..."
"뭔데?"
"용의자거든!...니가 말이야...이원 조사라고도 하지..이게 말이야..."
"이원조사?"
"유력한 용의자한테 뚜렷한 살해동기가 없을 때 용의자 앞에서 수사 협조를 구하면서 헛점을 찾고, 뒤에서는 그 용의자를 열나게 캐는거지..이해되냐?"
"아..씨...기분 더러운데..."
"열라 귀찮게 할거다...아마도...하지만 걱정마라...이 몸이 도와주마...근데 너 진짜 살인자 아니지? 크크"
"미쳤냐? 내가?"
다시 경찰서.
이진호 경감이 부검의와 앉아 대화를 하고 있다.
"선생님. 사체가 정교하게 잘라졌다가 다시 붙힌 거라고 하셨죠?"
"그렇죠. 정확히 네 군데. 팔 두쪽과 다리 대퇴부 위 쪽으로 두 쪽. 근육 경직도를 봤을땐 사망자가 온전한 정신상태에서 잘려졌다가 붙혀진걸로 보이네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고통이였을거예요. 그야말로 사지를 찟은거죠."
"악랄한 놈이군요."
"그나저나 용의자는 윤곽이 나왔나요?"
"김준식. 좀 전에 신원확인하러 온 사람있죠?"
"아...그 사람..사람은 참 선해보이고 깔끔하던데..."
"선생님. 근데 그 김준식이가 의.사 입니다."
"의사라고요?....이런...."
"저는 일단 김준식의 주변인물 조사를 할 겁니다. 선생님께선 사체 절단 소행이 전문적인 의사만이 할 수 있다는 것과 증거가 될 만한 걸 다시한번 조사해 주세요."
다시 차 안. 준식과 태우.
"태우야.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이 뭐냐..?"
"아...이자식...당연히 알리바이를 만들어 놔야지.."
"그 다음엔?"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 같이 있던 사람이라던가. 근데...너 노민우랑 진짜 전화한거 맞어?"
"맞다니깐, 내가 1년동안 걔랑 짝이여서 목소리는 기억해. 통화 분명히 했고, 다짜고짜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미안하다고...? 왜?"
"나야 모르지...."
"......노민우....이 새끼 게임하자는 건가?"
"게임?"
"우리 중학교 2학년 종업식 기념 반회지 만든거 기억나냐?"
".....어....그런거 만들었던것 같은데....애들한테 글 받아서...반장이 정리해서..."
"이 새낀...어떻게 의대 갔는지 모르겠다.....그때 내가 반장이였어..."
"크크 그러냐? 근데 그 반회지가 어쨌는데..."
"내가 어제 니네들이랑 술마시고 집에서 그 반회지를 찾아서 봤단 말이다. 노민우가 어떤 애인지 궁금해서....근데 민우 그 자식 완전 똘아이더라고.."
광남중학교 2학년 13반 교실
당시 반장이였던 태우가 교탁에 서서 말을 하고 있다.
"야 야...주목...우리 반 회지 아직 글 안낸 애들 명단 불러줄테니깐. 좋게 좋게 말할때 빨리 나한테 제출해라...김민호, 김주현, 노민우, 백상진 이상 네 명 내일 아침까지 제출해. 안내면 빼고 그냥 만들거야."
태우가 말을 끝내자 다시 교실안은 시끄러워진다.
다음날 아침. 노민우가 태우에게 회지글을 제출하려고 다가온다.
"반장. 여기"
"어. 노민우."
태우는 민우가 건네준 종이를 받으며 명단에 동그라미 표시를 한다. 그리고 민우가 건네준 종이를 확인한다.
"나 가도 돼지?"
"어...그래...."
민우가 돌아서려는 순간 태우가 민우를 불러 세운다.
"야 노민우. 근데 이게 뭐야?"
"뭐....?"
"너 회지글에 뭘 적은거야? 영어도 아니고, 일본말도 아닌거 같고, 뭐냐 이게? 그냥 낙서한거냐? 선생님한테 혼나 임마~"
"낙서 아니야.."
"그럼 뭔데? 암호냐?"
"내가 반애들한테 주는 수수께끼다."
