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36 와이프 나이 38...

남편2008.07.27
조회670
내 나이 36, 와이프 나이 38 두살 연상..


연애 2년 결혼 8년 차..




연애때는 꽤 이쁘장하다는 소리를 들던 아내는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되었다.

처녀때는 누가 말만 걸어도 놀라서 얼굴이 빨개지던 사람이

이제는 시장주인과 바닥바닥 열올려가며 흥정하는 천생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회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시작되는 구속이 싫고, 지겨웠다.

그리고 부담스러웠다.

주위에 친구라는 놈들은 전부 20대 영계나 30대에 갓 진입한

어린 마누라들 데리고 히히덕 대는데.


나는 집에 들어가면 아줌마같은 여자가 한시간 두시간 전화만 붙잡고

수다만 떠는게 보기 싫었다


이리저리 참견만 하고 귀찮게만 하는 아줌마만 덩그러니 집에 진을 치고 있다

내가 왜 이여자랑 결혼했는지 도무지 미스테리이다

내가 눈이 어떻게 됐었나 보다.. 저런 여자 머가 좋다고..


한때 영원을 맹세했었던 내 콩깍지는

첫애를 낳고 나자 서서히 떼어져 나갔다.


그러다 보니, 자꾸 밖으로만 돌게 되었다..

직장 동료들과 가는 회식자리나.

친구들 불러서 새벽3시까지 유흥가를 돌며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아가씨들을 불러서 놀았다




그러다 보니 한때는 집에 제시간에 들어가는 시간이 일주일에 반도 안되었다





그날도 역시 자정을 넘어서 집에 조용히 들어와 보니

애들은 지들 방에서 자고 있고

마누라도 거실 소파에서 비스듬히 누은 자세로 자고 있다..

또 멍청하게 소파에서 티비나 보면서 기다렸나보다.


들릴듯 말듯 코고는 소리도 조금 들린다..

아주 가관이다.




곤히 자고 있는 걸 발로 툭툭 차 깨워서

추하다고 방가서 들어가서 자라고 했다..


마누라는 그런 날 보더니 부스스 일어나 방에 가더니

또 바로 곯아 떨어진다..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다가 잠이 안와서

거실에 있는 컴퓨터를 켰다


이리저리 업무일이나 뉴슷거리들을 쭉 둘러보던 중

아까 보다 말던것때문에 기록을 찾아들어가 쭉 스크롤바를 내렸다




마누라가 컴퓨터를 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여편네 또 집에서 살림을 안하고 맨 컴퓨터만 하고 앉았고만, ㅡㅡ

남편은 늦게까지 밖에서 힘들게 땀흘리고 있는데...




궁금해서 이것저것 눌러봤다

일본드라마 카페..

요리관련 블로그

연재만화 사이트.. 쯔쯔.. 그 나이묵고 만화라니..


아이들교육 관련 사이트..

그리고 고민상담 사이트..

보니 여기저기 애엄마나 연애사업하는 사람들이

고민 올려놓는 사이트같다..


몇개 이거저것 계속 보다보니

마누라가 쓴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있다..


읽다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애아빠가 요즘 자주 술자리를 갖는 것같은데

간도 안좋은 사람이 어떻게 해야 되냐면서...


연애때는 그렇게 다정다감했던 사람이

언제부턴가 집에와서 말도 잘안하고 말수도 줄고


아직도 남편이 좋은데 자기만 나이를 먹은것 같아서

불안하다고 이리 저리 써놨다..





쪽팔리게 시리..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드는게 없다..

근데 자려고 마누라 옆에 누으니 웬지 가슴 한쪽이 철렁인다.








다음날

회사에서 일찍 돌아와

휴일에 다같이 남이섬이나 놀러갈까??

하고 애들이랑 밥먹다가 물어봤다



마누라 밥먹다 말고 눈이 휘둥그레 진다

처음에는 회사에 먼일 있냐고 묻는다.,. ㅡㅡ



암튼.. 겨울연가 보고 나서 꼭 가보고 싶었댄다..


가기 며칠전부터 촐싹대며 애들하고 난리법석이다..





이제 7살, 5살 된 애들하고 마누라하고 차에 싣고

남이섬으로 떠났다..


운전하다 보니 뒤에 앉은 딸이 엄마한테 묻는다.


큰애가 딸이고 작은애가 아들이다


"엄마, 엄마가 아빠보다 나이 몇살 많아??"


"엄마가 2살 많지.. 왜??"


"음.. 그럼 나 나중에 크면 찬영이(동생)랑 결혼 해야돼?"


"아니.. 왜 그런생각 했는데??"


