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눈물.....

남복동과장2011.04.20
조회152,558

안녕하세요..남복동이네요.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 억지 삶을 살고.. 그 삶이 감동적이다하여

일부러 이곳에 글을 올린적도 없습니다.

소소했던 제 삶들중 누구라도 공감 될 만한 일을 올린 거 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다 부모님이 계시고 그들을 사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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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제가 고등학교  때 뇌출혈로 쓰러지셨어요.

 

그 병수발을 제가 했습니다. 어린마음에.. 그것은 내 몫이라

 

생각했죠. 수족을 쓰지 못하셔서 대소변도 제 손으로

 

다 받아내야 했고, 뇌 수술을 하시면서 다섯살 어린아이 수준이

 

되버린 어머니의 어린양을 아무런 이유없이 받아줘야 했습니다.

 

그렇게 훌쩍..병원생활의 끝이 보일 때 쯤... 사춘기에 접어들었던

 

복동이는 미래의 불투명한 복동이의 모습을 상상해요.

 

아무것도 없는 시골촌구석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며 살지...

 

이제 내 나이 열일곱인데... 공부도 해야하는데....어머니 옆에만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할 거라 생각을 한거죠.

 

그렇게 결심한 가출... 그리고 이어지는 공장생활과....

 

뿜어져 나오는 학구열....주경야독. 전 그렇게...원하는바를

 

이룹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좋아질 거라 생각했죠.

 

제가 조금이라도 아버지의 입장에서 생각을 했더라면요...

 

 

제가 그렇게 가출을하고, 아버진 어머니를 돌보십니다.

 

굉장히 권위적이셨고, 자신만 생각하는 아버지라고 여겼던...

 

그래서 아버지도 한번쯤은... 어머니처럼 희생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미련하고 철없는 복동이는... 그렇게

 

합리화를 시켜버립니다.

 

 

아버지의 일과는... 새벽에 일어나서 어머니의 대변 받기...

 

어머니가 하루종일 드실 밥과 반찬 국을 해 놓으시고..

 

농사를 지으시고, 한겨울엔 목수일을 하시기도 하셨다네요.

 

 

그렇게 피곤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밀려있는 설거지와..

 

빨래감...어머니의 목욕... 아버진 그렇게 어머니를 돌보셨다고

 

고모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 남편이 아내를 돌보는 건데 그거 당연한 거 아니에요?"

 

아버지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며,시간은 흘렀고..어엿한 대학

 

신입생이 되서 돌아 온 절 누구보다 환영하시고 자랑스러워하셨던

 

아버지... 그러던 어느날, 어버이날 전날이었어요.

 

어버이날 다음날이 어머니의 생신이었고... 수업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전...아버지께...어버이날 뒷날에 가겠다고

 

전화를 드립니다.. 아버진 약간의 서운한 말투로...

 

" 닌 니 애미밖에 모르냐? 알았다..그렇게 해라.. 그런데 복동아

 

  아빠도 요샌 참 힘들다....."

 

 

도대체 뭐가 힘들다는거지?? 어머니 앞으로 장애인 수당도 나오고

 

꼬박꼬박 자식들이 알바를 해서라도 생활비 보태고...

 

어릴 때 부터 구겨져  있던 아버지의 대한 밉고 원망스러웠던

 

감정이 폭발하듯...그렇게 한참 아버지에게 반항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운명의 그날... 아직도 잊을 수 없었던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한 슬픔을 맛보던 날... 그렇게 미웠던 아버지의 존재가

 

태산보다 높았고, 바다보다 깊음을 몸으로 느끼던 날...

 

119아저씨의 연락을 받고 교수님께 돈 10만원 빌려...

 

광주에서 벌교까지 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창밖으로 보이는 게

 

눈물인지 빗물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멈출 줄은 모르고

 

흘러내리기만 했던 '아닐거야'라는 믿음에 찬 눈물들..

 

 

1분이 1년처럼 느껴졌던 택시 안에서의 답답했던 호흡들..

 

택시아저씨의 안타까운 위로도 들리지 않을만큼 긴박했던

 

시간들....

 

 

그렇게 도착한 병원 응급실.....

 

" 교통사고 환자를 찾고 있어요."

 

일과에 바빴던지...아니면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 같은

 

간호사의 대답...

 

" 한분이 오시긴 했는데 영안실에 계시는데요?"

 

담담해지는 마음... 냉정해지는 심장...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추고 나 혼자 움직이는 듯한 먹먹함...

 

 

영안실 관리자를 통해...아버지의 확인작업을 하는데...

