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판을 자주보던 너에게 보낸다

봐줘제발2011.04.26
조회261

 

성은아. 니가 지금 이 글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줄 적어본다.

 

평소 피씨방에 갈때면 판을 보던 네가 지금도 이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변명이라고 생각해줘..

 

너의 이별통보를 받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돌아와달라는 미련한 말은 남기지 않을게.

 

ㅅㅎ이가 마련해준 소개팅 자리에서 널 처음 본날. 난 너에게 반해버렸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잠시동안의 권태기로 난 초심을 잃고 널 잃었던 것 같다. 내가 항상 소녀시대를 입에 달고 살아도 몇번 타박만 줄뿐이지 다른 여자들처럼 삐지지는 않았던 너. 그런 너의 관대함에 나는 내 주제도 모르고 까불었던것 같다. 너의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고 나는 눈앞이 깜깜해졌었지. 그때까지도 피씨방에 있었던 나는 너의 문자를 10시간 뒤에 확인했었다. 정말 미안해..미안...미안해... 네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어도 결국 넌 나오지 않았다.

 

원망은 하지 않아. 미련한 내 잘못이지. 정말 지금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네가 항상 읽고 웃음을 짓기도 하고 슬픈 표정을 짓기도 했던 이 공간이 내게는 눈물로 얽혀있는 추억의 공간이 되버렸다. 이곳의 이별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절대 헤어지지 말자고 미소짓던 너. 그리고 그 미소에 답해주던 나. 결국엔 이렇게까지 와버렸구나.

 

넌 나와 헤어지고 미니홈피까지 닫아버렸더라. 너에게 어떻게 미안함을 표시해야 할지 몰랐어.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라고 했었지? 지금 끝나버린 사랑에 그게 무슨 소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사랑해서 미안했다. 그리고 너를 아프게해서 미안하다. 너무 사랑하는 것도 죄더라.

 

너의 집앞에서 발걸음을 돌린뒤 나는, 처음으로 사랑에 눈물지어 보았다. 어릴적 철없던 시절의 첫사랑도, 모두 기억나지 않더라. 오직 내 자신의 미련함에 욕을 되내이며 술잔을 채웠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 내 미니홈피속 너와의 사진들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 밑에 써놓았던 [사랑해] 라는 글귀. 술로만 일주일간 배를 채우고 있다. 라면이라도 끓이려면 너의 잔뜩 쫄인 라면이 생각나고- 밥이라도 지으려면 흰쌀을 흑미로 만들어버린 너의 밥솜씨가 생각나서- 너무 생각나서- 이 술이라는게, 되게 배도 채워지고 맛도 있어서 그런대로 먹을만해...

 

그리고 일주일만에 온 너의 문자- [이젠 괜찮아?] 에 답장은 못보내고 이렇게 글로 써보낸다. "난 괜찮아...난 다 괜찮아...." 혼자 되내이는 나의 거짓말. 넌 들을수 없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무 착해서 내 권태기를 모두 받아주었던 너... 너는 3년간 권태기가 없었고 나는 여러번 권태기를 겪었었다. 근데, 하필이면, 우리는 같은 시기에 권태기를 겪은 걸까? 이렇게 이별까지 올줄 몰랐던 나는 자다가도 내 머리를 벽에 박아본다.

 

사랑했었다. 우리 둘의 커플티, 커플장갑, 커플 모자, 커플..링..... 모두 버려도 괜찮아.

 

하지만....우리 둘의 편지만큼은 버리지 말아줘... 적어도 그 글자 하나하나에는 내 진심이 담겨있으니까.

 

제발...버리지 말아줘.. 그리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미련하지만, 미친짓일지도 모르지만

 

성은아

 

나는 네가 자주보는 이 판에 너를위한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