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22女2011.05.02
조회18,645

 

 

 

 

 

 

이런 내용의 글을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주세요.

 

하지만 지금 너무나도 제 속이 갑갑해서.. 이런 익명의 장소에서나마 조심스레 썰을 풀고 싶었어요.

 

 

 

우리 어머니.. 3년 전쯤부터 우울증을 지니신 분이었어요.

제작년에 우울증 때문이셨는지, 자살 시도까지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불면증이 심하셔서 의사 처방받고 수면제 드시곤 했었는데.. 그 수면제를 한 번에 다 드셨더라구요.

위세척까지 하시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하셨을 때, 제가 막 울면서 다신 그러지 말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원래 그 정도로 먹으면 단번에 죽는건데, 안 죽은걸 보니 난 아직 죽을 목숨이 아닌가보다.'

이러시다가 제 손을 잡으시곤, '이 어린 것을 두고 갈 생각을 하다니..' 하시며 몇번이고 제 손을 쓰다듬으셨습니다

 

 

 

..그런데 돌아가셨어요.

그 일이 있고난지 거의 1년쯤 되던 때에. 다른 것도 아니고 제 잘못으로 인해 목매어 자살하셨습니다.

 

그 당시, 대학생활에 스트레스 받던 저는 집에서 오는 모든 연락을 무시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참다 못 한 어머니께서 제가 사는 곳까지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전 문을 열어드리기는 커녕 집에 없는 척 했어요.

 

정말 미쳤었나봅니다...

 

그 일이 있은지 이틀 쯤이었나.. 여전히 전 집에서 오는 모든 연락을 받지 않았고, 어머니께서 마지막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엄마 마지막 부탁이다. 전화 한 통만 해주라..'

 

안했어요.. 전화는 커녕 답장도 안했어요..

또 전화 하시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따위나 하고, 제가 미쳤나봅니다..

 

몇시간 뒤에 어머니 번호로 다른 문자가 오더라구요.

 

'긴급. 어머니 돌아가셨다. 아버지께 얼른 전화해라.'

 

웬 마른 하늘에 날 벼락인가 싶었습니다.

거짓말. 왜? 엄마가 왜 돌아가셔? 거짓말아냐? 나 속이려고?

전에 어머니께서 수면제 드셨던게 떠올라서, 전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했어요.

아버지는 처음에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화를 내시다가 우셨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지금 미치겠다고.. 얼른 오라고 장례식 위치를 알려주셨어요.

 

밤중에 연락을 받았고, 지역간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전 새벽 첫차를 타고 갔어요. 가는 내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현실감 없게 느껴졌습니다. 거짓말 같다고. 갑작스레 왜 돌아가시다니 말이 되냐고. 그런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기차 안 사람들이 흘깃흘깃 보는데도, 참으려고 해도 계속 눈물이 나와서 가는내내 우는 소리내며 갔습니다.

 

지금이라도 좋으니까, 엄마한테 전화와서 니가 속썩여서 거짓말한거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근데 차에서 내리고 도착한 장례식장엔 날 맞아주는건 상복을 입은 아빠하고 오빠 뿐이었어요.. 엄마는 보이지도 않고, 사진 속에만 계시더라구요.

 

영정 사진 앞에서, 전 죄책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엄마 얼굴 제대로 올려보지도 못했습니다.. 식장 뒤에 있는 유가족들이 쉬는 방에서 혼자서 계속 울기만 했어요..

지금도 후회됩니다.

 

왜 나는 다른 평범한 딸들 처럼 엄마하고 소리지르며 울지 않았을까..하고요.

이렇게 불효는 쌓여만 가고.. 지금은 어디가서 엄마하고 소리지르며 울어보나요... 지금도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나고 미치겠는데..

 

어머니께서 화구에 들어가시자마자, 그게 너무나도 후회되서.

화구에 들어가시자마자 정말 미친듯이 소리내어 오열했습니다. 몇십분째 계속 그렇게 오열하다, 친척분들이 그렇게 울면 안된다고.. 너 지금 그렇게 울면 엄마 정말 맘편히 못 떠난다고 하시는데도, 울음이 멈추질 않더라구요. 정말 전부다 내가 잘못한 탓이니까..

정말 아빠하고, 오빠하고..외가 친척분들한테 정말 너무나도 죄송해서.. 나 하나 잘못해서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 한 명을 잃은건가요..

 

우리 엄마.. 정말 좋은 분이셨는데.. 다른 분들이 인정하실 정도로 정말 인망이 두터운 분이셨는데...

 

다른 애들이 자기네 엄마 잔소리 심하다고 투정 부릴 때, 엄마랑 또 싸웠다고 투덜거릴 때, 저는 항상 엄마 자랑만해왔어요.

우리 엄마는 내가 애정과다일 정도로 상냥하시고 잘해준다고..

 

그런 사랑만 주시던 어머니가, 마지막에 이렇게 상처를 주시고 떠나실줄은..

제가 드린 상처에 비하면 작겠지만..

 

후회되는게 왜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왜 엄마한테 효도 한 번 제대로 해드리지 않았을까.

왜 사랑한다는 말을 손에 꼽을 정도로 조금밖에 안했을까..

 

그리고 어머니가 미워질 때도 있어요..

제가 속 썩일 때, 어머니는 종종 제게 편지를 남기셨습니다. 그 편지들 중 이런 글귀가 있어요.

'우리 정말 잘 살아보자.'

이렇게 적어놓으시고, 왜 먼저 가셨냐고.. 엄마 밉다고..

제작년에 내 손 잡으면서 '이 어린 것을 두고 갈 생각을 하다니..' 라고 하셨으면서, 왜 먼저 가셨냐고..

 

그정도로 제가 속 썩였나, 싶어 또 죄송스러워집니다..

 

6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

아직도 어머니가 안 계신다는게 믿기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기다리면 전화 올 것 같은데..

그리고 통화 끝에 '응, 그래. 딸 사랑해~' 하시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귀에 선한데.

 

엄마 죄송해요..

통화 끝에 네라고만 하고..전 사랑한단 말조차 안해드리고...

근데, 저.

취직하면 첫 월급으로 엄마 허리 안좋으시니까 안마기 사드리려고.. 그렇게 처음으로 효도해드리고 싶었는데 왜 가셨어요.. 왜 효도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셨어요..

지금 취직했는데.. 그래서 엄마한테 축하 받고 싶은데..

 

어릴 때부터 '부모님 계실 때 잘해라.' 정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것 같은데..

왜 지금와서야 뼈저리게 후회할까요..

 

다른분들도 정말 후회하지 않도록, 부모님들께 잘해드리세요..

저야 제 잘못 때문이지만.. 뒷일은 모르잖아요.

사랑해요. 간단한 말이지만, 할 수 있을 때 많이 안해두면 정말 뒤늦게 후회합니다..

 

밤중이라 그런지 혼자 감수성이 예민해져서 이러는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머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엄마라 소리 지르며 울지도 못한 못난 딸 용서해주세요.

말로 표현은 못 했지만, 정말로 사랑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