"수수께끼?...재밌는데? 어쨌든 니가 만든 암호 풀어보라는 거 아니야...풀면 상품 주는거야?"
"............주지....상품..."
민우는 살짝 웃어보이고는 이내 자리로 돌아간다.
다시 태우 차안.
" 그 암호 아마 준식이 니가 풀었을걸?"
"아~ 기억나...노민우가 낸 수수께끼...내가 풀었어..그거..근데 무슨 말이였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일단 우리집에 가자. 보여줄께."
태우 집 서재.
태우가 준식에게 반회지를 건넨다.
"니가 한번 다시 풀어봐라. 난 모르겠더라"
"보자..보자.."
회지를 유심히 살펴보던 준식이가 살짝 웃는다.
"태우...거울 가져와봐.."
태우가 방안에 걸려있는 거울을 떼서 준식에게 건네준다.
"잘봐...."
준식이가 거울로 암호문을 비추자 거울에 비춰진 암호문이 한글로 변한다.
"이게 거울 암호라는 건데...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개발한 암호지...글자를 뒤집어서 흘겨쓰면 쉽게 알아내기가 힘들어..."
"크크...이걸 수수께끼라고 낸 새끼나...그걸 또 진지하게 푼 새끼나...암튼 뭘라고 쓰여있는 거냐?"
"거울 들고 있어봐...내가 읽어볼께..."
준식은 천천히 소리내어 암호문을 읽는다.
"은빛의 강을 따라....여섯물결...."
도봉경찰서 강력계.
이진호 경감이 그의 후배 최진철경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경감님..어제 말씀하신 최근 실종 사건이요. 강남쪽에 하나 올라와 있는데요?"
"20대 후반 남자 실종인가?"
"예..28세 백상진..미혼에 임대업.."
"당장 해당 경찰서 담당자에게 전화넣어."
다시 태우의 집 서재.
"이게 뭔 말이야?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 "
가만히 있던 태우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연다.
"아...나 이거 생각나...거울 암호는 니기 풀었고...이 암호문은 내가 풀었던 것 같은데....학교 운동장에 노민우가 뭘 새겨놨었어."
"가보자. 학교."
"뭐? 아 귀찮은데...."
"빨리 가보자..니네 집앞이잖아..."
"좋아..노민우 수수께끼 받아주지. 콜."
도봉경찰서 강력계.
최진철 경사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다.
".........28세....예....강남에....예.... "
최진철 경사는 전화를 끊고 이진호 경감에게 다가간다.
"그래 뭐래?"
"백상진씨 실종신고가 어제 들어왔구요.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본 게 8월 24일 지금으로부터 23일 전 이네요.."
"23일전? 사체 사망시점하고 얼추 맞아떨어지는군...그나저나 실종신고는 왜이리 늦게 한거야?"
"그게 실종된 백상진씨가 워낙 바쁜 사람이라 원래 집을 잘 비운다고 하네요. 강남에 빌딩 5개를 갖고 있는데...뭐 여하튼...중요한 것은 출신학교가 광남중학교..."
"뭐? 광남 중학교? 김준식과 노민우가 나온 학교잖아......"
---------------------------------------------------------------------------------------
Chapter 2.
광남중학교 앞.
주말이라 그런지 몇 몇 아이들만 공을 차고 있을뿐 대체로 한산하다.
준식이 교문을 들어서며 태우에게 소리친다
"태우! 빨리와..니가 풀었잖아 그 암호…"
"아무리 내가 천재라지만, 낸들 그게 기억이 금방 나겠냐…"
"아이고, 얼마나 대단한 천재길래..사법고시를 3번이나 떨어지셨을까…크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그건 이 몸 컨디션이…"
"됐고…이제 한번 풀어보자…노민우 수수께끼…"
15년전으로 돌아가
같은 운동장의 중학생의 준식과 태우가 서있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이라…태우야 감좀 잡혀?"
"글쎄…어딘가에 뭘 새겨놨다는 거 같은데.."
태우가 운동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준식은 옆에서 암호문을 계속 되뇌인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잠깐…은빛의 강? 물결?"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광남중학교.
태우와 준식이 서로 마주보며 동시에 소리친다.
"그래! 가스배관!"
