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끽] 세계일주 50일차 - 20대의 크리스마스 이태리의 마지막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는 그저 열심히 달렸다. 이제 뮌헨에 도착할 때까지 남은 것은 국경의 작은 마을들과 알프스 산맥뿐이다. 달리자!! 이쁜길을 달리다가 발견한 강! 좋다. 강은 넓었지만 그에 비해 많은 물이 흐르지 않아 캠핑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무척 많았다. 순식간에 찾아온 저녁에 나는 다리 아래 자리를 잡았다. 오늘의 메뉴는 역시 카레크림스파게티! 나는 요리를 배우고 한동안 이것만 만들어 먹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는 준비해둔 샐러드도 만들어 먹었다. 너무 채소를 먹지 않는 것 같아서 전날 미리 모듬야채와 사과 몇 개, 그리고 간단한 드레싱을 사두었다 나는 여행을 시작한 후로 거의 매일 아침 일출을 보며 라이딩을 시작하고 일몰을 보며 저녁을 먹었는데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지금껏 살아 오며 봤던 것보다 더 많고 멋진 일출과 일몰을 보게 될 것 같다. 베네치아를 벗어나 다시 쌩쌩 달리자 머지 않아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아직은 동산, 중턱에 마을들도 꽤 있다. 한참을 달리다 멋진 호수가 보이는 마을이 나타나자 도로변에 마련된 작은 공원에서 점심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었다 마을을 가로 지르는 데도 산중에 위치해 그 경사 때문에 거의 걷는 듯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집 앞을 지나가려 하는데 왠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오, 여행 중이구나? 혹시 펌프 가지고 있어? 펌프?” “물론이죠~” “잘됐다. 지금 내 자전거에 바람이 없는데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난 바로 멈춰서 그분을 도와드렸다. 펑크가 난건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바람만 빠져있는 상태라 어려움도 없었다. “오~ 이 펌프는 정말 작고 좋구나,” “맞아요, 엄청 편리해요 :)” 나는 이 마을에 도착하기 전 횡단보도에 떨어뜨린 할머니의 스카프도 주워드렸다. 바람 빠진 튜브를 다시 채워드리는 것도 흘리고 간 스카프를 주워 드리는 것도 모두 무척 쉽고 간단한 일이었지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여행을 이어가고 있는 내가 이곳의 사람들에게 소소하지만 이런 작은 도움이나마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감격스러웠다. “정말 고마워, 어느 나라에서 왔니?” 나는 과연 그가 맞출 수 있을까 싶어 되물어 보니 역시 일본과 중국만 나올 뿐이었다. “전 한국에서 왔어요, 지금은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중이구요” 그리고 내 루트가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었다. “세계일주? 아프리카도 가는거야? 자전거 타고? 와~ 너 정말 대단하구나” “Thanks, I’m Korean :)” 언젠가는 가장먼저 한국인 이냐고 질문을 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실 나도 젊었을 적 자전거를 타고 아메리카를 돈 적이 있지, 넌 몇살이야?” “전 25이에요” 우리는 약간의 대화를 더 나눈 뒤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머지 않아 만년설로 뒤덮인 산들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는 한국의 나이로 26이었지만 여행을 시작한 후로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나이를 말 할 때는 그들과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항상 만의 나이로 알려주었다. ‘스물 다섯 입니다.’ 정말 멋지다. 어디선가 25은 20대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그렇다면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여행을 결심하고 크리스마스날 즐겁게 여행을 준비한 뒤 한 해가 지났지만 다시 크리스마스가 되어 평생 잊지 못 할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보다. 스물다섯은 이십대의 크리스마스다. 지금 20대를 살고 있다면 자신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무언가 하나쯤 계획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즐거운 날은 길수록 좋으니 만 25까지도 인정해 주도록 하자 :) ㅎ 혹시 크리스마스를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내 주위에는 크리스마스 보다 훨씬 멋진 주말을 보내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어떤 기념일이 찾아온들 그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니까. 