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유독 이상한 이야기 #2

노마에프2011.04.12
조회360

엽기/호러판 친구들 안녕~?!

재미없는 글 쓰는데 취미가 들려버린 노마에프야.

지난 번 글은 내가봐도 재미없었다 ㅋㅋㅋ

 

 

첫 번째 이야기를 굳이 요약하자면

한밤 중에 내 방에 있던 귀신이 내 방 창문을 넘어 날아갔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평온하고 아름다웠던 귀신이라

아마도 누군가 죽어서 귀신이 되어 저승으로 날아갔구나-라고 짐작했음.

 

그 귀신이 알고 보니 어릴 때 몇 번 만난 동네 할머니더라-라는 얘기를

뭘 그리 거창하게 쓴 건지 참,ㅋㅋㅋ

 

 

 

오늘은 ‘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할께.

 

흔히 보는 어느 시골 동네의 폐가나 흉가 체험기가 아니라,

 

서울 한복판, 친구가족이 사는(귀신도 사는) 아파트에서 겪은 이야기야.

 

 

재미없을 것 같으면 뒤로가기 고!!

 

 

 

 

 

 

 

 

 

유독 이상한 이야기 #2

 

 

 

고3 시절 6월의 화창한 어느 날, 당시 학교에서는 서울대공원에서 마라톤을 개최하였다.

 

대공원 뒷길의 산책로는 온통 푸른 빛으로 감싸있었고,

 

3학년 학생들은 간만의 나들이라 들떠있었다.

 

밤이면 가위에 시달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나 역시 선선한 바람과 푸른 나무 숲에 둘러 쌓여

 

그간의 피로는 잊고서 상쾌함을 만끽했다.

 

 

 

 

 마라톤이긴 했지만, 대부분은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고,

 

나는 내리막길에서는 친구들과 장난을 친다고 뛰다가 멈추지 못해서

 

손목에 도장을 찍어주는 학주의 가슴을 정통으로 머리로 들이 박기도 했다.

 

 

 

여름의 시작인지라 한바탕 걷거나 뛰었더니 온몸은 땀 범벅에, 물은 다 먹어서 없지,

 

그 상태로 반별로 완주 뒤에 집합 장소에 앉아있자니 울컥 짜증이 치밀었다.

 

 

조용히 아스팔트 바닥에 찌그러 앉아 언제 해체하려나..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날 쿡쿡 찌른다.

 

 

 “뭐야.”

 

 

 팩 하고 뒤를 돌아보자, 고1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A가 씨익 웃는다. 아, 더운데 뭐야, 짜증나-

 

 

‘ 아 왜?’

 

 

녀석은 신경질적인 내 반응에도 개의치 않다는 듯 방긋 웃는 얼굴로 뜨거운 열을 내며 옆으로 다가왔다.

 

 

‘야, 끝나고 우리집에 안 갈래?’

 

‘뭐?’

 

‘B랑 C도 간대. 너도 가자~’

 

 

 손목시계를 보니 1시. 얼추 끝나서 녀석의 집에 가면 2시 반에서 3시정도 될 것 같다.

 

 평소의 나라면 ‘그냥 집에 가서 샤워하고 잘래-‘하고 말았겠지만 다음날은 놀토이기도 했고,

 

더더군다나 난 녀석의 집에 꼭 한번 가보고 싶던 터였다.

 

 

 

“좋아. 알았어.”

 

 

 

흔쾌히 녀석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녀석은 ‘꼭 가는거다?! 이따봐!’라고 말하더니, 금새 자기네 반 줄로 돌아갔다.

 

내가 녀석의 집에 꼭 가보고 싶었던 것은 단 하나.

 

녀석의 집에는 귀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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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친구들의 수다는 정말로 끊임없이 계속 이어졌다.

 

지하철에서도, 내려서 친구네 집에 가는 와중에도

 

4명의 아이들은 진심 여고생들이 아닌 떼 모는 짐승처럼,

 

서로를 까고, 또 까이며 놀리고, 뛰고 날라차기를 하고

 

반격하다 포효하기도 하며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친구가 사는 아파트가 보였다.

 

 단정하지만 조금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 방은 두 개, 거실은 없다.

 

 안방과 현관문은 일자로 연결되어 있어 안방에서도 현관이 보이는 구조.

 

 그 옆에 작은 부엌이 붙어있다.

 

 

 그러나 한창 낮임에도 조금은 어둡고,

 

1층인지라 베란다 쪽 창문에는 안쪽을 볼 수 없게 시트지를 붙였다.

 

 

 

 그리고, 신기 했던 것은 천장 벽에 붙어있는 몇 장의 부적.

 

 

 

 A는 A의 언니와 단 둘이 그 아파트에서 살았다.

 

 아버지는 오빠들 내외와 따로 사시고, 어머니는 몸이 안 좋으셔서 시골에 요양 중이었다.

 

 당차고 화끈한 A와 다르게 A의 언니는 얼굴도 예쁘고, 여성스러워

 

 우리는 처음 본 A의 언니와 금새 친해졌다. 

 

 

 

 몸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나는 안방의 맨 안쪽에 위치한 장롱에 기대 있었다.

