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수줍은 사람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손끝만 살짝 닿아도귀까지 빨개지던 사람이었는데, 그 날 당신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이른 아침 용감히도내 자취방에 쳐들어왔죠. 방문을 쿵쿵 두들겨 날 깨우더니눈도 못 뜬 내게 숨차게 건넨 말.“밖에, 첫눈이 와서요.”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얼굴 위로눈 녹은 물 한 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유리처럼 또르르, 굴러 내렸죠. 그 날 구질구질하던 내 방에서손잡이도 떨어진 머그컵으로 마시던녹차 한 잔. 그것이 첫눈이었어요. 수줍던 당신을그렇게도 들뜨게 만들었던 것. 낭만이라고는 모른 채 살던 내 가슴에난생처음 내렸던처음 눈이었죠. 해마다 첫눈은 내릴 테니앞으로도 당신을 잊기는 글렀군요. 작년, 첫눈이 내리던 아침나를 깨워 주던 당신,오늘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JSH에게..
참 수줍은 사람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손끝만
살짝 닿아도
귀까지 빨개지던 사람이었는데,
그 날 당신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이른 아침 용감히도
내 자취방에 쳐들어왔죠.
방문을 쿵쿵 두들겨 날 깨우더니
눈도 못 뜬 내게 숨차게 건넨 말.
“밖에, 첫눈이 와서요.”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얼굴 위로
눈 녹은 물 한 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
유리처럼 또르르, 굴러 내렸죠.
그 날 구질구질하던 내 방에서
손잡이도 떨어진 머그컵으로 마시던
녹차 한 잔.
그것이 첫눈이었어요.
수줍던 당신을
그렇게도 들뜨게 만들었던 것.
낭만이라고는 모른 채 살던 내 가슴에
난생처음 내렸던
처음 눈이었죠.
해마다 첫눈은 내릴 테니
앞으로도 당신을 잊기는 글렀군요.
작년, 첫눈이 내리던 아침
나를 깨워 주던 당신,
오늘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