본격적인 알프스 산맥을 넘게 되었다 + _+ 꽤 높은 산 중턱까지 올라 왔지만 생각 보다 많은 마을들이 있었다. 대부분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산에 있는 마을들이 무척 예뻤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가는 힘들 구간인 만큼 체력소모도 심한지 빵과 초코바도 엄청 먹었고 저녁도 많이 먹었지만 포만감이 전만 못했다. 하지만 풍경하나 만큼은 정말 끝내줬다. + _+ 그리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너무나 예쁜 마을도 나타났다. 비록 하이디는 물론이고 목동 피터 조차 없었지만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나는 이 마을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벤치에 앉아 한참이나 햇살을 맞았다. 솔직히 베네치아 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그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지금까지 멋진 마을들을 많이 봐왔지만 정말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마을 곳곳에 이런 청정수가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덕분에 나는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내내 물을 살 필요가 없었다. 멋진 자전거 도로는 당연하였고 + _+ ㅎ 알프스 산맥과 마을이 함께한 풍경은 정말 최고다 한 집의 정원에 꾸며져 있던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인형들 :) 하지만 이 마을 넘어서부터 급격한 경사가 나타나더니 진정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는 고행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곳까지 오르게 되었고 오르면 오를수록 도로변에는 엄청난 눈들이 쌓여있었다. 이 높은 곳에 생각보다 차들이 많이 다닌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선택한 길은 스키장을 거쳐가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의 정상까지 올라와 스키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까지의 높이가 2100m 이미 백두산 보다 높다. 사실 난 내가 거의 3000m가까이 올라 온 줄만 알았다. 주변에 3천미터가 넘는 고봉이 세봉우리나 있었고 둘러보니 눈높이도 비슷한데다 난 쓰러질 만큼 힘이 들었다. 설악산 대청봉 위를 자전거로 넘고 있었지만 2100m라는 표지판에 약간 실망했다. 힘이 들긴 하지만 주변의 설경은 정말 멋지다. 산을 좋아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이곳은 내게 베네치아 보다 멋진 감동을 주었다. 봉우리 하나를 넘자 길게 뻗은 내리막과 귀여운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어귀에 풀을 뜯는 어른염소들 :) 이 표지판은 지금 3318m의 산을 거쳐 갈 건지 3115m의 산을 거쳐 갈 건지를 선택하라 말하고 있다;; 높은 봉우리를 넘기 전 저녁이 찾아와 적당한 자리를 잡고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자리를 잡은 마을은 스키장 주변의 호텔 밀집지역이라 멀리 슬로프도 보인다 + _+ 오늘의 메뉴는 야채 토마토 스파게티, 높이 올라온 만큼 그 동안 봤던 별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밤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가진 카메라가 반수동에 제한이 있어 실제로 본만큼의 많은 별을 담을 수가 없어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을 넘었다. 정말 엄청나게 쌓여 있는 눈. 스키장을 끼고 있는 길을 골라 더 오래 걸린 듯한데 힘은 들었지만 풍경이 멋져 후회는 없다. :) 초코바를 엄청 먹으며 도착한 정상 부근, 나는 산을 오르는 내내 거의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고 올라야만 했다. 계속된 오르막에 너무나 힘이 들기도 하고 무릎에도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리막이 나오겠지! 라고 기대하며 산을 넘었지만 짧은 내리막 후 다시 끝없는 오르막이 시작되었다..ㅠ 자전거를 끌고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 옆에 있던 큰 바위산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리더니 큰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후에도 두 번 정도 굉음이 더 들렸는데 학교에 있는 산악부 후배들이 생각났다. ‘얘들아~ 암벽등반 할 땐 귀찮아도 안전헬멧 꼭 써야한다 + _+’ 어느새 다음 봉우리의 정상에 도착 사방이 눈이라 다시 겨울이 찾아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기념샷도 찍어 본다. 이마가 너무 넓어 머리띠는 어울리지 않지만 머리카락이 날리는게 더 싫어서 마트에서 하나 구입해 쓰고 다녔다. 