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라고 고함을 치시던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아파요20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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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어요.

밤 늦은 시간이라 버스에는 친구로 보이시는 아주머니 두 분과 저, 이렇게 세 명 뿐이었죠.

한 두 정거장쯤 지났나? 한 정거장에서 아저씨 한 분이 먼저 버스에 탑승을 하셨고,

바로 뒤로 30대 초, 중반으로 보이시는 여자분께서 버스에 탑승을 하셨어요.

그 여자분께서는 시각장애인이셨고, 그 여자분 곁엔 동행한 안내견 한 마리도 함께였어요.

그런데... 안내견과 같이 그 여자분께서 버스에 탑승하시자마자,

 

버스에서 내리라고 고함을 치시는...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아가씨! 내 차에 개는 안 돼! 내려! 빨리!"

 

"이번에 아저씨는 다를 거라 생각했어요…."

 

"택시 타! 택시! 사람들한테 피해주지 말고! 이 아가씨야!

내려! 빨리! 아가씨때문에 출발 못 하는 거 안 보여?"

 

그 여자분께서는 눈물을 흘리시면서, 버스 안에 계시던 분들께 죄송하다 하셨어요.

그러고 내리시려 하시는 걸 제가 잡았어요.

저는 너무 화가 나서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께 말씀드렸어요.

 

"법적으로도 보장되어 있는 건데, 아저씨 이러시면 안되는 거 잖아요." 라고.

 

그랬더니 "타! 그냥 타! 타타타!!!" 하시면서,

그 여자분께서도 저도 앉지 못 한 상황에서! 서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버스 출발.

 

다행히 버스가 바로 신호에 멈춰 서서,

그 여자분께서도 저도 넘어지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요.

그 여자분께서 제 뒤에 앉으셨는데 가는 동안 저에게 계속 고맙다고 하셨어요.

이번에도 버스를 타지 못 했다면 아마 오늘 안으로는 집에 돌아가지 못 했을 거라고,

처음엔 택시를 타려고 했지만 역시나 오늘도 다를 게 없었다고,

전철을 타려고도 했지만 이건 내 친구(안내견)가 다칠 수 있는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용하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또 눈물을 흘리셨어요.

 

이내 그 여자분께서는 목적지에서 내리셨어요.

용기 잃지 마시라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마음이 편치가 않네요.

 

오늘은 어떠셨나요? 조금은 따뜻하셨나요?

 

음식점 출입은 물론이고, 버스에서 조차도 안내견의 탑승은 거절 당하기 일쑤...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편견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눈과 같은 존재인데,
안내견을 개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의 눈을 찌르고 학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안내견을 밖에 세워두고 들어오라는 것 또한
시각장애인의 신체 일부를 문 밖에 두고 들어오라는 것과 다를 게 없죠.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동행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도 보장이 되어 있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법을 떠나서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기특한 녀석으로 보고
안내견에게 예의를 지켜 대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