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에서 만난 기찻길 아이들 vol.2

김미애2011.04.28
조회29

어제 그렇게 아이들과 헤어지고 다음날이 밝았다.

아침 일찍 거리로 나가 끊임없이 길거리 음식들을 와구와구 쳐묵쳐묵 한 후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도서관구경 좀 갔다가

슈퍼마켓으로 직진했다.

 

도서관을 잠깐 언급하고 가자면, 정말 여긴 새것이 없다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의 책들도 하나같이 갱지다......갱지............

요새는 헌책방가도 갱지는 잘 취급안하는데.......

거기다 무슨 카스트로, 피델, 체게바라같은 혁명 영웅 서적이...도서관의 반은 되는 것 같다.

도서관도 작고 낡았고 책도 갱지고..마치 무슨 7-80년대 운동권 학생이 된듯한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슈퍼마켓으로 간거슨..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잇는 최선의 것은 까까이지 싶어서였다.

왜냐면, 나도 장난감이나 옷같은 거 사줄까 생각도 했으나, 왠지 그건 무슨 적선같은 기분이 들어서 영 찝찝했다.

내가 여기 봉사활동 하러 온것도 아니고,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 만난 아이들일 뿐인데..

그들에게 내가 정말 친구로 남기 위해서는 과자정도가 최선인 것 같았다.

그런데 사실 과자도 싸진 않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자 몇개 집어서 카운터로 갔는데 8쿡이 좀 안되게 나왔을 뿌니고!! 무슨 과자 몇개값이 랍스터 한마리랑 맞먹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상한 경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홍홍 무튼 과자를 가방에 쑤셔넣고 어제의 그 기찻길로 가는데 마음이 설렌다.

아이들이 또 기찻길에서 뭐하고 놀고 있으려나?? 날 보면 반겨줄라나???

요런저런 생각하며 어느새 도착!! 했는데..어제처럼 기찻길에 아이들이 없다. 지금 시간이 오후 두시쯤. 다들 어디간거지????난 패닉상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뻘쭘하게 서있다ㅋㅋㅋㅋㅋ 가방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진다. 어뜩하지..............

하다가 이대로 그냥 갈 수는 없잔아!!? 과자도 아깝고.

어제 만난 아이들 중 내가 유일하게 어디 사는지 아는 집은 대니엘의 집 뿐이었다.

그래서 대니엘의 집 앞으로 갔다. 기찻길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바보가 아닌이상 뭐 못찾을래야 못찾을 수도 업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문 창살을 빼꼼 넘어다 보니 어제처럼 동생을 안고 있는 옐레나가 보인다.

대문밖으로 나와 인사를 나눈다.

반겨주는 눈치라 안도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내가 왔다고 대니엘에게 소리치는 옐레나. 대니엘도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어제 봤던 아이들 두명정도가 나왔다.

살짝 어색해지려는 찰나, 비장의 카드 과자!!!!!!!!!를 꺼내들었다!!

내 예상은 '와~!!!!!!!!!!과자다~' 요고 였는데,

이 아이들........시크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손에 과자를 들려줘야 했다. 분명 싫어하는 눈치는 아닌데 누군가에게 이유없이 받는 선물이 그저 낯선모양이었다.

그자리에서 뜯어서 모두와 나누어 먹었다. 대니엘과 옐레나는 가족들 생각이 지극하여, 과자를 들고는 집안을 들락날락 거리며 집에 계신 할머니, 엄마, 아빠에게도 과자를 나누어 주었다.

다시한번 대니엘의 아부지께서 나오신다. 내게 뭔가 대화를 시도하셨지만...랭귀지 배리어!!!흙

 

그런데 여기 모인 아이들중에 까를로스와 나야라가 없다. 아이들에게 까를로스는 어딧니?라고 묻자

머라뭐라 얘기하는데 못알아듣자 나를 잡아끌고 따라오란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까를로스의 집.........

어쩌라고 ㅜㅜㅜ 이것드라 어른들밖에 안계시자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짝 당황했지만, 다들 정말 착하셨다 ㅜㅜㅜㅜㅜ

어제 찍어준 폴라로이드의 주인이 나란걸 이미 알고 계셨다. 사진을 가지고 나오며 멋있다고 고맙다고 한다.

까를로스의 집 거실 쇼파에 앉아 까를로스와 나야라를 기다렸다.

그런데 아이들이 또 고새를 못참고 밖에서 놀자고 나를 잡아 끈다.

 

우리는 또 기찻길로 향했다.

애들 야구 놀이 하는거 거들어 주다보니 어제는 못봤던 새로운 아이들도 하나둘 기찻길로 나오기 시작한다.

