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대한 고찰

이건좀아니다201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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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 아이폰 사용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읽고 놀라기만 했다. 사실 본인이 봤을때 한국에서 아이폰이 성공할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스마트폰 돌풍을 가지고 올꺼라고는 예상 못했다.
한국의 아이폰 실패를 예상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었다. 
우선 첫번째는 가격. 본인이 현재 살고 있는 나라는 외국 전자 기기에 세금 엄청 때리기로유명한 나라이다. 물론 과독점 체재로 이루어진 한국의 통신 시장보다는 나은 편이지만(핸드폰 통신 회사만해도 10개 넘어감), 기기값, 물가, 세금 등을 계산하고 나면 정말 '역시유럽인가보다'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하지만 막상 비교해보니, 여기서 아이폰 사서사용하는거랑 한국에서 아이폰 사서 사용하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었다. 어떻게 세금도더 높고, 1인당 GDP도 한국 2배이고, 물가 역시 2배인 나라에서 아이폰 사용하는건결국 요금이 비슷했다 (2년 약정 기준 약 1달에 6만원).
두번째 요인은 호환성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없이정상적으로 들어가서 사용 가능한 사이트는 정말 몇 군데 안된다 (네이트는 싸이 BGM안 돌아가고 은행 업무는 꿈도 못 꾼다). 이 와중에 아이폰을 위해 개발된 브라우저들은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 오페라, 파폭 등등 밖에 없는 시점에서 과연 사람들이 웹서핑하는게 얼마나 수월할지 의문이 들었다 (다행히도 대형 포털들은 눈치 빠르게 '모바일'사이트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조금이나마 더 편리해지긴 했지만).
세번째 실패 예상 요인은 앱스토어였다. 주위 외국인 친구들을 보면 쉬도때도 없이 앱스토어에서 새로운 게임도 다운 받고, 새로운 재미있는 앱도 깔아서 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영국 등 영어권 국가들에서는 아이폰 등이 잘 팔려나가는게 이해가 되었지만, 사실 앱스토어에있는 앱들중에 몇 개나 한국어로 되어있다고, 과연 한국 사람들이 버스/전철 도착 시간, 기본앱, 네톤 등등 외에 몇 개나 유용하게 쓸지?하면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고, 아이폰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예약자들은 1달 동안 기다리면서 아이폰을 손에 쥐고 싶어했고, 아이폰 뿐만이 아니라수많은 최신형 스마트폰들에 대한 사람들의 구매 욕구는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어느새 스마트폰 천만명, 아이폰 유저 200만명 세대가 열렸고, 이 말도 안되는 현상을분석하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건 '가격'이었다. 미국은 우리나라 1인당 GDP의 2.5배 정도이고, 현재 스마트폰 유저가 5천만명 (총 인구의 약 17%), 아이폰 유저가 6백만명에이른다는 보고서를 읽었다 (총 인구의 2%).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가격에 총 인구의 20%,아이폰 유저는 총 인구의 4%에 이르렀다. 판매, 개통 시기도 수년이나 늦었음에도 불구하고(미국인들은 예전부터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 활성화가 많이 되어있었음) 불과 1년만에미국 인구 대비 사용자수를 넘어서게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넬슨 리서치에 의하면 전 세계 아이폰 유저들의 40%가 연봉 1억이 넘는다고 나와있었다. 실제로 미국에선 대학생 신입생들, IT 분야 종사자들 말고는 애플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적은 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기 때문에. 애플은 철저한프리미엄 마케팅을 추구하는 '사치품'이며, 보통 미국/영국/캐나다인들은 자기 경제적 수준에맞지 않으면 다른 회사 제품을 산다 (그렇다고 성능은 더 떨어지는건 절대 아닙니다). 하물며이 영미권 국가들에서도 높은 1인당 GDP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한 호환성에도 불구하고,그리고 무한한 앱스토어 사용 가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비싸서 아이폰이니 스마트폰이니비싸서 웬만해선 안 사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소비자들은 전자 기기에 엄청 예민한건 사실이다. 삼성, LG가 있는 나라에서 항상 먼저최신형 핸드폰에 노트북에 mp3 플레이어 등등이 출시되고, 고물 전자 기기 들고 다니면기술의 '루저'로 인식이 되다보니 어쩔수 없이 사람들이 유행에 맞춰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사는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6개월만 지나도 최신폰이 고물폰 되는 나라에서 핸드폰사용 주기는 짧을 수 밖에 없다.' '군 제대하고 나니 내 최신폰은 이제 팔지도 않더라.'
