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에서 캐리어 끌고 외국인男 과 레이스 !!!!!!!!!! (그림有)

이겨서 좋겠다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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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는 스물한살 뇨자입니당 ㅋㅋ

 

판에 왔으니 바로 음슴체로 ㄱㄱ

 

어제 저녁에 하도 어이없는 일을 당해서 글 한 번 올려 봄 ㅋㅋㅋㅋ 스압주의..ㅠㅠ

 

나는 지방으로 유학을 간 대학생임ㅋㅋㅋㅋ 나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왕따시만한 캐리어를 끌고

 

유학을 떠남. 그리고 꿀같은 금요일만 되면 또 왕따시만한 캐리어에 일주일동안 입은 옷, 반찬 통, 등등..

 

자질구레한 짐을 넣어서 서울로 컴백홈을 함. ㅋㅋ 참 슬프지만 익숙한 일임.

 

그런데 바로 어제 금요일 저녁.  때는 저녁 한 7시쯤 됐을거임.

 

고속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서 내가 사는 동네인 답십리역에 내렸음.

 

그런데 어제는 겨울 옷을 다 챙겨 오느라 캐리어가 엄청나게 무거웠음.

 

그 무거운 걸 질질질질 끌고 계단을 올라와 카드를 찍고 나왔음. 정말 무거워서 똥 나오는 줄

ㅠㅠ..

 

그런데 내 캐리어는 플라스틱으로 된 싸구려라 바퀴에서 소리가 좀 심하게 많이 남.

 

캐리어 하나만 있으면 온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음.

 

일 미터만 가방을 끌고 다녀도 캐리어에서는 천둥치는 소리가 남.

 

그래도 늘상 있는 일이라 나는 우리동네사람들 시선 따위 두렵지 않았음.   그런데!!!!!!!!!!!!!!!!

 

분명히 내 캐리어는 하나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ㄷㄷㄷㄷ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ㄷㄷ 거리는 소리가 이상하게 두 개처럼 겹쳐서 들리는 거임.

 

엥? ㅋㅋㅋㅋ 그것도 아주 리드미컬하게 내 덜덜거리는 가방 소리에 맞춰서 분명히 ㅋㅋ

 

천둥같은 바퀴를 가진 캐리어가 내 주위에 있다는 느낌이 빡 옴. 그래서 곧바로 주위를 휙휙!! 둘러보니.

 

 

 

 

 

 

 

 

고향이 어딘지는 모르겄지만 분명히 아랍 쪽에서 태어난 듯한 젊은 외국 남자가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머리에, 검은색 피부에, 검은색 캐리어에, 검은색 구두까지

 

아주 깜장으로 무장을 해서는 내 바로 뒤에서 걸어 오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

 

 

 

 

 

 

 

 

히야.. 태양의 아들, 미스터 아랍 청년. 캐리어 바퀴에서 들려오는 천둥같은 소리가 정말 내 캐리어 소리랑

 

찰떡처럼 똑같은 게,  저 사람도 어디 **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았나부다 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음.

 

그러고서 기냥 다시 내 갈 길을 가기 시작하는데 ㅋㅋㅋㅋㅋ

 

 

거칠지만 균형잡인 ㄷㄷㄷ 덜덜덜덜 바퀴소리와 함께

 

뭐신가 시꺼먼 게 갑자기 내 옆으로 훅! 하고 나타났음. 아이고 깜짝이야 뭐야 하고 옆을 슬쩍 보니 ㅋㅋㅋ

 

분명히 나보다 한 발짝 뒤에서 오고 있던 미스터 아랍이 캐리어를 열심히 끌며 내 옆으로 와 있었음.

 

뭥?????? ㅋㅋㅋㅋㅋㅋㅋ

 

퇴근하고 집 가는 다른 사람들은 무거운 캐리어 따윈 없으니깐 빨리빨리 가버리는데

 

짐가방을 ㄷㄷㄷ덜덜덜덜 끌고 가는 내 옆엔 미스터 아랍이 함께 캐리어를 끌고 감.

 

솔직히 인종차별 절대 하고 싶지는 않지만 슬쩍 쳐다보니 이 미스터 아랍 얼굴이 오오오오오오오호

 

오오오오오호호오오호오호호 눈 코 입이 또렷또렷한 거시 꽤 괜춘하게 생긴거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가방을 끌고 가며 급 관심 ㅋㅋㅋ 계속 곁눈질 ㅋㅋㅋㅋ

 

하지만 미스터 아랍은 도도하게 눈길 한 번 주지않고 그냥 캐리어 바퀴소리 리듬만 맞춰 댐.

 

ㄷㄷㄷ덜덜덜덜.....덜덜덜  

 

그렇게 카드찍는 곳을 지나 지상으로 가는 계단이 가까워오고 나는 도도한 한국녀가 돼보고 싶었음.

 

약한 모습같은 건 보여주기 싫다 ㅋㅋㅋ 짐이 잔뜩 든 캐리어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 계단을 오름.