괜찮다, 넓은 이마는 인덕의 상징이랬다 :) 얼굴도 꽤나 타버렸지만 앞으로 더 시커매질 예정이다..;; 나는 3박4일간 산악지대에서 산을 넘게 되었는데 힘도 들지만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을 달리게 되니 조금 따분해 져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요를 다 불러보지만 외우고 있는게 별로 없다. 알고 있는 산노래도 다 불러보고 잊고지내던 동요도 다 불러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노래를 하나 창작했다. + _+!! 제목은 ‘산 넘어 산’ 우리황소가 풀을 뜯을 초원을 향해 산을 넘어간다는 내용의 동요풍 노래다;; 가사는 부끄러워서 못 적겠지만 난 내가 지은 노래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산을 모두 넘고 나서도 한참이나 흥얼거리고 다녔다. ㅎ 그리고 거의 산을 다 내려온 나는 파란 저녁과 빨간 아침을 지나 드디어 산아래 위치한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도 정말 이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조금 고생을 하며 하루를 넘겨야 했다. 다음날 정말 코앞에 다가온 오스트리아를 향해 달려간다. 가는 길을 어렵지 않았지만 엄청난 맞바람이 불어서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내리막임에도 자전거가 저절로 뒤로 이동할 정도였다. 이태리와 오스트리아의 국경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굉장히 작았는데 이곳의 주유소에 딸린 마트에서 오스트리아 지도를 사고 금방 빠져나갔다. 산 한가운데 인스브룩을 향한 아우토반이 이어져있는데 풍경이 정말 멋지다. :) 그리고 나타난 오스트리아의 이쁜 마을들, 곧이어 인스브룩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 도시는 중심의 인스브룩 보다 주변에 있는 작은 마을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 나도 여행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렇게까지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남발하고 다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다. 높은 산과 어울린 작은 마을의 환상적인 조경은 너무나 이쁘고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아, 뭔가 더 멋진 표현은 없을까? 인스브룩은 오스트리아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위아래로 독일과 이태리를 두고 그사이에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있다. 인스브룩에서 하루를 보낸 뒤 뮌헨을 향해 다시 한번 산을 넘게 되었다 나는 아침 일찍 서둘러 산을 넘었고 다행히 이태리에서 오스트리아로 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하게 산을 넘었다. 곧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국경지역이 나타났고 이때부터 내게 급격히 피로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정오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졸리고 피곤했는데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달리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라이딩을 멈추고 주변에서 쉴만한 곳을 찾아 보았고 다행히 주변에 강이 있어 살펴보니 쉴만한 공터가 보인다. 이왕 일찍 쉬기로 한 거 제대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피곤하지만 근처 마을로 달려가 간식거리도 사오고 강가에 앉아 발도 씻고 양말과 신발의 밑창도 꺼내 깨끗이 씻었다. 아~ 함께 사온 빼빼로를 닮았던 과자만 좀더 맛있었으면 정말 완벽한 휴식이었는데,ㅎ 이제 여행을 시작한지도 슬슬 두 달이 다되어 간다. 이때 난 아무래도 내게 좀더 긴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 유럽에서 물가가 싼 체코로 가 그곳에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녁이 되어 해가지고 이쁜 달이 떠올랐다. 해와 달은 모든 세상을 비추지만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지켜 볼 순 없겠지? 만약 그들이 즐겁고 흥미로운 것을 좋아한다면, 나의 여행을 바라보고 서로 유럽의 하늘에 떠오르겠다며 다퉜으면 좋겠다. “거 싸우지들 말어~ 달아, 난 야간 라이딩은 안 하니까 어쩔 수 없다. 동쪽으로 흘러가는 구름에게 전해 들으렴ㅎ” 아마도 구름이 잘 전해 주겠지? 난 정말 환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으니까 :) 아.. 계속 산만 넘는 포스팅, 다시 생각만 해도 관절이 아프다. + _+;; [청춘만끽! 500일간의 세계일주!!] blog - http://www.cyworld.com/hwan0768
[청춘만끽] 세계일주 50일차 - 20대의 크리스마스
[청춘만끽] 세계일주 50일차 - 20대의 크리스마스
이태리의 마지막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는 그저 열심히 달렸다.
