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H에게..

박종훈201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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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수줍은 사람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손끝만

살짝 닿아도
귀까지 빨개지던 사람이었는데,

 

그 날 당신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이른 아침 용감히도
내 자취방에 쳐들어왔죠.

 

방문을 쿵쿵 두들겨 날 깨우더니
눈도 못 뜬 내게 숨차게 건넨 말.
“밖에, 첫눈이 와서요.”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얼굴 위로
눈 녹은 물 한 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
유리처럼 또르르, 굴러 내렸죠.

 

그 날 구질구질하던 내 방에서
손잡이도 떨어진 머그컵으로 마시던
녹차 한 잔.

 

그것이 첫눈이었어요.

 

수줍던 당신을
그렇게도 들뜨게 만들었던 것.

 

낭만이라고는 모른 채 살던 내 가슴에
난생처음 내렸던
처음 눈이었죠.

 

해마다 첫눈은 내릴 테니
앞으로도 당신을 잊기는 글렀군요.

 

작년, 첫눈이 내리던 아침
나를 깨워 주던 당신,
오늘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