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남자입니다..

SH2011.04.19
조회310

여자친구와는 고등학교 때 만났습니다.

 

만나고 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야자 때마다 교실에서 서로 만나서 이야기했고, 틈날 때 마다 같이 다녔습니다.

 

저희 둘은 정말 개그 코드와 말 하는 방식까지 서로의 이상형이 완벽하게 들어맞았습니다.

 

수능을 쳤습니다. 어쩌면 이 시점부터 틀어질 수 밖에없는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는 수능을 망쳤고, 제 여자친구는 정말, 어느 대학을 써도 합격할 만한 점수를 받게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서, 수능 끝나고 대학교 입학 전 까지 정말 천생연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서로 정말 

 

아끼고 사랑하며, 누구보다도 서로를 배려해주고, 힘든 일이 있을때 보듬어 주며 지냈습니다. 이때는 제가

여자친구에게 많이 의지했습니다. 수능을 망쳤으니까요.

 

이후 우여곡절 끝에 재수를 결심하고 재수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저의 우유부단하고 멍청한 행동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재수, 처음 시작하기 정말 힘들더군요. 제가 몰랐는데 사람 사이에 없으면 정말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더군요.

 

지방에 있다가 서울에 와서 재수 생활 시작하려니 친구도 없고, 가족도 곁에 없다보니 정말 하루하루가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학사에서 매일 밤마다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하소연하고, 부모님과 여자친구 양 쪽 모두다 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많은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떨어 진 줄만 알았던 대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추가합격이 됬다더군요.

 

고민 했습니다. 어렵게 부모님께 재수를 허락받은 상태였으나, 정말 심신이 지쳐 재수생활을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실 철 없게도 대학가면 여자친구랑 보낼 시간이 많겠지라는 생각도 조금 했습니다.

 

어쨌든 부모님께 더이상 재수생활 못견디겠다고......대학교가서 반수공부를 하겠다고.....했습니다.

 

부모님이 많이 실망하시더군요....그러나 아들의 결정을 존중해 주신다고하고 대학교 등록을 했습니다.

 

예, 대학교 오면 마냥 행복 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수도권 대학에 다니고 여자친구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연히 만나려면 1시간 이동시간이 생기더군요.

 

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만날 때 마다 여자친구가 미안해하더군요. 전 정말 괜찮았습니다. 미안해 할 필요도 없고 못만나서 생기는 괴로움이 이동할때 생기는 괴로움 보다 훨씬 컸거든요. 사실 여자친구 만나러 갈때는 이동할 때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3월 초기엔 그래도 거의 주말 마다 꼬박꼬박 만나고 네이트온 대화도 거의 매일 하다 싶이 했습니다.

 

정말 대학생활 적응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저나 여자친구나 술 먹는거 엄청 싫어했습니다. 대학생활 인간관계(가벼운)에 맞장구 치지도 못하고, 적응도 못했습니다. 소위 사회생활 부적응자라고 해야하나요?

 

그런데 여자라서 그런건진 몰라도 선배나 동기가 많이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여자친구는 적응을 시작하더군요. 이 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학 생활에 대한 적응이 덜 끝난 저로써, 술자리 같은 곳에서 연락 한통 없는 여자친구에게 잠시 짬 날때 문자 한번 못해주냐고 투덜댔습니다. 아마 제가 대학생활을 못하는데 여자친구는 잘 하고있으니 일말의 불안감과 투정이 섞인 것 같습니다.

 

항상 여자친구는 보내도 걱정만 하는데 왜 보내냐며... 걱정하는게 싫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진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4월 초, 여자친구의 대학의 시험기간이 다가오고 부터입니다. 정말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놀기도 잘 놀고, 시험기간에 공부 정말 빡세게 해서 못따라가겠단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시험 치는 주에 매일 밤을 새다시피했습니다. 그런데...전....철없는 저는....제가....대학생활에 적응 못한 한을 그녀에게 쏟아부었었나봅니다....동기들과 서먹했던 저는 의지할 곳이라곤 여자친구 밖에 없어서 힘든 그녀에게 매일 문자하고 시험기간이라도 하루에 몇번은 문자도 못해?란 생각을 가지고.....그녀를 정말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시험기간인데 정말 힘들고 죽겠는데 선배나 동기들한테 술약속 같은 거 오고 밥 약속같은거 문자오면 짜증나서 이제 문자자체를 하기도 싫다고 했습니다....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저와 그녀의 상황이 다름을 이해하지못하고 그저 서운해하며 매일 매일 그녀를 귀찮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지친 그녀를 억지로 한번 만나자고 한 날, 그녀가 조심스레 헤어짐을 권하더군요. 이 때 까지는  그녀도 아직 저에게 마음이 남아있는상태였는지, 제가 울며불며 붙잡으니 그녀도 같이 울며 다시 절 받아줬습니다.