이제 뮌헨에 도착할 때까지 남은 것은 국경의 작은 마을들과 알프스 산맥뿐이다.
달리자!!
이쁜길을 달리다가
발견한 강!
좋다.
강은 넓었지만 그에 비해 많은 물이 흐르지 않아
캠핑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무척 많았다.
순식간에 찾아온 저녁에 나는 다리 아래 자리를 잡았다.
오늘의 메뉴는 역시 카레크림스파게티!
나는 요리를 배우고 한동안 이것만 만들어 먹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는 준비해둔 샐러드도 만들어 먹었다.
너무 채소를 먹지 않는 것 같아서 전날 미리
모듬야채와 사과 몇 개, 그리고 간단한 드레싱을 사두었다
나는 여행을 시작한 후로 거의 매일 아침 일출을 보며 라이딩을 시작하고
일몰을 보며 저녁을 먹었는데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지금껏 살아 오며 봤던 것보다
더 많고 멋진 일출과 일몰을 보게 될 것 같다.
베네치아를 벗어나 다시 쌩쌩 달리자 머지 않아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아직은 동산, 중턱에 마을들도 꽤 있다.
한참을 달리다 멋진 호수가 보이는 마을이 나타나자
도로변에 마련된 작은 공원에서 점심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었다
마을을 가로 지르는 데도 산중에 위치해 그 경사 때문에 거의 걷는 듯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집 앞을 지나가려 하는데 왠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오, 여행 중이구나? 혹시 펌프 가지고 있어? 펌프?”
“물론이죠~”
“잘됐다. 지금 내 자전거에 바람이 없는데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난 바로 멈춰서 그분을 도와드렸다.
펑크가 난건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바람만 빠져있는 상태라 어려움도 없었다.
“오~ 이 펌프는 정말 작고 좋구나,”
“맞아요, 엄청 편리해요 :)”
나는 이 마을에 도착하기 전 횡단보도에 떨어뜨린 할머니의 스카프도 주워드렸다.
바람 빠진 튜브를 다시 채워드리는 것도 흘리고 간 스카프를 주워 드리는 것도
모두 무척 쉽고 간단한 일이었지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여행을 이어가고 있는 내가
이곳의 사람들에게 소소하지만 이런 작은 도움이나마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감격스러웠다.
“정말 고마워, 어느 나라에서 왔니?”
나는 과연 그가 맞출 수 있을까 싶어 되물어 보니
역시 일본과 중국만 나올 뿐이었다.
“전 한국에서 왔어요, 지금은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중이구요”
그리고 내 루트가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었다.
“세계일주? 아프리카도 가는거야? 자전거 타고? 와~ 너 정말 대단하구나”
“Thanks, I’m Korean :)”
언젠가는 가장먼저 한국인 이냐고 질문을 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실 나도 젊었을 적 자전거를 타고 아메리카를 돈 적이 있지, 넌 몇살이야?”
“전 25이에요”
우리는 약간의 대화를 더 나눈 뒤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머지 않아 만년설로 뒤덮인 산들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는 한국의 나이로 26이었지만 여행을 시작한 후로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나이를 말 할 때는
그들과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항상 만의 나이로 알려주었다.
‘스물 다섯 입니다.’
정말 멋지다.
어디선가 25은 20대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그렇다면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여행을 결심하고
크리스마스날 즐겁게 여행을 준비한 뒤
한 해가 지났지만 다시 크리스마스가 되어 평생 잊지 못 할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보다.
스물다섯은 이십대의 크리스마스다.
지금 20대를 살고 있다면 자신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무언가 하나쯤 계획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즐거운 날은 길수록 좋으니 만 25까지도 인정해 주도록 하자 :) ㅎ
혹시 크리스마스를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내 주위에는 크리스마스 보다 훨씬 멋진 주말을 보내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어떤 기념일이 찾아온들 그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니까.