하지만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이다. 전자기기는 물론, 옷, 머리 스타일,자동차, 음악적인 취향마저 유행에 따라, '최신'인것에 무조건 맞춰살다보니 생겨나는 '최신 유행 집착증'이자 병이다. 이 '병'은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유행에 민감해진 한국인들에게 도움이되는 부분도 있고 (그 순간만큼은 멋있다) 도움이 정말 안되는 부분도 있다. 그 중 가장 크게도움이 안되는 부분은 '허세'를 먹여살려준다는 부분이다.
한국은 허세가 심각한 나라이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허세에 명품백 들고 다니고 스타벅스 마신다고욕하고, 여자들은 남자들이 허세에 자기 경제적 수준에 맞지 않게 외제차 끌고 다니고 양주 마신다고욕을 한다. 부모님들은 초등학생 주제에 스마트폰 사달라는 아이들을 보고 한숨만 나오고, 아이들은폰은 못 사준다면서 차는 해마다 바꾸는 부모님들을 보고 한숨이 나온다.
물론 이 중에서는 정말 그럴 수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만봐도 그렇다- 전세계 아이폰 유저들의 40%가 연봉 1억 이상인데.. 우리나라에서 연봉이 1억 넘는 인구는10만명 될까말까인데.. 도대체 나머지 190만명은 돈이 어디서 나와서 아이폰 사고 쓰는건지 모르겠다.매일 뉴스를 보며 '물가 불안정에 서민 고통..' '청소년 실업자 급증..' '등록금 천만원 시대의 애환..' 등기사들이 올라오는데, 정작 서울에 지하철을 타면 너나 나나 한 달에 6만원 넘는 요금제가 드는 스마트폰을두들기고 앉아있다. 호환성이 맞기라도 했으면, 앱스토어라도 많이 활용했으면 (할 수 있기라도 했으면)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면서 (실제로 버스/전철 도착 시간, 카톡, 사전 외에 쓰는 앱 보면 거의 없음;)뭣하러 그 비싼 돈 주고 스마트폰을 쓰는건지 모르겠다. 사실 스마트폰 중에서도 싸고 좋은거 정말많은데 왜 굳이 저가형 나올꺼 뻔히 알면서 비싼 물건부터 지르고 보는지 이해도 못하겠다.아니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왜 통신비가 이렇게 높다느니, 왜 제품이 마음에 안드냐니,왜 내가 사자마자 신제품이 출시되냐고 묻는 소비자들을 보면 희한하기만 하다. 
물론 과도한 일반화를 하려는건 아니다. 하지만 수치만 따지고 보면, 지난 몇 년간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을 보면 답이 하나 밖에 안 나온다: 한국 소비자들은 허세에 살고 허세에 죽는다. 자기 수준에맞는 소비를 하지 않고, 정확한 제품의 필요성, 기능, 서비스 등을 따지지 않고 유행을 쫓으며충동적인 구매를 하고선 통신비 타령, 제조사 타령하는건 말도 안된다. 자기 소비에 자신이 책임져야하는것이고, 물론 통신사가 계약 위배하거나 (예: 무한 데이터 요금제 취소) 부득이하게 이익을 챙겼을경우 (예: 제조사 납품가 거품) 항의를 하는게 맞는 것이지만, 그 이외에 모든것은 소비자 책임이다.
오늘 한국 뉴스에서 뜬 기사 하나를 봤다. 제목은'통신비 20% 인하 공약' 왜 지켜지지 않나(http://news.nate.com/view/20110408n05435?mid=n0411&isq=5196)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 마지막 구절이 인상이 깊었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현재까지는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요금을 더 낮출 여지가 없는지 들여다 보고 있지만, 높은 출고가가 곧 통신요금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 안에 거품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개인들도 통신비 부담을 호소하기 전에, 너무 고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찾고 방만하게 이용해온 것은 아닌지 자성해볼 필요도 있다.' 
요새 집집마다 쿡TV 깔리고, 스마트폰 데이터 무한 요금제로 온 가족이 갈아타고, 전국에 있는 와이파이존들을 사용하면서 가계 통신비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것도 신기하고, 아직도 현명한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의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