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피해복구 위한 성금 보내 도와줬더니 역사왜곡” 뒤통수 친 일본에 국민적 분노

대모달20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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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1-04-05]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 동북부 지진 피해 지원 성금운동에도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새로운 중학교 교과서를 통과시켰고 설마 하던 한국은 뒤통수를 맞았다.

일본 지진 피해 복구 성금도 지난달 30일 역사왜곡 교과서 등장을 기점으로 급감하는 등 한일관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오전 중학교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을 열고 독도 영유권 주장이 기술된 12종(지리4종·역사 1종·공민 7종)의 교과서 등 총 18종의 검정을 통과시켰다.

“재난피해복구 위한 성금 보내 도와줬더니 역사왜곡” 뒤통수 친 일본에 국민적 분노


'독도는 일본영토'라는 내용이 기술된 교과서 수도 늘고 역사 교과서에도 처음으로 독도 관련 내용이 등장했으며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담은 교과서도 1종에서 4종으로 늘어났다.

기존 일본 사회과 교과서 23종 중 독도 관련 내용이 표기된 교과서는 10종이었다. 교과용 도서 출판사인 일본서적신사의 폐간 등으로 교과서가 18종으로 줄었지만,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교과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일본 대지진 재난지역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도 관련 기술이 확대·강화된 일본의 교과서 채택은 한일 관계에 또 다시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 왜곡 중학교 교과서 어떤 내용 담겼나

일본은 지난해 초등학교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지리교과서 4종 모두에 독도를 일본 영해에 포함시킨 지도를 표기했다. 이 중에는 독도를 '국제분쟁지역' 지도 속에 포함시킨 교과서도 있었다.

제국서원과 동경서적에서 발간한 교과용 도서는 본문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기술하고 지도를 표기했다.

일본문교출판은 지도와 함께 독도사진을 게재한 뒤 설명을 달았으며, 특히 교육출판은 본문에 "일본과 한국 사이에도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가 있다"고 기술하고, 사진설명에 "한국 정부가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독도 불법점거' 표현은 교육출판 외에 동경서적과 이쿠호샤(구 후쇼샤), 지유샤에서 발간한 공민교과서에도 사용됐다. 공민 교과서는 7종 모두에 독도 관련 내용이 기술됐는데 이중 무려 3종에 '불법점거' 표현이 들어갔다.

동경서적은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그러나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에 대해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쿠호샤는 "일본 고유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독도"라는 사진 설명을 달았다. 지유샤는 본문에서 "북방영토, 독도 등에 영토 문제가 있고, 이곳은 일본 고유의 영토이나 러시아나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기존 교과서는 이쿠호샤 출판사만 공민교과서 사진 설명란에 '불법점거'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다.

이들 교과서 출판사들은 일본 교과용 도서 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경서적이 낸 지리 교과서는 42.6%의 점유율을 보였고, 역사교과서는 50.5%, 공민 교과서는 61.1%였다.

교육출판은 지리에서 9.1%, 역사 11.4%, 공민 11.5%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지유샤는 역사에서 1.1%, 이쿠호샤는 역사에서 0.6% 공민 교과서에서 0.4%를 차지했다.

외교당국자는 "불법점거라는 표현을 사용한 교과서들의 점유율이 높고 특히 작년을 봐도 동경서적의 교과서 채택률이 높았다"며 "자라나는 일본의 많은 학생들이 이 교과서를 보고 그릇된 영토관념과 역사의식을 주입받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부 교과서는 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 임나(가야)를 지배하며 백제 등으로부터 조공을 받았다는 '임나일본부설'을 그대로 기술했으며, '이씨 조선'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고 군대위안부 문제는 기술하지 않는 등 기존 문제점을 반복했다.

다만 일부 교과서에서는 10여장에 걸쳐 지역조사의 사례로 한국의 모습을 예시하는 등 개선된 부분도 보였다.

◇정부 "깊은 실망과 유감, 강력히 항의"

정부는 일본 대지진에 대한 한국의 지원이 잇따르는 등 최근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에 일본이 교과서의 독도 기술 수위를 낮추거나 발표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지만, 기대가 어긋나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제 말이 아니라 정부가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오늘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항의하며, 이를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 교과서가 여전히 그릇된 역사관을 합리화하고 미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깊은 실망과 유감의 뜻을 표하며, 이 또한 근본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독도의 영유권을 훼손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항의했다.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위해 3월 중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하고, 내년부터 독도 접근성 향상을 위한 울릉도 사동항 2단계 개발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울러 7월 중 완공 예정이었던 독도 주민 숙소의 완공 시기를 5월 말로 앞당기고 독도경비대 시설 확충, 독도체험관 설치 등 신규 사업 추진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정부는 독도를 국제 분쟁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너무 자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기로 했다. 일본 대지진 재난지역에 대한 지원과 독도 문제는 분리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뉴시스 이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