새로운 아이들을 볼 때 마다 통성명을 하고 별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경계심을 풀어준다.

 

놀다 보니 까를로스와 나야라, 대니엘과 옐레나가 온다. 반가움의 재회를 나누고 또다시 쿵푸놀이, 얼음땡 놀이를 한창 즐겼다. 아이들하고 논는 건 참 신기하다. 소재가 고갈되질 않는다.ㅋㅋ

여자애들이 하는 쎄쎄쎄?같은 놀이 라고나 할까나,, 이름이 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런 놀이도 배웠다.

 

요것이 그것. 아이들이 다같이 주문외듯이 구절을 읊으며 손으로 모션을 취하는데 이게 텀마다 동작이 하나씩 늘어나서 이걸 까먹지않고 끝까지 모든 동작을 완수해야 하는 그런??놀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뛰어 놀다보니 땀이 줄줄줄 나고 늙었는지 헥헥대며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부채질을 해댔다. 

그런데 한 아이가 나에게 덥냐고 물어본다. 나는 응 더워. 라고 했는대, 갑자기 아이가 그대로 어딘가로 가버림..

응?? 왜 물어본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다시 옐레나와 나야라와 놀고 있는데

아 글쎄 아까 그 아이가 한손에 차디찬 물을 만땅으로 채워와서는 내게 건네는 게 아닌가..

나에게 물을 주려고 집에 갔다온것이었다. 아, 고마워라. 이 마음 밖에는!!ㅜㅜ 크흑

성의에 양껏 보답하기위해 물을 원샷!!! 뼛속까지 시원한 이 물 맛

정말 착한 아이들이라는 걸 다시한번 새삼 느낀다.

 

또 놀만큼 다 놀고 놀거리가 떨어질 무렵, 또다시 새로운 놀이가 시작됬다.

열매까먹기!!!!!!!!?

 

 

주변 풀섶에서 요런 씨앗들을 잘도 구해오던 아이들.

 

 

열심히 짱돌로 깬다.ㅋㅋㅋㅋㅋ말그대로 짱돌......

 

 

다들 모여서 하나씩 짱돌을 쥐고 망치질

 

 

이것도 나름 스킬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나도 시도했지만 난 무식하게 속에 알멩이까지 다 쳐부숨...

 

 

이게 바로 돌로 까서 나오는 알멩이!! 이걸 먹으면 된다.

 

아 정말 우리네 진달래꽃 아카시아꽃 뒤에 꿀 따먹던 거하고 다른게 하나 없잔아!!

향수를 자극한다 진짜ㅋㅋㅋㅋㅋ

이 아이들에겐 이게 요긴하게 구해먹는 간식거리일 터이다.

열심히 깠는데 안에 아무것도 없을떄도 있음 완전 로또ㅋㅋㅋㅋㅋㅋ

착한 아이들은 까자마자 내게 알멩이를 선사했다. 아구 귀연것들.

누구 코에 붙일 수도 없는 이 민망한 사이즈의 초미니 씨앗을 우리는 그조차도 삼분의 일로 나눠먹으며

우정을 돈독히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날은 아이들의 부모님들과도 안면을 텃다.

대니엘의 아버지와도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고, 까를로스 부모님도 뵈었고, 거기다 라우라와 셀린느의 어머니께는 너무나 맛있는 커피까지 대접받았다.

 

한창 또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갑자기 라우라가 달려와서 대뜸 커피마실래?!한다.

쿠바에서 커피를 먹어본일이 없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커피를 팔긴하지만 스타벅스나 커피빈같은 라떼류의 커피는 기대하기 힘들고 보통 다방커피? 블랙커피?같은 느낌의 커피만이 있다.

그래서 별로 돈주고 사서 먹어보지 않았는데, 여기서 갑자기 커피를 주겠다니?

나는 곧장 라우라를 따라갔다.

라우라는 집소개를 하느라 신이 났다.

라우라네 집안은.. 닭판이었다.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집에서 잙과 돼지를 키우고계셨다. 좁은 입구를 들어서, 여기저기 꽥꽥대고 깃털날리는 닭장과 돼지우리를 지나야 부엌에 도달 할 수 있었다.

라우라의 어미님과 인사했다!

어쩜 이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착할까?

아니 왠 외국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자기 애들하고 밖에서 이유도 없이 같이 노는데 어떻게 이렇게 한줌의 의심도 없이 잘해주실 수 있는것인 말이다.

물론 집은 그리 쾌적하거나 화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를 초대해주셨다는 것 자체로만도 감격이었다.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커피를 기다렸다.