 

차갑디 차가운 영안실의 기온... 사망 추정시간과 날짜가 적힌

 

팻말... 팻말이 덜컹거리며.. 문이 열리고.....하얀 이불로

 

씌워진 아버지의 잔상.... 금방이라도 일어나서 호통을

 

치실 것 같은... 아버지의 실루엣..

 

그리고... 목끝에서부터 전해지는...달달한 허무함....

 

그렇게 전 기절을 했고... 눈을 떠보니 응급실 구석에 침대에

 

누워있었죠. 사람들은 그대로 여전히 바쁘고.... 아무일 없듯이

 

움직이는데... 내가 일어나서 움직이면...난 또 아버지를 봐야하고

 

그 모든 게 두려워 눈물만 흘렸던 그 시간....

 

소식을 듣고 찾아온..언니오빠...그리고 친척분들..

 

아무것도 할 수 없어....멍 하게 사람들만 쳐다보는데...

 

집에 있는 어머니가 갑자기 생각났어요...

 

 

교통사고이기 때문에...경찰서에서 허락이 떨어져야

 

장례를 치룰 수 있었죠. 목격자가 없어서 알코올 농도를

 

검사하는 피검사까지 했어야 했죠.

 

 

 

부랴부랴...어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언어장애가 있으시지만..여보세요.사랑해 이말은 잘 하셨거든요

 


" 여보세요"

 

" 엄마 나야..뭐해? "

 

" 아이고.( 한숨) 오메..( 한숨) 안가안가~~?"

 

어머닌 뭔가 걱정스런 말투로 한숨과 안가안가를 반복하셨어요

 

아무래도 시장을 보고 오겠다던 아버지께서 늦게까지 안오시니까

 

걱정이 되셨나봐요.

 

어머니께..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뭐라고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랐어요.

 

" 엄마!!! 오늘 아빠 집에 못 갈 것 같아... 아빠가 좀 일이 있으시대"

 

"  뭐? 아이고 안가안가???"( 뭐라고 왜 ? 왜 안 오는데?)

 

" 나도 잘 모르겠어.... 아빠가 좀 아프신가봐.. 내가 고모집

 

  언니에게 부탁해놓을 게..언니 말 잘 듣고 있어야 해?"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말을...들은 어머니는..말이 없으셨습니다

 

워낙에 아버지만 바라보고 사신 분이라서...

 

" 아이고...아이고..."( 한숨만 쉬십니다.)

 

그렇게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께서 마루에서 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울고 계십니다..

 

한없이... 손바닥으로 아버지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계셨습니다.. 소리도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시며

 

울고 계셨습니다..  다섯살 수준의 정신연령으로 변한 어머니께서

 

아버지를 애타게 그리워하며 울고계십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어머니께서... 그렇게 한없이 울고 계셨습니다.

 

친척들과 동생...그리고 전...마당 한 가운데서 어머니를

 

바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모집 언니께서 아버지의 죽음을 말씀하셨다네요.

 

밥도 안 드시고, 잠도 안 주무시고..땅거미가 내려 앉아

 

어둠으로 물들어버린 대문만 쳐다보고 계셨답니다..

 

아버지가 언제오는지...오토바이소리만 들리면  반갑게

 

대문만 쳐다봤다고...

 

 

하루가 지나도...이틀이 지나도 오지 않은 아버지가 걱정되서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셨다고... 그래서 고모집 (고모며느리)

 

언니께서 사실대로 말씀하며....같이 우셨다고 그랬다네요.

 

어머닌 그렇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뜬금없이 아버지를

 

찾으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한

 

저의 불찰이었어요... 어찌 됐던..어머니를 장례식에

 

모시고 왔어야 했는데.... 어머닌 얼마나 큰 한이 되셨을까요.

 

어머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안 되서 모든 걸 잊고...

 

아버지를 찾으시고... 다시 원래대로 어린아이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시골집에선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

 

학교 근처에 집을 얻어서 이사를 나오기로 했습니다.

 

이사 나오는 날...동네 어르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파아란 트럭 안에서 어머니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 엄마!! 내가 더 잘해줄게..이제 나랑 살자? 아빠보다 더 잘해줄게

 

  아빠 보다 더 예뻐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게..

 

  엄마 혼자 있게 하지 않고, 내가 재롱도 많이 떨고...

 

  빨리 시집가서 예쁜 손자손녀도 낳아줄게!! 그러니 행복하게

 

  살자!!!"

 

 

어머닌...저랑 사는 동안 행복했을까요... 아버지만큼.......

 

 

5월달은 제게 참 잔인한 달입니다...

 

5월달이 오지 않았으면 ...또 어버이날...카네이션을 사서

 

그렇게 바라만 보겠죠...  다가오는 5월달엔... 이제 기쁨마음으로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