 

 그것도 장롱 구석에 앉아 장롱에 등을 받치고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자니 편하기도 하고

 

 그 위치에서 TV가 제일 잘 보이기도 했기에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몸이 안 좋은 탓일까?

 

머리가 너무 아프다.

 

위에서 벽돌이 내 머리 위를 짓누르는 것처럼

 

압박이 심해서 계속 얼굴이 찌푸려지고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나란 녀자 친구들과 자장면을 시켜먹고, 떠들고 놀았다.

 

 

 

 

 배도 부르고, 몸도 편하자 B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A에게 물었다.

 

 

‘야, 근데 왜이리 부적이 많아?’

 

 

그러자 A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 이거? 우리집에 귀신있다고 했잖아? 정초마다 친척분이 스님이신데 와서는 붙여주시고,

 

액막이 한다고 팥이랑 쌀이랑 막 뿌리고 했어. 뭐 매년 수시로 이래.”

 

 

“오오~ 진짜?”

 

 

지쳐있던 나도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가 몸이 허약해서 이것저것 보시잖아. 한번은 언니랑 엄마랑 나랑 누워서 현관문 열고

 

재밌게 이야기하는데 우리 엄마가 ‘저리 안가!!!’소리치시길래 너무 놀래서 이불 속에 숨었는데…”

 

 

“숨었는데?”

 

“빨리 말해!!!!”

 

 

우리는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녀석이 숨을 돌릴 틈도 안주고 재촉했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작게 열어놓은 현관문 틈으로 눈만 빼꼼히 내놓고는

 

 쟤들이 무슨 얘기하나~하고 엿듣고 있었대.”

 

 

소름이 끼쳤다. 지나가는 말로 몇번 들었던 이야기지만

 

그래도 교실에서 듣던 이야기를 실제 장소에서듣고 있자니 실로 신기했다.

 

나는 귀신이야기 좋아해!!!!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이집에서 처녀가 죽었대.

 

 정확히 말하면 옛날 이 마을에 성황당이 있던 자리가

 

 지금의 우리 집 안방인데(성황당을 허물고 지어진 자리가 하필 안방임)

 

 남자에게 버림받아서 성황당에 목매단 여자라나봐.”

 

 

 

우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후아…무서우니까….

 

 

 

그리고 6시 반에서 7시 반쯤 되었을까?

 

 

마라톤이 끝나고도 펄펄 날아다니던 C는 유독 이 집에 오고 나서 졸려 했다.

 

처음 온 친구 집에 와서 이런 건 실례인줄 아는데 미안하다며

 

너무 졸립다-고 계속 누워만 있더니 결국은 안되겠는지 집에 가겠다고 일어났다.

 

 

그러자 A는 ‘야~ 자고가!!!’라고 말렸지만, C는 결국 집으로 갔고,

 

덩달아 B는 아버지에게 외박허락을 못받아 자기 역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A는 완전히 실망했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데

 

B랑 C는 고사하고 나까지 집에 가버리면 절교까지 할 기세라

 

하는 수 없이 아버지께 사정하고, 또 사정하여 친구네 집에서 자는 걸 허락 받았다.

 

 

 친구들은 모두 집에 갔고 이제 남은 건 A와 A의 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

 

그리고 손목시계는 정확히 8시를 알렸다.

 

 

.

.

.

.

 

 

 

 

우리 셋은 비디오 대여점으로 향했다,

 

계속 지끈거리던 머리는 바람을 쐬니 조금은 나아졌다.

 

우리는 비디오를 2개 빌렸는데 여름이기도 하여 ‘다크니즈’ 한편과

 

다크니즈의 여운을 잠재워 줄 당시에 유행하던 ‘아즈망가 대왕’을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지끈거리는 머리.

 

장롱에 기대어 머리를 연신 주물러봐도 도저히 낫지 않는다.

 

 

 

근데 그대들 다크니즈 본 적 있는가?

 

아이들이 떼몰려 뛰어다니며 웃어대는 [까르르~ 깔깔] 소리들이 꽤나 무섭다.

 

내용은 병맛인데 아이들이 웃어 제끼는 통에 그 영화는 살았다. 진심.

 

 

 

다크니즈는 결말이 병맛인데 무섭기도 해서

 

겁이 많았던 A의 언니와 나는 끝까지 아즈망가대왕을 봤고,

 

A는 피곤하다며 같이 보다 중간에 금새 자버렸다.

 

 

후아, 아즈망가대왕이 완전히 끝나자 손목시계는 11시 반을 가리켰다.

 

 

“이제 우리도 자자~”

 

 

A의 언니는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번갈아 가며 씻고서 자리에 누웠다.

 

 

 

실제 그 집은 안방에 누워있어도 현관문이 보이는데

 

왠지 그 쪽은 께름칙해 A가 그 쪽에 누웠고

 

언니는 장롱 쪽에 붙었으며 나는 맨 가운데에 누웠다.

 

 

 

 

12시 쯤일까… 마라톤에 머리까지 아프니 피곤이 몰려왔다.