본격적인 알프스 산맥을 넘게 되었다 + _+
꽤 높은 산 중턱까지 올라 왔지만 생각 보다 많은 마을들이 있었다.
대부분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산에 있는 마을들이 무척 예뻤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가는 힘들 구간인 만큼 체력소모도 심한지
빵과 초코바도 엄청 먹었고 저녁도 많이 먹었지만 포만감이 전만 못했다.
하지만 풍경하나 만큼은 정말 끝내줬다. + _+
그리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너무나 예쁜 마을도 나타났다.
비록 하이디는 물론이고 목동 피터 조차 없었지만 이곳은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나는 이 마을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벤치에 앉아 한참이나 햇살을 맞았다.
솔직히 베네치아 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그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지금까지 멋진 마을들을 많이 봐왔지만 정말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마을 곳곳에 이런 청정수가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덕분에 나는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내내 물을 살 필요가 없었다.
멋진 자전거 도로는 당연하였고 + _+ ㅎ
알프스 산맥과 마을이 함께한 풍경은 정말 최고다
한 집의 정원에 꾸며져 있던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인형들 :)
하지만 이 마을 넘어서부터 급격한 경사가 나타나더니
진정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는 고행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곳까지 오르게 되었고
오르면 오를수록 도로변에는 엄청난 눈들이 쌓여있었다.
이 높은 곳에 생각보다 차들이 많이 다닌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선택한 길은 스키장을 거쳐가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의 정상까지 올라와 스키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까지의 높이가 2100m 이미 백두산 보다 높다.
사실 난 내가 거의 3000m가까이 올라 온 줄만 알았다.
주변에 3천미터가 넘는 고봉이 세봉우리나 있었고
둘러보니 눈높이도 비슷한데다 난 쓰러질 만큼 힘이 들었다.
설악산 대청봉 위를 자전거로 넘고 있었지만 2100m라는 표지판에 약간 실망했다.
힘이 들긴 하지만 주변의 설경은 정말 멋지다.
산을 좋아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이곳은 내게 베네치아 보다 멋진 감동을 주었다.
봉우리 하나를 넘자 길게 뻗은 내리막과 귀여운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어귀에 풀을 뜯는 어른염소들 :)
이 표지판은 지금 3318m의 산을 거쳐 갈 건지
3115m의 산을 거쳐 갈 건지를 선택하라 말하고 있다;;
높은 봉우리를 넘기 전 저녁이 찾아와 적당한 자리를 잡고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자리를 잡은 마을은 스키장 주변의 호텔 밀집지역이라 멀리 슬로프도 보인다 + _+
오늘의 메뉴는 야채 토마토 스파게티,
높이 올라온 만큼 그 동안 봤던 별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밤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가진 카메라가 반수동에 제한이 있어
실제로 본만큼의 많은 별을 담을 수가 없어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을 넘었다.
정말 엄청나게 쌓여 있는 눈.
스키장을 끼고 있는 길을 골라 더 오래 걸린 듯한데
힘은 들었지만 풍경이 멋져 후회는 없다. :)
초코바를 엄청 먹으며 도착한 정상 부근,
나는 산을 오르는 내내 거의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고 올라야만 했다.
계속된 오르막에 너무나 힘이 들기도 하고 무릎에도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리막이 나오겠지!
라고 기대하며 산을 넘었지만
짧은 내리막 후 다시 끝없는 오르막이 시작되었다..ㅠ
자전거를 끌고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 옆에 있던 큰 바위산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리더니 큰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후에도 두 번 정도 굉음이 더 들렸는데 학교에 있는 산악부 후배들이 생각났다.
‘얘들아~ 암벽등반 할 땐 귀찮아도 안전헬멧 꼭 써야한다 + _+’
어느새 다음 봉우리의 정상에 도착
사방이 눈이라 다시 겨울이 찾아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기념샷도 찍어 본다.
이마가 너무 넓어 머리띠는 어울리지 않지만
머리카락이 날리는게 더 싫어서 마트에서 하나 구입해 쓰고 다녔다.