"나도 찬영이 보다 2살 많잖아"


..ㅎㅎ 애엄마가 꺄르르 웃는다...





애들이 저러고 논다.

전엔 몰랐는데

은근히 애들 노는거 보는 것도 재밌다.


그 바닥에 누워있기만 하던 갓난쟁이들이 언제 저렇게

말도 또박또박하는지 신기하다..





암튼 애들 둘 데리고 남이섬 곳곳을 걸으면서

휴일을 보냈다.. 애들 재롱도 보고

어느새 걷다보니

난 한손에 딸애 손을.. 그리고 한손엔 마누라 손을 잡고 있다.


10년 전엔 이손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그렇게 별짓을 다했었는데 ㅎㅎ



아무튼,

숲내음도 맡고, 강변길도 걸으면서 애들 장난감과 풍선도 사주고,

저녁엔 닭갈비를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애엄마가 칠칠맞게 입에 묻혀서

휴지로 닦아주었다.




중간에 찬영이 녀석이 바지에 오줌을 쉬해버려서

좀 애를 먹긴 했지만,


웬지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웬지 모르게 뿌듯하다..


생각해 보니 애들 데리고 가족끼리 나들이를 한적이

애 낳고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이다.

휴일이면 그냥 귀찮아서 잠을 자곤 했다.

그리고 티비를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러 갔었다.





암튼 집에 오자 이 여편네는 또 친구한테 통화하기 바쁘다..

오늘 애들아빠랑 어디 갔는데 너무 좋았다는 둥..

어디가 어땟다는 둥.

친구한테 연신 자랑하기 바쁘다..



그렇게 싫어하던 통화소리 였는데 웬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애들은 간만의 나들이에 지쳤는지

자기네들 방에서 일찍 뻗어버렸다..



안방에 들어오니 마누라가 이것저것 전나무 숲이 어땟느니

가을나들이가 어땟느니 얘기를 한다..


그리고 오늘 내가 넘 자상하고 멋있어 보이더란다.


그렇게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걸 보니 좀 미안해졌다..


같이 누워서 이것 저것 얘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킨쉽으로 이어져버렸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렇게 오랜만에 사랑을 나누었다.


일을 한참 치루고 있는데..

아내가 누워있는데 표정이 심상치 않더니..


조금씩 훌쩍인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온댄다.. 목이 메인단다.

한달.. 아니 계절마다 딱 하루씩만

오늘처럼 보내면 소원이 없겠단다..


내가 38살 묵은 아줌마를 울려버렸다.


계속 보고 있으니.

내눈엔.. 38살 묵은 여느 아줌마가 아닌,

10여년 전에 처음 보고 반해버렸던

도도하고 어여뻣던 27살의 아가씨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볼에 뽀뽀를 해버렸다..


그러니 이 여편네가 훌쩍거리다 못해

펑펑울어버린다.

나도 일을 치루다 말고

감정이 북받혀 같이 부둥켜 안고 울어버렸다.



쪽팔리게 시리..



이 세상에서

내 사랑만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여기 있었구나..




다행이 애들은 깨지 않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언제 베란다에 나가서 담배좀 피울려다가

거실을 보니

마누라가 티비를 보면서 연신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보니 티비에서 맛집프로그램 같은거 하고 있는데

순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연애시절 생각이 났다.

그녀는 무척 순대를 좋아했었다.


근데 내가 옛날에

한번 순대를 먹다가

크게 한번 탈이 나서 병원에까지 실려간적이 있었다..

그때 정말 죽을뻔하고 토를 많이 해서 성대가 헐었었다.



그 이후로는 순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고,


보기만 해도 입맛이 없었다..




언제부터선가 마누라도

그렇게 좋아하던 순대를 일절 먹지 않게되었다.

물론 나 때문에 일것 이다.

순대를 보기만해도 화를 내고

숟가락을 내려 놓곤 했으니 말이다.



결혼후에 한번도 순대를 보지 않았으니,

심지어는 마누라가 임신했을때에도

순대라는 말을 못꺼내게 했었다.




근데 티비에서 비치는 순대에 침을 저리 꼴깍 삼키는 것을 보니

참 미안해졌다.

순대맛집을 인터넷으로 몰래 알아 두었다가


저녁에 가족끼리 외식을 했다.



마누라는 연신 놀란다.

자꾸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본다.


순대요리가 나오자

한참동안 내눈치를 살피더니.

아이들이랑 함께 맛나게 잡수신다.



자기한테 죄진거 있냐고 묻는다.


ㅎㅎ





난 따로 냉면을 시켜서 먹다가..


정말 15년만에.. 용기를 내서

한개를 집어 먹어보았다..








근데..

왜 이렇게 맛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