 

언니 쪽으로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워 자는데 계속 귓가에 울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까르륵, 꺄아~ 깔깔깔, 까르륵]

 

 

 

잠을 자려고 집중하면 할수록 선명하고, 가까이 귓가에 맴돈다.

 

 

‘아까 본 다크니즈 때문인가?’

 

 

자세를 고치면 잠이 잘 올까 싶어서

 

다시 나는 자세를 고쳐 반듯하게 일자로 누웠다.

 

 

 

하지만 계속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

 

‘하아.. 졸린데 진짜 .왜 이러지.’

 

 

 

너무 심하게 소리가 커지는 통에 나는 눈을 뜨고 말았다.

 

 

 

베란다에 시트지를 붙였어도 전봇대 불빛이 들어와 방안이 푸르다.

 

 

그리고 저 앞.. 내 시선이 멈춘 곳..

 

이 집에 도착해서 자기 직전까지 앉아있던 벽이 맞닿는 그 장롱의 구석.

 

 

 

그 자리가 무언가로 인해 검다.

 

아니 그게 아니라 뭔가 검은 게 축 늘어져있다.

 

내가 누워있는 것이니 천장부터 보이는 건데

 

저건 뭘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멍하게 풀린 눈으로 응시하고 있으니 대충 형상이 잡힌다.

 

 

 

 

검은 것은 머리카락-

 

머리칼은 수북하고, 양이 많아 온 얼굴을 가렸다.

 

마치 무거운 검은 천이 머리를 감싸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 듯이

 

‘그 것’의 뒷통수는 정확히 천장에 맞닿아있다.

 

 

 

그리고 머리칼은 ‘그 것’의 무릎까지 오는 듯한데

 

내가 누워있어 발은 안보이지만 아래는 분명 하얀 소복(?)이다.

 

 

 

한참을 무겁고, 무서운 검은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머리칼이 양 옆으로 갈라질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 그렇게 내가 생각했던 대로

 

 

서서히… 찬찬히 갈라진다.

 

 

머리칼이 양 옆으로 갈라지며

 

 

 

 

 

 

빛을 받아 하얀 이마가

 

 

 

 

 

 

 

 

하얀 콧대가…

 

 

 

 

 

 

하얀 콧망울이…

 

 

 

 

 

 

 

 

그 순간 나는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6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양치와 세수를 하고서 그 집을 도망치듯 벗어났다.

 

나의 소란에 A가 전화를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랬다’고 대충 얼버무린 뒤

 

내방 침대에서 쓰러지듯 다시 잠들어버렸다.

 

.

.

.

 

그리고 일요일이 되니 A에게는 왠지 말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

 

내가 왜 그 집에서 뛰쳐나와야 했는지.

 

 

[내가 낮부터 앉아있던 자리를 문득 자다 깨서 쳐다봤는데 이상한 게 있었어.

 

머리칼이 긴데 뭔가에 매달려서 축 늘어져서는 천장에 뒤통수가 닿아있더라.

 

그래서 기절하듯 잠을 자고는 집에 온거야.]

 

 

그 말을 듣고 있던 A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조회시간이 되기 전, 다른 반인 A는 우리 반으로 찾아왔다.

 

이 말은 꼭 해줘야겠다며.

 

조용히 창가구석으로 녀석을 데려가자 녀석은 살짝 어두운 얼굴로 입을 떼었다.

 

 

“네가 어제 말한 이야기를 듣고 말해주려다가 말았는데 그래도 해야 될 것 같아서.”

 

“응? 뭔데?”

 

 

나는 모르는 척 녀석의 말에 대꾸했다.

 

 

“있잖아..그러니까 토요일 날 내가 말했잖아. 성황당(나무)가 있던 자리가 우리 집 안방이었다고.

 

 아주 정확하게 말하면 성황당 나무가 있던 자리는 옆집의 안방과 우리집 안방의 딱 중간에 걸쳐서

 

 있던 자린데 우리 엄마가 말해주기를 하필이면 성황당 나무에 목을 맨 여자귀신의 나뭇가지가

 

 장롱구석, 그러니까 네가 봤던 딱 그 자리래..’

 

 

“그리고, 그 우리집은 그 귀신 때문에 매년 매 계절마다 액막이를 하고, 부적을 갈고 하는데

 

그 집에서 있는 동안 우리 언니랑 나랑은 담이랑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서 말을 못했어.”

 

 

 

딱 그 순간 무언가 스쳐지나가는 것 하나.

 

 

“그럼 내가 머리가 계속 아팠는데…

 네 말대로면…

 나는 그 귀신 발 밑에 앉아있었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귀신이 내 머리 위에

발을 얹고 있었네?”

 

 

 

 

 A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나 갈께-‘ 인사를 하고 반으로 돌아갔다.

 

 

 

그 뒤 A와 언니는 약 2년간 더 살다가 사정이 생겨 친척에게 전세를 주고 다른 집으로 이사했는데

 

그 이후부터 몸이 아프거나, 담에 걸리는 증상은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집에 살고 있는 친척은 여전히 왜 몸이 아프고,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기는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다만 가끔 검은 배경의 한 무대에서 구슬프게 승무를 추는 비구니가 꿈에 나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