어머님과도 역시 랭귀지 배리어는 피할 수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우라가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교재까지 들고나와 뭔가 물으려고 하셨지만 결국 포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신기하게도 참 말은 안통해도 어색함은 없었다.

 

라우라는 정말 활발하고 사내같은 아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엌의자에 앉아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돼지 한마리가 뜬금없이 우리를 이탈해 마당으로 튀어나왔다.

놀란 라우라와 라우라 엄마는 돼지를 잡아야 했지만 여자둘이서 힘쎈 돼지를 잡기란 쉽지 않다.

어머니께서는 아빠데리고 오라고 아빠 부르라고 소리치신다.

그때, 의기양양하게 돼지를 잡아서 우리에 밀어넣는 우리의 라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마음에 들었다. 라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새 완성된 커피 한잔!!!

아, 이건 진짜 잊을수가 없다. 너무 맛잇어서...............

요즘도 자꾸만 그 커피생각이 난다. 쩝...

쿠바에서 난 커피를 기대하지 않았는데...반전이다. 너무 맛있어.

 

 

1. 커피포트에 커피를 얹는다.

 

 

2. 이건 설탕인데...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이게 비법인데...

설탕 수북히에 물인지 머피인지를 조금 타서 주걱으로 슥슥 계란 거품내듯이 젓는데 정말부드럽고 거품많은 설탕이 된다.

 

 

3. 커피포트에 얹혔던 커피에 설탕을 6:4정도로 섞는다.

 

아 너무 맛있어서 염치불구하고 두잔이나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잇어요 어무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니 그리 흐뭇해하실 수가 없다ㅋㅋ

이제 어머니도 내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의 인사를 하고 다시 라우라와 밖으로 뛰쳐나가 또 한탕 논다!!!!

 

이 날의 포토들ㅋㅋㅋ

 

 

나야라와 옐레나, 옐레나 동생

 

 

으이구 개구진 아이들 가트니ㅋㅋ

 

 

아쿠 귀요미!!!!!!

 

 

아가.. 인상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아였나..?! ;) 눈썹이 짙은게 꼭 리틀 프리다 칼로 같았던! 

 

 

아장아장 귀여운 막내. 옐레나가 엄마처럼 늘 안고 다녔다.

 

 

까를로스의 동상 나야라! 붙임성있게 말도 잘하고 야무지다.

 

 

옐레나와 나야라는 절친!

 

 

절친샷 계속 이어집니다.

 

 

나야라와 아부지! 아부지 정말 착하시다! 얼굴에 나 선해요 라고 써있음 ㅜㅜㅜ 애들하고 너무 자상하게 잘 놀아주셔서 반햇음

 

 

화질 정말 안습..

 

 

진짜 가만히 잇는 사진이 없다 까를로스ㅋㅋㅋ

 

 

절친샷!

 

 

요게 바로 딱 내가 옐레나를 떠올리 때 생각나는 이미지다.

어쩜 그렇게 늘 애기를 안고 다니던지!!

옐레나 본인도 그렇게 누군가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할 나이인데 정말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

그래서 자꾸 더 정이갔다.

옐레나와 대니엘은 다른아이들과 조금 달랐다.

다른 아이들은 그래도 정말 나이때 아이들처럼 놀고 엄마아빠 밑에서 보호받는 듯 했지만

대니엘과 옐레나는 벌써부터 집안일을 돕는 하나의 노동력으로 쓰이고 있는 듯 했다.

늘 나와 끝까지 놀지 못하고 중간에 엄마나 할머니가 부르면 달려가 무언가 집안일을 거들어야 했다.

아들인 대니엘은 특히 더했다.

불평 한번 없이 묵묵히 제 할일을 다하는 이집 아이들. 정말 정이 안갈 수가 없었다.

옐레나도 아이 보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때론 아이를 돌보느라 맘껏 놀 수 없어 답답해 하는것 같아 보였다.

막내 동생에게 큰 언니 노릇을 하는 옐레나에게 내가 지금의 옐레나처럼 큰 언니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좋겟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곳을 곧 떠날 여행자 신분만 아니었어도...

 

 

내가 아끼는 나야라

 

 

단체샷!

 

 

까를로스의 동생 사랑은 또 참 지극하다. 이 동네 애들은 형제끼리 우애가 돈독하다.

동생이 넘어지거나 다치면 재깍 달려가고, 누가 동생을 괴롭히면 또 재깍 달려간다.

어찌나 보기 좋던지!

 

 

오른쪽이 바로 바로 맛난 커피의 주인공 라우라!

 

 

헤헷

 

 

쵝오!!!!!

 

 

 

 

 

 

  

오늘하루도 아이들과 잘 놀다 갑니다!!!

내일 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