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해져버린 마음

수진2011.04.30
조회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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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아 TV 리모컨만 괴롭히다 그 영화를 다시 만났다.

꽤 오래전에 본 영화고 무척 재미있게 봤던 영화라 또 보고 싶어졌다.

 

근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따.

'왜 나는 이 영화를 재밌었다 기억하고 있었지?'

주인공 남녀의 유치찬란한 사랑놀이가 전혀 공감이 안 돼서.

 

결국 TV를 꺼버리고 다시 잠을 청하려 누웠는데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왜 나는 이 영화를 재밌었다 기억하고 있었지?'

 

그러다 문득 떠오른 한 사람.

혹시 그래서였나?

그 사람과 같이 봤던 영화라?

나 또한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절찬리 연애 중이었기 때문에?

상대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가슴 떨려 하고 가슴 아파하고 그랬던 나였기에

그 영화가 재미있었던 걸까?

 

그러고 보니 요즘의 나는

사랑 이야기들에 좀처럼 공감하고 못하고 있었다.

 

'이 노래, 가사 참 좋네!'

예전엔 귀에 들어오는 노랫말도 참 많았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고.

예전엔 가슴 떨려 하며 혹은 가슴 아파하며 보는

드라마나 영화도 참 많았는데 요즘엔 다 시큰둥.

그저 좋은 노래가, 좋은 드라마가, 좋은 영화가 요즘엔 별로 없다.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혹시 그런 게 아니었던 걸까?

 

갑자기 어떤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마음이 아파요. 근데 계쏙 아프고 싶어요."

사랑에 빠져 가슴 아파하던 주인공의 대사.

그러고 보니 이런 시도 있다.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

 

갑자기 내 마음이

너무 딱딲해져 버린 건 아닌가 싶어 좀 슬퍼진다.

 

"심장이, 딱딱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어떤 그라마 속 여주인공이 울먹이며 했던 대사.

그녀의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며 나도 따라 울컥했던 기억.

나 또한 심장이 딱딱해져 버리길 바랐던 기억.

 

하지만 그녀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하지 못했다.

사랑은 그런 거니까.

너무 좋아서 계속 하고 싶기도 하고.

너무 아프지만 놓치고 싶지 않기도 한,

아파도 아파도 또 하고 싶은 그런 것.

 

그래서 나는 조금 슬퍼지고 말았다.

너무 딱딱해져 버린 내 마음.

사랑도 그리움도 아픔도

품어본 지 너무 오래됐구나 싶어서.

넘쳐나는 세상의 사랑 이야기가

어느새 모두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듯 싶어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