 

미스터 아랍도 가방을 번쩍 들어 계단을 오름. 팔뚝도 괜춘하고만. 짜식. 운동 좀 했나 본데.

 

그런데 요 미스터 아랍 놈이 내가 계속 곁눈질 하면서 쳐다 보는데도 눈길 한 번을 안 주는 거임.

 

무표정에 주위에 고개 한 번 돌리는 법이 없음 ㅋㅋ 무조건 지 갈 길만 ㅋㅋㅋㅋㅋ

 

에이 퉤퉤퉤 미스터 아랍의 외모지상주의를 탓하며 나는 그냥 눈길 받기를 포기하고

 

얼른 계단을 올라가 집에 빨리 가기로 마음 먹음.

 

그래서 팔에 힘을 빡! 주고 에베레스트 등산가처럼 계단을 빨리 오르기 시작 함 ㅋㅋㅋㅋㅋㅋ

 

집에서 밥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을 우리 오마니를 생각하며 힘껏 올라가는데 ㅋㅋ

 

갑자기 또 몬가 시꺼먼 거시 내 옆을 훅 하고 다가 옴.

 

가재미 눈을 하고 안 보는 척 옆을 보니 헉. 또 미스터 아랍 놈임.     잉???ㅋㅋㅋㅋㅋ

 

미스터 아랍의 얼굴이 시꺼멓다는게 아니라 미스터 아랍 옷, 가방, 신발 모든게 다 꺼매서

 

나는 순간 두려워 짐 ㅋㅋㅋ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 아랍은 날 쳐다보지 않음. 무조건 앞만 봄 ㅋㅋㅋㅋ

 

옆을 볼 줄 모르는, 앞 방향 외엔 시선 따위 주지 않는 도도한 태양의 남자였던 거임.

 

시꺼먼 사람이 자꾸 옆에 오니까 겁 많은 나는 순간 속도를 내기 시작 함ㅋㅋㅋ

 

근데 계단은 왜 이렇게 긴지 ㅋㅋㅋ ㅠㅠ 그래도 숨을 헉헉 거리면서 뛰어 올라왔는데

 

헉. 미스터 아랍도 숨을 헉헉거리며 반듯한 얼굴을 하고는 다리를 촐랑대며 뛰어 올라 옴.

 

그 때 나는 딱 느꼈음. 왜 있잖아요, 여자의 직감 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승부다. 저 태양의 아들이 지금 레이스 한 판 뜨자고 덤비는 것이 분명해 ㅋㅋㅋㅋㅋㅋ

 

물론 이 때까진 그냥 나만의 생각이었음 ㅋㅋ 난 원래 상황극 이런거 좋아함.

 

가장 난코스인 첫 번째 계단을 먼저 올라와서 나는 일단 가방을 내려놨음.

 

그리고선 손잡이를 뽑아 내가 갈 방향으로 가방을 홱 돌려 거의 뛰다시피 두 번째 계단으로 걸어 감.

 

흥. 역시 또 미스터 아랍 ㅋㅋㅋㅋ 지도 손잡이를 홱 뽑더니 가방을 홱하고 돌려 미친듯이 경보를 해

 

나를 쫓아 옴 ㅋㅋㅋ  난 쓸데없이 승부욕 진짜 쩌는데 미스터 아랍도 만만치 않았음 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굉장한 레이스였음 ㅋㅋ

 

 

 

 

그렇게 다시 두 번째 계단. 캐리어 말고도 또 짐가방이 있던 나는 갑자기 힘이 딸려 미스터 아랍보다

 

다섯 계단쯤이나 뒤쳐지게 됨 ㅠㅠ 이런 개미똥같은 ㅋㅋㅋㅋ 그래도 지고는 못 산다.ㅋㅋ

 

한국인의 긍지를 보여주지 ㅋㅋㅋㅋ 나는 다시 힘을 내 세번째 계단에서 미스터 아랍보다 빨리 올라옴.

 

그런데 고집 센 미스터 아랍, 그 와중에도 절대 날 쳐다보지 않음 ㅋㅋㅋㅋㅋㅋ

 

미스터 아랍은 비록 시선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우리 둘 사이엔 이미 끊을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시험 볼때나 면접 같은 거 볼때나 아무튼 긴장하면 무조건 배변에

 

이상이 생기는데 나 진짜 또 바지에 똥 갈기는 줄 ㅋㅋ 헐 ㅋㅋㅋ 졸라 긴장돼 진짜 ㅋㅋㅋㅋㅋ

 

그래도 훅 훅 숨을 열심히 몰아쉬며 상대방 외국인 선수를 견제하고 네번 째 계단을 마주하게 됨 ㅋㅋ

 

그림에 있는 빨간 점 표시 있는 부분 ㅋㅋㅋ

 

이 곳은 계단은 몇 개 안되지만 지하철 탈라고 계단 내려오는 사람들이 코너 뒤에서 갑자기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임 ㅋㅋㅋ 자칫 사람들한테 가로막혔다간 바퀴 속도가 멈칫할 수 있음.