"맞아..운동장 담벼락 밑에 은색 가스배관..그게 마치 파도같이 구불 구불 생겼었잖아.."
"나도 기억나..그 가스배관 아직도 있을까? …가보자…"
태우 뒤를 준식이 다급히 쫒아간다.
도봉경찰서안.
이진호 경감이 상사인 유필한 반장한테 보고를 하고 있다.
"반장님. 이거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구요..토막살인 이예요…토막살인…"
"글쎄 알겠는데…좀 힘들지 않겠나?..피해자가 노민우가 아닌거 같다며? 그럼 아직 신원불명이잖아..그럼 광역수사대로 넘기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오..이 건 제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휴….그게 내가 결정해줄 수 있는 사항도 아니고…아무튼..자신있나 보지? 뭔가 알아낸거라도 있나?"
"일전에 말씀드린 김준식이라는 사람..."
"아…그 잘생긴 의사양반?"
"네…지금 강남서에 실종사건하나가 올라왔는데요…실종시간이 피해자 사망 추정일과 비슷해요…무엇보다 김준식, 노민우와 동창입니다…"
"그래서 의사양반이 실종자를 죽이고 시체를 훼손해서 노민우로 둔갑시켰다 이건가?? 이봐 진호..너무 비약이 심하지 않나?? 잘나가는 의사양반이 무슨이유로.."
"그게 반장님...중요한건…"
"중요한거??"
"실종자 백상진이 김준식씨 병원의 건물주 입니다…"
"뭐?!..."
다시 광남중학교 운동장.
준식과 태우가 운동장 구석진곳에서 땅바닥을 훓고 있다.
"여깄다..은빛의 강!"
"찾았어? 가스배관?"
준식이가 태우에게 성급히 다가간다.
"자 봐봐…벽을 따라..가스배관이 학교 건물로 이어지고 있지?"
"그럼 여섯 물결이라는건…?"
"멍충아..쭉 봐봐..담벼락 기둥마다 U자 파이프를 썼잖아…기둥마다 출렁 출렁...즉 여섯물결이라는건 여섯번째 기둥을 말하는거지…"
"오오…천재…강태우…"
"짜식…이제 알았냐?"
"알았어…인정.. 그럼 빨리 여섯번째 기둥으로 가보자…여기가 시작점 이니깐…하나 둘…셋…"
준식과 태우가 천천히 여섯번째 기둥쪽으로 다가간다.
"준식..이제 다음 문구가 뭐냐?"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태우는 바로 좌측편을 바라보고 한동안 쳐다본다.
"흙빛호수…흙빛호수…"
"태우야..나 이거 어렴풋이 기억 나는데..흙빛호수…"
"그래? 뭔데??"
"흙빛호수..저기 화단 이였던거 같아.."
"화단? 화단이라..왜 화단이 흙빛 호수지?"
"그러게…분홍색 호수라던가…노란색 호수라던가…바닥은 흙이라서 그런건가?"
"아…맞아…그거였어…바닥이 흙…아..아…이제 기억났다…흙빛호수…"
다시 도봉경찰서안.
"건물주? 실종자가 김준식이 병원 건물주라고?..이거 이거…가능하구만..그래서 원한관계..채무관계…조사해봤나?"
"아니요…조사 전에 아까 말씀하신 광역수사대…확실히 해주셔야…"
유반장이 벌떡 일어나 이진호경감의 뒷통수를 갈긴다.
"이 자식이…이게 광역에 넘길 건이냐? 그 정도 꼬리 잡았으면 이 참에 우리도 큰 건 하나 올려봐야지... 정말 김준식이가 범인이라면… 이거 정말 큰 건이야…"
이진호는 뒷통수를 부여잡고 대답한다
"네..반장님..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정식으로 강남서에 협조요청하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잘해봐..그리고 진호..!"
이진호경감은 자리로 돌아가다 다시 유반장을 쳐다본다.
"네?"
"믿는다."
"아 네.."
이진호는 유반장 자리에서 황급히 나와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최진철 경사를 부른다
"들었지? 반장님 허락 떨어졌다..우선 강남서에 협조 공문날리고 백상진이 김준식이 관계파악부터 확실히 하자.."
