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날 잡은 한 여자

둘리2011.04.15
조회704

 

 

그제.. 남양주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하는 저는, 퇴근하려 5호선을타고 왕십리역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려 가는 중이었어요.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들으며 걷던 나를 한 여자가 붙잡네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여요.

쌍커풀 수술한지 얼마 안됐는지, 살짝 붓고 부자연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며 한마디 합니다.

 

 

"인상이 좋으시네요. 그런 얘기 많이 들으시죠?"

 

 

저 한마디에, 아 이여자 도를 아십니까구나... 라고 눈치를 챘어요.

눈치는 챘지만 칭찬은 빈말이라도 듣기 좋아요

감사한 눈빛으로 눈웃음을 지으며 쳐다봤어요.

 

 

"잠깐 얘기좀 할 수 있으세요?"

 

 

시계를 봤어요

중앙선 전철이 도착하려면 약 15분정도나 남았더군요.

지루하게 서있을 것을 생각해보니

잘됐다 싶어 저는 시간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

 

 

"네 시간 괜찮아요"

 

 

그 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복, 조상님, 정성... 등의 뻔한 얘기를 꺼냅니다.

전 살짝 미소를 머금고 경청을 했죠.

 

 

"조상님께 정성을 드려야.. 복이 오고 불운이 닥치지 않고 ---."

 

"요즘 힘든일 없으신가요?

 

 

요즘 힘든일은 없냐는 물음에 저는 입을 엽니다.

 

 

"아뇨 전 행복하게 잘삽니다."

 

 

그 여자는 행복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데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조상님이랍니다.

항상 좋은일만 있었으면 하지 않냐고 다시 묻습니다.

 

 

"지금 행복을 지키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는 다시 입을 엽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고, 안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은일이 생기기 마련이죠"

 

 

절 설득하기 힘든가 봅니다. 다소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필사적으로 설득하려 합니다.

 

 

"조상님께 정성을 드리면 부모님, 형, 동생-."

 

 

전 말을 끊습니다.

 

 

"복이란 거 제가 스스로 만들래요"

 

 

시계를 보니 곧 전철 도착할 것 같네요.

이제 가봐야겠어요.

그런데 이 여자, 저녁시간인데 밥은 먹었나 모르겠네요

 

 

저는 손을 달라고 합니다.

그 여자는 고민하더니 손을 내미는군요.

 

 

지갑에 만원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손에 쥐어주며 한마디 합니다.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 잘 놀았어요. 수고하세요."

 

 

미련없이 몸을 돌린 제 등 뒤로 그 여자가 소리를 지릅니다.

 

 

"아 !!! 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