 

아무튼 난코스였음. 나는 몇 년 동안 이 역을 다닌 짬밥으로 무난하게 가방을 끌고 코너를 돌았음.

 

나는 정말 여기까지만 해도 아, 나의 승리다. 오마니, 제가 이겼습니다. 하고 승리를 확신했음 ㅋㅋㅋ

 

역시나 태양의 아들은 열심히 오다가 배가 산만하게 나온 아줌마 아저씨 커플한테 치여서

 

나보다 몇 발자국이나 늦게 계단을 오름 ㅋㅋㅋㅋㅋㅋ 쌤통

 

이때 나는 뒤를 돌아보다가 아줌마 발에 걸린 가방을 급하게 빼내고 있는 미스터 아랍의 우울한 눈을 봄.

 

내 눈과 컨택한 태양의 아들의 까만 눈은 정말ㅋㅋㅋㅋㅋㅋ 분노와 우울의 복합체?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마지막 코스, 지상의 공기가 느껴지는 마지막 계단을 기쁜 마음으로 사뿐사뿐 올라갔음.

 

그 동안 묵은 스트레스가 확 날라가는 듯 ㅋㅋㅋ 간만에 멋진 승부였음. 아, 멋졌어.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웬일 ㅋㅋㅋㅋㅋㅋ 아줌마 발에 걸려 못 올라오는 줄로만 알았던 태양의 아들 ㅋㅋㅋ

 

씩씩거리며 꾹 다문 입으로 기를 쓰고 계단을 뛰어 올라오더닠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이긴 줄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있었는데 ㅋㅋㅋㅋ 요런 앙큼한 놈

 

나 진짜 엄청 당황 ㅋㅋ 뭘 어떻게 해야 될지 ㅋㅋㅋㅋㅋㅋ 머리가 하얘짐.

 

나를 제치고 번개같이 계단을 올라간 미스터 아랍은 가방을 땅 위에 탁 올려 놓더니 ㅋㅋㅋㅋ

 

잉?ㅋㅋㅋㅋㅋ 날쌘돌이처럼 가버릴 줄 알았더니ㅋㅋㅋ 뭐지 ㅋㅋ

 

순간 또 다시 긴장한 나는 고대로 멈춰 서 있는 미스터 아랍의 시꺼먼 등짝을 경계하며

 

몇 개 안 남은 계단을 천천히 올라 감 ㅋㅋㅋ 갑자기 불안감 엄습 ㅋㅋㅋㅋㅋ 저 자식 좀 이상허다.

 

내가 땅 위로 거의 올라왔을 때 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리어 손잡이를 다시 탁 하고 내리며 고개를 돌린 미스터 아랍이 갑자기 나랑 아이컨택을 함ㅋㅋㅋ

 

진짜 정식으로 눈 딱 마주친 것도 엄청 당황스럽고 정신이 혼미한데.....

 

미스터 아랍이 왼쪽 눈으로 윙크를 하며 내뱉은 말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진짜 지금 생각해도 이건 ㅋㅋㅋㅋ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윈? 아이 윈? 아이 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윈???????? 이게 모야

 

영어로 I WIN~???? i wi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겼다고??ㅋㅋㅋㅋㅋ

 

내가 아는 영어  아이 위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슨 분명히 아이윈??ㅋㅋㅋㅋㅋㅋ 지가 이겼다는 게야??ㅋㅋㅋ

 

 

태어나서 남자한테 처음 받아보는 윙크도 충격이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윈이란 말과 함께 슬쩍 올라간 미스터 아랍 청년의 입꼬리는ㅋㅋ  참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상황에서 나는 어찌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는 ㅋㅋㅋㅋ 경악한 얼굴로 침을 꼴깍 살피면서 고대로 얼어붙고 ㅋㅋ

 

태양의 아들 미스터 아랍은 더 이상 날 상대할 필요도 없다는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가방을 끌고서 지 갈 길을 감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태양의 아들은 날 버리고 떠남 ㅋㅋㅋ

 

상콤한 윙크와 지가 이겼다는 만족스러운 말을 남기고 떠나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이거 쓰는데도 엄청 당황스러움 ㅋㅋㅋㅋ 미스터 아랍 눈과 입술이 아른아른 ㅋㅋ

 

근데 그림판으로 그림 너무 대충 그렸나 봄 ㅠㅠ 미스터 아랍 얼굴 왜케 느끼하게 생긴거임 ㅋㅋㅋ

 

암튼 미스터 아랍,  같은 지하철 역에서 내렸으니 다음에 또 긴장 쩌는 레이스 한 판 더 할 수 있길 바람.

 

기대하고 있겠음 ㅋㅋㅋ 다음엔 내가 꼭 아이 윈소리 해주고 말겠다, 태양의 아덜 ㅋㅋㅋㅋㅋㅋㅋ

 

 

 

끗.