"네…선배님!...간만에 탐문인가요?...일할맛나는데요.."
광남중학교.
준식과 태우가 운동장 한가운데를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태우....그러니깐, 예전에는 6번째 기둥에서 정확히 일직선상에 있는 화단만 비어있었단 말이지?"
"어...그때 그쪽 화단만 바꾼다고 기존 꽃들을 전부 뽑아내고 새로 씨를 뿌렸었어..."
"그럼 호수라는 말은 왜 붙은걸까?"
"이런 중학생 만도 못한놈...새로 씨를 뿌리면 그 바닥이 그냥 흙이겠어? 맨날 물을 뿌릴거 아냐...그래서 그 쪽 화단만 항상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지..."
"아...그래서 흙빛호수...."
"그러니깐....그 흙빛호수에서 다섯 발자국을 걸어가면 답이 나올거야...크크 중학생이 낸 수수께끼 따위...."
"그럼 여기 거대한 돌산 이건 뭘까?"
"일단 가보자...가면 돌산이던, 나무산이던 뭔가 보이겠지..."
준식과 태우가 바쁘게 화단 쪽으로 걸어간다.
곧 화단 앞까지 온 두 사람은 천천히 그리고 정확한 보폭으로 다섯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
"뭐야 이거..."
준식이 다섯 발작국을 나아가서 태우를 돌아보며 소리친다. 태우는 준식에게 다가가며 입을연다.
"뭔데? 거기 있어? 거대한 돌산?"
"돌산은 무슨....그냥 벽인데....학교 벽... 아무것도 없잖아..."
"다시 한번 노민우 암호문 봐봐..."
준식이 품에서 태우의 서재에서 적어온 종이조각을 꺼내어 또박또박 읽는다.
"은빛의 강을 따라 여섯물결. 좌편 흙빛 호수를 지나 다.섯.발.자.국. 거대한 돌산 뒷편에 새겨진 사라질 이름들...이게 전부인데..."
"거대한 돌산...거대한 돌산...."
태우가 되뇌이며 나즈막하게 말을 잇는다.
"그때도 분명 여기서 엄청 해맷던거 같긴 한데..."
15년 전 광남중학교.
어린 준식과 태우가 화단 앞 학교 외벽 앞에 서있다.
"태우야...어딜봐도 돌산은 없는데? 그냥 벽 뿐이야....여기 안은 학교 박물관인가..."
준식이 까치발을 들어 창문 안을 바라본다.
"그러게...노민우...이 자식...역시 장난친건가?"
"아...몰라...나 학원 가야돼...그만 할래...."
준식이 한참 창문안을 바라보다 이내 포기한듯 몸을 돌려 화단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뭐야...김준식...니가 이거 풀어보자고 해서 난 학원도 땡땡이 치고 왔건만..."
"넌 학원 안가도 일등 하잖아..."
준식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태우에게 말을 한다. 태우는 한참을 벽 앞에서 창문안을 바라보고 있다가
"잠깐! 준식아!"
하고 준식이를 급하게 부른다. 준식이 태우에게 다시 뛰어온다
"왜? 찾았어 거대한 돌산?"
"우리 학교 만든 그 할아버지...그 할아버지...있잖아...맨날 교장선생님이 조례 시간에 말하는..."
"아마...이재춘 선생이라고 했던가...?"
"이름말고 이름앞에 붙히는 '호' 석산? 석산 이재춘 맞지?"
"어 맞을걸?..석산 이재춘...근데 그게 뭐..."
"석산...돌산...이잖아..."
"아...그렇네...돌산....근데 여기 그 할아버지가 없잖아..."
태우는 대답하지 않고 창문 안을 가르킨다. 준식은 다시 발을 들어 창문을 바라본다.
준식이 바라본 창문 안에는 석산 이재춘 선생의 거대한 초상화가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준식을 바라보고 있다.
도봉경찰서.
이진호 경감이 서류를 뒤적이다 최진철 경사를 부른다
"최형사...지금 당장...백상진씨 집에 연락해서...사망자 신원 확인해달라고 해..."
"네? 노민우..아니 그 시체 말씀하시는 거죠? 너무 이른거 아닐까요?..아직 확실하지도 않은데..."