 

그 후로, 전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 하루하루를 정말 그녀에게 바친 상태라서, 그녀가 없이는 하루가 정말 길고 우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후 몇번의 헤어지잔말이 오가고, 그래도 정말 여자친구를 많이 사랑했기에(가소롭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정말 미친듯이 잡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느 날, 여자친구와 문자를 했습니다. "넌 나의 행복을 바라는게아니고, 단지 나와 사귀는 걸 누리려고 하는거 같다."라고 하더군요. 많은 걸 느꼈습니다. 제가 행동했던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군요. 예, 그랬습니다. 전 말로만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고, 정작 행동으로는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지 않고있었습니다. 미친놈이었네요...하하...

 

그녀가 그러더군요. "물론 나와 놀고싶고 행복하고 싶지만, 난 부모님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싶지않다. 희망을 버려라." 이 말에 실망과 절망감에 휩싸인 저는, 그녀에게, 정말 멍청하게도...씨1발....제가 개자식이죠....상처 주는 말들을 했습니다.

 

이때 마음은 정말 얘도 나와 헤어지고 싶으니 헤어져야 한다. 더이상 내가 희망을 품지 못하게 이 아이가 날 받아 주지 못하게 미련이란 끈을 잘라버려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정말 철없죠? 압니다

 

흥분한 저의 생각은 정말 졷같게도, 잘 실행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네이트온 친구 삭제가 되있더군요. 잠시 문자를 했는데, 제가 그녀와의 좋았던 추억까지 오염시켰답니다. 저란 남자를 만난 게 처음으로 후회가 됬답니다. 더이상 제가 보고싶지 않답니다...

 

이럼 된줄 알았는데....끝난 줄알았는데....매일 아침 눈뜰때마다 그녀 생각에 미칠 것같습니다.....

 

괜찮다가도 그녀 생각이 조금이라도 떠오르면 길을 걷다가도 눈물이 흐릅니다...

 

전 아직 미치도록 사랑하는데, 그녀는 제게서 아예 마음이 떠났답니다.

 

틈만 날때마다 그녀에게 연락하고 싶지만, 그녀가 제 연락처를 차단할 까봐 겁이나서 연락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폰만 부여잡고있습니다.

 

그녀가 헤어지며 제게 했던 말중, 넌 왜그렇게 욕심이 없냐며, 공부좀 하라고 합니다.

 

두 달동안 이 대학을 다니며, 정말 이 대학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란 생각을 하며 지냈습니다.

 

차라리 재수를 계속했다면, 여자친구가 공부할때 저도 공부를 하면 되니 만남도 유지하며 서로 발전하는 관계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한심한 저의 의지력에 치가 떨립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아, 이건 여자친구의 헤어짐과 별개의 결단입니다. 부모님이 허락 해 주실진 모르겠지만, 이 대학을 자퇴하고 지금이라도 재수학원에 들어가 제 인생을 개척해 보려고합니다.

 

부모님께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아들노무새끼가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놈이라는걸 아시면 정말 .....

 

MJ아, 그때한말 정말 진심이아니야. 우리 지난, 그러니까 우리가 다투기 시작했던 시절은 정말 내 생에 최고의 행복한 순간들이었고, 넌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야. 첫사랑이 이딴 철없고 분별없는 남자라서 정말 미안하다. 내가 저지른 멍청한 짓을 용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십수년이 지난후에야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을까? 언제쯤 니가 내 마음속에서 지워질까.... 사랑한다 진짜. 니가 이 글을 볼지, 아니면 누구에게서 들어서 올지 모르겠다. 염치없이 부탁할께. 혹시 보고 조금이라도 미련이 남아있다면, 연락해줘. 보고 화날 지도 모르겠다. 허락도 안받고 우리 사이의 일 올리는거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