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15

김명수200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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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15


 

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15

 

주말 짬을 내어 시골 다니러 온 친구가 낚시를 가자했습니다.

영혼이 빠져 나간 듯 우울증에 젖어 한 두 달여 독서로 소일하며 누워 있었기에 아내는 대 환영을 하며 낚시나 가라고 등을 밉니다.

한마디로 남정네가 방안에만 있으니 지겨웠겠지요.

얼마 전 일상에 충격을 받은 일이 있어서 환자 아닌 환자가 되어 의욕도, 생각도, 활기도 없는 무기력의 공황상태로 지냈습니다.


지금 동네 방파제마다 낚시꾼들로 성황입니다.

해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맘 때 쯤이면 각 포구 방파제마다 학꽁치와 망상어가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동해안에는 남해안처럼 어종이 다양하지 않고 단순하기 때문에 돔 종류만 잡으러 다니던 예전의 생각에 미쳐 가까운 동네 낚시에 흥미를 잃고 있었습니다.

곰팡이가 필 정도로 손질 안한 낚싯대를 추려내어 깨끗하게 손질을 하고 한달음에 방파제로 나갔습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도시에서 온 낚시꾼들로 성황입니다.

평탄한 방파제는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 휴일을 틈낸 가족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자들도 훌륭한 조사가 되어 연신 학꽁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선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미끼만 보이면 덥석 덥석 물고 늘어져 앙탈을 부리며 올라옵니다.

제법 손가락 굵기 정도는 되기에 잡는 재미도 덩달아 흥이 납니다.

사실 낚시를 가서 한 마리도 못 잡을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그러나 잡고기라도 많이 낚여 줄 때는 흥미가 배가 되기도 하는 것이 낚시이기도 합니다.


친구 셋이 잠시 백여 마리 잡았습니다.

이만하면 우리들 안주 감으로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소주 대여섯 병 비우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친구들과 주섬주섬 챙겨 나오는 데 포구에 정박해 있는 통통배에서 우리들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보니 또 다른 어릴 적 친구가 먼발치에서 우리들을 봤다며 막 잡아온 쥐치를 한 상자나 줍니다.

살아 펄펄 뛰는 쥐치가 입맛을 돋웁니다.

 

싱싱한 쥐치와 학꽁치의 입맛에 홀려 낚싯대를 방파제에 두고 왔습니다.

뛰어가 낚싯대를 찾으니 이미 누군가 가져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구름과 해와 바람을 움켜쥔 바다가 다음에 대나무나 잘라서 내게로 오라며 소금바람만 서리서리 피어 올립니다.

정녕 사람들이란, 사냥이 끝나면 개를 잊는 법인가 봅니다.

 

가까운 친구네 집에서 손질 깨끗하게 하여 싱싱한 미역과 미나리, 잔 파, 무채를 썰어 넣어 푸지게 무친 회가 소주 한잔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못하여 환상적입니다.

바다를 너무 멀리하였나 하는 생각에 가끔은 낚시라도 다녀야겠다는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머리를 내 밉니다.

곁 반찬으로 나온 몰 무침에 묻은 정갈한 바다향이 입맛을 한껏 당깁니다.


바다에도 나물이 많습니다.

김, 파래, 서실, 미역, 청각, 다시마, 곤피, 우무가사리, 진저리, 몰, 까시래기, 모자반 이외에도 많은 종류가 철따라 입맛을 도우는 나물이 됩니다.

사투리이던 말던 우리 동네에서 부르는 바다 나물 이름입니다.

잘 삭힌 젓국에 무치기도 하고, 날것으로 먹기도 하며 생선국을 끓이기도 합니다.

곤피나 미역, 다시마는 쌈으로도 훌륭한 나물입니다.


네 살 박이 친구 조카 아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웹 서핑과 게임을 능숙하게 하는 것이 하도 신기하여 따로 컴퓨터 교육을 시켰나 하고 아이 엄마에게 물어보니 제 누나들이 하는 것을 보고는 그대로 따라 한다 합니다.


어릴 적 겨울이면 얼음지치기로 해지는 줄 모르고 못난이로 깍은 팽이치기나 자치기로 골목골목 누비며 놀이동산으로 배고픈 줄 모르게 뛰어 다녔던 우리들의 겨울놀이는 점점 화석으로 굳어 가고, 이제 시골이라 할지언정 집집마다 들어와 있는 컴퓨터가 아이들의 노리개로 되니, 자연에서 손발 얼어가며 누비던 추억은 이제 어느 한적한 시골이라도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뒷산에서 베어온 대나무로 낚싯대를 만들어 담그기만 하면 술술 올라오던 노래미며 우럭들이 식구들 반찬이 되던 그 어린 날의 추억도 요즘 아이들에겐 컴퓨터 보다 못 한가 봅니다.

변해가는 세월의 흐름에 나 또한 컴퓨터 놀이에 빠져 있으니 무심만 가득 하다고 바다가 내게 말합니다.

컴퓨터가 종교가 되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깊은 우수가 베인 겨울 찬바람에 멍든 파도가 물어옵니다.


                                                     2003, 12, 13 


                                              김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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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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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nod : Sanctus - 상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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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bert : Ave Maria - 아베 마리아
Giulio Caccini : Ave Maria - 아베 마리아
J.Strauss II : Ralph Benztzky - 랄프 베나츠키
Mozart : Laudate Dominum - 주님을 찬양하세
Donizetti : Preghiera Di maria - 마리아의 기도
Loewe : Alan Jay Lerner - 오늘 밤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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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stein : Take Care Of This House - 이 집을 돌보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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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bert : GottQ Hore Meine Stimme! - 신이시여! 제 말을 들어보소서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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