"아니....어차피 시체 훼손정도가 심해서 육안 확인은 힘들테고 DNA 검사를 진행해야돼...그렇게 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부르는게 나아.."
"역시...일단 백상진 인지 아닌지 파악하는게 우선 이겠군요..."
"그렇지...최형사 니가 시체와 백상진 일치 여부를 책임지고, 나는 김준식과 백상진의 관계를 탐문하겠다...빨리 움직이자..."
"네! 선배님!"
광남중학교 준식과 태우.
"아직도 있을까? 돌산 이재춘??"
태우가 말을하며 천천히 창문을 안을 들여다 본다. 준식도 태우를 따라 창문을 들여다 본다. 여전히 석산 이재춘 선생의 초상화가 늘름하게 걸려있다.
"아직...죽지않고 살아있네...저 노인네...크크"
태우가 나즈막히 웃으며 초상화를 바라본다.
"근데 어떻게 들어가지...저 초상화 뒤편만 확인하면 끝인데..."
태우가 고민하고 있을때, 준식이 말없이 창문을 연다.
"강태우...이거 열리는데..."
태우는 벙찐 표정으로 준식과 창문을 번갈아 바라보다
"넘어가자.."
"뭐?"
"넘어가자고..."
"진짜? 너 법을 수호하는 변호사가 아니더냐?"
"민법 제 185조 26항 모든 공공건물은 국민의 소유이며, 공개된 공공건물은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역시 공공건물"
"창문 열려있는게 공개된 공공건물이냐...그리고 여기 사립학교야...짜샤..."
태우는 이미 창문을 반쯤 넘어선 채로 준식에 말을 한다.
"이걸로 잡혀가도 너는 꼭 변호해주마...걱정말고 따라와..."
"나..참..."
준식은 한숨을 길게 쉬고 태우를 따라 창문안으로 들어간다.
학교박물관 안은 오랜시간 방치된듯 내려앉는 모든곳에 먼지가 쌓여있다. 준식과 태우가 바닥에 발을 딛자 눈에 찍히는 것 마냥 바닥에 발자국이 찍힌다.
"잠깐...."
태우가 앞서가려던 준식을 막아선다.
"준식..밑을 봐봐"
준식이 내려다본 마루바닥엔 누가 앞서 다녀간듯 초상화 쪽으로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발자국이네...그것도 돌산 쪽으로..."
"아...씨...나 무서워...진짜..."
태우가 몸서리 친다.
"누군가...우리처럼 암호를 풀러 온건가?"
"설마..."
"일단 이 발자국을 피해서..."
태우가 다른길로 돌아서 초상화 앞으로 다가간다. 이어 준식이 태우를 뒤따른다. 초상화 앞에 서자 준식이 망설이듯 입을 연다.
"이거 뒷편이란 얘긴데...잠깐 떼어봐도 괜찮겠..."
태우는 준식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상화 한 켠을 잡는다.
"반대편 잡아"
준식과 태우는 조심스레 초상화를 들어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는다.초상화가 떼어진 부분은 때가 안타 유난히 하얗다.
"아...젠장...여기서 누군가한테 잡히면 완전 초상화 도둑인줄 알거 아니야..."
"닥치고 뭐가 있나 보자..."
태우가 초상화가 떼어진 벽면에 조심스레 다가간다.
"준식아...여기봐봐...여기 진짜 뭔가 쓰여져 있어...그리고..."
15년전, 광남중학교 2학년13반 교실.
쉬는시간, 시끄러운 교실안 무리를 뚫고 혼자 앉아있는 노민우에게로 준식과 태우가 다가간다.
"노민우..우리 이거 풀었어…"
"아..그래? 그럼 이.름 적었나? 그래야 내가 확인하고 선물을 줄텐데 말이야…"
"야..당근 적어놨지..나랑 태우…둘다..."
"알았어…그럼 내가 확인해보고 선물 줄께.."
"시시한거면 알아서해...노민우...니 수수께끼 때문에 학원 빠져먹고 엄마한테 죽다 살아났으니..."
태우가 엄포를 한다.
"알았어...걱정마...꼭...줄께...선.물"
민우는 의미를 알수없는 미소를 띄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