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엿같이 끝내줘서.

J2011.05.06
조회16,532

너무 너무 분하고 열받고 어이없고 엿같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중이야

내가 엿같다고 생각하지마 처음부터 내 마음따위 쓰레기처럼 밟아버린건 너니까

내 주위사람들에겐 말안해

너뿐만 아니라 나도 우스운놈 될테니까

근데도 왜 여기에 글 끄적거리냐고?

이렇게라도 해야 나도 좀 덜 답답하지 않겠냐?

 

처음부터 내가 널 많이 좋아했던거 알아.

내가 먼저 너 좋아했으니까

니 마음이 내 마음보다 크지않다는거 아니까 난 다 괜찮다고 했었잖아 너한테도.

너도 끄덕거리며 인정했지? 그러면서 그랬지? 미안하다고

그래도 너 나한테 그랬잖아

내가 널 좋아하는 마음보다 크다곤 말 못하겠지만, 너도 날 많이 좋아한다고.

나 그말. 정말 철썩같이 믿었거든?

 

그래. 너한테 미쳐서 사랑에 미쳐서 그대로 믿은 내가 병신이라치자.

근데 2년동안 빙신같이 널 믿고있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야했냐?

 

너랑 헤어지고 일주일동안 나, 진짜 힘들었거든 근데 니가 놔달래서 차마 못잡겠더라

그래서 그냥 잊자고 마음정리하려고 이번주토요일에 친구들이랑 여행계획까지 세웠어

비록 일때문에 길게 못가고 겨우 1박 2일이지만 그래도 안가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근데 너 어제 나한테 전화해서 임신했다했지

니 목소린 우울했는데 근데 난 솔직히 기분 좋았어

기대도 했거든. 이러다가 너랑 다시 만날 수 있겠다고

그리고 너랑 날 닮은 우리 아가가 니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는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만나자고 하니까 돈만 붙여달라 그랬지 니가?

지울생각이냐고 내가 물었을때 당연한거 아니냐고 빨리 돈이나 붙여달라고 말하는 널 보면서도

난 너한테 기분 나쁜 소리 한마디 안했다.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만나서 상의하자 라고 설득해봐도 돌아오는 니 대답은

'돈이나 붙여' 였잖아.

 

설득,설득해서 결국 널 만났을때, 아무 표정 없이 '돈은?' 이라고 먼저 물어보는 너.

'지우게되면 돈줄거야 줄건데, 일단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라고 내가 말했을때

넌 단호하게 '됐고, 지울거라고. 니가 뭔데 생각을 하자마자야 돈이나 달라니까?' 라고 쌀쌀맞게 말했지.

그냥, 니 마음이 완전히 떠났기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진짜 마음 아팠거든

너 힘들 것 같은데 자꾸 너 혼자 감당하겠다고 하니까.

일단 검사받으러 병원가자하니까 이미 받았다고 됐다고 왜이리 질질끄냐고 넌 계속 돈돈돈 돈타령이였지

나도 열받아서, 니가 원하는대로 지우게할테니까 같이 병원만 가자. 너 혼자가서 지울라하는거냐 애낳는것만큼 힘든거래 병원만 같이 가자. 하니까

짜증나는 표정으로 먼저 앞장서가던 니가, 휙 뒤돌아서 일단 돈부터 달라했잖아.

계속 돈돈돈하는 소리 듣기싫어서 돈뽑아다 주니까 갑자기 화장실 간다고 하던 너.

아무 의심없이 조심히 갔다와 라고 했는데

나 그자리에서 기다렸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넌 안왔잖아.

 

전화를 해도, 문자를 해도, 받지도, 답장도 없는 너인데도

혹시나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까

쓰러진건 아닐까 내가 얼마나 걱정을 하고 맘을 조렸는데.

한시간 넘게 기다리니까 너한테 문자가 오더라.

내가 계속 전화해서 귀찮았다는듯이.

'나 안갈거니까 기다리지마 나 임신아니야 미안해' 이렇게 문자보냈지 나한테.

가슴이 철렁하더라.

아무일도 없구나 다행이다싶은 안도감이랑 나한테 무슨짓을 한건가싶은 분노가 함께 찾아와서.

 

돈이 필요했으면, 그런 거짓말까지 할정도로 필요했으면, 그냥 말해주면 안되는거였어?

그냥 돈 필요하니까 빌려달라고 하면 안되는거였어?

꼭 그런 거짓말까지 하고, 나 따돌리면서까지 왜 꼭 니가 그래야했는지 나 진짜 모르겠거든

다리에 힘이 다 풀리더라

내가 좋아했고 못잊어하던 여자가 이런여자였나 싶은게 진짜 슬프더라.

안겪어본 사람은 진짜 모를거다

 

집에 오니까 화가 나는거야.

너한테 속아서 준 돈? 그건 벌면 돼. 5천도 아니고 5백도아니고 고작 50이잖아.

내가 화가나는건, 너랑 내가 보낸 2년이란 시간이, 너에게 준 내 마음이 고작 50만원짜리였냐는거야

그게 날 너무 비참하게한다 은영아

 

나 이런글 적고있는거보면, 너한테 정말 있던정 없던정 다 떨어졌나봐.

난 널 평생 기억하고 싶었거든

근데 정말 하루 아침에. 평생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자가 됐어 나한테 너.

니 덕분에 난 엿같은 세상을 더 알게됐고, 니 이름까지도 깡그리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너랑 함께 했던 2년까지도.

고맙다 엿같이 끝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