괜찮다, 넓은 이마는 인덕의 상징이랬다 :)
얼굴도 꽤나 타버렸지만 앞으로 더 시커매질 예정이다..;;
나는 3박4일간 산악지대에서 산을 넘게 되었는데
힘도 들지만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을 달리게 되니 조금 따분해 져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요를 다 불러보지만 외우고 있는게 별로 없다.
알고 있는 산노래도 다 불러보고
잊고지내던 동요도 다 불러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노래를 하나 창작했다. + _+!!
제목은 ‘산 넘어 산’
우리황소가 풀을 뜯을 초원을 향해 산을 넘어간다는 내용의 동요풍 노래다;;
가사는 부끄러워서 못 적겠지만
난 내가 지은 노래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산을 모두 넘고 나서도 한참이나 흥얼거리고 다녔다. ㅎ
그리고 거의 산을 다 내려온 나는
파란 저녁과
빨간 아침을 지나
드디어 산아래 위치한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도 정말 이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조금 고생을 하며 하루를 넘겨야 했다.
다음날 정말 코앞에 다가온 오스트리아를 향해 달려간다.
가는 길을 어렵지 않았지만 엄청난 맞바람이 불어서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내리막임에도 자전거가 저절로 뒤로 이동할 정도였다.
이태리와 오스트리아의 국경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굉장히 작았는데
이곳의 주유소에 딸린 마트에서 오스트리아 지도를 사고 금방 빠져나갔다.
산 한가운데 인스브룩을 향한 아우토반이 이어져있는데
풍경이 정말 멋지다. :)
그리고 나타난 오스트리아의 이쁜 마을들,
곧이어 인스브룩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 도시는 중심의 인스브룩 보다 주변에 있는
작은 마을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
나도 여행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렇게까지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남발하고 다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다.
높은 산과 어울린 작은 마을의 환상적인 조경은
너무나 이쁘고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아, 뭔가 더 멋진 표현은 없을까?
인스브룩은 오스트리아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위아래로 독일과 이태리를 두고 그사이에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있다.
인스브룩에서 하루를 보낸 뒤 뮌헨을 향해 다시 한번 산을 넘게 되었다
나는 아침 일찍 서둘러 산을 넘었고 다행히 이태리에서 오스트리아로 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하게 산을 넘었다.
곧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국경지역이 나타났고
이때부터 내게 급격히 피로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정오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졸리고 피곤했는데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달리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라이딩을 멈추고 주변에서 쉴만한 곳을 찾아 보았고
다행히 주변에 강이 있어 살펴보니 쉴만한 공터가 보인다.
이왕 일찍 쉬기로 한 거 제대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피곤하지만 근처 마을로 달려가 간식거리도 사오고
강가에 앉아 발도 씻고 양말과 신발의 밑창도 꺼내 깨끗이 씻었다.
아~ 함께 사온 빼빼로를 닮았던 과자만 좀더 맛있었으면 정말 완벽한 휴식이었는데,ㅎ
이제 여행을 시작한지도 슬슬 두 달이 다되어 간다.
이때 난 아무래도 내게 좀더 긴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 유럽에서
물가가 싼 체코로 가 그곳에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녁이 되어 해가지고
이쁜 달이 떠올랐다.
해와 달은 모든 세상을 비추지만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지켜 볼 순 없겠지?
만약 그들이 즐겁고 흥미로운 것을 좋아한다면,
나의 여행을 바라보고
서로 유럽의 하늘에 떠오르겠다며
다퉜으면 좋겠다.
“거 싸우지들 말어~
달아, 난 야간 라이딩은 안 하니까 어쩔 수 없다.
동쪽으로 흘러가는 구름에게 전해 들으렴ㅎ”
아마도 구름이 잘 전해 주겠지?
난 정말 환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으니까 :)
아.. 계속 산만 넘는 포스팅,
다시 생각만 해도 관절이 아프다. + _+;;
[청춘만끽! 500일간의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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